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락사스의 정원 (이평재 소설)

아브락사스의 정원 (이평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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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의 욕망, 사랑과 죽음 등의 문제를 신화적 환상과 탐미적 문체로 탐구해온 이평재의 소설『아브락사스의 정원』. 아름다운 만큼 추하고 내주는 만큼 빼앗아가는 비정한 세상의 양면적 풍속도와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 쓰는 한 청년의 초상을 헤세의 『데미안』에 등장하는 알을 깨고 나오려 하는 새와 아브락사스 신에 빗대어 풀어내고 있다.
저자

이평재

저자이평재는1998년단편소설『벽속의희망』으로『동서문학』신인문학상에당선되었다.창작집『마녀물고기』『어느날,크로마뇽인으로부터』와장편소설『눈물의왕』『엉겅퀴칸타타』가있다.공저로『우리는행복할수있을까』『국경을넘는그림자』등이있다.현재소설가모임‘문학비단길’회원이며,‘예술서가’를이끌고있다.

목차

아브락사스의정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천사와악마를공유하며이세상을지배하는
불완전한신,아브락사스
싫든좋든아브락사스의정원을거니는게인간의운명일까?
고품격로맨스소설시리즈로망컬렉션의열번째작품

나무옆의자에서펴내는로맨스소설시리즈‘로망컬렉션’열번째작품으로중견소설가이평재의『아브락사스의정원』이출간되었다.인간의욕망,사랑과죽음등의문제를신화적환상과탐미적문체로탐구해온작가의세번째장편소설로,작가가데뷔초인15년전에쓰고마음에들지않아덮어두었던초고를오늘의완숙한시선으로전면수정하여완성한작품이다.아름다운만큼추하고내주는만큼빼앗아가는비정한세상의양면적풍속도와그속에서살아남으려안간힘쓰는한청년의초상을헤세의『데미안』에등장하는알을깨고나오려하는새와아브락사스신에빗대어풀어내고있다.작가특유의신화적상상력과환상이여전히배면에어른거리고,더함도모자람도없는문장은탄력이넘친다.천사와악마,빛과그림자가공존하는불완전한세상에서휘청거리는인간의운명과그것을뛰어넘으려는삶의의지에대한작가의깊은통찰을느낄수있는작품이다.

천사와악마가공존하는불완전한세상의비정한풍속도와
그속에서살아남으려안간힘쓰는한청년의초상

여름이면하얀아사면셔츠에남색슬랙스를즐겨입는기연은톱스타다.그러나그에게도너무버거워편린처럼흩어져있는기억들이있다.그는이제주술에걸린듯그편린의장면들을하나하나떠올리며혼잣말을하기시작한다.새는알에서깨어나려고버둥거린다.알은곧세계이다.태어나려고하는자는하나의세계를파괴해야만한다.새는신을향해날아간다.신의이름은아브락사스다.
기연에게지난2년은온갖고통을겪으며버텨온끔찍한시간이었다.스스로도왜그런고통에빠져들게되었는지의아할만큼.그모든일은장이운영하는카페데미안에서시작되었다.
모델지망생이었던그는아버지의부도와새어머니의잠적으로모든것을잃고‘장’이운영하는카페데미안에서매니저로일하며데뷔와성공을꿈꿨다.그러던중같이일하던카페직원마리를사랑하게되고이제껏한번도경험하지못한충일한행복을느낀다.마리와의사랑이깊어지고카페일이잘풀릴수록데뷔와성공에대한그의갈망은더커져간다.그리고마침내기회가찾아온다.카페데미안에서유명인사들의비밀스러운모임이있던밤,그는장의주선으로최고의패션디자이너다이애나에게발탁되어화려하게데뷔한다.
그러나꿈꾸던세계에발을들여놓은이후그의삶은그가원했던것과점점멀어진다.다이애나는철저히자기중심적으로그의삶을조종했고,자신만의방식으로그를사랑하고옭아맸다.당연히마리와관계를이어가기도어려웠다.그럴수록그는더욱마리의품을그리워하고거기에서위안을얻지만그렇다고다이애나를떠날수도없었다.이제야그토록원하는무대에서서스포트라이트를받게되었는데다이애나를거역하면그모든게허사였다.
다이애나의눈을속이며위태롭게마리를만나오던그는생애에가장끔찍하고고통스러운경험을하게된다.비서실실세로국장이라불리는자의별장에불려가해시시에취해흐느적거리다꼼짝없이국장의변태적성욕의대상물이된것이다.그날이후그는불면에시달리다고통을잊지위해약을찾고,약의후유증으로무시무시한환청과환각에사로잡힌다.
그는가까스로몸을추스르고활동을시작한후에도또다시다이애나를속이고마리를만난다.이제다이애나는신화속여신아르테미스처럼자신의뜻을따르지않는자에게잔혹한형벌을내리려하고있다.그는카페데미안에서다아애나의연락을기다리며생각한다.왜하필이면지금,그끔찍했던장면들이떠올라퍼즐처럼맞춰지는걸까.이제는정말로마리와헤어지지않으면안된다는의미일까.아니면모든것을버리고마리에게가든지.

