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은 내게 : 한 걸음 한 걸음 웃음기 사라진 가파른 길을 걸으며 거칠게 숨 쉬는 당신에게

저 산은 내게 : 한 걸음 한 걸음 웃음기 사라진 가파른 길을 걸으며 거칠게 숨 쉬는 당신에게

$17.50
저자

이지형

저자:이지형
산에선꽃핀자리,꽃진자리모두아름답다.소슬바람에지친맘달래면,흰눈곧내려와지난사연들덮어준다.산위에머무는동안바람과풍경이들려주는얘기들있어틈틈이적었다.『주역,나를흔들다』『강호인문학』『꼬마달마의마음수업』을썼다.《헬스조선》에「아무튼북한산」,《월간산》에「막막할땐산」을연재했다.《조선일보》에서학술담당기자로일했다.서울대학교에서경영학,미학을공부했다.

목차


오르며006

최소한의워밍업

해발고도를높이면행복해진다020
산에오르는7가지이유024
등산의철학적효용031

조금은철학적인북한산매뉴얼

흔들리되무너지지않는다

꽃으로피어난중생대의추억_화강암군집040
고귀한것들은자신을감춘다044
전체구조부터알아야한다_청수동암문046
성과속을한데보듬는스물세봉우리049
『주역』과산_흔들린다,무너지지않는다053
서정과서사의황홀한만남059

우리,무언가놓치고있는것은아닐까?

아프지않은역사는없다_슬픈백운대066
산이라는추상화,산이라는시072
정치적인너무나정치적인_아픈백운대076
혼자남아도두려움없이_숨은벽082
융프라우_열정은경계를허문다088
진짜정보는은밀한공간속으로_도선사입구094

마음은고요하게,몸은분주하게

문약한우리들,산으로가자_부암동102
그해여름,추사의고난도클라이밍_비봉108
세월의반격앞에서울지도못했다_비봉능선113
경계에서만보이는것들이있다119
지리산의추억1_고무신과청바지124
지리산의추억2_그는말없이참치캔하나를땄다128

누구나저마다의세기를산다

쉬운길은어려운길이었다_문수봉가는길138
바람과물의현란한서사_바위들142
즐거운풍수148
숙종의우울에관한어떤상상_북한산성154
펠림프세스트또는끝내사라지지않는것들159
도심속으로_명동,왕십리,종로의추억165
당신의상처가이도시를치유하리라172

문득뒤를돌아보았다

어차피인생은셀프라던그에게_수유아카데미하우스182
안단테,안단테…조급해말아요_의상능선186
꽃피우지못하는삶이더많다_불광동대호아파트191
시베리아_이반하던것들의화해,그절경197
바이칼_가늠할수없는그의속내203

천천히,느긋하게,고독하게

사유할것인가,노동할것인가?214
랭보_압도적으로모던하게,절대적으로한가하게218
뽕짝과찬송가,그리고절대고독_진달래능선224
결기와강단이필요할때가있다_소귀천계곡230
외로움을태우고새벽을달리다_34번버스236
나르시시즘_모든여행은사람의향기를좇는다242

내려가며250

출판사 서평

“울고싶을땐산에가야한다”

“저산은내게우지마라,우지마라하고…….”‘이러다무너지겠구나’싶었던때가있었습니다.몸도마음도힘들었습니다.무작정산에올랐습니다.그때‘저산’은정말‘우지마라,우지마라’해주었습니다.

그렇게서울의북한산을오르기시작했습니다.울고싶은것만큼,잊고싶은것도많았나봅니다.굳은몸과거친숨이가파른경사에적응해풀어질때쯤산행은무모하고과도해졌습니다.

어느해였을까요.북한산을1년에100번오른적도있었습니다.직장을다닐때였으니,52주에걸쳐토-일,토-일로이어간여정이었습니다.말그대로독한산행이었습니다.어떤날은백운대정상까지,어떤날은대동문~대성문~대남문을잇는북한산성주능선까지.몸이힘들어서였을까요.산을오르내리며저를적시고있던슬픔과울분이사라졌습니다.

마치산으로들어서듯초록초록한본문을한장한장펼치면아시겠지만,『저산은내게』는지상에서입은내상의치유기록입니다.‘이산저산떠도는바람’에지친몸과강퍅해진마음을씻어내린시간을산을오르듯우직한문장으로담았습니다.

그렇습니다.울고싶을땐,산에가야합니다.사방이온통산으로이루어진중앙아시아에서히말라야에이르는산악지역에는삶전체의희망을‘산’에건이야기가전설처럼남아있습니다.이산을천번오르면꿈이이뤄진다,저산둘레를백팔번돌면지난생애의잘못이씻겨나간다……당신이어떤산을오르든지마음속품은꿈이한두개는이뤄질거라믿습니다.

산은매혹그자체입니다.산의아름다움을어찌말로표현할수있을까요.어느가을,홍조띤숲길을걷다가멈추었을때절감했습니다.단풍숲을빠져나와곁에있는바위로잠시물러서고개를들었습니다.서쪽낮은하늘로노을이붉었습니다.그붉디붉은기운을머금고멀리파도로펼쳐진장대한산세에압도당해말을잃었습니다.보이는풍경전체가붉어,입을뗄수가없었습니다.그날생각했습니다.산행은정상에서완성되는게아니라,말끊긴곳에서완성되는구나!

여러해동안홀로잠행한산행의기록을모아한권의간소한에세이를내놓습니다.북한산,지리산,알프스,시베리아……그산과길의흔적을반추하며저의새벽은사유의시간으로물들었습니다.그리고알았습니다.산을오르는일이란삶의고단함을작은배낭에밀봉한채확산(몸)과수렴(마음)을오르내리는수행이라는것을.

마지막으로묻습니다.도대체이울퉁불퉁한지구에서산을오른다는건무엇일까요.“힘들게산에왜올라?”얄미운표정으로묻는지인들을멀뚱멀뚱쳐다볼수밖에없었던것은‘등산이란무엇일까?’에답을내놓지못한까닭이었습니다.그러나10년의산행기록을이조그마한책으로묶으며이렇게속삭여봅니다.

‘등산은우리를자꾸만끌어내리지못해안달인,못된지구중력과의우아한드잡이다!’

되도록많은분이저의‘좌충우돌’산행기를읽고,지구인의숙명인중력과의한판승부에동참하면좋겠습니다.주말을이용해배낭하나메고중력과맹렬히싸우다보면허벅지가딴딴해지고,숨이거칠어지면서,문득지구를이탈해달에가고싶을지도모릅니다.

당신은지금어떤인생을오르내리고계시나요?그곳이어디든지중력을잊고통통튀면서가볍게오르내리시길기원합니다.불안으로부터해방되기위해,행복을꿈꾸기위해우리는문을박차고나가야합니다.골방에틀어박혀복음과경전을붙들고있을필요도없고,달변의멘토와자기계발서의호언장담에마음을내줄필요도없습니다.신발끈을여미고폐쇄된공간에서훌쩍벗어나는게우선입니다.행복은지금있는공간으로부터의‘이탈’가능성에비례합니다.해발고도를높일때우리는행복에잠길수있습니다.

자,워밍업은끝났습니다.이제산에오를차례입니다.

우리,산에갈까요?

이지형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