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가지이 모토지로 단편선)

레몬 (가지이 모토지로 단편선)

$12.00
Description
자연과 문학, 음악, 철학을 사랑한 요절 작가. 가지이 모토지로는 다이쇼 시대 말기부터 쇼와 시대 초기에 걸쳐 몇 개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작가다. 1924년 24세에 첫 작품 「레몬」을 쓰고,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문학은 늘 병상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일까. 가지이의 소설은 병자의 불안하고 우울하고 피곤한 이야기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은 아프고 우울하더라도 바닥에 처박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연한 희망을 품지도 않았다.
가지이 문학의 목적은 ‘불길한 덩어리’, 즉 ‘권태감’에서 도망치는 것이다. 「레몬」의 ‘나’는 짜증을 가라앉혀줄 ‘하찮고도 아름다운 것’을 찾아 걷는다. 그리고 과일 가게에서 레몬 하나를 ‘숨 막히는 마루젠’에 몰래 두고 나온다. 그는 ‘레몬 근처에서만큼은 묘하게 긴장감을 띠는 것’을 느꼈다. 레몬을 두고 도망치는 계획을 세운 가지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정신의 고양감이나 정신의 긴장감이었을 것이다. 살고자 하는 의지, 살고자 하는 것의 위대함, 살고자 하는 것이 자아내는 유머. 가지이는 병자였기에 건강한 사람들보다 더욱 ‘정신의 고양’을 바랐다.
저자

가지이모토지로

1901년2월17일오사카에서태어났다.기타노중학교를거쳐1919년교토제3고등학교이과에진학하지만문학과음악에흥미를느꼈다.1920년9월에는폐첨카타르진단을받고학교를떠났다가11월에복귀했다.문학에대한관심으로1922년부터습작을시작했고,동시에5년만에고등학교를졸업했다.1924년도쿄제국대학영문학과에입학하고,나카타니다카오등과동인지《푸른하늘》의창간을준비한다.같은해객혈과이복여동생의죽음을겪으며극히예민해졌다.1925년1월《푸른하늘》창간호에「레몬」을발표했다.1926년말부터1년정도요양을위해이즈의유가시마온천에머물렀다.그때를계기로가와바타야스나리를비롯한문인들과교류한다.1928년에도쿄로가지만병세가악화되어오사카로돌아갔다.병상에서도창작을멈추지않았던가지이는1931년5월작품집『레몬』이간행되었으나1932년3월24일,서른두살의나이로세상을떠난다.

목차

레몬1925 6
기악적환각1928 20
K의승천-혹은K의익사1926 28
교미1931 44
태평한환자1932 60
옮긴이의말 102
작가연보 115

출판사 서평

가지이모토지로는다이쇼시대(1912~1926년)말기부터쇼와시대(1926~1989년)초기에걸쳐몇개의주옥같은작품을남긴작가다.생전에그는일류로평가받지못했다.첫작품「레몬」을쓴것은1924년24세때이고,발표무대도《푸른하늘》이라는동인지였다.그후로도그의작품은주로동인지에발표되었다.1931년말,그의마지막작품「태평한환자」가유일하게상업잡지《중앙공론》(1932년1월호)에발표된게전부다.

어린시절,가지이는자연을뛰어다니고음악을사랑했다.고등학교에들어가서는기숙사친구들과문학,음악,철학을논하며《푸른하늘》이라는동인지를창간한다.이잡지에처음실었던소설이「레몬」이다.이후여러동인지에「성이있는마을에서」「K의승천」등의작품을싣고,1931년에는「레몬」을표제작으로한작품집을발간했다.

1920년,가지이는폐결핵진단을받고투병생활을한다.「레몬」을비롯하여소설속주인공들이거의병을앓고있는이유다.1932년1월,가지이는공식적인문단데뷔작이라고할수있는「태평한환자」를발표했다.그러나같은해3월,결핵으로세상을떠나고만다.32세의젊은나이였다.당시,그는무명의신인이자문학청년에지나지않았다.

가지이의소설은병자의불안하고우울하고피곤한이야기다.그시절,결핵은불치병에가까웠다.가지이의소설속주인공은아프고우울하더라도한없이바닥에처박히지않았다.그렇다고막연한희망을품지도않았다.그들은소소한재밋거리,즉레몬같은것을발견했다.레몬은병을낫게해주지않는다.그럼에도가지이는생의절박한시점에레몬이라는폭탄을설치하는행위로잠시나마재미를느낀다.

정체를알수없는불길한덩어리가마음을내리짓누르고있었다.초조함이라해야할지혐오감이라해야할지,술을마신후숙취가오는것처럼매일같이술을마시면숙취에상응하는시기가찾아온다.
-본문중에서

가지이문학의목적은‘불길한덩어리’,즉‘권태감’에서도망치는것이다.「레몬」의‘나’는짜증을가라앉혀줄‘하찮고도아름다운것’을찾아걷는다.그리고과일가게에서레몬하나를‘숨막히는마루젠’에몰래두고나온다.그는‘레몬근처에서만큼은묘하게긴장감을띠는것’을느꼈다.레몬을두고도망치는계획을세운가지이가얻고싶은것은무엇이었을까?그것은정신의고양감이나정신의긴장감이었을것이다.가지이는권태감을파괴하는정신의고양을죽는순간까지추구했다.살고자하는의지,살고자하는것의위대함,살고자하는것이자아내는유머.가지이는병자였기에건강한사람들보다더욱‘정신의고양’을바랐다.가지이문학의본질은여기에있다.

가지이는“어둠과빛을그려낸소설가”로도불린다.‘정체를알수없는불길한덩어리가마음을내리짓누르고있었다’라는「레몬」의첫문장에서어둠과빛이동시에느껴진다.소설과병.가지이의소설은병자가아니었다면쓸수없는지극히건강한문학이다.가지이는어둠과하나가되는모순을사랑했다.그는절망스러운현실속으로,즉어둠속으로한발내디뎠다.「레몬」에서도,「어느마음의풍경」에서도,「K의승천」에서도,「교미」에서도그는어둠을배경으로삼았다.그배경속으로가느다란삶의의지를놓지않았다.어둠의풍경위로떠오르는현실의사물에그는매료되었다.과일가게선반에놓인레몬이그렇듯이.빛을내재한레몬이라는사물은그에게미의극치,생명의충만,무한한행복이었다.세기말의권태와병자의불안속에서도그는‘어떤의지’를잃지않았다.가지이의소설은환상적인풍경을만들어낸다.삶의의지를놓지않은마음속풍경.그래서가지이의환상은건강하다.

「레몬」은소설이라기보다소품혹은산문시의범주에속할지도모른다.그럼에도이짧은소설이시간을견뎌오늘에이른것은그‘정신’이문학의근본에부합하기때문이다.가지이는격렬한열정의시인이자염세적철학자였다.그상반된가지이의세상속으로이제당신이들어갈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