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 부르지 마라 (일당 김태신 자전소설)

어머니라 부르지 마라 (일당 김태신 자전소설)

$17.68
Description
지금도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나는 늘 외로웠다. 부모가 그리웠고, 특히 모정(母情)이 그리웠다. 중학생이 되어 겨우 어머니가 수덕사에 있다는 비밀을 알고 찾아 갔을 때, 어머니 스님은 나에게 ‘어머니라고 부르지 마라’ ‘나는 세속의 인연을 끊고 산에 온 스님이다’라고 냉랭한 말 한 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림에 몰두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그리면서 항상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가 산에 살고 계셨기에 산수(山水)를 그리면서 어머니를 생각하곤 했다. 산에는 어머니가 계시고, 그 어머니는 관세음보살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나이 미수(米壽)에도 나는 산수를그리면서 그 속에 살아 계실 어머니를 그린다.

-저자의 말에서-

한국 북종화를 되살려 한국 미술계의 큰 획을 긋다!

그의 그림에는 구도적 삶이 녹아 있다. 화폭 앞에 앉아 붓을 들 때는 간절한 기도가 앞선다. 그리고 특히 중생구제를 위해 그리는 스님만의 독특한 그림인 「명당도(明堂圖)」를 그릴 때에는 전통적으로 방위(方位)의 수호신으로 알려진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를 중생보호의 기원을 담아 밑그림으로 그린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바로 그림을 통하여 구세(救世)하려는 스님의 염원인 것이다. 실제로 스님의 이런 그림을 가진 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겪은 신비한 영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스님은 한평생 구도하는 자세로 살아왔고, 구도하는 자세로 그림을 그려왔고, 구도하는 자세로 북종화를 살려내고 있다. 누구든 그의 그림을 보고자 할 때 피상적으로 모습이나 소리로 보고자 한다면, 그의 그림 또는 그의 내면세계를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이다.

- 추천의 말에서 -
저자

김태신

일당김태신(日堂金泰伸)

일당김태신은1922년,여류시인이자당대최고의비구니스님으로칭송받고있는일엽(一葉)스님을어머니로,일본의최고명문가오다도켄의후손인오다세이조(太田淸藏)를아버지로세상에태어났다.
그러나부모님의이루어질수없는사랑때문에고독한날들을보냈지만이당(以堂)김은호(金殷鎬)화백과일본최고의인물화가이토신스이(伊藤深水)에게사사하면서도쿄제국미술학교를졸업하였고,모정에대한갈증을그림으로승화시켜석채화의대가,일본화단의거목으로자리잡았다.일당의그림은자연애와강렬한채색을통한감정표현에성공했다는평을듣고있는데,그화폭에그려진자연은다름아닌어머니인것이다.
그가출생의비밀을알기까지와모정에목말랐던어린시절,젊은날의사랑,그리고휘몰아치는20세기초부터현재까지이어지는역사의소용돌이속에서느꼈던애증(愛憎)은대하소설그이상이다.
이러한경험속에서인생을관조(觀照)하였고,결국에는환갑을넘긴나이에불가에귀의하여더욱그림을통한인생과수행을통한인생을결합시키면서인생의의미를노래한다.
일당김태신은2014년12월25일에세수93세,법랍27세의일기로영면하였다.

목차

|저자의말
|출간을기리며
|화보

이루어질수없는사랑
유년의뜰을지날때
가랑잎하나가되어
모정의세월

운수남자가되어
불이문을향하여
내일이없던시절
탈출

현해탄은말이없다
사랑과상실
도쿄의빛과그림자
옴마니반메훔

여럿이서혼자서
못다한정
어머니의길을따라
회향을위하여

|부록:풍수용맥도

출판사 서평

한국북종화의부활을이룩하며어머니를그리는화승!
그속에녹아있는한국현대사!

김태신은김태신이라고불리는것말고도많은이름을가지고살아왔다.어렸을때는오타마사오에서송영업,김설촌그리고마사오의한국식발음정웅,설촌의일본식발음유키무라로도불렸다.마사오,영업,설촌,정웅,유키무라이모든이름들은김태신자신을가리키는말이었지만,많은이름만큼이나자신의정체성에대해고뇌하는삶을살게된다.그리고그많은이름들을뒤로하고자신의의지와자신의힘으로자신의길을걸어가면서김태신이라는이름을사용하기시작했다.또한그의이름만큼이나많은부모를모시게된다.김태신을이세상으로낳아주신김일엽과오타세이조,그리고그를키워준신천송기수아버지,경성이당아버지,김천김봉률아버지,일본의신도아저씨를비롯하여,만공스님과나혜석아줌마를부모처럼생각했다.그리고김태신이라는이름석자앞에붙는수식어역시많이있다.화가로서북종화의대가,어머니의길을따라걷기시작하면서스님이라고불린다.
이렇듯한사람의인간으로서상황에따라이렇게많은이름으로불려진사람은없다.이책은드라마의소재인출생의비밀을안고태어나영화보다더영화같은삶을살아온일당김태신의이야기이다.

