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방 - 위고의 그림책 (양장)

문어의 방 - 위고의 그림책 (양장)

$15.00
Description
“그런 일은 비밀로 하면 안 돼.
그런 비밀은 혼자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커.
네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어.”

★ 2016 노르웨이어학회 아동청소년문학상 수상작
★ 노르웨이 ‘브라게 문학상’, ‘최고의 아동청소년 도서 비평가상’, ‘문화부 특별상’ 수상 작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가 그로 달레와 일러스트레이터 스베인 뉘후스는 가정폭력, 가정불화, 자녀에 대한 방임과 방치 등 집 안에서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주목해왔다. 『문어의 방』은 그중에서도 집 밖으로 드러나기 가장 어려운 일, ‘친족 성폭력’을 정면으로 다룬 그림책이다. 폭력에 상처 입은 아이의 굳게 닫힌 입과 마음을 열어주고, 가해자에게 빼앗긴 심리적·물리적 공간을 피해자에게 되돌려주는 이야기. 그로 달레는 노르웨이 베스트폴주 성폭력 센터와 협력하여 친족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사례를 모았다. 그리고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장면을 묘사하는 단어와 표현을 고르고, 폭력의 시작에서 해결에 이르는 과정 등을 신중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 ‘어린이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가?’ 하는 의문부터 떠오른다면 이야기 뒤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저자

그로달레

1962년노르웨이에서태어났다.오슬로대학교에서영어와심리학,종교학을공부한뒤시인,소설가,드라마작가등으로활동했다.1987년부터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책을쓰기시작했으며,특히가정폭력을그린『앵그리맨』,우울한엄마의모습을아이눈높이에서바라본『엄마의머리카락』등어린이책에서말하기어려워하고꺼리는주제로작품을쓰면서주목받았다.그림작가인배우자스베인뉘후스와함께여자아이는상냥해야한다는고정관념을꼬집은그림책『상냥함』으로2002년노르웨이최고의문학상‘브라게문학상’을수상했고,딸카이아달레뉘후스와함께창작한『전쟁』으로2014년‘최고의아동청소년도서비평가상’을받았다.어려운주제와심리문제를다룬그림책으로높은예술적성취를보여준공로를인정받아스베인뉘후스,카이아달레뉘후스와함께2019년노르웨이문화부특별상을수상했다.이책『문어의방』으로2016년노르웨이어학회아동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같이놀이할까?내가문어가돼볼게”
:친근한관계에서낯설고위협적으로돌변하는존재를상징하는‘문어’
‘금이’에게는원숭이처럼장난을잘치고웃기고잘놀아주는오빠가있다.어느날금이가방에서혼자놀고있는데원숭이오빠가들어온다.이상하게도문까지걸어잠그는그의표정과숨소리가평소와사뭇다르다.원숭이오빠가속삭인다.“우리같이놀이할까?내가문어가돼볼게.”
작가가친족성폭력을주제로그림책을쓰기위해노르웨이베스트폴주친족성폭력센터를찾아갔을때그곳의책임자는말했다.“문이닫혀있는거죠,잠겨있는경우도있고요.그리고손이요,손에서벗어날수가없다고해요.(피해)아이들은그손에대해계속생각하게돼요.그손을머릿속에서떨쳐버리지못해요.”작가는한번붙들리면스스로빠져나올수없고어디든따라다니고끈질기게달라붙는폭력의순간을‘문어’에빗대어이야기를펼쳐낸다.

●“혹시내잘못은아닐까?내가시작한것은아닐까?”
:성폭력피해자가겪는‘두려움’과‘자기의심’이라는이중의고통을섬세하게헤아리는글
그날이후금이의방,금이의몸,금이의머릿속은모두문어차지가되고만다.금이는숨을쉴수도,말을꺼낼수도없다.문어가어디든따라다니는것같고,문어먹물이입과목을채우고머릿속까지차올랐기때문이다.하지만금이가‘그일’을누구에게도털어놓을수없는데에는그보다더큰이유가있다.세상에서가장믿고따르던가족으로부터폭력을당한뒤금이는어느누구도믿을수없다.
작가는폭력의순간에뿌리치지도,달아나지도,싫다고말하지도못한스스로를자책하는금이의마음을공들여묘사한다.‘혹시내가잘못생각하는것은아닐까?내잘못은아닐까?내가시작한것은아닐까?내가그놀이를하고싶었던것은아닐까?’그리고자기말을아무도믿어주지않을까봐겁낸다.‘엄마가안믿어주면어떡하지?말도안된다고하면어떡하지?내가거짓말을한다고생각하지않을까?’
실제성폭력피해자가부딪히는가장큰어려움이바로여기에있다.여성학자정희진이친족성폭력생존자들의기록모음집『죽고싶지만살고싶어서』(글항아리2021)추천서문에서지적한대로“친족성폭력피해자를가장‘미치게하는’상황은,가족구성원을비롯해피해자의경험을믿지않는사회”이기때문이다.

