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양장본 Hardcover)

열정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친구는 사라지고, 아내는 죽었지만, 나는 살아서 친구를 기다린다.
두 남자와 한 여자를 파괴한 열정적이고 비극적인 드라마『열정』. 어린 시절부터 24년 동안 거의 언제나 형제처럼 붙어 지냈던 두 친구가 헤어진 지 41년 만에 만나 하룻밤 동안에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소설의 배후에는 삶과 운명, 사랑과 진실에 대한 마라이의 깊은 인식과 성찰이 자리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와 같은 두 친구, 헨릭과 콘라드. 콘라드는 헨릭의 아름다운 아내 크리스티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비겁하게 도주해버린다.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진 연인과 8년간 가혹한 침묵을 지키는 남편 사이에서 크리스티나는 죽음을 택하고……. 친구는 사라지고, 아내는 죽었지만 헨릭은 살아서 친구를 기다린다. 분노와 절망 그리고 고독 속에서 보낸 41년. 죽음을 앞둔 인생의 황혼 즈음에 마침내 콘라드가 헨릭 앞에 나타난다.

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으며, 이런 비극 앞에서 인간은 어떻게 과연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저자 마라이는 사랑과 우정이 빚어낸 비극의 원인과 비극 앞에 선 인간의 혼란과 갈등을 파헤치기 위해서 인간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여러 가지 존재론적인 문제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죽음을 앞둔 노인의 고백을 통해 결국 우리 인간들은 살면서 부딪치는 중요한 문제들에 말이 아니라 삶으로, 전 생애로 대답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저자

