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독립 출판의 최전선
김규림 김진아 김현경 백세희 서귤 유재필 작가를 만나다
1. [1인 출판 스튜디오 북노마드]는 독립출판의 색다른 시선과 다양한 시도를 바라보는 일에 관심 있습니다. 독립 출판이 책의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을 만들며 지속적으로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와 함께하는 출판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6주에 걸쳐, ‘책방 연희’ ‘어쩌다 책방’ 등 주요 독립 서점과 협업하는 출판 수업을 통해 출판 이론을 함께 공부하고, 출판 기획-편집-제작 과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2. 북노마드는 2015년 12월, 국내 독립 서점을 소개하고 책방지기와의 대화를 담은 『우리, 독립책방』을 출간했습니다. 두 번째 책으로 국내 독립 출판 작가들과의 대화를 담은 『우리, 독립출판』, 세 번째 책으로 여성 시인들과의 대화를 모은 『시인, 목소리』, 네 번째 책으로 국내 독립 공방 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한 『우리, 독립공방』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동아서점(속초), 바람길, 밤수지맨드라미(제주 우도), 아마도책방(남해), 어쩌다책방, 책방서로, 책방연희, 취미는독서(부산), 하얀정원 등의 활동을 담은 『서점의 일』과 돌베개, 목수책방, 워크룸 프레스, 이봄 등 주목할 만한 출판물을 펴내는 대표 및 편집자를 만난 『편집자의 일』의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모두 출판 수업에 참여한 예비 편집자 및 예비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물입니다.
3. 여섯 번째 책으로 『우리, 독립출판 2』를 펴냈습니다. 『우리, 독립출판』 출간 이후 장르의 다양화, 기존 출판과의 협업, 사회적 반향에 이은 베스트셀러 진입 등 독립 출판(계)의 크고 작은 변화를 담았습니다.
4. 『우리, 독립출판 2』는 수강생 5명이 ‘인터뷰어 및 편집자’가 되어 독립 출판 작가들을 만났습니다. 수강생들은 밀도 높은 편집 회의를 거쳐, 서울에서 독립 출판물을 주로 다루는 10개 서점(스토리지북앤필름, 책방연희, 투데이북스, 백년서점, 다시서점, 헬로인디북스, 이후북스, 인덱스, 고요서사, 여유물질)을 찾아 시장 조사를 통해 35명의 작가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판매 순위, 서점 추천과 코멘트, 언론 노출과 빈도 등을 근거 삼아 2차로 15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마지막으로 6명의 작가로 압축했습니다.
5. 그 결과, 김규림 작가(도쿄규림일기, 로그아웃 좀 하겠습니다, 뉴욕규림일기), 김진아 작가(컬쳐 레시피, 가지가지도감, 소심하게 산다, 요가 시리즈), 김현경 작가(아무것도 할 수 있는, 취하지 않고서야, 저도 책 같은 걸 만드는데요, F/25: 폐쇄 병동으로의 휴가), 백세희 작가(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서귤 작가(고양이의 크기, 책 낸 자, 환불 불가 여행), 유재필 작가(소심한 사람,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등 6명의 작가를 직접 만났습니다.
6. 시장 조사 결과, 독립 출판은 에세이 장르가 강세였습니다. 시/시와 에세이를 결합한 단상집/생활 만화/독립 잡지 등이 새로운 출판을 갈망하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독립 출판 키워드는 우울증과 정병러(SNS에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용어)가 대세인 가운데, 자아/개인/관계/불안/ /결핍/일상/청춘/퇴사/혼자 살아남기/요가/여행/책/페미니즘?젠더 등이 독립 출판의 스토리텔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7. 수강생들은 공통 질문 5개와 개별 질문 5개를 준비해 6명의 작가들에게 이메일을 드리고, 1회 만남을 통해 인물 및 작업실 등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책의 편집-디자인 각 단계마다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참여 작가들과 수강생들에게는 소정의 인터뷰 고료 및 원고료를 지급했습니다.
8.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출판과 매체를 둘러싼 급속한 변화 속에서 ‘독립’과 ‘1인’에 주목했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주목받는 여섯 작가들의 독립 출판이 이러한 흐름을 대변한다고 여겼습니다. 자신의 첫 콘텐츠를 독립 출판으로 펴낸 계기, 책을 내기 전과 후의 변화, 꾸준히 독립 출판 활동을 해나가는 힘, 작업 일정 및 출판 노하우, 독립 출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독립 서점 입고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9. 독립 출판은 시대를 간파하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 디자인과 제작 방식을 보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SNS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파급시키는 홍보도 신선합니다. 책에 소개된 여섯 작가들도 브랜드 마케팅, 일러스트, 유학, 문화 기획, 그래픽 디자인, 서점 운영 등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그 사이와 여백에 깃든 이야기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놓습니다. 여행-문구류-빈티지(김규림), 요가-일러스트(김진아), 우울증-블루-협업(김현경), 우울증-떡볶이-독립출판 베스트셀러(백세희), 여행, 일러스트, 워라밸(서귤), 소심-블루-음악-책방(유재필) 등 이들의 이야기는 일상의 소소함부터 삶의 절망과 희망을 아우릅니다.
10. 여섯 작가들에게서 우리는 ‘재미’라는 삶의 원동력을 발견했습니다. “세상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다한다”는 김규림 작가의 고백처럼 독립 출판물에서 우리는 희망 없는 시대를 ‘견디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수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파편화되고 해체되는 디지털 시대에 여전히 손으로 쓰고 그리는 것의 의미도 곱씹게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시대의 변화는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의 ‘다시 책을 읽는 사람들; 사람들은 왜 다시 책을 읽는 걸까?’라는 마무리 글로 점검했습니다.
11. 『우리, 독립출판 2』는 ‘출판 수업’에 참여한 송세영 신민주 안민희 오하림 이헌희 등 5인이 북노마드 편집부가 되어 기획-작가 연구-인터뷰 진행-편집-사진 촬영 등에 참여한 책입니다. 출판 수업 후 이 책을 만드는 동안 송세영 씨는 출판사 마케터로 일하게 되었고, 신민주 씨는 독립 출판물 『94년산 박민주』의 저자가 되었고, 안민희 씨는 『레몬』(가지이 모토지로 지음, 북노마드)과 『호랑이 사냥』(나카지마 아쓰시 지음, 북노마드)의 번역자가 되었고, 오하림 씨는 매거진 에디터가 되었으며, 이헌희 씨는 망원동 독립 서점 ‘스너글 북스’를 열었습니다.
12. 지금 이들은 『우리, 독립출판 3』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