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18세기 연행록 (김현미 풀어 읽음)

낭송 18세기 연행록 (김현미 풀어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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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행이 한정되었던 근대 이전 시대의 여행기들을 낭송에 적합하게 엮은 낭송Q 시리즈 여행기편의 첫번째 책. 이 책 『낭송 18세기 연행록』은 김창업의 『노가재연행일기』, 홍대용의 『담헌연기』 등 18세기의 대표적 연행록과 함께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이기지의 『일암연기』, 강호보의 『상봉록』, 서호수의 『연행기』 등 18세기에 쓰여진 연행록과 연행에 관련한 글들 중 “여행자의 맘에 피어나는 모험심과 문명을 이해하고자 하는 지식인의 분석안 사이의 유쾌한 긴장”을 담아내고 있는 문장들을 가려 뽑아 독자들이 편하게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도록 그 편제를 새롭게 하여 엮은 것이다.
저자

김현미

목차

머리말낭송연행록을펴내며
연행록을읽기전알아두면좋은정보

1부연행을떠나며
1-1.눈을크게뜨고숨은중원의문헌을찾으라
1-2.떠나기싫은어머님곁
1-3.아들아,너를보니부럽기도하고,기쁘기도하구나!
1-4.전에도그랬듯,길을가면모든것을쓰게될것이다
1-5.너무빨리돌아가신아버지의참으로아름다운흔적

2부가깝고도먼그길,개성?평양?의주
2-1.개성:선죽교와고려옛터
2-2.길떠난지일주일,평양에가다
2-3.평양의풍류공간,연광정
2-4.한양처럼번성한평양
2-5.평양과의주사이,백상루:잔치와유람의공간
2-6.의주,조선의마지막기착지
2-7.국경을건너다

3부청나라두개의중심,심양과북경
3-1.금나라를이은청의고도,심양
3-2.번화한심양,그러나지식이얕은사람들
3-3.원근법으로바라본북경
3-4.조선사신숙소변천사
3-5.북경의핫플레이스①자금성
3-6.북경의핫플레이스②유리창:서적,골동품,사람-책을만난곳
3-7.북경의핫플레이스③천주당:천하기관

4부먹고입고잔곳의보고서
4-1.중국음식보고서①거리의음식들
4-2.중국음식보고서②길위의양식,국수
4-3.중국음식보고서③과일보고서
4-4.중국음식보고서④술이야기
4-5.옷이야기:문명의지표조선의관
4-6.집이야기:그들의집은일자였다
4-7.오가는길의절경:산은그곳에늘있어서

5부나와너의거리:이국에서만난또다른이국
5-1.타국에서확인한조선입맛
5-2.타국등급매기기
5-3.천리경,비연,서양화:천주당에서접한서양문물
5-4.안남사신을만나다
5-5.유구사신:청궁궐조참례의앞뒤짝꿍
5-6.야만의야만①냄새로알아채는회국인
5-7.야만의야만②야만하지만무시도할수없는몽골인
5-8.야만의야만③벽안의야만,대비달자
5-9.호인과한인:영원한이분법

6부기상천외한이야기들
6-1.풍류남아,무관유봉산
6-2.군노삽살,스트리트파이터
6-3.한량역관홍명복
6-4.기생을삼가는이유
6-5.향화암,여승의자취
6-6.무엇에쓰는돌인고:흡독석
6-7.흑진국이야기:문명에노출되지않은별세계의최초소개
6-8.30대조선선비에게듣는,원기나는비결
6-9.제3의비밀언어,한글