산도르마라이

저자산도르마라이는1900년독일과헝가리문화의접합지이며,1차세계대전후체코에귀속된캇사에서태어났다.마라이의아버지집안은작센에서이주한독일계통이라고알려져있다.그는유년시절부터헝가리어와더불어독일어를말하고배웠다.그리고슬로바키아어도약간말할수있었으며,당시중부와동부유럽의시민계층에서대부분그랬듯이프랑스어를배웠다.
그가대학생활을시작한부다페스트는당시다른도시들과마찬가지로급진적인변화의징조가뚜렷했다.군주제에서좌익공화국으로,그리고다시우익호르티정부로의변화.마라이는눈앞에서“모든것이붕괴한다”는느낌을떨칠수없었다.그는헝가리를떠나라이프치히의신문학연구소에서강좌를수강한다음,프랑크푸르트암마인으로옮겨『프랑크푸르트신문』에독일어로기고하기시작했다.귀족의작위를받은작센-메렌-헝가리시민가문에서출생한마라이는독일과헝가리양국의언어에능통했다.
1923년잠시베를린에체류한후,그는같은고향출신의젊은부인과함께파리로이주했다.그곳에서그는『프랑크푸르트신문』에계속기사를쓰는한편,유랑민과같은생활을하면서당대의위대한시인들의작품을읽는다.그가운데그는카프카·트라클·벤등의작품을헝가리어로번역한다.카프카에대한헝가리최초의비평역시그의손을거쳐1922년『카샤우신문』에실린다.1927년그는중동여행기『신들의흔적을좇아-여행소설』을출간한다.
그후그는영영잃어버린조국애를키우기위해서가아니라헝가리말로쓰기위해고국으로돌아간다.거기서그의왕성한작가활동이시작된다.서정시·산문·희곡그리고마라이의장기라할수있는수상록『가난한이들의학교』(1933),『나라,나라』(1945~1947)등에서그는중부유럽의상황을선명한필치로절조있게논평하고,타국에서뿐아니라헝가리에서도드러나는자신의이중적인이질감을설명한다.그리고마라이는『어느시민의고백』(1934)으로성공을거두어유명해지기시작한다.당대의저명한한비평가는이렇게말했다.“이고독한작가의커져가는인기를무엇으로설명할수있을까?그의글밑바탕에웅크린존재론적인문제들때문이아닐까!”
마라이는당시대중들의마음을사로잡고영향을미친몇안되는작가중한명이었다.그런데도그는이러한성공을뒤로하고1948년,고개를쳐든독재에혐오를느껴헝가리를떠난다.게오르그루카치가그를골수보수주의자로공격하면서그는숨막히는질식감을느낀것이다.처음에그는나폴리에정착하지만,1952년뉴욕으로이주한다.그는뉴욕에대해이렇게말했다.“흥미있는도시,사람이살기에적합하지않아애석하기그지없다.”마라이는당시미국시민권이있었지만1968년에이탈리아의사례르노로건너가10년이상머무른다.그러다가다시1979년미합중국의샌디에이고로돌아간다.
이무렵역사·신화·성경에관련된주제를비유적이고함축적으로다룬소설들을헝가리어로집필한다.마라이는망명지에서뿐아니라헝가리에서도전과다름없이커다란반향을일으켰다.헝가리의독재정권은그의책들을금지했지만,그는여전히많은사람들의사랑을받았다.그는동시에1943년에시작한일지를1983년까지계속쓰는한편(일지는방대한분량뿐만아니라내용상으로도그의작품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한다)1931년에서1947년사이에집필한대하소설『가렌의업적』의내용과문체를수정한다.
그의망명생활은고독과쓸쓸함의연속이었다.스위스에서1년,이탈리아에서2년,그가증오한뉴욕에서15년,다시이탈리아,그리고결코안식처가될수없었던마지막거주지캘리포니아해안의샌디에이고.그는그곳에서아는사람이아무도없었다.그러나이낯설기만한타향에서의고독이때때로유럽을생각나게하는뉴욕에서의상실감보다견디기쉬었다.게다가샌디에이고에서는적은수입으로어떻게든생활을꾸려나갈수있었다.
마라이는헝가리망명인사들의모임에도전혀참여하지않고,헝가리문인협회가정치적인화해의표시로발송한초대장도거절한다.그리고헝가리에서자신의희곡이상연되는것과작품이출판되는것을거부한다.그의고독을대변해주듯수상록『하늘과땅』(1942)에는이러한문구가있다.“파스칼·횔덜린·니체를파괴했듯이,고독은사람을파괴할수있다.그러나유혹한다음무덤속에내팽개치는세상에아첨하는것보다는이러한실패,붕괴가사색하는인간에게더어울린다.……혼자남아대답하는것……”
60년이상생을함께한부인이죽었을때그는오히려이렇게말했다.“나는그녀와완전히하나다.……그녀는마치독립된개체가아닌것같다.……그녀는아름답다.사멸의아름다움은청춘의도도한아름다움이나완벽한여성미보다때때로더설득력이있다.”이렇듯자신과완벽하게합일한인간의사멸에대한관찰은동시에자신의죽음에대한신중한준비라고볼수있다.게다가부인에이어의붓아들마저갑자기세상을떠났을때,그는완전히혼자남았다.그러나그는이러한상황을반어적으로표현했다.“그래서나는지루하지않다.”그러고나서그는권총을산다음경찰강좌에서무기다루는법을배운다.
그의고향은그때까지그를계급의적,배반자로칭했으며,거의40년동안그에대해침묵으로일관했다.그와그의작품이아예존재하지않는것처럼느껴질정도였다.그런데도그는추호의의심없이말했다.“어디로떠밀려가든지,나는항상헝가리작가일것이다.”
그는젊은날한때독일어로글을쓴적이있었으며,영어도능숙하게구사할수있었다.그러나그는이지구상에서잘해야천만명남짓한사람만이이해할수있는소수민족의언어에서가능한최대의것을얻어내는데자신의사명이있다고보았다.
그러나어쨌든우리에게는독일어번역들이그의예술의한가닥빛을전해주어참으로다행이다.그는지극히아름다운문장들로시적인깊이를창조했다.그때문에씌어진지60~70년이지난오늘날에도그의소설들은선명함과생명력,슬픔과사랑을우리에게안겨준다.
1988년‘전환기’가예고되었을때,부다페스트의출판사세곳에서그의대작을출판하려고노력했다.그러나갑자기깨어난이러한관심이그를움직일수는없었다.그는러시아군대가완전히물러나고자유로운민주선거가실행된다음에야자신의작품을출판할수있다고고집했다.
“문인협회라는사람들이집으로전화해서나와내책들의기념비를만들겠다고한다.……모든기념비공동의운명은개들이발치에오줌을눈다는것이다.”
그는어떠한초대에도응하지않았다.정치적인전환기가새로운답변을요구하기직전인1989년,세상과완전히격리되었을뿐아니라더이상글도쓸수없게된마라이는샌디에이고에서스스로목숨을끊었다.89세의그는거의한세기를헤아리는자신의삶을권총으로마감했다.그는죽음앞에서도자유로운정신일수있는권리를주장한것이다.그의죽음은그가고국으로돌아갈수있는날을무려41년이라는긴세월동안기다린끝에내린결론이었다.그리고그는그의부인처럼자신의유골을태평양에뿌려달라고했다.

