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적 김호연 장편소설

연적 김호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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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호연

영화·만화·소설을넘나들며온갖이야기를써나가는전천후스토리텔러.1974년서울생.고려대학교인문대학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첫직장인영화사에서공동작업한시나리오「이중간첩」이영화화되며시나리오작가가되었다.두번째직장인출판사에서만화기획자로일하며쓴「실험인간지대」가제1회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에서대상을수상하며만화스토리작가가되었다.같은출판사소설편집자로남의소설을만...

목차

목차
프롤로그:안산
주평
남해
여수
제주
서울
에필로그:다시제주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그녀가죽은지1년째되던날,
나는연적이었던놈과함께그녀의유골함을들고튀었다
한여자를사랑한두남자의기묘하고도가슴찡한여행
●책소개
소설,영화,만화를넘나드는전천후스?토리텔러김호연
『망원동브라더스』에이은그의두번째장편소설
죽은여자친구를더좋은곳으로보내주려는두남자의대책없는여행
연적이었던두남자가죽은연인의1주년기일에우연히만나연인의뼈가든유골함을들고튄다.여행을좋아하고누구보다자유롭게살고자했던그녀가좁은납골당에갇혀있으니...
그녀가죽은지1년째되던날,
나는연적이었던놈과함께그녀의유골함을들고튀었다
한여자를사랑한두남자의기묘하고도가슴찡한여행
●책소개
소설,영화,만화를넘나드는전천후스토리텔러김호연
『망원동브라더스』에이은그의두번째장편소설
죽은여자친구를더좋은곳으로보내주려는두남자의대책없는여행
연적이었던두남자가죽은연인의1주년기일에우연히만나연인의뼈가든유골함을들고튄다.여행을좋아하고누구보다자유롭게살고자했던그녀가좁은납골당에갇혀있으니얼마나답답하겠냐고,그녀를자유롭게해주자고.하지만두사람의대책없는의기투합은첫걸음부터삐걱대고그녀를저혼자소유하겠다는이기심은끝간데없이치닫는다.작가는한여자를서로다른시기에사랑했다는것외에는공통점이라고는찾아볼수없는두남자의엇박자여행을특유의유머와유쾌한에너지로현실감있게그린다.꿈을이루지못하고젊은나이에세상을떠난옛여자친구의기일에그녀의뼈를안고그녀가생전에좋아했던장소를찾아가는아이러니,그길을달라도너무다른녀석과싸워가며함께해야하는부조화가소설적재미와따뜻하고뭉클한감동을선사한다.
작가김호연은2013년제9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한『망원동브라더스』로문단과독자에게이름을알렸다.옥탑방에서지지고볶는찌질한인생들의유쾌한공동체를특유의찰진입담과따뜻한시선으로그려낸소설은많은독자의사랑을받았고,연극무대에도올랐으며영화로도만들어지는중이다.그는소설가일뿐아니라시나리오작가와웹툰스토리작가로도활약하는전천후스토리텔러로,『연적』은그의진면목을확인할수있는또하나의흥미로운작품이다.
●책내용
연적으로만나싸우고경쟁하다우정이싹트다
『망원동브라더스』가코딱지만한옥탑방에서펼쳐지는네남자의동거기였다면『연적』은한여자를사랑한두남자가죽은연인과함께떠나는기묘한여행기다.
출판사편집자인‘나’는‘결정장애인’이라불릴정도로매사에신중하다못해소심하고우유부단하다.반대로여자친구재연이‘나’를만나기전에사귄남자인앤디는피트니스센터를운영하던사람답게우람한근육을장착한허세많고저돌적인행동파다.과거에연적이었던두사람은죽은연인을사이에두고또다시연적이된다.무엇하나닮은구석이없는두남자는사랑하는여자를더좋은곳으로보내준다는생각하나로무모한행동을감행하고죽은그녀와함께여행을시작한다.
그래서그날밤나는경기남부지방의한모텔에서옛애인의전남자친구놈과테이블을마주한채냉수를마시며끝장토론을벌이게되었다.우리둘사이엔그녀의유골함이놓여있었고,두시간넘게공방을벌였지만의견은좁혀지지않았다.
