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별 다방 (김학주 제3시집)

사랑별 다방 (김학주 제3시집)

$9.14
Description
김학주의 시집 『사랑별 다방』. 이 시집은 김학주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을 통해 독자를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김학주

저자友美김학주시인은
64년수원출생
월간『한울문학』신인문학상시부문수상
수원문인협회사무국장역임
한국문인협회회원
(사)국제PEN회원
시집『사랑별을산에서만났습니다』
『사랑별이잠에서깨어났습니다』
『사랑별다방』

목차

1부
가을아/11
갈색추억/12
너를위한기도/13
길/14
그런네가보여/15
너에게로/16
덩굴장미/17
누가제일그립니?/18
꽃타령/20
몰래한사랑/21
모닝커피/22
모닝커피2/23
사랑별이야기/24
믿고싶지않아/25
슬픈약속/26
야한커피/27
여보!미안해요/28
사랑으로/29
용서/30
사랑꽃/32

2부
바램/35
사랑에빠졌어요/36
밤이면밤마다/38
불면증/40
여수밤바다/41
자랑하고싶어/42
환상/43
동백꽃/44
흔적/46
별과커피/47
비의약속/48
선물/50
프러포즈/51
홀씨/52
첫느낌/53
행복한밥상/54
소중한시간/56
행복합니다/58
커피숍에서/60
친구야/62

3부
징검다리/65
가슴만안다/66
장미의순정/68
호수처럼/69
우산/70
해후/71
평범한하루/72
책갈피/74
침묵/75
단비/76
누굴까?/77
답답한선물/78
애정의깊이/79
서리꽃/80
들꽃한송이/82
섬/84
어린왕자/85
예쁜범인/86
이제야알았다/88

4부
외사랑/91
요술쟁이/92
우리가/93
준비없는이별/94
웃음꽃/96
의자/97
누운소나무/98
위로받으려면/100
윤슬/101
장미의유혹/102
도토리키재기/104
주는기쁨/106
착각/107
딴생각/108
무관심/110
잠도없니/112
늦은첫눈/113
허수아비/114
봄아!/116
봄꽃커피/117

시집해설-윤형돈시인/118
시인의말-김학주시인/128

출판사 서평

[시집해설]간명한어조와경쾌한보폭으로풀어내는쾌도난마의사랑법
-윤형돈시인

‘학주’라는시인의이름에서우선‘학다리’를떠올린게결코우연은아니었다.외견상,다리는양쪽의공감과이해,이음매와연결고리역할을톡톡히수행해주는소통의가교이자교량이기때문이다.지금까지그는버팀목이튼실한두다리로조직의근간은물론,전국유수의산악대장을맡아산지기역할을자처하는가하면여흥이나는대로소위‘음악대장’으로군림하여발라드와경쾌한스타일의싱싱한목청을마음껏뽐내기도하였다.기상천외의푸시업동작으로동료들의노래분위기를코믹하게북돋아주는행위는그만의늠렬한전매특허이기도하다.그뿐이랴,홍수가나서건너마을로가지못하면‘섶다리’를놓아줄정도로에너지가충만한가인인줄로만알았던그가얼마전에이명인가뇌명으로쓰러져지인들을경악하게만들었다.
*섶다리유래:청송심씨시조묘에사계절참배하는데홍수로강물이불으면자손들이못건널까걱정하여섶나무를엮어만들었다는전설이있음

이명(耳鳴)은귀울음이지만,뇌명(腦鳴)은뇌에서사이렌소리가울려고통을받는고약한질병이라고한다.그원인은과로와피로누적현상의스트레스여파가신체의상층부인뇌로치고올라가폭발한것이라고하나불행중다행인지몰라도그래서이번엔도심의외곽지대에나있을지모를‘사랑별다방’에서위로와자가힐링의커피를조제하고마시며자생력의시를쓴모양이다.그것은물론‘사랑별시리즈’의일환이며맥을잇는계보이다.사실날마다종합병원체의피로증후군에시달리며번아웃(burnout)상태로살아가는우리들로서는그같은이유있는은거의시작(詩作)행위가충분히수긍이가고도남을일이다.

언젠가?
어디서많이봤다고생각했는데
넌,커피를닮았더구나

그리움까지말야〈가을아,전문〉

김학주시인에게커피는지상명령어이다.시상의원천이며감로수요,시의키워드이다.모닝커피로시작해서갈색추억이온통커피길로뒤덮혀있을정도다‘언젠가어디서많이봤다고생각했는데’,사람들과사물의얼굴이모두커피를닮은그리움이다.세계인구의절반이애음한다고하는커피,낙엽빛깔의커피내음이그리움의창에모락모락피어나고있다.

