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17.06
저자

김경희

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2000년『문학과사회』봄호에시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문학상담전공교수로가르치며시를쓰고있다.시집『일곱개의단어로된사전』『우리는매일매일』『훔쳐가는노래』『나는오래된거리처럼너를사랑하고』를냈고,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천상병시문학상,백석문학상등을받았다.실비아플라스의소설『메리벤투라와아...

목차

이책을읽는이들에게

1부미적교육과문학치유

문학적상상력과치유
예술의비밀
미적교육의이상:예술가교육
미적활동에대한두가지이해:포이에시스와프락시스
성찰과표현의미적교육:나를돌아보는여덟개의방
중독을넘어서공생(共生)의삶으로
예시:<나를돌아보는여덟개의방>다섯번째강연과활동

2부문학상담과문학적프락시스

문학의치유적힘
문학프락시스로서의문학상담
문학상담에서의읽기와함께-읽기
문학상담과메타모르포시스
문학상담,만인의작가-되기

3부/내마음의무늬읽기

나와함께:마음의무늬
첫번째시간:시작(詩作)/시작(始作)을위한필사
두번째시간:시인의문장을빌려서표현하기
세번째시간:‘가나다라’시쓰기
네번째시간:전력질주를활용한글쓰기
다섯번째시간:푼크툼으로나를이해하기
여섯번째시간:시콜라주로나를표현하기

너와함께:우리의마음을말할때
일곱번째시간:자기소개시쓰기
여덟번째시간:사진과함께하는시쓰기
아홉번째시간:사랑시를활용한콜라주시쓰기
열번째시간:사전형식으로시쓰기
열한번째시간:몸에대해쓰기
열두번째시간:마음의책만들기

참고문헌

시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문학은좀추상적이지않나요?”
-이토록구체적인문학사용법



“문학을한다”고할때사람들은어떤공통의느낌을떠올린다.예민하고섬세함,혹은한가함.책상앞에서글만읽는허생과허생을거리로몰아낸허생의부인은,글과책으로대표되는한가함과어떤추상적삶의아이디어와먹고사는구체적인삶의문제를대비시킨다.책읽기와글쓰기,소위‘문학’은삶과유리되어있다는생각은새로운것이아닌것이다.하지만문학은우리가‘사랑’‘행복’…같은말처럼추상적개념과아이디어이기만할까?문학은한가한사람들이즐기는감상이나취미의대상에불과한것일까?정신병과분열증,트라우마가보편이된시대,이때의문학은여전히유희에불과할까?
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천상병시문학상을수상한시인이자다수의철학서적을낸인문학자진은영은우리가어떻게문학을통해마음을치유하고,삶의주체로성장할수있는지를이야기한다.엑스북스의신간『문학,내마음의무늬읽기』는인문상담학의한분야인문학상담(LiteraryCounseling)을다룬다.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의교수로재직중인진은영과김경희는인문상담프로그램을운영하며다양한삶의이야기를지닌사람들을만났고,그소중한시간은이한권의책에오롯이담겼다.이제문학의구체적인사용법이우리삶의장면으로들어온다.


문학상담이하는일:
문학은거울이다

문학은외면하려했지만외면하지못한우리의아픈모습을거울처럼비춘다.그리고“내담자는이러한이야기속에서자기서사를재구성하고자아를성찰할수있게”된다.문학상담은직접작가가되어자신의이야기를쓰는과정이기도한데,심리적고통에시달리던이들은글쓰기를통해다른존재가된다.이때“문학치료는개별적증상의치료에그치지않고인간의통합적성장을지향하는본연의임무를더충실하게완수”한다(본문68~69쪽).

“내담자는자신의상태나상처를자유롭게표현하면서도문학적서사와은유를통해자신을보호하기때문에불안감을최소화할수있습니다.이렇게불안이최소화되면내담자는자신의문제들을표면적이고관습적인자아의뒤로숨기지않고자유롭게표현하는용기를발휘하게됩니다.”(본문88쪽)

상처를직접적으로서술하는일이내담자에게심리적부담이되기에,자기의이야기를온전히들려주는것보다문학상담을활용하면보다안전한자기탐색이가능해진다.주변의냉담한반응이나,자신의내밀한이야기를드러냄으로써오는불안으로부터자유로울수있도록문학적글쓰기는글쓰는이를돕는다.서사와은유뒤로안전하게자기를숨길수도있고,자신이쓴내용을바라보며상처와거리를두는것도가능하다.문학이라는거울을통해자신을바라보고비로소‘저게나구나’를깨닫는순간,우리는스스로를치유하는과정에한발더다가간다.

