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15.00
Description
마음을 맑게 하는 치유의 글!
미지의 책을 펼치는 것은 작가에 대한 기대와 믿음에서다. 시집, 산문집, 여행기, 번역서로 변함없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류시화 시인의 신작 에세이.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다. 표제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외에 「비를 맞는 바보」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 말라」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 「불완전한 사람도 완벽한 장미를 선물할 수 있다」 「인생 만트라」 「자신을 태우지 않고 빛나는 별은 없다」 등 삶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인의 언어로 풀어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진실한 고백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좋아」, 어차피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하고 또 하고 끝까지 할 수밖에 없다는 「마법을 일으키는 비결」도 실었다.

만약 우리가 삶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될까?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자신은 문제보다 더 큰 존재라고.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통찰이 엿보인다. 흔히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지만, 어떤 붓은 쇠처럼 깊게 새기고 불처럼 마음의 불순물을 태워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사색하게 한다.
인생은 과연 어떤 것일까.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라고 하는 책 제목처럼, 저자는 나쁨과 좋음의 경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인생은 다 나쁜 것이 아님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들려준 것이다. 매우 철학적 사색을 하게 만드는 글마다 독자들은 류시화의 깨달음에 동화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류시화

시인이자명상가.경희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1980년한국일보신춘문예시부문에당선된바있다.1980~1982년까지박덕규,이문재,하재봉등과함께시운동동인으로활동했으나1983~1990년에는창작활동을중단하고구도의길을떠났다.이기간동안명상서적번역작업을했다.이때『성자가된청소부』,『나는왜너가아니고나인가』,『티벳사자의서』,『장자,도를말하다』,『마...

목차

1
비를맞는바보
새는날아서어디로가게될지몰라도
그것을큰일로만들지말라
인생만트라
축복을셀때상처를빼고세지말라
신은구불구불한글씨로똑바르게메시지를적는다
살아있는것은아프다

2
좋은지나쁜지누가아는가
왜이것밖에
마법을일으키는비결
나의힌디어수업
미워할수없는나의제자
융의돌집
불완전한사람도완벽한장미를선물할수있다

3
매장과파종
나는너와함께있을때의내가가장좋아
아무도보지않을때의나
내면아이
나의품사
내영혼,안녕한가
다시만난기적

4
어떤길을가든그길과하나가되라
순우리말
원숭이를생각하지말것
어서와,감정
렌착
사과이야기
직박구리새의죽음

5
누구도우연히오지않는다
꽃이피면알게될것이다
60억개의세상
연민피로
걱정을해서걱정이없어지면걱정이없겠네
나는왜너가아닌가
나예요

6
진실한한문장
낙하산접는사람
진짜인나,가짜인너
자신을태우지않고빛나는별은없다
우리가찾는것이우리를찾고있다
에필로그_하늘호수로부터의선물

출판사 서평

시인의언어로쓴,
삶이내게말하려했던것

『좋은지나쁜지누가아는가』는인생에다나쁜것은없다는작가의경험과깨달음을담고있다.‘시인’을‘신’으로알아들은사람들때문에신앙공동체에서쫓겨난일화,화장실없는셋방에살면서매일근처대학병원화장실로달려가며깨달은매장과파종의차이,‘나는오늘행복하다’를수없이소리내어반복해야했던힌디어수업,‘왜이것밖에주지않느냐?’는물음에‘이것만이너를저것으로인도할것이기때문’이라고답하는어떤목소리,신은각자의길을적어주셨으며그표식을따라가면길을잃지않는다는것,가장힘든계절의모습으로나무를판단해서는안되며꽃이피면알게되리라는진리.

어떤이야기는재미있고,어떤이야기는마음에남고,어떤것은반전이있고,또어떤것은눈물이날만큼감동적이다.시인은단한줄의문장으로도가슴을연다.

