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길 없는 대지 (길 위에서 마주친 루쉰의 삶, 루쉰의 글쓰기)

루쉰, 길 없는 대지 (길 위에서 마주친 루쉰의 삶, 루쉰의 글쓰기)

$18.45
Description
루쉰의 삶의 여정을 밟아 가는 새로운 평전
『루쉰, 길 없는 대지』는 공부공동체인 남산의 ‘감이당’과 ‘남산강학원’, 혜화동의 ‘규문’ 그리고 경기도 용인의 ‘문탁네트워크’에 속한 필자들이 “루쉰의 여정을 밟아 가는 새로운 평전을 써보자”는 프로젝트에 의기투합하여 탄생하게 된 새로운 형식의 평전이다. 각자의 공부 네트워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루쉰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고전평론가 고미숙을 비롯한 여섯 명의 필자들은 루쉰이 직접 살았던 장소들(태어난 곳인 사오싱부터 시작해 난징, 일본의 도쿄와 센다이를 거쳐 다시 중국의 베이징, 샤먼, 광저우, 상하이에 이르는)을 방문해 각 시기별 루쉰의 삶과 사상의 흔적을 좇았다. 루쉰이 머물렀던 곳, 공부했던 곳, 일하던 장소, 글을 쓰던 곳 등등을 누비며 그 시기 그 장소에서 루쉰이 맞닥뜨렸던 삶과 고민, 그리고 그의 글쓰기를 불러온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루쉰에 대한 특별한 평전을 가지게 되었다.

1부에서는 여행의 여정과 그 여정지에서 만난 루쉰의 삶과 사상을, 2부에서는 루쉰의 주요 저작들을 일별하여 루쉰의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서평들을 담아낸 이 책은, 루쉰의 생애와 글쓰기를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새로운 평전 쓰기인 동시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루쉰 입문서’이며, 독자들이 자신만의 ‘루쉰-로드’ 만들기에 나설 것을 청하는 초대장이다.
저자

고미숙

저자고미숙은고전평론가.1960년강원도정선군함백출생.가난한광산촌에서자랐지만,공부를지상최고의가치로여기신부모님덕분에박사학위까지무사히마쳤다.대학원에서훌륭한스승과선배들을만나공부의기본기를익혔고,지난10여년간지식인공동체‘수유+너머’에서좋은벗들을통해‘삶의기예’를배웠다.덕분에강연과집필로밥벌이를하고있다.2011년10월부터‘수유+너머’를떠나‘감이당’(gamidang.com)과‘남산강학원’(kungfus.net)에서활동하고있다.감이당은‘몸,삶,글’이라는키워드를가지고‘인문의역학’을탐구하는‘밴드형코뮤니타스’다.지금까지낸책으로는,열하일기삼종세트『열하일기,웃음과역설의유쾌한시공간』,『삶과문명의눈부신비전열하일기』,『세계최고의여행기,열하일기』(전2권)와달인삼종세트『공부의달인,호모쿵푸스』,『사랑과연애의달인,호모에로스』,『돈의달인,호모코뮤니타스』,동의보감삼종세트『동의보감,몸과우주그리고삶의비전을찾아서』,『나의운명사용설명서』,『고미숙의몸과인문학』,근대성삼종세트『계몽의시대:근대적시공간과민족의탄생』,『연애의시대:근대적여성성과사랑의탄생』,『위생의시대:병리학과근대적신체의탄생』그리고『윤선도평전』,『두개의별두개의지도:다산과연암라이벌평전1탄』,『낭송의달인호모큐라스』,『고미숙의로드클래식,길위에서길찾기』,『“바보야,문제는돈이아니라니까”』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지도와함께보는루쉰연대기


1부.루쉰온더로드

프롤로그.도주의달인루쉰(고미숙)
‘희망’은창녀다!┃역사는‘식인’,민중은‘또라이’┃혁명,지옥의판타지┃먼지처럼흩어지기를!┃그럼에도불구하고┃루쉰온더로드┃영원한도망자,루쉰

