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

재영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

$23.00
Description
40년 영국통 고(故) 권석하 작가의 마지막 통찰,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 출간
돌이켜보면 권석하 선생은 늦깎이 신인이었다. 선생을 처음 뵌 건 이미 환갑을 넘었던 2013년이고, 마지막으로 뵌 것은 지난 2025년 1월경이다. 그렇게 선생의 첫 책 《영국인 재발견》은 안나푸르나에서 출간되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나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올드보이의 글쓰기 시대는 끝난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새로운 글쓰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타계 소식 앞에 내가 했던 그 말은 슬프게 되돌아왔다. 끝없는 호기심과 탐구욕, 정보의 재가공, 쉬운 전달은 선생의 탁월한 안목을 이뤄낸 ‘성취점’이었다. AI 시대에 진입하면서 그 정보 전달은 한계를 맞이했다. 선생은 사실 문학도였고, 문학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문학작품에 역량을 쏟지 못했다. 선생이 나를 만나서 문학 번역서 이야기를 여러 번 했지만, 나 또한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니 내게 남은 원고를 출간하게 되었다.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
그 마지막 원고, 영국 사회의 심층적인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한 고(故) 권석하 작가의 유작 《 재영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마지막 영국 이야기》를 출간한다. 40년간 현지에 거주하며 영국인보다 더 깊이 영국의 내면을 관찰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권력과 명예와 재화가 철저히 분리된 영국 사회의 정수를 담아냈다. 이 책은 단순한 문화 에세이를 넘어, 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성숙한 시민 사회의 원형을 제시하며 한국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

권석하

저자:권석하
경북봉화선비마을달실출신으로대학에서무역학을전공했으며,1982년무역상사주재원으로영국로건너갔다.유별난호기심과열정으로현지에서정치,역사,문화,건축등다양한분야를심도깊게살피며,영국인들도따기힘들다는예술문화해설사자격증을취득했다.다양한매체를통해영국을비롯한유럽문화권에대한폭넓은글을써왔으며,《영국인재발견1,2》와《유럽문화탐사》《두터운유럽》《여왕은떠나고총리는바뀐다》《핫하고힙한영국》을집필했고케이트폭스의《영국인발견》(학고재)을번역했다.
2025년3월30일,영국과인문학에대한식지않는열정과고단한탐구의여정을멈추고영면에들었다.

목차

추모의글

제1부영국의사회
1.만일돈·명예·권력중하나만선택한다면?
2.‘킹스맨’처럼…영국신사를완성하는정장의철학
3.실패한영국의포르노규제
4.아이뺏긴25만미혼모의비극,청문회에서다
5.애국심,국산품…영국인들사전에이런단어는없다
6.‘영국판세월호’힐스버러참사의26년진실찾기
7.정년없앤영국에서벌어진일들

제2부영국에서사는영국인들
8.영국인이주민등록안만드는이유
9.폭로된사랑과거짓말…모두가피해자
10.독단과배타를방지하는치안판사제도
11.극우단체의‘반(反)이민’거짓정보가불러온폭동
12.최고인기직종은공무원이아닌정원사!
13.학교도병원도소비자들이최종결정권자
14.불공정사회영국이‘공정하게’사는법

제3부영국의경제와일상생활
15.꼴찌에서정상으로…‘아일랜드의경제드라마’
16.뉴턴도당했다…원조버블‘남해회사’다시보기
17.유럽귀족들의사치에숨어있는뜻
18.맛없는영국요리의주범은팬데믹과산업혁명?
19.코로나19가바꾼결혼식청첩장의선물리스트
20.합창단봉사로본영국인의‘소확행’

제4부영국의스포츠
21.영국축구의자존심EPL
22.FA컵에서기적처럼우승한레스터
23.국제대회보다크리켓·럭비가더중요
24.최경주·박세리도울린죽음의링크스코스

제5부영국의교육과문화
25.돈에굶주린영국대학들
26.영국교육청엔‘표현의자유수호자’직책이있다
27.영국인들은‘스카이캐슬’을꿈꾸지않는다
28.총리의산실옥스퍼드PPE는왜‘위대한’학과가됐나
29.제인오스틴탄생250주년에들썩이는영국

제6부영국여행
30.‘환상의섬’시칠리아에서더놀란것
31.스코틀랜드‘천국의길’을아십니까
32.천국과지옥이동시에…발칸반도1,000㎞여행기
33.유령도시사이프러스는어떻게관광지가되었나

