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 혼자서 (윤동희 산문집)

멈춰서, 혼자서 (윤동희 산문집)

$17.00
Description
‘혼자’를 견디는 단단한 힘. 『좋아서, 혼자서』 이후 6년. 작가는 여전히 ‘혼자’ 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철학과 미술을 강의한다. 그러나 세상은 훌쩍 달라졌다. AI의 속도로 질주하는 세상 속에서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는 쓸쓸함이 밀려든다.
『멈춰서, 혼자서』는 ‘멈춤’의 태도와 ‘간격’의 미학으로 세상의 흐름을 관찰한 생활산문집이다. 적당한 거리 두기, 기대치 낮추기, 존재한다는 감각, 세상과 일의 진화, 인공지능과 인간, 돈, 공동체적 삶, 자기 계발의 허구성, 목적과 목표 없는 무한 게임, 자아와 자기, 자력과 타력, 시절 인연, 스피노자와 개인, 적적함과 적당함, 경청의 미학, 무상과 무위, 평범함에 대한 예찬, 시간의 사치…… 시대에 맞서거나 타협하지 않고 ‘일상의 철학’을 지키는 작가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일을 사랑하면서도 일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자유를 꿈꾸면서도 여전히 불안한 독립적 존재들을 위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산문집.
저자

윤동희

저자:윤동희
북노마드대표.책을만들고,글을쓰며,미술과철학을이야기하고있다.
『좋아서,혼자서』『편집자의일』(공저)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적당한외로움
인생의원형
숫자에흔들리는사람들
일의진화
깊이일하라
다르게,다르게
최종병기인간(1)
최종병기인간(2)
넉넉함이란무엇일까
느슨하게출판하기
언제까지성장해야하나요?
가능성이라는거짓말
행운에속지마라
인생은운이다
무한게임의주인공
나는옛날사람
나의친애하는커피
걸어도걸어도
옹졸하고소심하고냉철하게

2부

나는자유인이다
어디에살고있나요?
이서진의타력
시절인연
스피노자의1미터
일인칭단수
저공비행,높게날지않아도됩니다
관광객의철학
편집의미래
대화의힘
무미예찬
빨리달리면서오래달릴수있을까
흘러가게두어라
앵콜요청금지
인생의때
마음껏사치하라
해답은없다
그렇게어른이된다

나가며
글을쓰며읽은책들

출판사 서평

기술의속도앞에서주춤거리며삶의간격을사유하기
시대에맞서거나타협하지않고‘일상철학’지키기
『좋아서,혼자서』그이후,‘비경제적인간’의생활보고서


가볍게,자유롭게,투명하게살고싶습니다.

저는‘혼자’일하고놀며하루를작파합니다.그하루를모아졸저『좋아서,혼자서』를지었습니다.고용자도아니고피고용자도아닌혼자의일과생활을적었습니다.

굳이말하자면첫책『좋아서,혼자서』에서저는‘자유의기술’을이야기하고싶었습니다.가치관,직감,신념……거창한단어를입에담을형편은아니었어요.산책하고,차를마시고,책을읽고,생각에잠기고,내게로와줘,내생활속으로~신해철의저음을주제곡삼은저의‘일상으로의초대’가누군가의‘생활’이되길바랐을뿐입니다.그럼에도‘자유’라는보편개념에개인의감정을이입한오류는시간이지나도사라지지않더군요.부끄럽습니다.

단순하고경쾌하게.첫책을쓰며저는이태도를유지하려고노력했습니다.빼어난문장,화려한문장,품격있는문장과는거리가먼자의어쩔수없는선택이었어요.태도는무심하게,문장은간결하게.메이저와마이너,주류와비주류,유물론적사유와절대적믿음의‘간격’을사유하려했지만,인쇄로완성되었는지는모르겠습니다.한계도,역부족도모조리제것이겠죠.

두번째책을내놓습니다.그사이,저는그만큼나이를먹었고초라해졌고허약해졌습니다.돈,큰집,빠른차,젠더,명성,사회적지위를일군자에게박수를보내는신세가되었습니다.AI의속도로망설임없이앞으로나아가는세상에서나만혼자주춤주춤멈칫멈칫머물러있는기분이라고할까요.

기술의특이점을향해거침없이질주하는세상에순조롭게적응한자들이좋아하는이야기를내놓을자신이이젠없습니다.그들이제가사랑했던주인공들을더이상이야기하지않는다는사실도알고있어요.애꿎은‘혁오’의노래만구슬프게반복재생할뿐입니다.슬픈어른은늘뒷걸음만치고~찬란한빛에눈이멀어꺼져가는데~아아아아아~

걷잡을수없이멀어지는시대를지켜보며‘비경제적’인간으로살아가는‘1인출판사’는무엇을이야기할수있을까요.어차피‘바늘로샘을파는’(오르한파묵)촘촘한문학적미감은언감생심일터.삶에텀벙텀벙‘간격’을유지하고싶은바람정도는적을수있지않을까요.문화적세계의새로운아우라에밀려난어제와오늘을몸을구부려찬찬히들여다보았습니다.멀리서바라볼때두렵고낯선것들이실은대수롭지않은일이라고위무하는글을몇자적었습니다.

그렇다고허망한소리만늘어놓을수는없겠죠.인생은입고먹고자는[衣食住]‘생활’로이루어지니까요.간격이라는추상적가치를구체적으로설명할방도를찾고싶었습니다.

다행히저에겐생활을꾸리는‘책’이있습니다.이책의절반은제가읽은‘낡은’책의추억이라고해도지나치지않습니다.책을읽는다는것은결국세계의전체와만나고,그전체에참여하는일이라는말이떠오릅니다.비록읽기와쓰기에통달한자는아니지만한때의유행을견딘책을빌려일과돈보다소중한‘나’를위한우선순위를정리했습니다.‘나다운’것이란어설프게주체성이나자신감을갖는게아니라자신의‘미숙함’을아는것이라는깨달음을나누고자합니다.

세상에는분명저처럼자기계발,효율성,성장,생산성같은단어를끔찍이싫어하는사람이계실거예요.속도보다간격,유행보다태도.각자의고유한리듬으로살아가는일에‘준최선’을다하는사람들.

생계를꾸릴것인가,생활을지킬것인가.일과돈과행복의‘인생대차대조표’를작성하는그들에게이책이가닿기를바랍니다.발밤발밤,한걸음한걸음천천히.가볍게,자유롭게,투명하게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