목차

열정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어린시절부터24년동안거의언제나형제처럼붙어지냈던두친구가헤어진지41년만에만나하룻밤동안에나누는대화가소설의내용을이룬다.그러나이간단해보이는소설의배후에는삶과운명,사랑과진실에대한마라이의깊은인식과성찰이자리하고있다.
존재의심연에뿌리를두고있는인간의본성과심성을정확하게꿰뚫고묘사한문학은예로부터시공의제약을뛰어넘어많은이의마음을사로잡고힘을발휘했다.주인공헨릭은어느날,쌍둥이형제처럼지낸절친한친구와사랑하는아내에게기만당한것을안다.존재를뿌리까지송두리째뒤흔드는이갑작스러운사건은결국세사람의인생을파괴한다.
친구콘라드는말한마디없이세상의다른끝으로종적을감추고,삶의양지쪽에서부족함없는삶을영위하던헨릭은배신감과절망에휩쓸려고독으로칩거한다.그리고한집에살면서도가혹하게8년동안침묵을지키는남편과비겁하게도주한연인사이에서헨릭의아름다운부인크리스티나는결국죽음을택한다.그러나헨릭,노장군은살아서친구를기다린다.오로지이기다림때문에그는분노와절망,고독속에서도오랜세월목숨을부지할수있었다.그는보이는현실이면에숨어있는진실,즉어떻게그런일이일어날수있었으며그것은인간의본성과어떤관계를가지고있는지알고싶어한다.
마침내죽음을앞둔인생의황혼에서콘라드가돌아오고,헨릭의독백이나다름없는대화를통해41년전서로세상에서가장소중하게여겼던세사람을파괴한드라마가서서히우리앞에펼쳐진다.마라이는오묘하게결합한수정의한면한면을보여주듯이,짧고응축된언어로비밀에덮여있던지난사건을불러낸다.
동시에그는사랑과정열,우정과신의,진실과거짓,자긍심에대한문제를냉정하고단호하게끝까지파고든다.성찰과사건은서로맞물려긴장을고조시키고사건의깊이를더하면서사랑과증오,배반과분노의교향곡을엮어낸다.이와같이삶의여러가지문제들을끝까지추적하면서도극적긴장을유지하고독자를사로잡는뛰어난기교에서마라이의높은예술성을분명하게확인할수있다.
왜그런비극적인사건이일어났으며,이런비극앞에서인간은어떻게과연현명하게대처할수있을까.마라이는사랑과우정이빚어낸비극의원인과비극앞에선인간의혼란과갈등을파헤치기위해서인간의내면에웅크리고있는여러가지존재론적인문제들로거슬러올라간다.
명예와신의를목숨처럼소중히여기고현실의삶에충실한부류와,현실에서한걸음뒤로물러나정신과예술을좇는,삶의다른기슭에선부류,두부류로인류를가르는인간존재의이원성,운명과삶과의관계,타고난본성이나성격이삶에서하는역할의문제등이집약적으로전개된다.
결국마라이는우리인간들은살면서부딪치는중요한문제들에말이아니라삶으로,전생애로대답한다고결론짓는다.긴밤을지새면서지난일을돌이킨다음새벽녘,일흔다섯살의노장군은말한다.“어느날우리의심장,영혼,육신으로뚫고들어와서꺼질줄모르고영원히불타오르는정열에우리삶의의미가있다고자네도생각하나?무슨일이일어날지라도?그것을체험했다면,우리는헛산것이아니겠지?”
목숨을바칠정도로아내를사랑하면서도분노와배신감때문에죽게내버려둔그의회한어린이런고백에는우리인간의어쩔수없는본성과이본성에서비롯되는운명에대한깊은인식이깔려있다.우리는자신이진정으로원하는것을잘모를뿐아니라,안다해도대부분원하는것과는다르게행동한다.
세상을떠난아내를그리워하며나머지인생을보내는것이자신의운명이었다는,죽음을앞둔노인의고백앞에서우리는인간으로서의한계와슬픔을느끼지않을수없다.

[책속으로추가]

"자네가떠난다음"
긴장을조성하는중요한이야기를끝내고이제편하게잡담을하는사람들처럼장군은친밀하게말한다.

"우리는자네가돌아올거라고오랫동안믿었네.여기있던사람모두자네를기다렸어.다들자네친구였지.자네는좀괴짜였어.말이과했다면용서하게.자네에게음악이더소중하다는것을알고있었기때문에,우리는그럴수있다고생각했네.자네가왜떠났는지아무도몰랐어.하지만우리는그럴만한이유가있을거라고생각했지.진짜군인인우리와는달리자네에게는모든게더힘들다는것을다들알고있었어.

자네는잠시스쳐지나간다고생각한것이우리에게는소명이었고,자네에게위장이었던것이우리에게는운명이었어.자네가이위장의껍질을벗어던졌을때,우리는놀라지않았네.그러나우리는언젠가자네가돌아올거라고믿었어.아니면소식이라도전하든지.우리중몇몇은그럴거라고생각했지.솔직히말해,나도그중의한사람이었네.크리스티나도마찬가지였고.자네가기억하는연대의몇사람도그랬네."