1장.샤오싱~난징시절:몰락과도주(고미숙)
고전과첨단의공존,항저우┃루쉰과기차┃루쉰과마오쩌둥┃『아침꽃저녁에줍다』와『루쉰과저우쭤런』┃몰락의연대기┃『산해경』과한의학┃『천연론』과신세계┃에필로그―뒷담화하나

2장.도쿄시절:구경꾼으로머물것인가,혁명적으로살것인가(채운)
몰락하는자에게길이있나니┃습속의저주―변발이야기┃‘센다이’라는입구혹은출구┃내기꺼이악마가되겠노라┃그리고,루쉰과니체

3장.도쿄~센다이시절:그럼에도불구하고살아가야한다(채운)
루쉰,도쿄에서보낸한철┃스승을만난다는것:센다이,루쉰,그리고후지노선생┃소세키의‘자기본위’vs루쉰의‘자기해부’┃다중(多重)의근대┃우리는살아가야한다┃루쉰을읽는다는것

4장.베이징시절·1:‘루쉰’(魯迅)의탄생―위대한몰락혹은계몽의혁명(문성환)
intro_북경,연경,베이징┃문학이란‘무엇’인가┃루쉰의적막┃철방으로부터의외침―루쉰의탄생┃위대한몰락,계몽의혁명┃outro_길위에서

5장.베이징시절·2:‘고독한전사’의끈질긴싸움(길진숙)
두차례의베이징여행┃루쉰과항저우의뇌봉탑┃베이징,적막한전장┃동생과의결별,루쉰의방황┃방황하는지식인들┃무엇을할것인가?:생존하라,생계를해결하라,전진하라!┃2016년8월의베이징여자사범대학또는루쉰중학교

6장.베이징~샤먼시절:아름답지않은삶을쓰다(신근영)
민국이래가장어두운날,쓰다┃부드러운칼을든요괴들┃잡문,그리고길위의전사┃‘호랑이꼬리’를떠나다┃죽은불이깨어나다┃천당에서삶으로

7장.광저우~상하이시절:혁명은어디에있을까(이희경)
1926년,지나가고있는중┃혁명이란무엇인가?┃붉은도시광저우는붉지않다┃문화위초(文化圍剿)―혁명문학논쟁┃‘루쉰’이라는어떤삶┃나는루쉰을만났을까?

에필로그.아무도용서하지않는자의죽음(고미숙)
상하이,루쉰로드의종점┃죽기일년전(1935년)―Backtothefuture!┃에로스―창조의유희┃복수는운명이다!┃혁명―모두에게모든것을,우리에겐아무것도!┃“단한명도용서하지않겠다!”┃죽기열흘전┃“나는죽음을열망한다!”



2부.라이팅온더로드

루쉰저작연대기

1.계몽에반反하는계몽:루쉰의『무덤』(채운)
“앞?앞쪽은,무덤이오”┃문예,저항의소리┃계몽에반하는계몽

2.차가운공기를가르는뜨거운외침:루쉰의『열풍』(채운)
『열풍』과『외침』,잡문과소설사이┃아들과아버지:중간물로서의존재┃‘국수’(國粹)라는사상적질병과‘예외적개인’의도래

3.적막한가운데서소설을외치다:루쉰의『외침』(문성환)
외침은읽는게아니라들어야한다┃광인과철방:내안에너있다┃‘아Q와혁명’에서‘아Q의혁명’으로┃작은사건:희망은있는것도없는것도아니라지만

4.생활의반란,습속의배반:루쉰의『방황』(길진숙)
이념화된루쉰을넘어!┃문제는생활과습속이다!┃지금도틀리고그때도틀리다!┃해부의달인,루쉰

5.무(無)를통해생(生)에이르다:루쉰의『들풀』(채운)
먼지바람속에서┃쓸수없다그러므로쓴다┃무지(無地),생(生)의긍정을위한대지┃함께살아가지않으면안된다

