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목소리

시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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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의 시대, 삶의 어느 순간에 시를 찾는 사람들… 다른 언어, 다른 세계, 다른 삶을 말하는 시인들과의 대화. ‘시의 시대’다. 사람들이 시인에게 매료되고 있다. 삶의 어느 순간에 ‘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팟캐스트로 시인의 목소리를 듣고, 패션지에서도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시집만 다루는 시집 전문 서점에서는 시를 ‘음독(音讀)’하는 이들이 모여든다. 그 새로운 흐름 속에서 이전 세대와는 다른 ‘방향성’과 ‘감각’을 지닌 젊은 시인들이 보인다. 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쓰는 시인들의 다른 언어, 다른 세계, 다른 삶을 말하는 시에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시인, 목소리』는 여성 시인 6명과의 대화를 모았다. 김소형, 박소란, 백은선, 유진목, 이은규, 이혜미. 다른 언어, 다양하고 장벽 없는 언어, 뒤죽박죽인 혼돈의 언어, 침묵 속에 잠들어 있던 분열증적 언어를 읊는 그들과의 대화에 당신을 초대한다.
저자

김소형

저자김소형은서울에서태어났다.시집으로『ㅅㅜㅍ』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쓰는건괴롭지않아요,사는게괴롭죠 김소형

채우려애를써도채워지지않는것,그대로버티는것 박소란

계속해서불화하는사람,나를버리고싶은사람 백은선

나에게시는언제나단한장면입니다 유진목

모든것에질문하는사람 이은규

우리는우리의마음을너무모릅니다 이혜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시의시대’다.사람들이시인에게매료되고있다.삶의어느순간에‘시’를찾는사람들이많아졌다.시인의시집과산문집이베스트셀러가되고있다.팟캐스트로시인의목소리를듣고,패션지에서도시인을만나게되었다.시집만다루는시집전문서점에는시를‘음독(音讀)’하려는이들이모여든다.그새로운흐름속에서이전세대와는다른‘방향성’과‘감각’을지닌젊은시인들이보인다.쓰기위해사는것이아니라살기위해쓰는시인들의다른목소리가들린다.

『시인,목소리』는여성시인6명과의대화집이다.김소형,박소란,백은선,유진목,이은규,이혜미.다른언어,다른세계,다른삶을말하는6명의시인들을초대했다.시인들은말한다.나에대해누구보다정확히시가가르쳐준다고.‘나는이런사람이로구나.이렇게살고있구나’를깨닫게해준다고.시는정직하다.

식물을기르고,포켓몬고를즐기며,소설가?시인?프로그래머?백수등다양한친구들과작업실을공유하는김소형시인은“시와거리를유지하면서좋아하는걸오래하고싶”다고말한다.시인의관심은‘언어화되지못하는것’에있다.말의불필요함을느끼면서글을쓴다는시인은“침묵하는자들을기다려주고싶”다고고백한다.그는최선을다해열심히‘듣는’시인이다.

산책을즐기는박소란시인은‘혼자있는시간’의소중함을꼽는다.온전히자신에게집중하는시간이야말로어떤것을생각하게하고결국쓰게만든다고믿는다.시인은‘결핍’이라는단어를조심스럽게꺼낸다.제대로웃고우는법을배우지못했다는생각,감정의결핍…….“환히웃어야하는순간,혹은펑펑울어야하는순간앞에서늘도망친게아닌가”라고스스로에게되묻는다.어쩌면그건우리모두의속상한고백일지도모른다.

계속해서불화하는사람,나를버리고싶은사람.백은선시인은다른존재,다른성향,다른곳으로의이행을자주생각한다.똑같은모습을유지하지않으면서도억지로변화하려고하지않는것.이난해한균형을지켜주는힘은“안해본것을해보고싶은마음”과“재미있고새로운것을쓰려고하는마음”이다.그러다보면조금다른표정의시가써질거라는시인의미래의시가궁금해진다.

제주에서글을쓰고삶을꾸리는유진목시인은“평소와다르게말하고싶어서”시를쓴다.매일하는말이아닌다른말로말하고싶은욕망.배가고프다는말,기분이좋다는말,슬프다는말,죽고싶다는말을다르게하고싶다는강한욕망이시인을추동한다.유진목은매번정확하게말하는시를쓰려고노력하는시인이다.“내가하고싶은말의가장적합한형식을찾”을때안심된다는그의시는이렇게말하면되겠다는알맞은기분을느낄때,그것에대해정말로말할수있게되었을때우리곁을찾는다.