커피가달콤해서오래남고
커피가향긋하여서기억합니다

커피가따뜻해서그리웠고
커피가갈색이어서추억합니다

커피는그대였습니다.〈갈색추억,전문〉

문득젊은날한때‘찻잔’이라는‘노고지리’의졸리운듯한목소리의노래가사를읊조리던기억이새롭다.‘너무진하지않은향기를담고진한갈색탁자에다소곳이말을건네기도어색하게너는너무도조용히지키고있구나너를만지면손끝이따뜻해온몸에너의열기가퍼져소리없는정이내게로흐른다.’어디그뿐인가,갈색추억은시인의뇌리에서‘몰래한사랑’을부르고‘사랑으로’‘바램’을기다리며또다시‘해후’를목마르게기다리다결국은어이없게도‘준비없는이별’을속수무책으로맞이하고야만다.이모든애환이훗날건강한뇌명(腦鳴)으로서정적인가요와발라드의형태로기억의서랍속에내재해있다가어느날갑자기따뜻한그리움의정서를막무가내로표출하고야마는것이다.

그대가보고싶을때면
난,습관처럼커피를마십니다

당신을만나러가려고요〈길,전문〉

시인의‘길’은은빛바다가엿보이는언덕길을어머니의상여와함께꼬부라져돌아간김기림의‘길’이아니다.첫사랑도조약돌처럼잃어버렸지만나는아니다.그대가보고싶을때면그저습관처럼커피를마시러가는생활속의담담한길이다.당신은나의오래된미래이며익숙한기억의찻물이기때문이다.‘커피’를마시며문서를‘카피’하고업무에지쳐‘코피’를쏟을지라도깊이우려내고우려낸‘당신’이란위무의커피를변방의‘길’위에서오늘도자주또마신다.

정열의눈빛으로촘촘히박혔다
서너개쯤따다가
그대의단추로사용해도좋겠다

하루종일
내생각달려있을테니까〈덩굴장미,전문〉

기발한착상의짧은단시가긴여운을남긴다.요즘시흐름의주류인극서정시의경향은‘짧고굵게’를표방하며언어의경제효과를노린다.작금에우리는독립선언문과같은장문의시화를보고절망한적이여러번있다당연히독자의눈높이를맞추려면간단명료한시창작이요구된다.지금처럼디지털시대엔손바닥안에들어올정도로극명하게짧은시가통한다.중언부언반복되풀이하다보면영화배우‘성지루’조차도지루해할것이다.무모하게긴자는당장‘지지대’고개를걸어넘으며극도의단축훈련을실시해야한다.위에서시인의정열은빨간장밋빛으로불타고있다.사랑하는‘그대’가도망못가게덩굴로칭칭감을태세다게다가,임의옷에단추로달려있어진종일생각의버튼을눌러달라고촘촘한눈빛으로집요하게간구한다.


커피야!커피야!
“세상에서누가제일그립니?”하고
겨울왕비가물었습니다

그러자
“사랑별공주가제일그립지”하고
커피가말했습니다

그소리를듣고
화가난겨울왕비가참지못하고
눈을펑펑쏟아붓기시작했는데
그만사랑별공주가
눈속에갇혀
잠이들고말았지뭐예요

그때지나가던봄왕자가
이소식을듣고
공주를구해냈는데
그리움을넣은커피로눈을녹인후
프렌치키스로
잠을깨웠다는동화같은이야기

지금도사랑별공주는봄왕자와
반짝반짝,초롱초롱잘살고있답니다
〈누가제일그립니?,전문〉

시인에의하면,커피는세상에서사랑별공주를가장그리워한단다.아니사랑별공주가먼저커피를좋아했을지도모른다.코피가날정도로둘은서로에대한그리움을커피로승화시킨다.그러다가이를시기한겨울은눈을펑펑퍼부어사랑별공주를눈속에갇혀잠이들게하였다.때마침그곳을지나던봄왕자가‘그리움’의커피로눈을녹인후깊은키스로공주의잠을깨웠다는동화같은이야기,‘사랑별’은어차피시인의상상력이만들어낸허구의별이다‘사랑꽃’이란꽃의이름도그잎사귀가하트모양일뿐이다.그런가하면영국의형이상학파시인존단의’사랑시‘에는역설과기발한비유로가득차있어까다롭기그지없다그러나시인은복잡다단하게얽힌내면의감정을커피한모금의맛으로순탄하게풀어내고있다.

세익스피어는말한다.‘시인은그의예민한눈망울을하늘에서땅으로,땅에서하늘로굴리며상상은모르는사물을구체화시켜시인의펜은그것들에형태를부여해주며형상없는것에장소와명칭을부여해준다.’상상력의시인은이처럼‘사랑별’이라는매력적인신성을만들어독자를‘사랑별다방’이란제3의장소로유도하는데성공하였다.