6.눈앞을가리는허위를벗겨내다:루쉰의『화개집』,『화개집속편』(신근영)
화개운을만나다┃화개의속임수┃적의화살로적을쏘다┃대의명분뒤에숨긴마음┃꽃이없는장미

7.도망자=루쉰이‘옛일’을대하는특별한품격:루쉰의『아침꽃저녁에줍다』(문성환)
1926년,베이징,샤먼┃24효도그림:내가이랬다구?┃아버지의병환:그때는그때고지금은지금이다┃아침꽃을저녁에줍는이유는

8.그러할뿐이다:루쉰의『이이집』(이희경)
1927년,변곡점┃대의(大義)는딱질색이다┃문학은무력하다┃적,깃발그리고에워싸는자

9.혁명문학논쟁을중계한다:루쉰의『삼한집』(이희경)
상하이―심란한출발┃혁명문학―애매하고모호하다┃논쟁―단칼에피를보다┃잡문―하찮은것의정치학

10.옛이야기의복원과생성:루쉰의『중국소설사략』(길진숙)
흥미진진한『중국소설사략』┃루쉰은왜소설을정리했을까?┃루쉰이공감한소설┃중국인이중국작품을말하라

11.루쉰의‘고전사용설명서’―‘거룩한’신화가‘비루한’일상을만나면?:루쉰의『새로쓴옛날이야기』(고미숙)
고전이라는‘참호’―도피가아닌도주!┃‘시간여행’의미학―반전과해체┃생명과일상―급진적인,너무나급진적인!

출판사 서평

『루쉰,길없는대지:길위에서마주친루쉰의삶,루쉰의글쓰기』저자6인인터뷰

1.루쉰이생애를보낸장소에직접찾아가그의삶과사상을추적하는‘루쉰프로젝트’는어떻게기획되었나요?

(고미숙)2015년가을쯤인가,『홍루몽』로드세미나가있어서세미나멤버들과『홍루몽』과관련된코스를여행하다가상하이에도착했는데,거기서루쉰무덤에가게됐죠.별생각이없었는데,무덤앞에서는순간,느낌이아주이상했어요.아,루쉰의몸이여기누워있구나,하는생각이들면서몸이크게감응을했던거같아요.이후버스를타고이동하는데,문득‘루쉰평전’을그가간자취를따라이렇게여행을하면서쓰면어떨까,하는생각이떠올랐어요.섬광…정도는아니고,‘쓰윽’하고떠올랐는데,버스를타고오는내내생각이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지는거예요.루쉰이평생이동했던장소들(사오싱에서난징,도쿄와센다이,항저우,베이징,샤먼과광저우,그리고상하이)이머리에주욱그려지면서그와동시에이여행을공동체멤버들과같이하면진짜재밌겠다는구체적인컨셉까지다떠올랐죠.여행을마치고귀국해서북드라망대표한테먼저알렸더니,와우,반응이어찌나뜨겁던지!그때확신을했죠.“이건꼭해야해”라고.그다음에남산강학원,문탁네트워크,규문등이책의필자들이속한공동체에다알렸는데역시나모두가꼭참여하고싶다는반응이었죠(평전자체보다는여행에더끌린것같긴하지만^^).지금까지공동체활동을하면서여러가지제안을해왔는데,이런호응은처음이아니었나싶네요.다른제안들에는“그게?미?그걸꼭해야돼?”하는시큰둥한반응이대부분이었는데….흑!근데약간의삑사리가있긴했어요.문탁네트워크의문탁(이희경)의경우,열렬히맞장구를쳐놓고는얼마있다가다른일정과겹쳐서도저히참여할수없다며주저리주저리긴문자를보내서저를열받게(?)하더니,중간에은근슬쩍여행에합류하면서결국이책의가장‘빛나는’필자가되었답니다.다마치고나서야이프로젝트에참여하지않았으면크게후회할뻔했다,고참회성고백을했죠.흥!


