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외국어(큰글자도서)

아무튼, 외국어(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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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무튼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 외국어 방랑자의 마음은 쉽게 정박하기 어렵다
아무튼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외국어 방랑자이다. 외국어 배워보기라는 취미 생활을 갖고 있는 저자는 심지어 전혀 모르는 말도 독학을 한다. 책 한 권을 사다가 그냥 무작정 들여다보거나 오가는 출퇴근길에 괜히 들어보고 마는 식이다. 그것이 중국어로부터 시작되어, 아니 그 앞에는 일본어가 있었고, 그 후로 독일어나 스페인어로 이어지는 기묘한 방랑생활이 되었다. 관심은 많지만 열심히는 하지 않는 꾸준함, 습관적인 게으름 속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지는 이 집요한 미련을 해부(?)하고자, 미지의 외국어가 어째서 나를 매혹시켰는지, 혹은 그 매혹이 문득문득 어떻게 다시 일상에서 발현되곤 하는지를 더듬는다.


“이런 뜬금없는 질척거림, 말에 대한 쓸데없는 동경이
때때로 한국어로 가득 찬 지루한 일상의 마라톤을 버티게 해준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우리에게 없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순간들 때문에 책을 금방 덮기도 하지만, 간혹 입으로 읊조렸던 단어들이 귀에 들릴 때, 여행지의 안내문에서 아는 단어가 튀어나왔을 때 반가워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괜히 혼자 뿌듯해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순간은 극히 드물고, 평소에는 사실 그냥 크게 쓸 일이 없을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대견하고 어쩐지 시간을 좀 가치 있게 쓰는 것 같아 미묘한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모든 외국어 방랑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집요한 습관 혹은 미련은 무엇일까? 저자는 말한다. 아무래도 이번 생에 외국어를 잘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뜬금없는 질척거림, 모르는 말에 대한 쓸데없는 동경이 때때로 한국어로 가득 찬 지루한 일상의 마라톤을 버티게 해준다고.
저자

조지영

문학청년의꿈을품고불어불문학과에입학했으나재능과노력어느요건도충족하지못해졸업이후일찌감치전공과무관한직업을택하여오늘도출퇴근에매진하고있다.오래전TV평론가공모전에당선되었던추억이있지만,본방사수가어려운관계로활동은전무하다.
연중돈을벌고연휴에돈을쓰며명절피란을단행하는등틈틈이이국으로의도피를모색하다연휴가끝날무렵냉큼돌아오는일상을반복하며근속일수를늘려가고있다.귀국행비행기에서‘이나라말을배워서다시오자’다짐하면서.

목차

아마도,아마도,아마도
어느나라에나철수와영희가있다

Bienvenue!
전공불문입니다만
알리앙스여안녕!
나는그사람이아프다

Willkommen!
데어데스뎀덴디데어데어디
안녕히계세요,또만나요,잘가요
어제의세계

¡Bienvenido!
‘바르셀로나의모험’같은제목을걸고
내사랑,내마음,너의눈
우나세르베자,포르파보르

ようこそ!
그것은일본어의첫키스니까
듣기와말하기만이라도어떻게좀안될까?
아무튼,계속쓰고,뛰며,싸워나가는

欢迎!
미국식커피를마신다
애타게청명검을찾아서
등려군의달,왕페이의달

지금이아닌언젠가,여기가아닌어딘가

출판사 서평

큰글자도서소개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함으로써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떠나지않고떠난척해보고싶은‘이루어질수없는사랑’과같은,
모든외국어방랑자들의마음”

그렇게여러언어를기웃거리다마흔이훌쩍넘어버린저자는,잉에보르크바흐만이로마로떠나거나,나무를심거나혹은아이를낳게되리라예언(?)했던나이가놀랍게도‘삼십세’였다는생각에흠칫놀라며,“로마로떠나지도못했고,나무는커녕작은화분하나제대로키워본적이없고,엄마가되지않은채마흔도가볍게넘어버린지금은,솔직히말해서로마로떠났다가도돌아와야할시기가아닌가생각”한다.자우림의〈샤이닝〉의첫구절,“지금이아닌언젠가,여기가아닌어딘가나를받아줄그곳이있을까”를들을때마다마음이크게일렁인다.하지만,그일렁임의파장이예전만큼아주오래지속되지는않는다.자신이늙어가는것보다훨씬빠르게 지나가버리는부모의시간들때문이다.왜그때,훌쩍떠나지못했을까,떠나서돌아오지않겠다고마음먹었다면지금과는다르게살고있었을까감상에빠지다가도,“주말에집에오냐?”,“카톡으로온사진저장이안된다”,“집에와이파이가끊긴다”하시는엄마의시시콜콜한VOC를듣고있으면한편으로깊은안도가된다.그러므로쓸일도없는프랑스어를기억하려고애쓰고,뜬금없이독일어관사와씨름을해대고,일드의명대사를반복하거나스페인어노래를따라부르거나중국어성조를외우며고개를위아래로올렸다내렸다하는것은,떠나지않고떠난척해보고싶은‘이루어질수없는사랑’과도같다.