밤새워별들이
소곤소곤
너의목소리로
이야기하는소리를들었어

무슨이야기를할까?
궁금해서
쫑긋귀를세워들어보니
온통내이야기뿐이더라구

밤새워반짝이며
수다를떠는이유가
나처럼너도
그리워하고있었던게야〈사랑별이야기,전문〉

밤새워별들이소곤소곤대는이야기는감미로운사랑의테마일게분명하다.밤의장막을걷고별빛아래도란도란속삭이는이유는서로사랑하기때문이다달빛아래월하의맹세를하며긴긴언약을해본들사랑의유효기간은그리영원하지않아저들은늘별리의아픔과고통에몸부림치는것은나중일이다지금이순간,순간에서영원을즐기면되는것이다.시의순간처럼‘두귀를쫑긋세우는’사랑의역사도궁금해하는순간순간의연속으로이루어진다.그순간만큼은감미로운수다쟁이가되어밤새떠들고사랑의감격과기쁨의눈물,두려운정열로흐느껴울어도된다.알퐁스도데의‘별’이야기는순수한사랑의표본이다.목동인나는아가씨를별님이라고생각하면서경건함과성스러움을잃지않고밤을꼬박새우며지켜준다.위에서시인의‘사랑별이야기’도더많이사랑할까봐두려워하지않는다.온전한사랑안엔두려움대신그리움이넘쳐나기때문이다.

고독을건너다
미궁속에빠지기를수천번
손뻗으면잡힐것같은
길잃은꽃잎
마침내
혼자돌아오는
애증의소용돌이

아득해,
새벽이면눈물이난다〈몰래한사랑,전문〉

참이상한일이다몰래오랫동안타인들의시선을피해가며그토록어렵게모험처럼만나다가마침내남녀가헤어지면여자는남자의모든것을다알아버렸다고생각한다하지만남자들은다르게말한다.나는그여자에대해아무것도모르겠다고그래서남자의집착과미련으로둘사이에괴리감과고독은더깊어지고사랑의본체는점점미궁속으로빠져든다.혼자돌아오는날이많을수록애증의강은소용돌이치고그러다가사랑했던날들이아득하고멀어져가면눈물도메말라가는건조한새벽이온다.‘몰래한사랑’의결말이어느날갑자기강도처럼도래한것이다.‘몰래한사랑’의승부는이때부터본격적으로시작되리라믿는다.

아침이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을만날테니까요

커피잔에
먼저온당신의미소와
목소리가
은은히번지기시작합니다

새벽이지나는동안
물이끓기시작했습니다

오늘은특별히
커피에그리움도넣으려고요

얼마나,보고싶었던만큼
많이많이요〈모닝커피,전문〉

‘사랑은표현하지않으면환상이고슬퍼도울수없는고통이며만남없는그리움은외로움일뿐표현되지못한감정은아픔이되고행동이없는생각은허무한망상이된다’고누군가사랑에관한좋은글을적어놓았다.그러나시의본문에서화자는보고싶은사람을밤새기다리며커피를끓여놓고아침이오기를기다린다.얼마나가슴설레는떨림의밤을보냈을까?님을기다리며준비한선물은모닝커피!‘모닝’이들어간말은다삽상하고희망의은유를내포하고있다모닝글로리,모닝키스,모닝캄(MORNINGCALM,고요한아침)등내연확장이가능한메타포가함축되어있는말들이다.‘굿모닝’이란아침인사는참좋은득음이다.“굶었닝?”하고누군가농담인사만하지않는다면날마다좋은아침을기다려모닝커피를마셔봐도좋겠다.

더이상당신을
꽃과비교하지않겠습니다
꽃보다더꽃이니까요

하지만딱히부를이름이없어
꽃이라부르기는해야겠지만
꽃앞에사랑을꼭붙여서부르겠습니다

그냥꽃이라고불렀을때
지나가는꽃들이다쳐다보면
괜히창피하잖아요

다른이름이없을까
곰곰이생각을해봐도
더이상잘어울리는말은없을것같네요

괜찮겠지요?

당신을사랑꽃이라부르겠습니다〈사랑꽃,전문〉

왜하필꽃이름이‘사랑꽃’일까?딱히부를이름이없어시인은그냥그렇게명명한다.꽃을꽃과비교하면다른꽃들이다쳐다보아꼿꼿한꽃의자존심이상할테고그래서당신을‘사랑꽃’이라부르겠다고동의를구한다.지구상에,노래가사에,도처에수도없이편재해있는‘사랑’이란단어는뭐라운운하는것자체가사치스럽다정신적사랑이건육체적사랑이건플라토닉러브건에로틱러브이건따질것없이사랑은언제나오래참고,온유하며,투기하지아니하며,자랑하지아니하며,교만하지않은고린도전서13장에나오는‘사랑의철리’를말없이실천하고있는것이다.얼마전에해남녹우당담장밑에핀진분홍꽃을한참눈여겨보고있자니누군가‘사랑꽃’이라일러준다.“그래,사랑은저렇게아무도없는외로운공간에저리도곱게혼자피어나는거야누가지켜주지않아도햇빛과바람과잠자는하늘님의조율로저리도아름답게피어있는것이야”자세히보니하트모양의잎사귀가네잎클로버를닮아있어우정과사랑의경계를암시해주는,그어떤경건의의미까지담고있었다.

밤새워뒤척이며
말똥말똥괴롭히더니

동트는건어찌알고버선발로뛰어나간다

넌,가면
그만이지만
그럼,난뭐냐구〈불면증,전문〉

적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