"나는별로기억나지않네."
손님은무관심하게말한다.
"그래,자네는많..."자네가떠난다음"
긴장을조성하는중요한이야기를끝내고이제편하게잡담을하는사람들처럼장군은친밀하게말한다.

"우리는자네가돌아올거라고오랫동안믿었네.여기있던사람모두자네를기다렸어.다들자네친구였지.자네는좀괴짜였어.말이과했다면용서하게.자네에게음악이더소중하다는것을알고있었기때문에,우리는그럴수있다고생각했네.자네가왜떠났는지아무도몰랐어.하지만우리는그럴만한이유가있을거라고생각했지.진짜군인인우리와는달리자네에게는모든게더힘들다는것을다들알고있었어.

자네는잠시스쳐지나간다고생각한것이우리에게는소명이었고,자네에게위장이었던것이우리에게는운명이었어.자네가이위장의껍질을벗어던졌을때,우리는놀라지않았네.그러나우리는언젠가자네가돌아올거라고믿었어.아니면소식이라도전하든지.우리중몇몇은그럴거라고생각했지.솔직히말해,나도그중의한사람이었네.크리스티나도마찬가지였고.자네가기억하는연대의몇사람도그랬네."

"나는별로기억나지않네."
손님은무관심하게말한다.
"그래,자네는많은일을겪었지.저기바깥세상에서.거기에서는쉽게잊어버리지."

"아닐세."
상대방은말한다.
"세상은아무것도아닐세.중요한것은절대로잊어버리지않는다네.나이가든훗날에서야,나는그것을깨달았네.사소한것든존재하지않아.그런것은꿈처럼그냥던져버릴수있어.연대는기억나지않네."
그는고집스럽게말한다.---p.121

"자네가떠난다음"
긴장을조성하는중요한이야기를끝내고이제편하게잡담을하는사람들처럼장군은친밀하게말한다.

"우리는자네가돌아올거라고오랫동안믿었네.여기있던사람모두자네를기다렸어.다들자네친구였지.자네는좀괴짜였어.말이과했다면용서하게.자네에게음악이더소중하다는것을알고있었기때문에,우리는그럴수있다고생각했네.자네가왜떠났는지아무도몰랐어.하지만우리는그럴만한이유가있을거라고생각했지.진짜군인인우리와는달리자네에게는모든게더힘들다는것을다들알고있었어.

자네는잠시스쳐지나간다고생각한것이우리에게는소명이었고,자네에게위장이었던것이우리에게는운명이었어.자네가이위장의껍질을벗어던졌을때,우리는놀라지않았네.그러나우리는언젠가자네가돌아올거라고믿었어.아니면소식이라도전하든지.우리중몇몇은그럴거라고생각했지.솔직히말해,나도그중의한사람이었네.크리스티나도마찬가지였고.자네가기억하는연대의몇사람도그랬네."

"나는별로기억나지않네."
손님은무관심하게말한다.
"그래,자네는많..."자네가떠난다음"
긴장을조성하는중요한이야기를끝내고이제편하게잡담을하는사람들처럼장군은친밀하게말한다.

"우리는자네가돌아올거라고오랫동안믿었네.여기있던사람모두자네를기다렸어.다들자네친구였지.자네는좀괴짜였어.말이과했다면용서하게.자네에게음악이더소중하다는것을알고있었기때문에,우리는그럴수있다고생각했네.자네가왜떠났는지아무도몰랐어.하지만우리는그럴만한이유가있을거라고생각했지.진짜군인인우리와는달리자네에게는모든게더힘들다는것을다들알고있었어.

자네는잠시스쳐지나간다고생각한것이우리에게는소명이었고,자네에게위장이었던것이우리에게는운명이었어.자네가이위장의껍질을벗어던졌을때,우리는놀라지않았네.그러나우리는언젠가자네가돌아올거라고믿었어.아니면소식이라도전하든지.우리중몇몇은그럴거라고생각했지.솔직히말해,나도그중의한사람이었네.크리스티나도마찬가지였고.자네가기억하는연대의몇사람도그랬네."

"나는별로기억나지않네."
손님은무관심하게말한다.
"그래,자네는많은일을겪었지.저기바깥세상에서.거기에서는쉽게잊어버리지."

"아닐세."
상대방은말한다.
"세상은아무것도아닐세.중요한것은절대로잊어버리지않는다네.나이가든훗날에서야,나는그것을깨달았네.사소한것든존재하지않아.그런것은꿈처럼그냥던져버릴수있어.연대는기억나지않네."
그는고집스럽게말한다.---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