1.기구한인생의드라마
김태신의삶의배경에는한국현대사의기구함이그대로깔려있고,한국현대사에서빼놓을수없는인물들과의교유가그대로드러나있다.제일먼저등장하는인물은어머니로한국현대사에서빼놓을수없는신여성김일엽과,일본사의중심에우뚝서있던오타가문의장남으로일본경찰학교를창설한아버지오타세이조와일본국책은행총재였던그의할아버지가등장한다.그의부모가이렇듯특별하였기에결코원만한가정생활을부모와함께누릴수없었던김태신의어린시절은외로움과그리움의연속이었다.함께할수없었던부모였지만김태신의뒤에서항상그를아끼며자신들의측근에서자라게하며보살펴주었던것역시부모의사랑이었다.그러나특별한부모보다는평범한부모밑에서살고자했던그의소망과는달리한국현대사를움직인수많은정치·문화·예술·종교계의인물들과자기도모르게교유하면서살아왔으며,또해방후의이념대립속에서웃지못할경험을하게되지만이것도역시한국현대사의한단면이었다.

2.한국현대사의산증인,민족의수난사
그렇다고이책을김태신개인의일생을어머니를그린흥밋거리의‘사모곡’만으로치부해버리기엔역사적배경과그삶의여정이너무나방대하다.
개화기에만났던이당김은호·운보김기창을비롯한한국화단을이끈이들과의교유가있었고,일제강점기라는특수한배경아래에서독립운동관계인물들을만나서심부름을하였으며,불교계의거두를친아버지처럼가까이할수있었기때문에그의이야기를통하여독립운동의모습과불교계의인물들을통한현대사를읽을수있다.
해방후에벌어진남북교류의중단시점에그가북한에갔다가붙잡혀김일성초상화를그리었고,천신만고북한을탈출하였던경험한것은바로한국현대사의비극을설명한다.또일본에서의경험은재일동포들의어려운역경을볼수도있다.한국전쟁으로일본에서귀국할수없었던그는그리던어머니의나라로오고자하였지만또이념적대결이라는사회적배경과북종화를부활시킨그의화가로써의실력은한국에서오히려질시속에빨갱이로몰아가는수모를겪기도한다.
천신만고한국으로의귀환이실현되었지만이제는또그의그림에대한주변의욕심이그를어렵게만든다.그의노력으로이룩하려던미국에서의동양대학은꿈이산산조각나는속임수에빠지게되기도한다.그의동양화를왜색그림이라고혹평하여한국에서의활동을방해하는화단(畵壇)도있다.태생적으로일본에서는조센징으로한국에서는왜색으로차별받으면서외로이북종화를부활시키고석채화를부활시킨그의이야기는한국현대사가보여준민족의비극이한개인의삶에어떻게투영되는가를단적으로보여주는우리민족의수난사이다.

3.한국미술사,북종화의부활을꿈꾸며
한국최고의화가이당(以堂)김은호(金殷鎬)화백에의양자로들어가사사하고,해강(海崗)김규진(金圭鎭)선생과청전(靑田)이상범(李象範)선생에게도가르침을받은김태신은한국미술계를이어받는화가이다.또한일본에서이토신스이(伊東深水)선생,데라지마시메이(寺島紫明)선생에게사사했다.그러한점에서김태신은우리나라동양화의정맥을이었으며,그위에일본의동양화를접목시켜일본화이거나한국화이거나중국화가아닌동양전체를아우르는북종화를부활시킨것이다.특히남종화에치우쳐있는한국의화단만이아니라동양전체로보아서역사적인일이라고할수있다.

4.한국불교계의역사적흐름
어린시절어머니김일엽을찾아갔던수덕산에서부터김태신은불교와인연을맺게된다.어머니의영향이었을까그의삶에는만공,탄옹,동산,적음,백용성,한용운등많은한국불교계의고승들과의인연을맺으니이는운수납자(雲水衲子)의수행도정을연상시킨다.그리고어린시절부터그렇게꿈꿔왔던승려로서의삶을위해자신이가지고있던모든지위와명예를내려놓고그의나이70을바라보던그시점에홀연히머리를깎고절에들어가게된다.그런점에서본다면이책은불자들에겐긴수도행로의신앙적고백서라고도여겨질수있다.

따라서이책은애틋하고감격한어머니에대한모정을그린사모곡인동시에,한개인의역사를통하여민족사의비극적단면을조명한서사시.한국미술계의계보서임과동시에운수납자로서의수행과인생철학이조화롭게어우러진하나의한국근대사인것이다.
개인적역사적아픔을딛고일본이라는험난한땅에서훌륭하게승리한한한국인예술가의위대한혼이담겨있다는점이다.어린시절어머니일엽스님의애물이었지만,이제는사리처럼보배로운존재가되었다.한국인으로살기위해끝까지김태신이라는이름으로활동해왔던그분의뜨거운삶과소박한인생철학의진미를이책에서느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