시를쓰면달라지는일:
시인의마음으로세상을본다

『문학,내마음의무늬읽기』는문학상담의이해와효용을담은안내와,실제로문학을활용할수있는가이드가되어주는워크북으로구성되어있다.책의3부인워크북은개인적인글쓰기활동이가능한전반부(‘나와함께:마음의무늬’)와그룹활동을가능케하는후반부(‘너와함께:우리의마음을말할때’)로이루어져있다.우리는혼자만의시간이필요한동시에타인의존재가필요한까닭이다.

“먼저나에대해떠올려봅니다.‘가’,‘나’,‘다’…로시작하는단어들을사용해서나의자화상을시로써봅니다.지금이순간의느낌이나요즘자신의기분,자신이보낸하루의일과에대해서써도좋습니다.다른글자들에비해‘라’나‘카’로시작되는단어들은찾기가쉽지않을거예요.그경우두음법칙을적용하거나조금비슷한음운으로시작하는것도괜찮고외래어를선택해도좋습니다.예상하지못했던재미있는시구속에서자기를발견할수있습니다.”(본문161쪽)



그런데만약
-이한솔님의작품

가명을쓰는사람들의모임에갔어
나는이름이없었지,얼굴을들킨삐에로처럼아무말도못하고
다만
라디오의볼륨을높였을뿐
마지막노래가나오기를서성거리며기다릴뿐.그런데
바흐의음악이흐르고있었어
사람들은잔을부딪치다말고고개를돌려여기를봐
아름다움이란이런것
자전거에올라내려다보는강물속
차가운수면위로음악처럼떠오르는얼굴을기다리거나
카레를먹다가,죽은친구를떠올리는일
타성에감긴목소리들은작아지다가사라져가고
파리한얼굴들만남아있다
하,기억나지않는이름들(본문163쪽)


시인의문장을빌려서표현하기,‘가나다라’시쓰기,시콜라주로나를표현하기,사진과함께하는시쓰기,사전형식으로시쓰기등의과제는내가몰랐던나를만날수있게해준다.때로는막막하고낯설게만느껴지는글쓰기를수행하다보면,내안에있던“혐오하는것,분노하는것,슬퍼하는것,혹은뭔지잘모르겠는것등등별의별조각들”(본문152쪽)이다튀어나온다.“내가왜그런표현을사용했을까?”독자는자신이쓴작품을향해질문을던지며그동안외면했던마음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게된다.

모든것을낯설게바라보는것.심지어는잘안다고생각해왔던내마음까지낯설게바라보는것.익숙한것에대한의심은우리를새로운장소로이끌어준다.시인의마음을갖는것은새로운나를만들기위한출발점이다.“과학자들이실험실에서의심과의문을갖는사람들이라면,시인은일상에서끊임없이의심과의문을갖는것의중요성을가장잘아는사람”(본문139쪽)이다.이렇게시인의마음으로‘문학으로내마음의무늬읽는법’을어렴풋이알게된후사람들은자신이쓴작품을책으로묶으며이과정을마무리한다.이책의제목처럼이모든과정은우리가“마음의무늬를표현할수있도록돕는”데있다.
저자들은서문에서아무도펼쳐보지않는서글픈운명의책이있다고말한다.바로‘마음’이라는책이다.마음에기록되는무수히많은것들,그러나유일한독자인내가읽지않는다면영원히사라져버릴것들.그런마음의무늬들을세상밖으로끌어내기위해이책이쓰여졌다.

“…그에게다시삶의감각을회복하고타인들사이로되돌아오도록인도해준것은그의시를읽고있는한사람의아름답고너그러운목소리입니다.그는자신의시가한사람의입술을통해서다른사람들에게전해지고있다는것을깨달은순간,다시삶의생생한관계속으로돌아올수있었던것입니다.”(본문1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