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우화

인생 우화

$16.00
Description
우리 안의 바보는 어떤 엉뚱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갈까?
류시화 시인이 들려주는 우화 『인생 우화』. 폴란드에서 전해 내려오는 폴란드 남동부의 작은 마을 헤움의 이야기들을 저본으로 삼아 재창작한 우화들과 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저자가 창작한 우화 45편을 담은 책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우리를 상상의 이야기 속으로 안내해 우화가 주는 재미와 의미를 느끼게 한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 마을에 천사의 실수로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세상의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에 묶은 붉은색 끈이 사라지자 자신을 찾아 헤매는 빵장수, 실수로 창문을 만들지 않은 캄캄한 교회당을 밝히기 위해 손바닥으로 햇빛을 나르는 신도들, 진실을 구입하러 다른 도시에 갔다가 속아서 구린내 나는 오물을 한 통 사 가지고 와서는 ‘진실은 구리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순수함, 어리석음, 그리고 논리적인 비논리 속에 우리가 사는 사회를 담아낸 우화들을 통해 우리 안의 바보가 어떤 엉뚱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더 많은 문제를 만드는지 보여 준다.
저자는 현대 우화가 빠지기 쉬운 시니컬한 냉소 대신 어처구니없는 전개의 어처구니없음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정성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며 눈치 채지 않게 현실에 대한 풍자를 녹여낸다. 우화들에 담긴 의미를 미리 보여 주고, 앞서 말해 주지 않으며 이야기 속에 숨겨둔 인간 세상의 문제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통해 인간 존재의 넓고 깊은 심리 분석을 통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사색하게 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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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시화

시인이자명상가.경희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1980년한국일보신춘문예시부문에당선된바있다.1980~1982년까지박덕규,이문재,하재봉등과함께시운동동인으로활동했으나1983~1990년에는창작활동을중단하고구도의길을떠났다.이기간동안명상서적번역작업을했다.이때『성자가된청소부』,『나는왜너가아니고나인가』,『티벳사자의서』,『장자,도를말하다』,『마...

목차

프롤로그_잘못은천사에게
제발내가나라는증거를말해주세요
자기집으로여행을떠난남자
하늘에서내리는나무
해시계를해에게보여주지않는이유
정의를구합니다
아무리사실이라해도말해선안되는것
전염병미해결사건
대신걱정해주는사람
시인의마을
누구를살릴까요?
단추한개
진실을말할때우리가하는거짓말
천국으로올라가는사다리
모두가교수인마을
내입장이돼봐
아흔마리비둘기와동거중인남자
메시아를기다리며
병원에서살아남기
바보들의인생수업
이번생에는빈자,다음생에는부자
햇빛옮기기
진실은구리다
고독한천사에관한우화
세상의참견쟁이들
바보도아는질문,천재도모르는답
완벽한결혼식에빠진것
부탁을하러온게아닙니다
이돌은왜여기있을까?
아무도믿어주지않는이야기
문제를해결하는문제
무엇을보고싶으신가요?
조언이필요하세요?헤움으로오세요
나한테는내가안보여
썩은이를놓고벌이는대결
세상에서가장쉬운위기대처법
별것아니지만,꼭있었으면하는끈
흔하디흔한생선가게에생긴일
옷을입힌여자와옷을입어본남자
이곳에없는것이그곳에있다
하루단어사용량
신마저도도울수없는사람
지혜에대해착각하는것들
무슨설교를할지우리가더잘알아요
이야기가사라지지않는법

부록_어처구니없는세상에서헤움식으로살아가기
작가의말_행복한세상을만들려고했던사람들의이야기

출판사 서평

천사의실수로
세상의바보들이한마을에모여살게되었다


우화는두천사이야기로시작된다.인간세상을내려다보며지혜로운자는줄고어리석은자가나날이늘어나는것이걱정된신은두천사를불렀다.그중한천사에게지상에내려가지혜로운영혼들을모두모아마을과도시들에고루떨어뜨리라고말했다.두번째천사에게는지상에있는어리석은영혼들을전부자루에담아데려오라고일렀다.지혜로운영혼으로바로잡아다시세상에내려보내기위해서였다.

첫번째천사는임무를수행하는데큰어려움이없었다.지혜로운영혼들의숫자가많지않았기때문에그들을각각의장소에고르게옮겨놓는것은힘든일이아니었다.그러나두번째천사는어느곳을가든어리석은영혼이셀수없이많았으며,자루에넣으려하면몹시저항하며발버둥쳐많은시간과노력이들었다.

