토렴 (김익하 장편소설)

토렴 (김익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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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독 사랑 생명 구원의 소설 미학
가난하고 고단하게 살아온 서민층의 곡진한 삶을 정성 들여서 쓴 서사로, 인간 사회의 뒤안길에 가려 있는 여리되 따스하고 진실 된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 소설이다. 우리말 사용에 탁월한 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김익하의 어휘들은 ‘간추린 낱말 사전’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2019~2020년에 월간 『창조문예』에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 토렴이란 밥이나 국수 따위에 따뜻한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며 데우는 것으로, 가난하고 궁핍한 옛 서민들은 찬 음식을 토렴하여 끼니를 때웠다.

[줄거리]
“옛적에는 그랬다. 굶은 사람이 대문 안으로 깡통을 디밀면서 끼니를 요구할 때, 집 안에 새로 지은 밥이 남은 게 없고 딱하게도 묵은 보리밥을 줄 때가 있는데, 그땐 반드시 맑은 물에 깨끗하게 헹군 다음 뜨거운 장국으로 토렴해 주는 게 없는 사람에게 베풀 최소한 도리였다.”

어릴 때 홀어머니 곁을 떠나 고아 신세나 다를 바 없게 성장한 이동우(=서성표, =이희구)와,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마저 뿔뿔이 흩어져 외톨이 촌로 신세로 전락한 합죽할미가, 혈연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진정한 가족이 되는 이야기다.
저자

김익하

강원도삼척에서태어났다.전기공학을공부하여회사생활을오래했다.엔지니어링회사를설립했으나IMF로사업이란걸접었다.1980년『현대문학』에단편소설「설해묵」,「부황의땅」추천완료로등단했다.
작품집으로『33년만의해후』,『개미지옥』이있고,장편소설『소설이승휴』가‘2017년세종도서문학나눔’으로선정되었다.구로문인협회장으로봉사했고,현재한국문인협회지회·지부위원장을맡고있다.
단편소설「탱자나무집현자」로제20회최인희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기다림
응달진밭쭉정이들
빈둥우리기
이름을또,얻다
인간면허가필요한까닭
고향을등지다
깨진자갈끼리
낯설게다가온동료들
또다른그들
볕을가진사람
얕게흘러깊어진강
부추끝이슬
회음벽回音壁
너와너의교집합
빈손사냥꾼의귀환

평설/이명재

출판사 서평

이작품을쓰는동안마스크를착용해야하는통금과불통시대를맞았다.유일한소통도구로문자가말을대신하게되었다.해서적확한쓰임이유용한데이순간에도목하많은문자가훼손되고있다.문자를소비해서작품을제작하므로상시보호해야할의무가주어진작가처지에선요즘처럼글쓰는일이무용하다고느낀적도없었다.문자도시대변화를겪긴하지만,현금세태를관통하면서그문자들이수침한논에서거둬들인앵미와같이변질해서양곡으로쓸수없는위기를맞았다.문자곳간인국어대사전이전몰장병기념관의죽은자명부와다름없도록세치혀에목숨건자들이왜곡훼손해서후대들언어생활을황폐화한전죄前罪를지었다.
부쩍쓰임이잦아진공정이니,위민이니,협치니,민의니,혐의없음,나는모르는일따위등셀수없이많은문자가생명을잃고쓰임새에따라수상쩍기도하지만남루해졌다.도저한문자가복원회복이불가능할만큼허섭스레기로변질한사태에자괴감마저든다.그러니훼손된문자를포쇄하고벼려써야할처지에선선택한문자도제뜻을바르게나타낼지미심쩍다.참으로곤욕스럽게살아가는불편한시대다.희망이란문자에서도기다림을기약할수없다는판단을하면서도수세적문자인‘기다림’을굳이설정했고,설정한마당이니기다리기도했으며,거기에다가가려고나름애는썼다.
*
모태에서받은목숨의경외심때문에삶을이으려다가상처입고도이름을남기지못한인간이아닌사람에게(이말은‘이인간아,사람값을좀해라’에서근거했다)이글을바친다.바탕슬픔을적확하게전달하지못한재주가그저부끄러울뿐이다.
-〈작가의말〉중에서

이장편소설의전개구조는사람심성의선과악을대척점에놓고갈등을고조화하면서사건을굴절시켜탄력을얻는다.이를테면두주인공인합죽할미와이동우는산판화물차운전기사,방호식,최영감,식당안주인,서재숙,구두닦이,백상호,홍은희,사출기사,윤대현,심영달내외,트럭운전사,간이주점쥔여자,양미자등가진건없으나부지런히사는선한인간들의도움을받지만,암캐주인,민기준,봉제공장사장,서봉태,외사촌누이들,양길구,안보웅,김광원,남준만,추심원,감포출신배꾼,약재상영월엄가등조그마한이권이라도쥔자들이휘두르는폭력에삶이왜곡되고상처를받는구조로짜여있다.
장편소설『토렴』에등장하는인물들은거의가사회에서행복하고성공한사람들이아니라불우하게살다가실패한루저의군상들로그려져있다.위에서든이동우=서성표=이희구를흔히크게성공한인물로부르는주인공이라하지않고중심인물로,합죽할미를부차적인인물로지칭한이유이다.그들은숙명처럼주어진열악한환경에서잘견뎌온선의의피해자들이긴해도여느양달에서빛나는존재이기보다응달에가려진인간상이다.그러기에이렇게인간사회의뒤안길에가려있는여리되따스하고진실된인간의모습을소설로조명해낸김익하작가의노고를높이산다.이런접근은사회적약자를배려하는자세가아닐수없다.

(중략)

김익하작가의『토렴』은적어도갸륵한주제의식이나귀한제재에다다채로운문체면에서한국서사미학에바람직한의미를지녔다.워낙취약한주동인물들은사무친사회생활의외로움속에서도나름대로열심히살려고노력했다.작가또한선의의일부작중인물들과더불어사회의약자층에따스한인정과위안을주는휴머니티를보여주었다.어릴적부터너무나외로운결손가족식구들의불우한삶에사랑하는마음으로속깊은자기추스르기를통한생명중시의메시지와구원의식을곁들여서따스한인간의정을나눌기회를제공했다.따라서우리는이작품을통해서가뜩이나여리고어두운고아와결손가족에해를입히는비정한인간들의무관심과횡포처지를역지사지易地思之로반성하고배려하는자세를가다듬어야할것같다.
-이명재(평론가,중앙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