2.글로루쉰을만났을때와루쉰이살았고공부했고글을썼던장소를직접찾아가만났을때차이가있으셨나요?어떤차이를느끼셨나요?

(고미숙)당연히차이가많죠.글로읽으면개념과의미에집착하게되지만,일단그장소에가서그의자취를되짚어보면그의인생이건그가남긴텍스트건아주생동감있게다가와요.예를들면루쉰을책으로읽을땐온통암흑과적막,항일과혁명,이런단어들로가득차보이지만,막상살았던집에가보면응접실도있고,침실도아늑하게꾸며져있고,또바로옆집에친구들도살고있었고…이런장면을보면,아,이사람도우리와같은일상을살았구나!늘전투만하고있었던건아니네,뭐이런생각이들죠.텍스트를아주입체적으로읽을수있다는뜻이죠.거꾸로이런평범한일상속에서그런‘강도높은’텍스트가나왔다고생각하면왠지가슴이뻐근해지면서루쉰과우리사이에강렬한공감의영역이열리기도합니다.그리고솔직히제일좋은건공항에서,기차안에서,또산과바다를보면서,계속루쉰에대한이야기를나눈다는사실이에요.말하자면,우리의몸이움직이니까루쉰도그의텍스트도같이움직이는거죠.그런식의마주침자체가너무행복했어요.
또사오싱이건상하이건일단그장소에가보면루쉰이살았던시대와우리시대사이의간극을적나라하게확인할수있다는것,그점도중요한것같아요.역사가이토록무상하구나!하는것을온몸으로실감하게되죠.그러면서수많은질문들이엄습합니다.혁명과구도에대하여.삶과죽음에대하여.

(이희경)저같은경우는무상함혹은어긋남을느꼈습니다.루쉰이살던곳과머물렀던곳대부분이거대한박물관으로변해있었기때문이었죠.그곳에서루쉰을실감하는것이저에게는쉽지않았어요.이런느낌은지금은베이징루쉰중학교로바뀐베이징여자사범대학에서도마찬가지였습니다.3.18기념탑은의연하고,루쉰기념관은아기자기하게잘꾸며져있었고,방학중임에도불구하고우리를안내하러일부러출근하신선생님의수고가감사했지만,선생님이진심으로존경한다는루쉰이제가사랑하는루쉰인지는확신이서지않았어요.
한편루쉰이사오싱에서베이징으로올라와몇년간머물렀던숙소,너무나적막하여고서를모으거나불경을읽거나옛비문을베끼던‘S회관(’사오싱회관)은박물관이나기념관이아니라지금도베이징시민의주거지로사용되고있었는데요.근데그곳은전통적인주거구조인사합원(四合院)이아니라빈마당에쪽방들을억지로증축하여(이렇게변형된사합원을중국에서는잡원雜院이라고한다네요)사람들을빼곡하게수납하고있는일종의쪽방촌같은모습이었습니다.
루쉰은어디에있을까요?박물관에?기념관에?아니면쪽방촌에?솔직히잘모르겠다는심정이었습니다.글로만난루쉰을발로만나러가는길은어쩌면도처에있으나실은부재하는루쉰을찾아헤매는과정이었을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들어요.마치환한대낮에등불을들고돌아다녔던디오게네스같았달까요?!^^

