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가지삶에대한주제를시적인언어로표현한칼릴지브란의대표작『예언자』가
감성적인언어와투명한시세계로사랑받는류시화시인의번역으로출간되었다.
현대의성서로불리는『예언자』는지브란이스무살이전부터구상하기시작해마흔살에완성한평생의역작이다.초고를들고다니면서생각날때마다고쳐썼으며,출간직전에도여러번수정한다음에야원고를넘겼다.이작품에얼마나심혈을기울였는지알수있다.스무살무렵에초고를어머니에게보여주자,어머니는“참좋은글이다.하지만아직때가되지않았으니덮어두거라.”라고말했다는일화가있다.훗날지브란은“나의덜익은사상에대해어머니가나보다더잘알고계셨다.”라고회상했다.
깊고,맑고,거침없는언어로사랑과결혼,기쁨과슬픔,이성과열정등삶의보편적화두를관통하는잠언시집『예언자』는예언자알무스타파가유배를마치고고향으로돌아가는배를타려는장면에서시작된다.그가돌아가는것을슬퍼한오르팰리스성의주민들은그에게인생을살아가는데필요한조언을구한다.
『예언자』의두드러진특징은성서의언어를사용했다는점이다.성서의언어를심오한가르침을전달하는이상적인매개체로보았기때문이다.또한사랑,결혼,자녀,일,주는것,먹고마시는것,기쁨과슬픔,집과옷,사고파는것,죄와벌,이성과감정,선과악,우정,대화,기도,쾌락,종교,죽음등인생의근본을이루는스물여섯가지질문에대해문답형식으로답한다.
국내독자들에겐낯선사실이지만,칼릴지브란은독창적인화가로도인정받았다.파리유학시절에만난로댕은지브란의그림을신비주의시인이며화가인윌리엄블레이크의작품에비견하기도했다.실제로지브란은로댕의소개로블레이크의시와회화세계를접한후‘내영혼의형제를만났다.’라고했을정도로큰감명을받았다.이전책들과다른점은,이번번역본에는예언자알무스타파의얼굴을비롯해지브란이직접그린그림들이실렸다는점이다.또한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영어원문도함께실어,원문과비교하면서읽을수있다.50페이지에이르는밀도있는해설은지브란의생애와문학세계를조명하고있다.
1923년뉴욕의크노프출판사에서작은판형으로첫출간된『예언자』는지금까지단한번도절판된적이없으며미국판만900만부넘게판매되었다.출간된지100년에가까운시간이흘렀지만여전히전세계적인베스트셀러로자리잡고있다.1960년대에는사회적분위기와맞물려폭발적반향을일으키며반문화의‘바이블’이되었으며,지금까지50여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어성경다음으로많이팔린것으로조사되었다.지브라니즘(Gibranism)이라는용어가생길정도로독서계에커다란영향을미쳤다.오랜시간이지나도록사람들에게읽혀지고있다는것은‘삶의의미와진실을향한굶주림’은모든인간이지니고있는내적욕구이기때문일것이다.
헤르만헤세의작품들과더불어우리에게문학에눈뜨게하고진리추구에첫발을내딛게한『예언자』에대해평생에걸친영적동반자인메리해스켈은이렇게말했다.
“지금우리시대의사람들은이시집의진가를다알수없다.시간이지나고영혼이성숙해질수록『예언자』는더욱소중한책이될것이다.”
『예언자』영어원문수록,시인의생애와작품수록
칼릴지브란의그림수록
"나무전체의묵인없이나뭇잎하나가갈색으로변하는것이불가능하듯이,죄를짓는사람도그대들모두의숨은의도없이는불가능하다."
“슬픔이존재속을깊이파고들수록그대들은더많은기쁨을품을수있다.그대의영혼을어루만지는피리는칼로후벼파낸나무이듯이.”
“사랑하되굴레를씌우지말라.사랑은사랑으로충분하므로사랑은소유하지않으며소유당하지않는다.”
“‘신이내마음속에계시다.'라고말하지말고,'내가신의마음속에있다.’라고말하라.”
“열망이없는인생은어둠이고,지식이없는열망은맹목이며,일하지않는지식은헛된것이고,사랑이없는일은무의미하다.”
“‘나는진리를발견했다.’라고말하지말라.그보다는‘나는한가지진리를발견했다.’라고말하라.”
“그대안에서가장약하고가장흔들리는듯보이는것이가장강하고확실한것이다.
그대의뼈대를일으켜세우고강하게만드는것은그대의숨이아닌가?”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