아브락사스의정원을거니는게인간의운명일지라도
설산의새처럼희망을갖고살아야하는게인간의삶

소설은권력과연예산업의거래,“가지고놀다가귀찮아지면아예망가뜨려서쓰레기통에버리는”스타제조기라불리는연예기획자들의횡포,원하는것을얻으려면“오라면오고,가라면가고,기라면기고,누우라면눕고,빨라면빨고”시키는대로다해야하는이세상의생리를되풀이해환기한다.국장이라는자에게포커게임을가장해거액을상납하는장이나,기연을보고한눈에반해캐스팅한다이애나모두그런거래관계에서예외는아니다.기연은다이애나를통해자신도그세계에진입하게되었을때얻으려는것보다더많은것을잃을수도있다는생각에두려움을느끼기도하는데,결국그생각은현실이된다.그는떠오르는별이됐지만그만큼견디기힘든고통을겪었고,무엇보다가장소중한마리를잃었다.
기연은마리와첫섹스를하던날그녀가걸어준그림액자가사라진것을보고마리가영영떠나버렸음을실감하고눈물을쏟는다.그는액자속그림을하나하나떠올려본다.앞쪽창가에세개의하얀알이담긴새둥지가있고,창문밖저멀리독수리같은새와결합된웅장한설산이있는그림.그리고『데미안』을다섯번이나읽었다는마리가했던말을떠올린다.아브락사스는천사와악마를공유하면서이세상을지배하는불완전한신의이름이라는.그러니싫든좋든아브락사스의정원을거니는게인간의운명이라는.
기연은이제껏자신이마리의그말을방패삼아스스로를합리화시키고관대하게용서하며죄책감없이지내온게아닌지되돌아본다.그는비로소설산의함의를이해할것같다.아브락사스의정원을거니는게인간의운명일지라도,설산의새처럼희망을갖고살아야하는게인간의삶이라는것을.그게아니라면인간의삶은너무슬프지않냐고.기연의이런자각은그림에대해마리가한말과도정확히연결된다.“나는힘든일이생기면이그림을보면서희망을가지곤해.내가이앞의아직깨어나지않은알이라고생각하고,저뒤배경을보고있으면아무리힘든일이생겨도두렵지않거든.이제곧알에서깨어나독수리가되어설산을향해힘차게날아갈테니까.”
작가는설산그림을통해운명에잠식당하지않는인간의의지와희망의가능성을놓치지않으려한다.기연은그희망을품고세상을향해다시힘차게날아오를수있을까?

소설속에서마리가『데미안』을다섯번읽고자기해석을내놓았듯이,이평재작가역시『데미안』을다섯번읽었을때소설가가되었고,몇년후이작품을쓰게되었다고후기에서밝혔다.15년전첫장편으로쓴초고가이제야완전히새로운작품으로다시태어나독자를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