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골목 (박해림 시집)

오래 골목 (박해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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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번 시집 『오래 골목』은 세상의 수많은 골목을 뜻한다. 어느 나라, 어느 세상이든 존재하는 골목들. 세상으로 난 길은 골목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골목은 골목을 낳고 골목으로 이어졌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었다. 그러니까 골목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길목이었으며 삶의 지름길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땀을 흘리며 걸었던 수많은 세상 길은 처음부터 골목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뒤돌아보면 아득한 날들. 그 길 끝엔 날마다 조금씩 자라는 골목이 있다. 골목에서 살았거나 걸어본 사람은 안다. 수많은 시간이 통과한 벽과 길, 천천히, 더디게 자라서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들. 한숨, 눈물, 웃음, 노래, 환희, 숨결, 그리고 희망 등이 골목 곳곳 에서 발아하고 있는 것을. 간혹 외따로 있던 집은 더러 외로웠을 것이다. 외로운 집들끼리 하나둘 서로를 기대고 기대면서 골목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세상이 점점 커지면서, 집과 집은 서로를 꼭 껴안고 또 껴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파에 부대낄 때마다 견디는 법을 나누며 기대어 살았을 것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 골목의 벽과 지붕이 더 단단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저자

박해림

부산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한국어문학과(문학석사)와 아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문학박사)하였다. 1996년 《시와시학》신인상에 시로, 1999년 《대구시조》에 시조 장원으로 등단하였다. 2001년 서울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었으며, 1999년 《월간문학》 동시로도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그대, 빈집이었으면 좋겠네』 『바닥경전』 『고요 혹은, 떨림』 『실밥을 뜯으며』가 있고, 시조집으로 『못의 시학』 『미간』 『저물 무렵의 시』 『눈 녹는 마른 숲에』와 시선집 『흔적』이 있다. 동시집으로 『간지럼 타는 배』가 있으며, 연구서 『일제강점기 저항시의 주체 연구』 『이용악 시 주체 연구―해방기 를 중심으로』 등과 시 평론집 『한국서정시의 깊이와 지평』과 시조평론집 『우리시대의 시조 우리시대의 서정』이 있다. 수주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지용신인문학상, 청마문학상신인상 수상했으며, 아주대, 경희대, 호서대 강사 역임했다. 현재 계간 《시와소금》 부주간으로 있다.

목차

제1부 절반의 그늘
묵은지 생각 013/ K 시인 014/ 호이 호이 016/ 달, 저녁 018/ 안부 020/ 절반의 그늘 022/
공중전화부스 024/ 비탈 026/ 흐르는 동굴 028/ 깃발 030/ 사막의 이유 032/ 진법 034/ 선택 036/
미완의 변명 038

제2부 오래 골목
햇볕 반쪽 ― 오래 골목·1 043/ 예술 말고 외설 ― 오래 골목·2 044/ 마네킹, 마네킹 ― 오래 골목·3 046/
구부러진 직각 ― 오래 골목·4 048/ 화분들 ― 오래 골목·5 050/ 내 의자 ― 오래 골목·6 051/
전업 시인 ― 오래 골목·7 052/ 길고양이 ― 오래 골목·8 054/ 늘 푸른 그림자 ― 오래 골목·9 056/
계단 ― 오래 골목·10 057/ 너머와 아래 ― 오래 골목·11 058/ 발자국들 ― 오래 골목·12 059/ 폭설 ― 오래 골목·13 060/
어머니 ― 오래 골목·14 061

제3부 감전의 징후
다시 둥글다 065/ 감전의 징후 066/ 달의 전설 068/ 실연을 꿈꾸다 070/ 상처 또는 흔적 072/
슬픔 위에 집을 짓다 074 / 봄의 문신 076/ 산길 하나 077/ 통증 078/ 울음동굴 080/ 녹슨 고요가 있었다 082/
산구절초변명 084/ 혀의 기호학 086/ 모른 척하기 088

제4부 숨
숨 093/ 뿌리에 대하여 094/ 나는 날마다 진화한다 096/ 시를 파는 소년 098/ 우물이 있던 자리 100/ 망각 102/
기대어 피다 104/ 불온한 가을 106/ 근성 108/ 습성 110/ 맨발 112/ 고전의 형식 113/ 충주미륵사지 114

작품해설 : 박해림
오래, 오래 골목이 살아야 하는 이유 또는 변명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