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정리한다는것은나자신을정리,정돈하는것과같다”
관계에도분리수거가필요하다!
관계정리의필요성을강조한책이넘친다.거리를두라고하고,거절하라고하고,끊어내라고한다.하지만관계에서내가약자일땐?일과관련된중요한사람이라면?안보고살수없는관계라면?훗날반드시마주칠사람이라면?함부로정리하기힘들만큼오래된관계라면?
과연내키는대로다정리해버리는게최선일까?아니면누구는남기고누구는버려야할까?
대체어떤관계를어느정도선에서,어떻게정리해야탈이없을까?
타이완의심리전문가양지아링(楊嘉玲)이쓴〈나를아프게하는사람은버리기로했다〉는바로이런고민에주목하고해결책을제시하는책이다.관계에서가장깊게상처를주는사람은역설적이게도가까운사람이며,고민되는대부분의관계는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는‘중요한’사람들일때가많다.매일마주치거나금전,이익,애정등으로얽혀있는사람들,즉싫지만안보고살수없는직장동료,얄밉지만없으면아쉬운친구,도움은안되지만습관처럼만나는지인,너무미운데끊어낼수없는가족등이다.그래서관계정리는누군가에겐인생이걸린문제가된다.이관계를어떻게푸느냐에따라인생의행복과성공이완전히달라지기때문이다.
잘라내는것과버리는것은다르다
중요하지만불편한사람과상처없이멀어지는관계정리법
〈나를아프게하는사람은버리기로했다〉는바로그런사람과관계때문에힘들어하는이들의고충을들어주고최대한지혜롭게,심리적타격을적게받으며정리하도록돕는책이다.관계가어려운건생활습관,관습,가치관,역할등다양한요소에영향을받기때문이다.직장의인간관계가어려운건서열중심의문화,업무방식,가치관등이충돌하기때문이며,시부모와며느리의갈등은욕망과가치관,역할이충돌하기때문이다.‘나’는독립된자아인동시에누군가의직장동료,상사,부하,자식,부모,친구,고객이다.따라서어떤사람이싫다고해서무작정밀어내거나함부로대하면심각한후유증이나부작용을동반할수있다.이책은바로이지점에서출발한다.
심리상담센터를운영하는전문가로서이런관계를쭉지켜보고연구해온저자는오랫동안고통받으면서도관계를끊지못했던심리적요인을친절하게짚어줌으로써깊은공감을이끌어낸다.특히주변에서흔히보는부모,형제,시부모,자녀,직장동료,상사,친구,연인등의다양한예시와일화를통해,자신을지키면서상대도움직이는현명한대화법을제시하고,관계를변화시킬지혜와용기를불어넣는다.현장의실제사례인만큼직접적이고현실적인도움을받을수있으며,때론이별하는것이더나은관계의실체를확인할수있다.
‘심리적타격없이’지혜롭게헤어져라
총5부로구성된이책은1부에서는정리해야하는관계유형을일목요연하게알려주고2부에서는관계를끊지못하게가로막는여섯가지심리요인을짚어준다.3부는변화를거부하게만드는죄악감,회피,두려움등감정의실체를파헤치며,관계를정리하기전어떤준비를해야하는지조목조목알려주고4부는단계별로상처를최소화하는정리법을설명하며5부에서는관계를정리한후삶이어떻게변화하는지보여준다.
이책의최대장점은실제사례를바탕으로상황별,단계별정리요령을구체적이고친절하게설명한다는점이다.무턱대고관계를잘라내라고요구하지않고내가맺고있는관계를충분히점검하고,그안에투영된내욕망까지파악한뒤최대한부작용없이,상처없이잘헤어지는법을알려준다.저자는심리적타격은최소화하되헤어지고도좋은감정을남기는‘현명한이별법’에집중하는데책에서제시하는‘시대착오적인생각을골라내는네단계’,‘소통방식을변화시키는일곱단계’,‘상대와이별하는일곱단계’를따라가다보면올가미같은관계에서벗어나독립적이고자유롭게설수있는지혜를얻게된다.페이지마다펼쳐지는다양한사례와진심어린조언을각자상황에적용해볼수있다.