●“너는혼자가아니야”
:폭력의경험을혼자만의비밀로간직한아이들에게꼭필요한한마디를건네는그림책
이책을출간한뒤,강연초청을받아방문한초등학교에서작가는5~6학년쯤된아이들을모아놓고이책을읽어주었다.낭독이끝나고다른아이들이모두빠져나간강연장에홀로남은아이가작가에게다가와물었다.“나에대해서어떻게알았어요?”작가는그아이에게대답해주었다.자신은그가누군지,그가어떤일을겪었는지전혀모른다고,다만이책에나오는‘금이’이야기는그와같은일을겪은모든아이들에대한이야기라고.그러자그아이가이렇게말했다.“나는나한테만이런일이생긴줄알았어요.”
작가는그아이와의일화를통해힘주어말한다.이책으로아이들에게그들이겪은일이혼자만의비밀이아니라는것,그경험을전하는데사용할수있는말이있다는것을알려주고싶다고.누구든지이책에서금이이야기,문어이야기를빌려숨겨놓은자기이야기를털어놓을수있기를희망한다고.
작가의말에따르면,노르웨이에서만도해마다3천명에가까운아이들이전국22곳의친족성폭력센터에도움을청한다고한다.폭력의경험을끝내털어놓지못하는아이들까지감안하면그수는훨씬더많을것이라고예상한다.이책은어른들을향해이야기한다.‘폭력을경험하고도그것을끝내털어놓지못하는아이들’,통계에담기지못한아이들을위해서라도‘친족성폭력’에대해어른들이과감하게이야기를꺼내고적극적으로그들을도와야한다고.그리고도움을필요로하는아이들이보내는신호를알아차리는현명한어른,아이들의이야기에귀기울이는용감한어른이더많아져야한다고이야기한다.힘든일을겪은아이들에게는그경험을들어줄이가세상에반드시존재한다는것,말로전하기가어렵다면이책의이야기를빌려서라도누군가에게꼭전해야한다는것을이야기한다.
『문어의방』을읽고현명하고용감한어른이지금보다백명더늘어나고그로인해폭력의경험을어른들에게털어놓을수있는아이가한명더늘어난다면,그것만으로이책은충분히의미가있다고작가는말한다.

●세상에는편안한손과포근한팔,안길수있는어깨가있다
:폭력이망가뜨린몸과생각을회복시키는말과그림의힘
『문어의방』은나쁜경험에서출발하지만결국안도감을주는책이다.현명하고용감한엄마의도움으로문어는사라지고,금이는자신의빛을,숨쉬고생각하고장난치고잠자고꿈꾸면서살아가는일상을되찾는다.“세상에는편안한손이있고포근한팔이있어.도움을주는명랑한손가락이있어.안길수있는어깨,부드럽고다정한가슴,그리고크고친근한등과엉덩이도있어.”밝은햇살아래엄마품에안긴채금이는바깥세상을가득채운사람들의다양한몸을바라본다.자기몸을긍정하고,남의몸을사랑하고존중하는법을다시배운다.
『문어의방』에서그림은글이미처담지못하는상황과분위기를묘사한다.그림속에서‘금이’의일상은금빛으로표현되다가‘문어’의등장이후잿빛으로어두워지고,엄마의도움으로문제가해결된이후다시예전의금빛을회복한다.태블릿PC에온통정신을빼앗긴원숭이오빠,스마트폰에만시선을고정한채집안일에는무관심한아빠는집안에서벌어진폭력의배경을어렴풋하게짐작하게한다.장면마다등장하는동물장난감들의행동과표정,집안곳곳에어지럽게놓인물건들은긴장감을높이거나안정감을전하는장치로활용되면서글뒤에숨은이야기들을여러방향으로상상하게한다.부부작가가오랫동안협업하여어려운주제를그림책장르안에서제대로풀어내기위해노력해온결과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