(길진숙)루쉰의소설과잡문을읽은지얼마지나지않아상하이로여행을간적이있습니다.루쉰의흔적을찾아떠난여행은아니었는데,의도치않게상하이의루쉰공원에가게된겁니다.저는그곳에루쉰의무덤이있는줄몰랐는데어쩌다루쉰의무덤과그의동상앞에발길이닿았던거예요,아주우연히.그의무덤에묵념하며이상한기분이들었습니다.루쉰의소설집『외침』이너무강렬했던터라,역사저너머로사라져‘침묵하는’루쉰이실감나지않았다고할까요?상하이에서동상으로마주한루쉰은너무나차분했습니다.이상하게도그모습에서인간루쉰이새삼궁금해졌습니다.
루쉰의글에서는늘상빈틈없고완벽한혁명작가의모습만봤던것같습니다.사실루쉰의필치는강인하고예리해서허투루생각할틈새를주지않습니다.눈을똑바로뜨고지켜보면서,자기를해부하고중국을해부하며,조금의비겁도용서하지않았기때문입니다.그런까닭에루쉰의글은읽을때마다팽팽하게긴장하게되고,어떨때는버겁기도합니다.그래서솔직히루쉰의책은읽기전,심호흡을하고펼치게돼요.독사처럼칭칭감고서자신의비겁도물어뜯고중국사회의비겁도물어뜯는루쉰의모습은…무한신뢰를보내면서도왠지가까이하기엔너무먼스승님,선지자같다고할까요?루쉰의흔적을찾아헤매던길위에서문득루쉰을위대한전승자보듯너무기념비적으로만바라보는저를보았습니다.살아있는루쉰이라면,스승님혹은혁명가로우러르는저를무척싫어했을겁니다.
기차를타고사오싱과항저우와난징과베이징등루쉰의이동경로를따라가면서,루쉰의집과일하던곳을걸으면서,꼼꼼하고치열하게교정한원고나한글자한글자정성을다한글씨를보며비로소루쉰이고민하고방황하며절차탁마했던긴시간이떠올랐습니다.루쉰이이동했던그여러도주로를땀흘리며좇다보니,글로읽을때는소각된그긴시간과그먼공간들을발끝으로실감했던것이지요.예교와식인의굴레로부터의탈주와인간해방을향한싸움은상상이상으로길고지루하며앞이보이지않는것이었음을,그멀고먼도주의길을따라가며비로소느꼈던것입니다.“희망도허망하고,절망도허망하다”는말이참으로멋있지만실감은되지않았는데,숱한희망의아침과절망의밤을보낸사람이아니라면결코나올수없는말임도처음으로알았습니다.그리고동시에그도주로를따라가다보니,가볍고날쌔지않으면불가능하겠다는생각도일어나더군요.루쉰이비장하지않을수있었던비법을알게되었다고할까요?끊임없이고민하고뒤척이지만계속앞으로전진하는루쉰을좇다보니,가볍게라이트레프트잽을날리다강하면서날쌘한방의펀치로마무리하는루쉰글의그짜릿함이어디에서온것인지아주조금은감지할수있었습니다.

(문성환)일단책이나글로만나면서감탄하고밑줄그어가며배우던누군가를그가살았던곳으로직접찾아가서그흔적을찾아본다는것은그자체만으로도흥분되는일이었습니다.그런데막상직접찾아가보고느낀차이라면,단순히책이나글로읽으면서상상하던것보다작품과관련된생각이구체적이고물질적인것으로다가오는것같은경험을하게되었달까요.그러니까어떤의미에선일종의감각적인변화같은것인데요.예를들면공간에대해서만보더라도그지역거리풍경,사람들표정,말씨,바람에섞여불어오는냄새,음식등등에대한실감이많이달라졌던것같아요.아,이계절이런날씨에그도이거리어디쯤에서이러이러한냄새를맡으며,이러이러한것들을보며지나다니고,이러이러저러저러했겠구나하는그런거.그리고또일단신기하잖아요.공부하고그공부를인연삼아작가와작품속의어떤장소를찾아가본다는것.그냥그런모든것들이그냥여행을다니던때와도또달랐던점이었고요.