자루가가득차자천사는신이있는곳으로날아올랐다.하지만거대한자루를메고하늘을날기란쉽지않았다.산정상을가까스로넘는순간천사는자루의무게때문에날개의통제력을잃고휘청거렸고,키큰소나무의뾰족한솔잎에찔려자루밑이찢어지고말았다.그순간자루안에있던영혼들이일제히쏟아져산아래로굴러떨어졌다.그렇게해서세상의모든바보들이한장소에모여살게되었다.

자신들이세상에서가장지혜롭다고믿는
‘바보들의마을,헤움’에서일어난기발하고엉뚱한일들
세상에대한유쾌한풍자와은유


영웅신화와우화의차이는전자가고난을극복해자신과세계를구원하는영웅의이야기인반면에,후자는인생의문제에타협하며자신의어리석음을지혜라고믿는보편적인인물들의이야기이다.우리는영웅과바보둘다를내면에지니고여행한다.영웅은역경을싸워서물리치지만,바보는자신이어찌할수없는시련을희화시켜고통을웃음으로승화시킨다.영웅이특정한사람이아닌누구에게나존재하는모습이듯,머리를긁적이는바보역시우리안의일부이다.

우리는이야기를좋아한다.이야기는재미와의미를동시에주기때문이다.추상적인생각들과달리이야기는살아있는언어이다.이야기는상상력을자극하고우리가자랑하는삶의이면을거울비추듯보여준다.작가는등장인물들의순수함,어리석음,그리고논리적인비논리속에우리가사는사회를담아내려고노력한다.어처구니없는전개의어처구니없음을잃지않도록끝까지정성스럽게이야기를끌고나간다.

세상의바보들이한장소에모여살면어떤일이일어날까?자신이누구인지확인하기위해손목에묶은붉은색끈이사라지자자신을찾아헤매는빵장수,다른도시로여행을떠났으나도중에방향을잘못잡아자기가사는마을로돌아와서는그곳이자기마을과꼭닮은다른도시라고믿는구두수선공,실수로창문을만들지않은캄캄한교회당을밝히기위해손바닥으로햇빛을나르는신도들,해시계가눈비에손상될것을염려해큰지붕을만들어하늘을가리는사람들,진실을구입하러다른도시에갔다가속아서구린내나는오물을한통사가지고와서는‘진실은구리다’고고개를끄덕이는이들,자신들이지어낸행운의우물에대한거짓말을반복하다결국스스로그것을진실이라믿게되는사람들…….

최근의어떤우화집보다이채로운『인생우화』는우화가주는재미와의미를새삼느끼게한다.군더더기없는구성과담백한문체로이야기를풀어나가지만어느덧우화속주인공들의모습이영화속인물처럼생생하게다가온다.독자의허를찌르는결말들은우리안의바보가어떤엉뚱한방식으로문제를해결하는지,그래서어떻게더많은문제를만드는지보여준다.주인공들은현명한체하나모두바보이고거의늘틀리지만그어리석음또한그들의존재방식이다.어떻게당신은당신을꼭닮은그들을부인할수있는가?

우화속마을헤움은지리적으로실존하는장소가아니라상상속장소이며,이야기들은특정한시대가아닌어느시대에나일어나는사건들이다.하지만상상속마을이라고해도다양한인물들이머리를긁적이며인생의문제를해결하고자생생하게살아움직이며,그결론은예외없이재미있고,그런점에서어떤실제장소보다매력적이다.

시인이들려주는폴란드헤움마을우화
인생을우화로풀어낸
「자기집으로여행을떠난남자」등45편수록


이우화집은17세기부터동유럽에서구전되어내려온짧은이야기들에서소재를빌려와작가가기승전결을갖춘내용으로재창작한우화들과,그이야기들에영감을받아작가자신이창작한우화들로이루어져있다.우화가펼쳐지는무대는폴란드남동부의작은마을헤움이다.

우화는이세계를이야기하기위해또다른세계를불러온다.현실과비현실을넘나들며독자를상상의이야기속으로안내한다.우리가사는세상의진실에곧바로가닿기란어려운일이다.직접적인언어를사용하면대립과다툼을낳는다.독특한주인공들로하여금우리대신말하고,행동하고,문제를해결하게해야한다.그래서책을읽는내내우리는웃고즐기지만,책을덮고나면무엇인가당혹스럽다.그들을통해어김없이우리자신의모습을보기때문이다.그래서쉽게읽히지만마음에남는파문은크다.우리를흔들어깨우는작가의노련함이엿보인다.

