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워보이는식물도사실치열한싸움속에서살아간다.”
우리가미처몰랐던경이로운식물의세계로안내하는
한식물학자의흥미로운지적탐험의기록
동물과는달리정적이고수동적으로보이는식물의세계,과연보이는것처럼평화로울까?일본의대표적식물학자이자농학박사인저자는식물에대한오랜연구와깊은통찰을통해“평화로워보이는식물도사실치열한싸움속에서살아가고그것이자연계의진실”임을밝히면서이책을시작한다.『싸우는식물』은일본에서출간당시‘무관심했던식물에대한생각을바꿔놓은책’‘우리가미처눈치채지못한식물의삶의현장을발견하게된다.’라는평가와함께주목을받았다.생존의각축장인자연계에서식물이환경,병원균,곤충,동물,인간에이르는주변의모든것들과투쟁하면서펼치는놀라운전략과전술을한편의드라마혹은다큐멘터리처럼보여주는매력적인식물학책이다.
흔히‘약자’로여겨지는식물이생존을위해다양한상대와벌이는싸움의모습을생동감넘치게담아내고있다.식물은적을속이고,이용하고,배신하고끝내동맹을통해공생하는등다양한생존전략을구사한다.소나무와호두나무의경우,자신의성장을위해뿌리에서나오는물질로주변식물의성장을막는보이지않는화학전을벌이는가하면,해충의습격으로부터자신을보호하기위해개미를경호원으로고용하는식물들이있고,병원균의확산을막기위해식물세포는자폭을최후의수단으로삼기도한다.
‘사는것이얼마나힘든것인지배우기위해내아이들에게추천하고싶다.’는평에서알수있듯이식물의삶은흡사인간사를들여다보듯역동적이다.움직이지못하는식물이자신의자리에서꿋꿋이살아가며성공과균형을이루어낸다는사실에감탄하고매료될것이다.
“더많은햇빛을!더빨리,더높이!”
환경,병원균,곤충,동물,인간과의전투끝에
식물들이선택한‘함께사는길’
“경쟁사회에서살아남으려면상당한경쟁력을갖추어야한다.”는저자의말처럼,이책은약자의위치에선만큼다양하고지혜로운생존전략을발전시켜온식물들의이야기를흥미진진하게풀어나가는과학에세이다.
식물은주변모든생물과끝없는전투를해나가지만,도덕도규칙도없는자연계에서상부상조하는생물이란존재하지않는다.그렇다면과연기나긴투쟁끝에식물이선택한길은무엇이었을까?아이러니하게도저자는“식물은다른생물과공존관계를구축하고자자신의이익보다상대의이익을우선하고먼저챙겨줌으로써서로이익을가져오는경지에이르렀다”고답한다.요컨대식물은균류와싸운끝에,균류의침입을막는것이아닌함께사는길을택했다.꽃가루를노리는곤충은꽃가루의운반책으로쓰며상리공생의협력관계를구축했다.씨방을비대하게하여열매를만들고그것을동물과새에게먹이로주는대가로씨를옮기도록했다.
냉혹한자연계에서식물은오직자신의안위를위해투쟁하지만,결과적으로식물이적과공생한다는사실은시사하는바가크다.단독승리가아닌,동맹하고연대함으로써함께승리한다는것은우리가살아가는세계에큰깨달음을줄수있다.저자는마지막으로“다른생물과‘공존’하기를택한식물이옳은지,다른생물의생존을허락하지않고멸종으로내모는인류가옳은지,정답은곧나올것”이라고경고를표함으로써우리인류가앞으로어떻게살아가야할지근본적으로되돌아보는기회를마련한다.
식물은인간의이기적인욕망에농락되어온피해자일까?
고정관념을뒤엎는식물들의반란
식물은포유동물의공격으로부터스스로보호하고자몸에독성분을지녔는데,이독마저이용하는생물이있다.그것이바로인류이다.인간은독성분때문에쓴맛이나는두릅나물과머위,매운맛이나는고추냉이와겨자를즐겨먹을뿐만아니라,커피의카페인이나담배의니코틴등에중독되어의존하기도한다.이처럼식물의입장에서인간은애써준비한무기까지역이용하는,이해하기어려운존재라고할수있다.마치인간이우위에서서서식물을마음대로조종하는것처럼보이기도한다.
하지만이에저자는“인간은식물을이용한다고생각하지만,오히려식물이인간을감쪽같이속여이용하고있는지도모른다.”라고말하면서,인간과식물이서로‘이용하고이용당하는’상보적관계를맺고있음을보여준다.인류는필요에따라멋대로식물을개조해왔지만,사실인간은식물의씨를전세계로나르는지대한역할을해주고있다는점에서식물의교묘한전략을엿볼수있다.
조용하고수동적으로보일지몰라도식물은그어떤생물보다뛰어나고합리적인생존기술을개발하고발전시켜왔다.이책은인간의이기에따른피해자로만비치던식물에대한고정관념을뒤엎고재조명함으로써식물과자연계의구조를입체적으로그려내고있다.또한타자의관점에서세상을바라보게하며삶의의미를다시금돌아볼수있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