(채운)아무래도차이가있지요.원래공간이라는게직접걷고그곳의공기를호흡해보기전에는관념에불과한거니까요.제가간센다이는좀특별했어요.너무특별하지않아서특별했달까요.뭐대단한조형물이나기념관을기대한건아니지만,그래도생각보다무척단출하고한산했습니다.하긴,100년전의중국유학생하나가의학전문대학을다니다중퇴했다는게뭐그리대단한일이라고그걸기념하겠습니까.더군다나지금은루쉰을읽는시대도아니고요.본문의제글에서도썼지만,아무튼썰렁하고적막한것이딱루쉰에게어울리는장소였죠.이먼곳에있는의과대학까지,대체루쉰은무슨생각을하고온걸까,정말의학을공부해야겠다는‘꿈’이있긴있었을까…모르겠어요.근데센다이를걷는내내드는생각은,루쉰은어쩌면‘근대’도쿄와,그곳의중국유학생들과,거리를두고싶었던게아닐까,하는것이었습니다.의학은핑계였을지모른다,정치든입신출세든혁명이든,명분하나씩을붙들고들떠잘난척하는유학생들이꼴보기싫었던것일테다…뭐그런생각.그런데센다이에서도별반다를게없었던거죠.루쉰은방황중이었을거예요.
센다이의전이있던크지않은건물앞에서,후지노의‘빨간펜노트’가진열된아카이브에서,거미줄이쳐진루쉰의흉상앞에서,그리고기적처럼버려져있던루쉰의하숙집앞에서,센다이-환등기-후지노…등으로이어지는,제가익히알고있던기존의논리적스토리가얽혀버렸어요.어떤장소가주는특별한진동때문인가싶기도하고…가을같은루쉰의청춘을,애매하고불확실한한인간의20대를만나고온듯한느낌입니다.이또한뿌옇고불확실한것이지만요.

(신근영)글로루쉰을만나는것과루쉰이살았던곳을직접가보는것의차이는아마도‘머리’와‘마음’의차이가아닐까해요.물론책을읽을때도최대한루쉰의마음자리에서보려고노력하지만,그게한계가있어요.책상에앉아글을읽을때,머리로만이해한다든지,혹은대수롭지않게생각하고그냥지나치는부분들이생기는것이죠.사실이런한계라는것자체가여행을하면서느껴지게되요.예를들어제글에‘호랑이꼬리’라불리던루쉰의집얘기를썼는데요,전그집의구조를루쉰과그의아내인주안,그리고어머니의관계위에서풀었습니다.그런데이게그호랑이꼬리를가보고서야알게된거에요.그전에는그냥루쉰이직접설계한집이라는정도였는데,막상가보니루쉰의마음이느껴지는것이죠.어떤마음으로그렇게집을설계했는지가몸으로다가오는거예요.
그렇지만이런차이들에앞서무엇보다좋았던것은루쉰과‘직접’만난다는것이었죠.그냥좋더라구요.책을통해먼발치에서만보던사람을직접대면한기분이었죠.뭐랄까요…요새로치면선망하던연예인을직접만난팬의기분이랄까요.(^^*)글이라는게일상위에서나오는것이기는하지만,그글을통해서만나게되는건일상의어떤한단면,도드라진한부분인거잖아요.그런데루쉰이살았던곳을이리저리돌아다니다보니,루쉰의그일상을함께나누는느낌이들었어요.출근을하러걸어가고,학교에들어가고,책상에앉아서글들을쓰고,마당에나와담배한대를피우고,찾아온학생들과이러저런수다를떨고,멍하니창밖을보기도하고,이런일상들이루쉰과제가사는이시간의간극을넘어느껴진다는게신기하고,기쁘고,좋았어요.


3.이독특한루쉰평전에서각선생님들께서맡으신시기가다른데요,맡으신시기와그시기의루쉰의삶과사상의특징이랄까,독자들이살펴봤으면하는점에대해말씀해주시면좋겠습니다.

(고미숙)저는사오싱(紹興)에서보낸유년기랑마지막죽기1년전상하이시절을맡았으니까시작과끝을담당한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