『낭송18세기연행록』에실린연행록목록
『낭송18세기연행록』속주요인물정보

출판사 서평

■『낭송18세기연행록』풀어읽은이인터뷰


1.중국이명나라일때나,청나라일때나조선에서는사신들을중국으로보냈고또그에따른기록들도남겨졌는데요.그런기록을청이전세대에는‘조천록’(朝天錄)이라고하고,청대부터는‘연행록’(燕行錄)이라한다고하셨습니다.조천록과연행록에는어떤차이가있나요?또명나라이건청나라이건조선의사신들에게중국은새로운문물의세계였을텐데하필18세기이후에중국에서의견문을글로남긴연행록이쏟아져나오게된배경도궁금합니다.
연행록이란‘청의수도인연경(燕京,현재의베이징)에간기록’이라는뜻입니다.청(淸)이전세대까지는주로‘천자의나라에조회(朝會)를간기록’이라는뜻의‘조천록(朝天錄)’이라고불렸습니다.
둘다‘사행(使行)이라는해외체험의결과로나온기록’이라는공통분모를가지고있지만제목서부터가는나라에대한마음의온도차가확연히보입니다.조천록이라는타이틀은천자(天子)에나라에정례적으로가는외교행위를수행하는공무(公務)적목적을드러내며본문을지배하려는경향이보이는반면,연행록이라는명칭이주는지배적인인상은‘가다’[行]에집중되면서,길을가면서본광경과일들을좀더자유롭게담을수있는여지를줍니다.
지금의말로풀어본다면조천록은‘명나라출장기록보고서’내지는‘성지순례기’쯤으로풀수있을것같습니다.즉대상국에대한경외심이나대상국으로가는의도가한정되어있음을밝히는의도가명칭에이미명시되어있는것이지요.연행록은지금말로풀어본다면‘연경을가다’정도가되겠는데,우리는그비슷한제목을블로그에서도,tv프로그램에서도볼수있습니다.이것은누구나할수있는,한개인으로서의체험인‘여행’으로이경험들을생각한다는저자들의의도가보이는것이지요.
대답이자연스럽게두번째질문으로넘어가게되는데요.이기록들의명칭이조천록에서연행록으로대세가넘어가는순간,글을쓰는사람들은그들이갔던그길이공무인사행이라기보다는개인적인여행으로체험하고,그것을개인적기록으로남기는일들이양적으로많아지기시작합니다.임기중선생님께서연행록원문을집적하여정리해놓으신2016년개정판『연행록총간』(www.krpia.co.kr)에따르면,17세기명에간사행기록들을주로지칭한조천록류는105편(이본포함)인데1637년청건국이후의대청사행체험기록들인연행록은18세기까지봤을때도229편(이본포함)으로급증하는것을볼수있습니다.‘여행주체로서의개인’을자각하는것이기록급증의배경에있다는것을보여주는것이죠.

2.『낭송18세기연행록』에는연암박지원의『열하일기』와함께3대연행록으로꼽히는김창업의『노가재연행일기』와홍대용의『담헌연기』를포함한총10종의연행기들이추려져있습니다.물론18세기에쓰여진연행록은그종수가훨씬더많을텐데요,다양한연행록중에서『낭송18세기연행록』에실릴글들을선정하는기준은어떤것이었나요?
개인저작연행록이본격적으로지어졌던영·정조시기(1724~1800)는18세기의대부분을차지합니다.이시기연구가치가있는49인의개인저작연행록(이본포함72종)중현재독자들에게최고수준의연행록으로익히알려져있는『열하일기』(1780)를빼고18세기연행록들의성격을잘보여주는10개의연행록중에서이책의내용을선별했습니다.1712년에지어진김창업의『노가재연행일기』를시작으로,1791년에지어진김정중의『연행록』까지그내용을선별하고모았습니다.
『열하일기』를왜뺐는가,라는질문에대한답변을하는데서부터『낭송18세기연행록』의텍스트들을설명할수있습니다.흔히,연암박지원의『열하일기』는우리나라의역사를통틀어최고의작품으로꼽히곤합니다.이러한‘열하일기’의유명세에가려서나머지연행록들은단순히모방작이나아류작으로생각되기가쉽습니다.그렇지만,앞서도말했듯이1780년,영·정조대의거의끝자락에나온『열하일기』는혼자서평지돌출한책이아니라18세기초부터꾸준히지어진이연행록들의기반에힘입어쓰이고읽힌책입니다.그리하여,이책에는이러한연행록의기반과수준을보여주는주요작,즉삼대연행록으로후대에소개된『노가재연행일기』,『담헌연기』는물론연암이인용했던이기지의『일암연기』,연암이후두번째열하행을그린서호수의『연행기』등뿐아니라한글,한문본이함께공존하여연행록이어떻게독자층을넓혔는가도생각해볼수있는이의봉의『북원록』,강호보의『상봉록』등다양한18세기연행록을선정하였습니다.그기준을한마디로정리하자면‘18세기(한문)산문연행록의광대한편폭을잘보여주는텍스트’들이라고설명할수있습니다.

