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목욕탕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아무튼, 목욕탕 (마음의 부드러운 결을 되찾을 때까지 나를 씻긴다)

$12.00
Description
피곤이 밀푀유 나베처럼 차곡차곡 쌓인 저녁 8시, 나는 목욕탕에 간다
아무튼 시리즈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는 각막에 초미세먼지가 낀 것처럼 눈앞이 흐릿한 날, 어깨는 묵직하고 목은 뻑뻑한 병마개처럼 굳은 날, 온종일 종종거리며 이런저런 일에 치인 날, 결국엔 얼었다 녹은 오징어처럼 몸이 축 처지는 날,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목욕탕을 찾아 온탕 깊이 몸을 담가온 목욕탕 애호가의 이야기, 『아무튼, 목욕탕』이다. 피곤이 밀푀유 나베처럼 차곡차곡 쌓인 저녁 8시에 목욕탕에 갔다 오면 침침한 눈이 순정만화 주인공의 다이아몬드 박힌 눈망울로 바뀐다고 말하는 저자에게 목욕탕은 오랜 세월 몸도 마음도 뽀드득한 뿌듯함으로 기분 좋게 채워준 곳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작고 깨끗하고 환한’ 목욕탕과 목욕 후 마시는 흰 우유를 좋아했던 그가 들려주는 목욕탕 훈김처럼 따뜻하고 촉촉한 이야기는 사람 말소리가 끊어진 목욕탕에 앉았을 때처럼 뜻밖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들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

정혜덕

한참전에어른이되었지만‘어른의탕’인열탕에는좀처럼몸을담그지않는온탕애호가.몸이찌뿌드드할때나마음이묵직할때목욕탕에간다.깨끗한몸과새로운기분으로목욕탕을나서며생의의지를다진다.
대안학교에서문학과글쓰기를가르치고있다.공저로『언니,꼭그래야돼?』를썼다.

목차

목욕탕에갔어야했는데
온탕애호가쯤으로해두자
어른들의탕
어린몸,젊은몸,늙은몸
요다여사님의세신포스
목욕탕집남자
목욕동행
중국목욕탕과M언니
“통?”
목욕탕원정
목욕탕에서살아나기
그래도목욕탕에간다

출판사 서평

_마음의부드러운결을되찾을때까지나를씻긴다
집에서물받아씻으면되지굳이목욕탕까지갈필요가있을까?그런의구심이든다면다음을읽어보자.

“유리문을열면온몸이따뜻한기운에휩싸인다.각종비누와보디클렌저,샴푸향이살냄새,물내음과뒤섞여콧속으로밀려든다.목욕탕에들어와겨우숨한번들이쉬었을뿐인데몸과마음이반은녹은것같다.사람들의말소리는타일벽과바닥에부딪혀부서지고울리다가물소리와합쳐져귓가에번진다.명확하게인식되는소리가없어서오히려안심이된다.알아들어야할말,듣는순간반응해야하는말에치였던귀가비로소쉴수있다.”

아니면,이런건어떤가.

“온탕에푹들어가앉으면물이턱밑에서찰랑거린다.적당하게따뜻한물에목만내놓고앉는다.평소에의자없이바닥에앉는일이별로없고그런자세로오래앉아있기도쉽지않은데온탕에서만은예외다.참선이나명상을하듯마음의요동없이차분히몇분간머무른다.몸에온기를채우는것,오직그것에만집중한다.이자세로는심장이압박을받기때문에따뜻한충만감을누릴수있는시간은고작몇분에지나지않는다.물에서일어나온탕턱에걸터앉았다가다시푹앉기를반복하고,탕안에사람이적을때는온탕턱에팔을걸치고엎드리기도하면서십여분을보내면입가장자리에찝찔한땀방울맛이느껴진다.”

목욕탕은평화와안식의공간이다.핸드폰배터리마지막칸이깜박이듯기운이사라져가는날,우울과꼼짝하기싫은기분이발목을꽁꽁싸매는날,기운을급속충전시켜주는곳이다.때수건으로손발을밀고발바닥각질을제거하면서몸구석구석에달라붙은피로와근심,질척하고음습한기분을떨쳐내면서깨끗한몸과새로운기분으로생의의지를다져본다.온탕에눈을감고앉으면오늘남이내게던진가슴을후벼파는말들이땀과함께흘러사라진다.눈을감고가만히눈물을흘려도괜찮다.그렇게마음의부드러운결을되찾을때까지나를씻긴다.

_다음목욕을생각만해도힘이난다
이제아무근심없이목욕탕을오가던날들은욕객들의몸을씻기고하수구로흘러들어간물처럼모두지난일이된것일까.저자는여러목욕관리사님들의손길을느끼며덤으로전해듣고건너다보았던인생사들,찰방찰방까르르물장구치는예닐곱살아이들의생명력,목욕탕에서열심히자기몸을돌보는사람들이내뿜는만만치않은내공들,혼자오고싶었지만굳이따라온딸아이와뜻하지않게나누었던속내이야기를추억한다.목욕탕에서몸의활력을얻고생의의지를다져온많은사람들에게목욕탕에가지못하는날들이야말로‘빼앗긴일상’일지모른다.저자는다시목욕탕에갈날을꿈꾼다.목욕탕에서한때우울과무기력을다스리기도했던자신처럼마음이아픈이들이목욕탕에서삶을되찾기를기도하며거리낌없이유리문을밀어젖힐날을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