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중식 시인은 1955년 대전 오류동에서 태어나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독자구함』 『집도 절도 주민등록증도 없이』 『흑백소묘』 『인사동에 오신 붓다 틱낫한』 등이 있고, 3人시집 『나』, 사진집 『흑백경』이 있다. 현재 강원도 횡성군 ‘자자헌’에서 망언수행(忘言修行) 중이다.
홍로점설紅爐點雪과 설니홍조雪泥鴻爪의 화룡점정畵龍點睛! 그 하나 마나 한 화룡점정! ‘영원’이다. 박중식 그 “태어나지도 않은 내가” 그린 ‘용의 그림’ 그 있으나 마나 한 그 ‘용의 그림’ 그 눈에 점을 찍으려 했더니 그 눈동자가 이미 있네? 그 눈동자가 “환幻으로 환幻을 읽”(「간경看經」)는 나를 보고 있네? 그 눈동자가 우주 삼라만상에게 윙크하고 있네! “눈에 붙어 있는, 귀” 그 “눈”(「적寂 23」)의 그 눈동자가 “아주 느린/ 웃음소리”(「외딴집」) 듣고 있네! 있으나 마나 한 ‘용의 그림’과 하나 마나 한 그 눈에 점찍기! 그 무관심성의 무관심성! 박중식은 용을 그려놓고 스스로 눈동자를 지워버렸네! 아니 그 안구를 뽑아버렸네. 최북인가? 스스로 후벼 파 버렸네. 하나도 안 아프게. 그 눈동자 없는 ‘용의 그림’의 그 점안식은 억조창생 문맹들이 하네. 그 안구 빠진 안와에 억조창생 문맹들의 안구가 박히네! 별처럼! 은하수처럼! 그 억조창생 문맹들이 웃네! - 김영승(시인)
여러 시편에서 시인이 밥 안치고, 차 끓이고, 방 덥히는 소소한 일상에서 ‘당하즉오’의 깨침을 얻고 있음을 보았다. 참외 두 개 덤으로 주는 ‘마음’에서 시의 진정한 위의를 읽어내는 것도 보았다. 그의 일상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시인은 자신이 끓인 “콩나물 김칫국”을 “당대 최고의 수라”라고 자신이 “칭찬하며/ 윤허해 주고” 먹는 사람이다. 그리해야 “지존하신 속이 시원해지고/ 그 속에 들어가신 북어 대가리도/ 함께 앙천대소하시는 것”(「망언 19」)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러하니 시집 제목 『산곡山曲』처럼 ‘산의 노래’를 부르며 ‘무수지수’하고 있는 박중식 시인의 하루하루가 어찌 ‘웅장하며 위엄 있고 엄숙한 나날’을 ‘수습’하는 것이 되지 않을 것인가. - 호병탁(시인ㆍ문학평론가)
산곡 (박중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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