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연 시인의 시가 표출되는 계절의 자리는 봄이다. 시가 본래 자신의 마음자리를 표출하는 것이라면, 강지연 시인의 마음자리는 봄이지만, 그 봄은 밤이거나 꿈이다. 그래서 봄이라도 어둡고 아득하다. 밤은 이미 어두워 봄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꿈은 지금 현실이 아니다. 이 어둡고 아득한 세계를 불교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 미망의 세계이며, 해탈을 얻지 못한 사바의 세계이다. 그래서 그 봄들이 “중생들의 원(願) 위로/날마다 살찌고//가벼워져 간다.”(「탑 2」) 이렇게 본다면 결국 강지연 시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자리의 궁극적 세계는 이 미망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미망의 세계에서 벗어나 완전한 깨달음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 하겠다. -성선경(시인)
강지연 시인의 시편들은 일월산수(日月山水)의 상형문자를 거느리며 구름을 타고 해는 서쪽으로 지고 달은 동쪽에서 뜨는(一落西山 月出洞, 「적막」), 불변의 진리를 심오한 시안(詩眼)으로 직조하고 있다. 그러나 고답적인 진리를 쫓는 것이 아니고, 그 진리를 만나면 죽이고, 죽일 수 있다고 믿는 그 진리마저 뿌리째 뽑아내려는, 불굴의 다라니꽃을 피우려는 흔적이 돋보인다. 강지연 시인의 시집 『소소』에서 거느리고 있는 시편들은 돌올한 시정신으로 용맹정진하며 중도(中道)의 길을 만들지만, 관성의 길이 아니라, 길 위에서 수행하는 만사의 가지들을 쳐내는데 거침이 없다. 즉 방법론적으로 시를 생산했지만, 궁극의 지나온 길을 지우고, 그 방편의 가지마저 미련없이 버리고,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연기(緣起)조차 유감없는 발본(拔本)을 발휘하고 있다. “한없이 앗겨도/ 아깝지 않은 내 사유(思惟)의 넋이”(「구름」)듯이 시인의 자유로운 영혼은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듯, 길을 만들어도 지나온 길을 지우고, 허공의 꽃을 피울 뿐이다. - 김영탁(시인ㆍ『문학청춘』 주간)
소소 (강지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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