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늘 (임재희 장편소설)

비늘 (임재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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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가 임재희의 두 번째 장편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임재희의 두 번째 장편소설 『비늘』. 소설을 쓰는 삶과 그 시간에 대한 소설가로서의 고뇌와 그리움을 그려낸 작품으로 글쓰기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이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운명에 대한 질문과 통찰을 담아낸 이 소설에서 저자는 책과 소설 쓰기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어느 날 재경(나)은 4년간 함께 살아온 문우인 영조로부터 둘이 소장하고 있던 책과 집을 모두 팔아치우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재경은 둘만의 작은 공간에 쌓여 있는 책들을 인터넷 중고시장에 내다 팔면서 새삼스럽게 끝내 폐지가 될 책의 운명에 대해 생각한다. 영조는 재경에게 책을 판 돈으로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도 괜찮은 건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여행이라며, 혼자만의 여행을 가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재경에게도 아끼던 책을 팔았으니 뭔가 힘이 되어줄 만한 것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영조의 말은 재경에게 마치 계시처럼 들린다. 그는 문득 자신에게 소설가의 꿈을 갖게 해주었던 《비늘》의 작가 한동수를 떠올린다. 습작 시절부터 끊임없이 재경을 자극했던 존재. 재경은 오래전에 한국을 떠났던 그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한동수는 뜻밖에도 미국 하와이에서 살고 있었다. 한때 문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유명 소설가의 모습은 간데없고 세상과 삶에 지친 평범한 이민자의 모습으로 형의 실종을 견디고 있는데…….
저자

임재희

저자임재희는철원에서태어나서울에서컸다.미국하와이주립대학교사회복지학과와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13년『당신의파라다이스』로제9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고,옮긴책으로『라이프리스트』등이있다.

목차

요술램프와사라지는책
순결한사기꾼
종이의운명
떠나거나남거나
부활절에온손님
변명
스토리맨
그밤의독서
검정,소년그리고구원
언어의무늬
도서관옆보리수
쓰거나안쓰거나못쓰거나
여름의여름
거대한책
잃어버린개를위한54일
햄버거와푸른등
최초의기억
모두에게붉은화분하나
검은옷을너무오래입고있었네
‘I’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제9회세계문학상우수상작가임재희신작소설

“가장소중하다고여기는것을위해
전부를걸어보고싶었어요.
내게소설만큼더럽고아름다운것은없어요.”

이시대에책의의미는과연무엇이며
‘글을쓴다는것’은무엇을의미하는가.


●책내용
어느날재경(나)은4년간함께살아온문우인영조로부터둘이소장하고있던책과집을모두팔아치우고헤어지자는말을듣는다.둘의공간이었던14평원룸.재경은그작은공간에넝쿨식물처럼벽에붙어쌓여있는책들을인터넷중고시장에내다팔면서새삼스럽게끝내폐지가될책의운명에대해생각한다.자신이썼던소설과흠모해마지않던작가들의책이단돈천원,이천원으로매겨지고,때로는‘매입불가’라표시되는것을보며망연해한다.영조는재경에게책을판돈으로혼자만의여행을가겠다고선언한다.정말자신이원하는것을하며살아도괜찮은건지스스로에게묻고싶은여행이라며.그리고재경에게도아끼던책을팔았으니뭔가힘이되어줄만한것을찾아보라고말한다.
영조의말은재경에게마치계시처럼들린다.그는문득자신에게소설가의꿈을갖게해주었던「비늘」의작가한동수를떠올린다.습작시절부터끊임없이재경을자극했던존재.재경은오래전에한국을떠났던그를만나기위해여행을떠난다.
한동수는뜻밖에도미국하와이에서살고있었다.한때문단의찬사를한몸에받았던유명소설가의모습은간데없고세상과삶에지친평범한이민자의모습으로형의실종을견디고있는데…….

안쓰거나못쓰거나혹은지금도무엇인가를쓰고있는사람들
이시대소설과소설가의운명에대한순정한질문과통찰

전환점을맞이하기위해떠난하와이에서재경은허름한노인전용아파트에살고있는동수모자의집에머문다.그는동수의어머니와격의없는대화를나누기도하고고풍스러운도서관을거닐며책과사람들을들여다본다.그러다동수와가깝게지내는노숙자피터를알게된다.피터는한때소설가였으나자신의글을누군가계속베낀다는표절피해망상증에사로잡혀더이상글을쓰지못하는인물이었다.재경은그런피터에게연민을느끼며그모습이자신의미래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한다.
동수역시글을쓰는삶과는한참멀어져있었다.어느날재경은동수와함께지난날을회상하다그에게혹시뭔가를쓰고있냐고조심스레묻는데,동수는이렇게대답한다.

“쓰는걸가끔느껴.쓸때의감정,사물을볼때의내시선.자판을두드리던밤들.그런게가끔기억나.내몸안에여전히살아있어.습(習)처럼.아끼고싶어그런감정.정말뭔가쓰지않고는미쳐버릴것만같을때까지,내몸과딱달라붙은언어들이쏟아질때까지나는오래기다려볼참이야.다시그런기회가안올수도있겠지만.안와도상관없다는생각이들어.적어도지금내상황이미칠지경은아니라는것이지.”(158쪽)

동수는형이살아있을지도모른다는실낱같은희망으로기도하며사는어머니마저잃고싶지않았기에어머니와함께하와이에서살게되었다.그러다자주가던도서관에서노트북컴퓨터를도둑맞는다.그동안썼던소설들은물론모든시간을견디며써왔던글들이없어졌기에충격을받고글쓰기를멈춘것이다.하지만재경은어떻게든글을놓지않으려한인타운에서글쓰기를가르치는동수의노력을알게되고,그의뒷모습을보며생각한다.

그때,그러니까계단을다내려간선배가몸을돌리며내시야에서막사라졌을때,눈앞에서뭔가꿈틀거리다사라지는푸른등을본것만같았는데,그런착각때문이었는지그모습에서거대한물고기가연상되었고,비늘조각들이그의등에비밀스럽게다닥다닥붙어있을것만같았고,가끔그가어둠속에홀로앉아비늘을떼어내오래들여다보며깊은생각에잠겨있을지도모르겠다는엉뚱한생각이들었다.(192쪽)

찰나의순간드러나는한사람의가장아프고도아름다운본질,아마도작가는그것을‘비늘’로형상화한것이아닐까.동수의등단작「비늘」역시그것을꿰뚫어본작품이었다.
이소설에서는안쓰는자(한동수)와못쓰는자(피터),그리고힘들지만무언가계속쓰려고하는자(재경)의모습을볼수있는데,그셋은서로다르지도같지도않은1명의소설가로도느껴진다.또한소설가의미래이며과거,동시에현재임도알수있다.
재경은넘쳐나는책들과노숙인들이들끓는도서관에서비로소존재자체로인간의존엄을지켜줄수있는것이책이라는사실을깨닫고자신의글쓰기를돌아본다.그가한동수를통해만난사람들은세상과조금동떨어져있지만각자자신의이야기를품고살아가는,살아있는책들이라는사실도받아들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