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정원 (권송연 드로잉 산문집)

아빠의 정원 (권송연 드로잉 산문집)

$11.38
Description
“아빠는 내게 나무 이름을 가르쳐주었다”
아빠가 가꾸고, 딸이 그려 담은 작은 정원 기록물

그림 그리는 권송연 작가의 『아빠의 정원』은 오래되고 작은, 붉은 벽돌 이층집, 햇볕과 바람이 드는 소담한 마당을 품은 곳에서 사부작사부작 마주한 이야기를 담은 드로잉 산문집입니다. 유독 초록의 잎을 좋아하는 작가의 아빠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바라보며 내내 행복해했습니다. 아빠가 정성껏 가꾼 정원에서 계절을 맞고 세월을 지나며 딸은 사람과 세상을 곱게 헤아리는 어른으로 자랐습니다. 작가에게 그림은 생각과 마음을 담는 일이라 그리는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은 그림을 닮아간다고 믿습니다. 아빠의 정원을 그림으로 옮기며 작가는 더욱 믿게 되었습니다. 정원도 그림도 가꾸는 이를 닮아간다고 말이죠. 어느덧 아빠를 이해하는 나이가 되어 작가는 작은 정원에서 산책하듯 채집한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아빠의 정원에서 작가는 누군가를 헤아리려 함은 무릇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서랍 속에 넣어둔 오래된 사진 같은 잎새의 시간들, 그 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빠를 기억하는 당신에게, 나무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저자

권송연

건국대학교에서현대미술을,홍익대학교대학원에서회화를공부했습니다.마켓형전시<드로잉베이커리>를공동기획했고,드로잉클래스스튜디오‘하루드로잉’을공동운영하고있습니다.유영하듯물음과생각을기록하고,글과그림으로담습니다.삶과자연의본질을담은이야기와문장,드로잉을좋아합니다.드로잉과오브제작업으로전시,출판,공연등다양한분야에서활동하고있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16

잎새ㆍ서랍 20

안뜰ㆍ산책 50

열매ㆍ기록 170

나오며 200

그림지도 206

다녀간손님 208

출판사 서평

열일곱살소년은서울에홀로상경해공부하며일했습니다.책속에파묻힌소년에게는꿈이있었는데,그것은따뜻한가족과함께머물수있는작은집하나였습니다.이윽고아빠가된소년은소중한아이를주시길별에기도했습니다.

아빠가되던해,퇴근길에작고귀여운판다인형하나를샀습니다.아빠의마음을알아서인지,딸은판다인형을품에꼭안고늘함께했습니다.아이는집안을총총돌아다니다가아빠가올때가되면노란빨래바구니안에들어가숨바꼭질하듯아빠를맞이했습니다.그시절딸은아빠의어깨가세상에서가장좋았습니다.

아빠는어린딸에게연필,색연필,사인펜,크레파스,곰돌이와자동차모양지우개를
한가득선물했습니다.아빠는이따금그림을그려주었는데,그중에서도딸은아빠가그려준붕어빵을닮은물고기그림을좋아했습니다.어린딸이“또,또!”를외칠때마다아빠는까만모나미볼펜으로물고기를한없이그려주었습니다.세월이흘러딸은미술대학을나와그림을그리게되었습니다.

아빠와딸은오래되고작은,붉은벽돌이층집에서추억을쌓았습니다.햇볕과바람이드는소담한마당을품은곳,안뜰에서사부작사부작이야기가피어오르는집을아빠는너무도사랑했습니다.그렇게딸은어릴적부터나무와꽃을벗삼아뛰어놀고그림을그렸습니다.

유독초록의잎을좋아하는아빠는무성하고부드러운나무를바라보며내내행복해했습니다.그림을그리는딸은이렇게생각했습니다.그림은생각과마음을담는일이라고,그래서그리는사람을닮아가고사람은그림을닮아간다고.정원도그림도가꾸는이를닮아간다고말입니다.

아빠와딸은이른아침들려오는작은새들소리에잠을깨며하루를시작합니다.꽃사과가익어갈무렵이면골목을따라산책하는어린이집꼬마들이재잘재잘열매이름을물으며줄지어지나가고,가끔씩동네냥이들이놀러와서한숨늘어지게자고갑니다.나무를가득품은정원은그렇게찾아오는손님도남다릅니다.

아빠의정원에서는계절이지나가는소리가선명합니다.불어오는봄바람에라일락향이온집을감싸고골목을누빕니다.겨우내작고여린잎을머금은푸른빛이여름이되면어느새담을둘러무성해집니다.어느새이층까지자란포도나무는여름이되면알알이포도를맺고,달콤한자두가열리면아빠는소박한마음을담아이웃과나눕니다.여름의주인공은매실입니다.아빠와딸은여름이오면알알이열린매실을따기바쁩니다.등하굣길,출퇴근길사이사이한바구니담긴소담한초록들이집곳곳에자리합니다.여름비가내리는장마철이면딸은책상옆커다란창밖으로비에젖은자두나무이파리를멍하니바라봅니다.그렇게바라보는비는편안하고하염없습니다.연둣빛산수유알이빨갛게붉어지는계절.찬바람불어오면알알이붉은작은열매에서씨앗을빼고약재로차를끓입니다.풍경소리,작은바람……아빠의정원에서시간은,계절은,세월은그렇게지나갑니다.

나무를사랑하는아빠는날이좋은주말이면엄마와농원에다녀오는걸좋아합니다.
작은묘목이큰나무가되어몇해후꽃을피울때까지그긴긴시간을품은마음.아빠는필경딸을그렇게키웠을것입니다.농원에서아빠의정원으로새로찾아온작은묘목을볼때마다딸은생각합니다.얄랑거리는작고여린잎,언제왔는지모르는자그마함.아빠의정원에서잎을피우고다시또어딘지모를곳으로여행을떠날나무의시간을기대합니다.

어느덧어른이된딸은나무를사랑하고가꾸는아빠덕분에사람과세상을곱게헤아리는그림을그리는자로자랐습니다.딸은압니다.누군가를헤아리려함은무릇그의시선으로바라보며한사람의인생을만나는일이라고.우리는모두삶이처음이어서,서로가다르고도닮아아프기도행복하기도하지만,우리가존재한다는것,곧사라진다는것,그리고삶의대양안에함께한다는것을헤아리기를바란다고말입니다.

그림그리는작가권송연의『아빠의정원』은오래되고작은,붉은벽돌이층집,햇볕과바람이드는소담한마당을품은곳에서사부작사부작마주한이야기를모은드로잉산문집입니다.어느덧아빠의나이테가되어작가는작은정원에서산책하듯채집한풍경을우리에게선물로나눠줍니다.서랍속에넣어둔오래된사진같은잎새의시간들,그시간들로당신을초대합니다.아빠를기억하는당신에게,나무를사랑하는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