‘분당’이냐‘남해’냐의문제는곧‘유골함을유지하느냐’‘뼈를뿌려주느냐’의문제로변했고,다시‘자기곁에둬야한다’와‘평생책임질수있느냐’로변했고,급기야‘누가그녀의유골함을꺼내오는데더공을세웠느냐’의문제로확장되었다.(56쪽)
연적답게그들은서로에대한의심과연인을소유하려는경쟁으로시작부터티격태격말싸움과몸싸움을벌이고,한차례해프닝끝에그녀를남해바다에뿌려주기로하고길을떠난다.그러나번번이예기치않은상황에부닥치면서여정은여수로제주로계속이어지고,그과정에서둘은싸우고화해하기를반복한다.그리고함께하는시간이길어지는만큼서로에대해알게되는것도조금씩많아진다.치부도들키고못볼꼴도보이게되면서둘사이의적대적인기류도어느순간옅어진다.
작가는유머러스한문장으로두남자의좌충우돌을그리면서여행이주는성찰과변화도놓치지않는다.재연을잘보내주려는여정은재연을추억하고그들의사랑을돌아보는시간이기도하다.‘나’는재연과사귀던시절을떠올리며자신의사랑이서툴고부족했음을뼈아프게자각한다.자신의옹졸함과소심함과비겁함이재연을떠나게했다는것을.그녀를지키지못했다는뒤늦은회한과자책,연민과미련,추억마저뭉개버리는잔인한현실에대한울분으로몸부림치는‘나’에게앤디는슬며시위로를건넨다.그역시사랑을잃은사람이기에.단순무식하고진지함이라곤없다고생각했던상대에게나름의멋진구석과아픈지점이있다는사실을알아가면서‘나’는짧은순간이지만무언의연대를경험한다.
이사내는행동에거리낌이없다.자기하고싶은대로다한다.자신감과허세가넘친다.하지만그뒤에가려진모습을본나로서는속내의상처도보인다.소심한나는처음부터상처받지않으려웅크리고있는데반해,그는일단들이대고부딪치는스타일이다.당연히내상도만만치않을것이다.나처럼심하게예민하진않아도그도상처를받을것이다.(116쪽)
이처럼‘나’는자신의생활반경에서는결코만날수없는인간유형인앤디와여행하면서달라진자신을발견한다.어처구니없는일로결국여행이미완으로끝난후서울로돌아온‘나’는선언한다.“더이상결정장애와우유부단은내것이아니”라고.
진짜적은따로있었다
사랑하는그녀를지키기위한연적들의통쾌한반격
죽은연인의유골함을들고여행하는두남자의이야기는소설후반부에서예술가지망생에대한우리사회의착취와그들의어려운삶이라는문제로나아간다.재연의죽음이바로이문제와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
재연은시나리오작가를꿈꿨으나무명작가로생활고에시달리다건강이악화되어세상을떠났다.자신의시나리오를소설로고쳐써출판사와출간계약을맺기도했지만함께일했던감독의방해로끝내책을낼수없었다.대신에그감독은그녀가죽자그녀의시나리오를훔쳐영화를만들어명예를얻고흥행에도성공을거둔다.업계에서는어느누구도문제를제기하지않는다.출판사사장도탐욕스럽고파렴치한짓에가담한다.이것이우리사회한편에서실제로벌어지고있는일임을생각하면누군가문제를삼는것에귀를기울일수밖에없다.작가는“재연처럼좋아하는일에자신을던진사람들이,쉽게꺾이지않고격려받을수있는세상이되길바라는마음이이이야기를쓰게된또다른계기이기도하다”고밝혔다.
시나리오에재연의이름을넣어주는게그렇게힘든거였을까?그래.싱어송라이터처럼시나리오와감독을겸해야더실력이있다인정받을테니어떻게든빼고싶었을거다.더가진사람이없는사람의마지막하나까지빼앗는탐욕,나는그독식을막을것이다.(252쪽)
더이상우유부단하지않은‘나’는감독과정식으로담판을짓기로결심한다.재연을두번죽이지않기위해.그녀를지키기위해.‘나’와앤디는이제공동의적과싸운다.어느새죽이잘맞는친구가된그들이힘을합쳐부도덕한감독을응징하는장면은더없이짜릿하고통쾌하다.비록소설속에서일망정거짓과뻔뻔함이단죄될수있다는것에가슴이후련해지는것이다.일생일대의과제를함께해낸두사람은비로소미완의여행을온전히마무리할자격을갖춘듯보인다.
작가는죽은사람과의동행이라는이색적인이야기에사회적인이슈를자연스럽게결합시킨다.연적으로만나경쟁하고자존심싸움을하던두남자가여행을통해가까워지고,사랑했던사람을함께지켜내고,마침내편안히떠나보내는서사는재기발랄한웃음과가슴찡한공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