대학에서문학을가르치며시를쓰는이은규시인은희망이있어서,혹은희망이없어서시를쓴다.이은규의시는곳곳에따뜻함과애틋함의미학이느껴진다.세상의무엇도허투루바라보지않고‘다정하게’이름을불러주는시인의마음은어디에서오는걸까.독자에게그애틋함은어마어마한슬픔혹은절망의끝을거친후생겨나는마음으로여겨진다.시인에게슬픔과다정은생의이면과표면과같다.대여섯살무렵,해가지는풍경.노을이길게지면서완전히어두워지는대기를바라보았던자신의‘첫’이미지로부터시집의제목(다정한호칭)이나왔다고고백한다.‘다정한호칭’에천착한것은‘다정한호칭’의이면을이야기하기위해서였다.해는사라졌는데노을이길게남았던그날의이미지처럼존재는사라지고호칭은길게남는것.남아있는것의힘이더크다는것,그걸지켜봐야하는시간이더길다는것을말하기위해서였다.시인과의대화는누구에게나존재하는‘첫’이미지를떠올리게한다.

우리는자신의마음을모를때가많다.어떤감정을어떤그릇에담아야하는지를모른다.이미있는단어와관습에자신의감정을맞춘다.이혜미시인은마음의쓰임새나감정의맥락에따라그것을담는여러표현과단어들이있어야한다고말한다.상황과지금에딱맞는감정의그릇들을빚어내는것,이혜미에게시인의일은그런것이다.그것은섬세함과과감한용기가함께발휘되어야하는작업이자동시에‘서투른예감들’을고민해야하는일이다.용기가너무과해미리마음의지점에다가서버리거나지레넘겨짚는부분이생기는걸경계해야한다.‘안다’라거나‘알것같다’라는말을의도적으로줄이고있다는시인의고백에밑줄을긋는다.예감으로알수있는지점대신뒤늦게도착하는여진.이혜미의시는그순간생성된다.

참으로뜨거운시간이었다.정치와경제는엉망이었고,그중심에‘나쁜’대통령이있었다.강남역‘묻지마살인사건’에서시작해예술계내성폭력사건까지.여성으로살아간다는게무엇인지고민하고분노할수밖에없는시간이기도했다.여성으로태어나여성의몸으로살아간다는이유로정체를알수없는거대한적과끝없는싸움을하는기분.SNS를통해시시각각‘젠더’와‘페미니즘’이해시태그로인용되었다.

“잘못없는여성이죽었어요.”(김소형시인)
2016년5월20일,강남역.추모집회가열렸다.포스트잇을붙이는사람들이있었고그것을떼려는사람들이있었고,촛불을붙이는사람들이있었고소방관을부르는사람들이있었고,신고를받은소방관이있었고순찰을도는경찰관이있었고,리포터가있었고시인도있었다.2016년11월.트위터에성폭력해시태그가뜨기시작했다.지금도진행중인일이고,미래의일이기도하다.시인들은자신에게쥐어진언어를깊이고민했다.그언어를갖고보다전투적이고날카롭게하나씩해결해야겠다고다짐했다.동시에이런것들을생각했다.정확히,그리고제대로알지못해자신도모르게범했을수많은실수들.함부로부려졌을말과행동들.부족한내가그부족함으로인해누군가를고통스럽게한것은아닐까를자문했다.말과행동,글,심지어한줄의문장도무기가될수있다는것.그무기로선량한누군가를쏘고찔러서는안되겠다는것.더신중해져야겠다고생각했다.

쉽지않은세상이다.사는게쉽지않다.갖은노력을다해채우려애를써도결국채워지지않는하루하루.그런마음의상태로그대로버티는것,견디는것이우리의진짜모습아닐까.우리가살기위해어떤일을하듯이,시인들은쓰는일을택했을뿐이다.그들은계속해서묵묵히쓸것이다.스스로에게충실하려정직하려애쓴사람으로,그래서내내성실했던시인으로남을것이다.다양하고장벽없는언어,뒤죽박죽인혼돈의언어,침묵속에잠들어있던분열증적언어를읊는그들과의대화에당신을초대한다.

*『시인,목소리』는북노마드윤동희대표가진행한‘편집자되기’수업의과정을모은책입니다.수업에참여한예비편집자들(김은수,신보경,유지인,윤진희,전은재,전덕윤)이6명의시인님들을만났습니다.깊은대화를나눠준시인님들과예비편집자들에게인사를전합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