작가의말에이솝우화를새로쓴17세기프랑스시인라퐁텐의말이인용되어있다.
“모든인간은우화적세계속에태어나며,따라서우화적세계속에서사유한다.그런만큼어떤시대를지배했던우화구조를이해하면그시대사람들의사고방식을이해할수있다.”

라퐁텐은대표작『우화시집』에이렇게썼다.
“우화란우리가생각하는것과다르다.직설적인설교는지루하지만이야기와함께라면쉽게받아들인다.교훈을위한교훈은재미가없다.이런이유로자신의생각에재미를더해서유명한작가들이우화를쓰는것이다.”

자신이살고있는세상에대해알수없는거리감을느끼는사람은이런의문을갖는다.‘이곳은실제로존재하는세계일까?왜사람들은이토록자연스럽게어리석을까?’그물음과정직하게마주하면서왜곡거울처럼현실속이야기를비틀어보여주는것이이우화집이다.그비틀어진상속에서뜻밖의우리모습을발견하게된다.우리가사는세상을,사회를,그리고자신을.

오랜만에우화읽는재미를선물하는
류시화시인의신작우화집
“인생의조언이필요하세요?바보들의마을,헤움으로오세요.”
독특한그림,개성뚜렷한주인공들,의미가득한이야기


세상의바보들이한마을에모여살게되었다는발상부터신선하다.그러나이우화집을더욱특별하게만드는것은그참신한발상에이은흥미진진한이야기의전개이다.현대우화가빠지기쉬운시니컬한냉소는찾아볼수없으며,눈치채지않게현실에대한풍자를녹여내는재주가뛰어나다.훔쳐갈것이없기때문에도둑이없는마을,빵장수와마부와여인숙주인과구두수선공을망라한개성적인주인공들,그리고공동체에위기가닥치자‘위기’라는단어의사용을금지하는법을만들어문제를해결하는현자들……우리가주변에서만나는일상적인사람들의모습과크게다르지않다.책을한장한장넘기다보면우화를읽는것이아니라내가주인공옆집에사는이웃처럼느껴진다.여러주제가어우러진45편의우화를다읽고나면그동안우리에게우화에대한갈구가있었음을깨닫게된다.

독특한그림,기발하고엉뚱한이야기뒤에숨은의미.마치무대위에서펼쳐지는인간희극과같은이야기들은지금까지류시화의글들이그러했듯여기서도인간과삶을이해하려고노력하고있음이드러난다.인터넷에발표했다면당연히‘즐겨찾기’해놓을우화들이다.

“나는때때로이런우화를쓰고싶었다.내가몸담고살아가는세상의엉뚱한진실에다가가기위해.”-작가의말에서

아무렇지도않게엉뚱하게전개되는,그래서더파문이큰이야기들속에인간세상의문제에대한예리한통찰과사색이숨어있다.그러나이책의진정한힘은말하지않는데있다.작가는우화들에담긴의미를미리보여주고,앞서말해주지않는다.그저잠못이루는독자에게읽어주듯어느마을에서벌어진어처구니없는일들을들려준다.그러면독자는잠들면서우리가사는세상이그우화속마을이아닌가생각하게된다.

저자는독자들이각각의우화들에담긴의미를이야기말미에한두줄씩적어보기를권한다.그리고시간이지나면또다시이45편의우화들로돌아와그의미를되새겨보라고.또한어리거나사춘기의학생들에도이책을읽으라고권한다.우화는세대와언어를초월해어떤진실을이야기하기때문이다.인간존재의넓고깊은심리분석을통하지않고도짧은우화한편이많은것을사색하게한다.인생을우화로이해하는것은흥미롭고의미있는일이다.

저자는“우화는픽션이아니라진실이다.”라고단언한다.오랜시간공들여완성한만큼각각의우화마다서로의색깔이하나로엮어져마음에파문을일으킨다.섬세한감성과언어감각,이야기들속에감춘은유가묘하게어우러지면서지금까지의우화들과사뭇다른신선감을선사한다.

좋은우화가그렇듯,『인생우화』는인간군상을묘사하면서독자에게숙제를남긴다.자,여기바보마을사람들의이야기가있다.좀더가까이와서이들이살아가는모습과문제를해결하는방식을보라.그리고그사람들속에서당신자신을찾아보라.

책을펼쳐드는것은필시지은이에대한믿음에서다.수식어가필요없는작가.‘글이우리의영혼을위해무엇을할수있는가’라는질문에충실하며지속적인집필작업으로독자의기대를저버리지않는저자.시와산문과여행기,명상서적번역등발표하는작품마다큰반향을일으키며독자적인세계를추구해온류시화의신작우화집.시적상상력과현실이만나오랜만에우화읽는재미를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