출판사 서평

권력과명예,재화가공존할수없는‘세속삼권분립’의철저한질서

저자는영국사회를지탱하는가장강력한힘을삼권분립을꼽는다.입법,사법,행정의분립을넘어정치인의권력,지식인의명예,기업인의재화가서로의영역을탐하지않는독특한질서를책에서상세히해부한다.하원의원이지자체의원에게민원을부탁해야하는처지나,상아탑에머물며정치권을기웃거리지않는지식인의문화를통해권력과돈,명예가철저히격리된영국의실상을보여준다.이러한분리는인간의탐욕이부패로이어지는것을막고,타인의영역을시기하지않으며각자의삶에자부심을갖게하는영국특유의안전장치임을책은잘설명하고있다.

불공정조차신뢰로승화시키는영국식합의와‘애써무심하기’의미학

영국의교육과사회구조는우리의시각에서불공정해보일수있다.폐쇄적인명문사립학교네트워크나교장한명의판단에좌우되는입학사정이그예이다.하지만책은영국인들이이에시비를걸지않는이유가오랜경험으로다져진사회적합의와신뢰에있다고분석한다.아울러불만이있어도밖으로드러내지않고현재위치에서소소한행복을찾는영국인의본질적가치관인‘애써무심하기’를조명한다.끊임없는신분상승의욕망에지친현대인들에게진정한삶의만족이무엇인지책을통해묵직한질문을던진다.

‘블루배지’가이드의시선으로본영국사회의민낯과지적유산

영국최고권위의블루배지자격증을지닌저자는킹스맨정장에숨겨진계급적의미부터애국심을경계하는냉철한시민의식까지영국의민낯을생생하게기록했다.실패로끝난포르노규제정책의이면과힐스버러참사의진실을파헤치는집요함등사회적아픔까지가감없이책에담아냈다.40년간타국에서보낸치열한관찰과성찰의결과물인이책은,영국의역사와문화를거울삼아우리가나아가야할성숙한공동체의모습을구체적으로제시하는저자가남긴마지막이자귀중한인문학적기록이다.

책속에서

1.영국의‘세속삼권분립’철학(p.15-16)
영국사회는다행히도‘세속의삼권분립’이철저하게되어있다.예를들어정치인은권력만있을뿐돈과명예는없다.재벌은돈은있을뿐권력과명예를탐하지않는다.영국교수들은명예만있을뿐돈도권력도없고욕심을내지도않는다.영국인들은욕심이없어서그런지1개를가진사람이다른1개를가지려하지도않고,그것을가진사람을부러워하지도않는다.또사회도그것을용납하지않는다.

2.애국심이라는단어의금기(p.46)
특히영국인들은국기에너무나도엄숙하게경배하는미국인들을보면거의몸서리친다.도널드트럼프대통령이‘미국을다시위대하게MakeAmericaGreatAgain:MAGA’라는선거구호로유권자를끌어들이는것을보면서도비슷한반응을보인다.만일영국에서누군가그런식의구호를내걸고애국심을강조하면서표를요청했다면덜떨어진극우정치인으로여겨표는커녕놀림감이된다.

3.영국식불공정속의묘한신뢰(p.124-125)
응시자전원이한번에모여똑같은시험지를놓고공개경쟁할수있는한국의시험제도가얼마나공정한지알수있다.그런시험제도자체가없는영국은학연·
혈연·지연이없으면기업이름앞에영국British이라는단어가붙은영국항공BritishAirway이나영국석유BritishPetroleum등의대기업에입사하기어렵다.
3연중하나라도없으면고교나대학을졸업하고아주오랫동안인터넷을통해인턴광고를찾고수백통의이력서를보내고도운이좋아야인턴기회를잡을수있다

4.영국인의인생철학:‘애써무심하기’(p.252-253)
‘애써무심하기’는바로그러한인생철학에서나온삶의태도이다.불만이있어도,인생이고달파도밖으로드러내지않고누구한테하소연하지도않는다.영국인을나타내는표현중에‘StiffUpperlip’이라는유명한말이있다.“잘참고견딘다”는뜻이다.또‘KeepCalmandCarryOn’이라는말도있다.영국인이가장좋아하는말이기에각종기념품에서많이볼수있는문구이다.난관이닥쳐도“호들갑떨지말고하던일이나계속하라”는뜻이다.2차대전중국민을계몽하기위해영국정부에서만든포스터문구이기도하다.이렇게영국인은무슨일이든호들갑떨지않아야영국인답다고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