“모든언어는그언어가그언어일수밖에없는개성과
그개성이라는예쁜말뒤로어마어마한협곡이있다”

Bienvenue!
과거시제만다섯개가돼프랑스사람들도헷갈린다는이상한(?)언어.마치중력을거스르듯이,온갖형식미와문법을사랑하는,심지어구어체로는쓰지않는시제도있는고고한언어를짝사랑했다.애초에한국어네이티브가잘할수있는가능성자체가희박하고, 프랑스에놀러갈일이라도없으면죽을때까지쓸일이없을것같은말인데,꼭하나만잘하고싶은말을택하라고한다면,나는프랑스어를선뜻택하게될것같다.프랑스에갈때마다그불친절함에기겁하면서도또가고또가게되는희한한마음과도닿아있다.너무어렵고도도한말.이루어질수없는첫사랑처럼.

Willkommen!
관광객주제에너무관광지같지않았던그분위기가좋아서,듣다보면은근히매력있는그발음이-폭스바겐광고의그‘dasAuto’같은-좋아서독학을시도했다. 강박적으로모호함을싫어하는,융통성없는이언어를,‘어제의세계’를기억하는말들을알고싶어졌다.쓸모없는진중함,효용을바라보지않는진실함같은것,1+1=2처럼딱떨어지는에누리없는말들의매력을느껴보고싶었다. 

¡Bienvenido!
스페인어는정다운언어라고생각한다.‘한’이라든가‘정’이라는정서,혹은‘효’라는개념이우리한테만있는특산품처럼여기는사람들이있지만,〈코코〉만봐도,거기도있을거다있다.한도있고,정도있고,심지어그효도있고그렇다. 스페인어를들으면,정말이지독일어는세상무뚝뚝하고,프랑스어는살짝간질거리는것같고,영어는새삼밍밍하다.왜그런지잘모르겠지만,스페인어는확실히모음으로끝나는단어가많아서인지부드럽기도한느낌이다.언어에서전해지는무작정밝은양지의느낌,그특유의명랑한템포도좋았다.물음표도느낌표도괄호열고괄호닫는느낌으로,심지어거꾸로세워둔표시도장난스러워서재밌다.

ようこそ!
어쩐지일본어는‘마음만먹으면’금방할수있을것같은,근거없는자신감으로그냥두고(?)있는데,마치‘우리애가공부를안해서그렇지마음만먹으면금방성적이올라갈것’이라고생각하는,공부못하는자식을둔부모의심정이혹시이런건가,싶다.한참기무라타쿠야의일드를빠져서볼때는자막없이도무슨말인지알것같다고착각할때도있었지만,정말자막없이본적은없다.나도일본에가서맛있는음식을주문하기위해일본어능력시험1급을땄다는가수이적과같은스토리를가져봤으면좋으련만.

欢迎!
차마〈화양연화〉때문이라고는못했지만,그야말로전혀알아들을수없었던그미지의언어를,조금이라도엿보고싶었다.프랑스어처럼시제가괴물같지않고,독일어의무시무시한관사같은것도없지만,중국어는보어가복잡하다.자괴감만아니라면,조급함만없다면,오래오래배워볼수있는언어라고생각한다.병음이적혀있지않은,띄어쓰기없는기나긴한자의행렬을보고있자면,그자체로만리장성이나자금성의위용이느껴진다.

[출판사서평]
‘나를만든세계,내가만든세계’아무튼,00

‘생각만해도좋은,설레는,피난처가되는,당신에게는그런한가지가있나요?’아무튼시리즈는이질문에서시작되었다.시인,활동가,목수,약사,일러스트레이터등다양한활동을하며개성넘치는글을써온이들이자신이구축해온세계를각권의책에담아냈다.‘나를만든세계,내가만든세계’라는교집합을두고피트니스부터서재,망원동,쇼핑,게스트하우스,계속,스릴러,스웨터,외국어같은다양한주제를솜씨좋게빚어한권에담아마음에드는주제를골라읽는재미를더했다.길지않은분량에작은사이즈로만들어져부담없이그세계를동행하는경험을선사한다.특히이시리즈는위고,제철소,코난북스,세출판사가하나의시리즈를만드는최초의실험이자유쾌한협업이다.색깔있는출판사,개성있는저자,매력적인주제가어우러져에세이의지평을넓히고독자에게쉼과도같은책읽기를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