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서진연 소설)

수목원 (서진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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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진연 소설 『수목원』은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연인 히데오와 함께 갔던 수목원을 우연히 TV에서 보고 관련된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라 마침내 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가 동일본 대지진 직후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터전을 잃은 뒤 떠나거나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쓰게 된 작품이다. 한 가족이었던 한국인 ‘나(이수)’와 일본인 ‘히데오’를 통해 한일 두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삶을 보내는 시선과 잃었던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내용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

서진연

저자서진연은2007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붉은나무젓가락」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3년「괴산」으로제2회EBS라디오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출간된작품으로소설집『붉은나무젓가락』,장편소설『수목원』등이있다.

목차

조용히시간이흘러싸늘하게식어간다
秘密,秘密?
QuizasQuizasQuizas
연리목
나는내게먼저물었어야했다
다시시작된사랑을위하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의마지막말,“사랑하는사람이생겼어.”
15년만에찾아나선히데오와의추억
그리고다시시작된사랑


고품격로맨스소설시리즈로망컬렉션의여덟번째작품,『수목원』출간
2007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한서진연작가가신작『수목원』을들고독자곁으로돌아왔다.작가는현대인의쓸쓸한이면과단절을차분한목소리로밀도있게그려낸소설집『붉은나무젓가락』을펴냈으며그외에도여러에세이와작품집에공동필자로참여했다.이번작품은그가진중하고성실하게작품생활을해오던중에펴내는첫장편소설이라는점에서그의미가크다.
『수목원』은잊었다고생각한과거의연인히데오와함께갔던수목원을우연히TV에서보고관련된기억이하나둘씩떠올라마침내그를찾아가는과정을그리고있다.작가가동일본대지진직후한순간에사랑하는사람들과살아가는터전을잃은뒤떠나거나남은사람들을생각하며쓰게된작품이다.한가족이었던한국인‘나(이수)’와일본인‘히데오’를통해한일두나라의평범한사람들이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의삶을보내는시선과잃었던사랑을다시회복하는내용을담담하게그리고있다.

조용히흘러싸늘하게식어간시간
토요일오후,혼자잠에서깬이수는술에취해오피스텔까지어떻게왔는지잘기억나지않는다.기억나는것이라고는전날회식과그후벌어진회사동기이며유부남인재영과의돌발적인정사뿐.
잔뜩찌푸린날씨에쓸쓸한적막이싫어무심하게틀어놓은TV속장소가낯이익어옛사진들을찾아보니,15년전스무살무렵도쿄에서오사카로가는길에연인이었던히데오와들른수목원이다.그무렵이수는도교외곽에서한국식가라오케를운영하는엄마와함께살았지만지금은한국에서혼자살고있다.
후쿠시마원전사고가난후로는일본음식점에도전혀가지않았는데,문득히데오와자주가던역앞의라멘집이생각나오피스텔부근에있는라멘가게를찾는다.그곳사장과친해져,이후저녁마다늘그곳에서밥을먹고술을마시게되는데,일본에서대학을다녔다는그와이야기를나누며잊었다고생각했던히데오에대한기억이새삼하나둘씩떠오르기시작한다.

비밀스러운이야기,사이,기억
한편으로이수는신입사원인차대리와재영과의관계가의심스럽고,재영의아내역시만삭의몸으로이수를찾아와그들사이를의심하며이수에게하소연한다.그러나그녀가의심하며예로드는사건들은모두이수와관계된일뿐이다.이수는양심의가책과함께묘한질투를느낀다.동시에이수는재영과의관계와,새삼떠오르는히데오에대한기억으로계속괴롭다.필름이끊기도록술을마시며방황하고라멘가게사장의도움으로다소안정을찾아가지만,결국회사에휴직계를내고일본으로향한다.
히데오에게는어릴적구소련이었던우크라이나에서살다가체르노빌사고를겪은아픈과거가있다.사고후1년이지나고일본으로돌아왔지만,히데오의어머니가유방암으로돌아가시고만것이다.히데오는더욱자신의죽음과유전자변이에대한두려움에빠져지내고,그때문에샴쌍둥이처럼붙은당근을보고민감하게반응한다.그런까닭에이수는연리목숲을보고도히데오의눈치를보고,그는자연스럽게연결된나뭇가지와둥치라며오해를풀어준다.이수는말하지못했지만사랑하는그와의관계에서생긴아이가기형아일수도있다는두려움에사로잡혔던것이다.

히데오는왜그곳으로간것일까
15년만에찾은추억의거리들은별반달라지지않은그대로다.거리에서도사람들에게서도원전사고의흔적은찾을수없다.며칠뒤,엄마는히데오아버지의주소를내게건네주고이수는고심끝에후쿠시마시에서살고있다는그를찾아간다.
그는한산사로이수를데려가며히데오의소식을전한다.히데오역시체르노빌원전사고여파로백혈병에걸렸다는사실을…….병때문에이수와헤어지려사랑하는사람이생겼다고거짓말을하고,그말을들은이수는사랑따위는믿지않는사람이되어진실된사랑을하지못한채살아온것이다.그후히데오가건강이회복되는대로반핵운동에참가하고후쿠시마원전사고후그현장에서피해복구에힘을쏟는삶을보낸것도이수는함께전해듣는다.
히데오의아버지와이수가산사뒤의오솔길로들어서자나무숲이보인다.이수는그중뿌리가연결된연리목을쓰다듬고히데오와나눴던이야기를떠올린다.함께나누지못한서로의아픔을,얽히고설킨상처를보듬어가며아물어내연리목처럼하나가되지못한과거를.
이수는엄마에게돌아온후일주일을꼬박앓은뒤히데오와함께했던장소를방문한다.당분간은그와함께갔던곳을찾아다니며기억나지않는그를기억하고이제야연리목처럼하나가되려다짐한다.

[책속으로추가]
어제와같은하루였고내일과도같을오늘이었다.적당히일이몰렸고,적당히문제가생겼고,적당히짜증이났고,적당히해결됐고,적당히만족스러웠고,적당히쓸쓸했다.재영과차대리가서로심각하게이야기를나누고,마주보고웃고,나란히외근나가는뒷모습을쳐다보며이제슬슬그와의결별도준비해야할때가됐다는생각을했다.(80쪽)

사랑하는사람이생겼어.
히데오의마지막말이귓가에맴돈다.마트에서샴쌍둥이처럼둘이하나로맞붙어있는당근이신기해서사온내게당장갖다버리라며화를내던그가눈앞에서있다.처음이자마지막으로내게화를냈던그장면이생생하다.이렇게도생생한데,눈도코도입도없다.생각이나지않는다.어떻게생겼는지,키는얼마나되었는지.나보다한뼘쯤컸었나,두뼘쯤?그의어깨에내머리가닿았던가,팔뚝에?기억을지웠더니추억마저사라져버렸나.(117~8쪽)

그는계속나를놀리며웃었지만나는울었다.그의가슴에얼굴을묻고그의가슴을때리며울었다.말하지못했지만사실은나도두려웠던것이다.아기가,아픈아기가태어날까봐서.(150쪽)

이제는괜찮지않을까?혹시나만나게되더라도,당신참잘살고있구나.그래나도잘살고있어.얼마전에우리가함께갔던수목원에서찍은사진을찾았어.거기가어디였는지기억나?
그런소소한이야기들을주고받으면서.그런데우리는서로를알아볼수는있을까.여전히그의얼굴이기억나지않았다.(1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