죄악감을버리고변화와행동의길로나아가기
13세기에프리드리히2세는흥미로운실험을진행했다.사람의언어능력이선천적인것인지궁금했던그는일부러신생아를데려다보호자에게안아주지못하게했다.먹을것과따뜻한옷,깨끗한환경은제공했지만타인과의상호작용은금지했다.결과는어땠을까?모든아기가강보에싸인채사망했다.이실험은인간이타인과의관계혹은상호작용없이는생존할수없음을증명한다.(본문4장중에서)
이처럼타인과관계맺는것은인간의본능이며생존을좌우할정도로중요하다.저자는여기에‘내재적교환(타인에게인정,관심,신임,수용을갈구하는욕구)’과‘외재적의존(능력이부족해홀로서지못하고타인에게의지하는것)’이라는두가지요인이작용한다고말한다.고통스럽지만인정,관심,수용을받고자하는욕구때문에쉽게관계를잘라내지못하며,타인의간섭에괴로워하면서도참는건이본능때문이다.이책은아프고힘들지만손에쥔것들을놓칠까봐,정말혼자남겨질까봐유지되는관계의본질을철저하게파헤쳐더나은관계로나아가도록독려한다.
저자는또관계갈등의요인을‘타인의기대’와‘자기정체성(self-identification)’이라는심리학이론으로설명한다.내행위에대한타인의판단과자신을바라보는스스로의관점이나만족감이충돌할때관계갈등이증폭된다는것이다.저자는우리마음속에수많은‘가짜타인’들만득실거릴뿐정작‘진짜자신’은사라졌다며,지금부터라도타인에게끌려다니는삶,타인의요구를우선하는삶,희생을당연시하는삶에서벗어날것을주문한다.
그럼으로써이책은‘관계정리란불필요한사람을잘라내는것뿐아니라자아에대한개념을다시세우는과정’이라고말하고있다.상대가누구냐가아니라자신이원하는것을아는일,나의기준과원칙,성향을더정확히파악하고자아를인식하는게관계시작의출발점이라는것이다.
깨끗한심리적공간을확보해자신감넘치는내면의힘을쌓는법
저자는인간관계는‘집안을정리하는것과같다’고말한다.어지럽고복잡한심리상태로는진짜중요한사람을들일여유공간이없다.따라서주기적으로집을청소하듯관계도주기적으로청소하라고권한다.내게중요하지않은사람,나를아프게할뿐인관계를정리하면좋은에너지로좋아하는사람에게더집중할수있기때문이다.
관계를과감히정리하지못하는사람마음에는‘나때문에저사람이상처받으면어떡하지?’‘나를나쁜사람이라고생각하면어떡하지?’같은여린마음과배려심,두려움이존재한다.이처럼착한사람들의마음을파고들어관계정리를가로막는심리가‘죄악감’이다.책은죄악감의정체를들여다보고죄악감이어떻게개인을조종하고통제하며희생을강요하는지도파헤친다.독자는착한사람이라는호평에가려져있던숨겨진욕망과그로인해받은희생의실체를확인할수있다.
이책은인간관계의본질을통찰하고관계개선의힌트를얻으려는사람들에게유용하다.다양한심리이론으로무장하고현실적인사례에서해법을찾은이책은수박겉핥기식처방이나다같이행복하자는뻔한결론을거부한다.진지하게관계에대해고민해본사람,오랫동안어쩔수없는관계속에서고통받아온사람,새로운변화로내면의평화를얻고싶은사람들에게단비와도같은해답을선물할것이다.특히서로의가치관과행동방식이달라어려움을겪는밀레니얼세대와과거세대에게일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