3.선생님께서생각하시는『낭송18세기연행록』의최고의명장면은무엇인가요?또그이유도궁금합니다.
제가특히소개하고싶은부분은압록강을넘어청으로들어가기직전의광경을소개한이기지(李器之)의『일암연기』(一菴燕記)에서고른짧은부분입니다(본문59쪽).

압록강을건넌뒤로부터는사람키를넘는갈대숲이이어져,수백보를가다뒤돌아보자벌써강언덕에있는사람을볼수없었다.강언덕에서바라보는사람또한응당이와같을터이니,만약아끼고사랑하는이를강가에서전송하는자가있다면그이별의슬픔을더욱견뎌내기가어려울것이다.
강에서4리를가서방피포(方陂浦)를건넜다.강은좁았지만,말허리까지차오르는깊이로더러운물이흘렀다.또2리가서삼강(三江)을건넜다.이강은곧또다른지류로압록강으로흘러드는데,강폭이넓으면서도물은얕아겨우사람의무릎에닿았다.작은언덕에올라의주통군정을돌아보니역관들이말했다.
“돌아올때이곳에이르러이정자를바라보면고향집을보는것과같은기분입니다.”
_이기지,『일암연기』,1720년8월18일

일암이기지가아버지이이명(李?命)을따라서갔던이사행길은숙종의승하를알리고,경종의왕위승계를승인받기위한임무를띤것이었습니다.당시의정계는경종의동생인연잉군(후일의영조)를세제(世弟)로책봉하는문제때문에노론과소론이첨예한대립각을세우고있던때인데,그것때문에결국1721년1월7일돌아왔다가1721년10월부터세제책봉문제로인하여신임사화가일어나그결과1722년3월경종제거의역모죄주역으로서몰려죽음에이르게됩니다.그래서이『일암연기』는오랫동안메모뭉치로만남아있다가,39년뒤인1759년에야난리통에서겨우살아남은아들이봉상(李鳳祥)에의하여세상에나오게됩니다.1720년길을떠나던일암이기지가이러한상황을몰랐을까요?읽을때마다,저는그가모든것을알면서도새로운세상을더보고,알고싶어서길을떠났을거라는믿음을굳히게됩니다.결국그는연행을떠나청의모습은물론청에와있던천주교선교사들을통하여저세상의끝인서양의문물까지도접하게되고,열심히그것을기록합니다.연경에있는동안물을길어오겠다는핑계를대면서갈수있는데까지돌아다니고,볼수있는것은모두보려고하는중간중간에문득들리는한양의소식을접하는장면이라든지,복명하기위해돌아가면서점을잘본다는현지인에게‘우리가잘돌아갈수있겠는지’등을물어보는장면이『일암연기』중간중간나옵니다.이런맥락에서,소개한글을보면처음에는단순히길을떠나낯선곳으로가면서느끼는서운한감정,무서움등을그린것같지만저는‘귀환의반가움’마저포기하고보고싶은다른세상으로들어가는사람의마음을한자락보는것같아서많은생각을하게됩니다.

4.앞으로이책『낭송18세기연행록』을낭송하게될독자들께하시고싶은말씀을남겨주세요.
18세기연행록은여러가지내용과생각이녹아든글입니다.(지리적위치로는)세상의중심이라고여기지만문화의중심으로인정은할수없는오랑캐나라청을돌아다니면서그들에대해쓴글이기때문입니다.이것이단순히신문물수용지침이나계몽을위한기록이아닌이유는,저자들의자기인식이‘지식인,선비’로고정된것이아니라‘이일저일다겪으며길을가는여행자’로수정되는과정이있기때문입니다.여행자의맘에피어나는모험심과문명을이해하고자하는지식인의분석안(分析眼)사이유쾌한긴장,이것이18세기산문연행록이가지고있는맛입니다.그리고이책을풀어읽는동안정말전해졌으면하고바라게된이글들의특징입니다.
이글을읽는사이에그러한유쾌한긴장을느낄수있다면더할나위없는기쁨이겠으나,아쉽게도독자들께서느끼실수가없다면그것은온전히저의탓입니다.읽는여러분께서부디18세기연행록의맛을느껴주시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