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숨, 쉼을 가져요 (임선영 여행 에세이)

한 숨, 쉼을 가져요 (임선영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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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월화수목금…… 바빴는데도 뭘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는 흔한 직장인, 하루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는 것도 모자라 시간 단위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우리. 그래도 우리가 견딜 수 있었던 건 ‘여행’이 있어서였다. 스위치 전원은 명확하게 on, off. 그러나 이 당연한 휴식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시대! 이 혹독한 시대를 겪으며 우리는 ‘떠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알았다. 여행에서 나를 바꿀 필요도, 남들과 다른 여행을 보여줄 필요도 없다는 걸 알았다. 여행은 별게 아니다. 빼곡하고 촉박했던 일상의 시간이 바람처럼 흩어지는 시간, 눈으로 초록 자연을 만끽하며 한 숨 깊이 들여 마시는 공간, 그 시공간에 내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를 ‘잘’ 보내는 삶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여행이다. 머리보다 마음을 따르는 마케터, 회사를 벗어나면 한낮에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에세이스트 임선영의 ‘무해한’ 여행기는 참 제때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아프니까 하루 쉴까’ 하는 마음을 접어서 차곡차곡 연차를 모아 다녀온 그의 여행은 오직 하나만 말한다. 버거우면 일방적으로 힘을 주는 대신 공기를 빼고 잠잠해질 것,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정해진 시간에 퇴근할 것, 내 마음을 혹사시키지 않을 것, 지쳤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나를 위해 비행기 티켓을 끊을 것. 한숨을 쉬며 빈틈없던 날에 한 ‘숨’이 필요할 때 곁에 두고 싶은 책, 『한 숨, 쉼을 가져요』다.
저자

임선영

머리보다마음을따르는마케터.회사를벗어나면한낮에한낱글을쓰고사진을찍는에세이스트.삶에여백이꼭필요한사람.처음부터끝까지손으로만만들었지만더이상제작하지않는『somethingsmall,thing』의지은이.인스타그램@imsuny

목차

Part1.파란도시,헬싱키

빈틈없는날10
고요한정리 14
잎이반짝이는날씨 18
한정없이느린밤 22
모기들을생각해 26
호응할줄아는사람들 30
평소의리듬 34
책이있는방 38
자연스러운힙스터 42
양복이싫었던취향 46
대자연의모습 50

Part2.온도차가느껴지는도시,탈린

온도차가느껴지는도시 56
늘어진틈 60
지지않는태양 64
무채색반짝임 69
남지않도록 73
파도의밀도 77
짙은여행 78
유연해지기위해 81

작가의말/할일없이보낸편안한시간들 240

출판사 서평

힘들다.스트레스에긁히면서얇고가녀린알갱이가되어간다.누구보다‘잘’하고있지만,인생을‘잘’보내고있는지는장담할수없다.학교를마치고회사에들어가고,회사를그만두고다른회사로옮기고……한번쯤‘인생휴학’이필요한시기다.여행지에서만난다른나라사람들은늘이렇게묻는다.

-한국인들은대부분일을‘그만두고’여행한다며?왜그러는거야?

그때마다변명처럼대답한다.

-먼곳으로떠날만큼휴가가충분하지않으니까.

그렇다.우리가살아가는이나라는제대로된여행을떠나려면하던일을그만두어야한다.일상과여행의간격이이승과저승만큼크고멀다.하지만스스로를‘연차휴가여행자’라부르는작가임선영의생각은다르다.회사를그만두지않아도,‘연차휴가’만차곡차곡모아도얼마든지나만의여행을다녀올수있다고믿는다.‘파란도시’헬싱키와‘온도차가느껴지는’탈린의공기를담은『한숨,쉼을가져요』는아직까지회사를다니는‘나’를위한여행기다.익숙한곳을두고오래떠나고싶을만큼지쳐버린‘나’를위한책이다.


숨,쉼……작가임선영의여행은장면단위로쪼개진시간을잡고길게늘어져대롱대롱매달린다.아침늦게일어나물을끓여티백을우리고,차가식으면가까운곳을산책한다.심심하면카페에들러어제와다른사람들을구경한다.좋아하는노래를플레이리스트에담아두고따스한곳에앉아서무겁게가라앉는눈꺼풀을반쯤닫아두고일자로늘어진구름이빠르게미끄러지는모습을지켜본다.그리고늘어지게잔다.긴시간을머무르다가다른곳이보고싶으면늘어진짐을챙겨다시떠난다.여행은완벽하게계획하지않아도된다.여행의계절은다른어떤날보다진할테니까말이다.

늘그렇듯이여행은언젠가원래있던방으로돌아오는일이다.많은이들이여행에서무언가를찾았다고말하지만임선영은그말을믿지않는다.그에게여행은지금까지의나를알아가는깊은날에지나지않다.나는무엇을소중히여기는가,나는무엇을좋아하는가.보이지않는깔끔한일자도로를달리다가발자국만보이는숲길로이탈하며나를제대로파악하는것.작가임선영에게여행은그런것이다.

‘코로나19시대’다.힘들고답답한시간이이어지고있다.세상은‘포스트코로나’를이야기한다.앞으로세상은크게달라질것이다.그건여행도마찬가지여서소규모,힐링,비접촉등새로운여행이이야기되고있다.해외여행보다는국내의안전한여행을선호하는이들이늘어날거라는예측도나온다.일본의어느게스트하우스는‘온라인숙박’을운영하고있다.‘몸은집에,마음은여행지에’시대가도래했다.

무엇보다이어려운시대를겪으며우리는‘여행을떠날수있다’는것만으로도행복하다는사실을알았다.여행에서나를바꿀필요도,남들과특별한여행을SNS로보여줄필요도없다는것을알았다.그저떠날수만있었던시절이그립고,떠날수있다는것만으로도충분하다는걸깨달았다.아니,그저숨만제대로쉴수있어도행복하다는걸몸으로알게되었다.그래,여행은별게아닐것이다.빼곡하고촉박했던일상의시간이바람처럼흩어지는시간,눈으로초록빛자연을받아안으며한숨깊이들여마시는공간.그시공간에내가있는것이다.그렇게하루를‘잘’보내는삶을끊임없이추구하는것,그것이여행일것이다.

우리가‘아프니까하루쉴까’하는마음과‘에라모르겠다’하는마음을접어서차곡차곡연차를모으는이유는하나.서두르지않고느린시간을잠시나마누리기위해서일것이다.그러니우리,한숨,쉼을가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