류시화는명상서적을주도적으로번역하고영적스승들을만나왔지만주장이나이념이먼저인작가가아니다.다만자신을성장시킨우연한만남들,웃음과재치로숨긴만만치않은상처의경험들,영혼에자양분이되어준세상의많은이야기들을들려준다.때로는폭소를터뜨리게하고,어떤대목에서는눈물짓게한다.글들을읽다보면저자가‘이야기전달자’를넘어‘이야기치료사’에가깝다는느낌을받는다.‘삶은배우는것이아니라알아가는것’이그의생각이다.

대학졸업반때저자는싼월세방이있다는친구의말을듣고경기도외곽의신앙공동체에세를든다.낡은원룸이지만독립된공간이고,강으로난오솔길이있어서신이준선물이라여긴다.하지만장발을한이방인이신성한터전을어슬렁거리자공동체사람들이몰려와당장떠나라고요구한다.사정을봐달라고간청하며시인이라고밝히자사람들은‘시인’을‘신’으로잘못알아듣고“마귀야,썩물러가라!”하고고함친다.결국남은월세도돌려받지못한채쫓겨난다.

하지만신은그를완전히버리지않으셨다.갈곳이없어시골길을배회하다가마주친연극부후배가강변밭의무허가창고에살도록주선해준다.행복도잠시,여름장마가닥치고한밤중에밖으로나가니폭우속에강물이무섭게불어나고있다.더이상밀려날곳도없는두려움과떨림속에서위협하듯불어오르는강물을보며그는문득자각한다.“나는시인이아닌가!”하고.

저자는‘작가는비를맞는바보’라는소설가나탈리골드버그의말을인용하며자신의깨달음을이렇게정리한다.
“나자신이‘오갈데없는처지’라거나‘공동체에서쫓겨난마귀’가아니라시인이라고생각하자얼굴을때리는빗방울이,빗줄기에춤을추는옥수수잎이,촛농이떨어지는창턱까지도축복처럼느껴졌다.그런시적인순간은아무에게나주어지는것이아니라는것도.”

“신은구불구불한글씨로똑바르게메시지를적는다”

한권이책이우리를껴안을때가있다.독자는읽는순간느끼고,그느낌을믿는다.글속에글쓴이의진정성이얼마나담겨있는지를.어느인터뷰에서저자는말한다.
“내게독자란,글을나눠읽는동지이다.내글을읽은사람을만날때나는같은인간존재로서의동지애를느낀다.시인파블로네루다가여행을하다가칠레의탄광에들른적이있다.그때갱도에서일하던얼굴이새까매진광부가다가와네루다를와락껴안으며외친다.‘당신을오래전부터알고있었어요.’그런동지가있을때우리는이세상속에서굳건해진다......다른사람들과마찬가지로나자신도무너지거나절망한적이많다.그럴때나를일으켜세워준사람들,내가길을잃었을때방향을가리켜보인이들모두가나의스승이다.”

저자는늙은암소한마리에만겨우의지해아무희망없이살아가던어떤가족이암소가절벽에떨어져죽은후삶의반전을시도해비로소인생최고의행운을만난이야기를들려주면서이렇게말한다.
“안전하게살아가려고마음먹는순간삶은우리를절벽으로밀어뜨린다.파도가후려친다면새로운삶을살때가되었다는메시지이다.어떤상실과잃음도괜히온게아니다.‘신은구불구불한글씨로똑바르게메시지를적는다’라는말이있지않은가.나는지금절벽으로밀어뜨려야할어떤암소를가지고있는가?그암소의이름은무엇인가?내삶이의존하고있는안락하고익숙한것,그래서더나아가지못하게나를붙잡는것은.”

“불완전한사람도완벽한장미를선물할수있다”
자신이결코팔을갖지못하리라는사실을받아들이는순간
새의몸에서날개가돋아나기시작했다

“매장과파종의차이는있다고나는믿는다.생의한때에자신이캄캄한암흑속에매장되었다고느끼는순간이있다.어둠속을전력질주해도빛이보이지않을때가.그러나사실그때우리는어둠의층에매장된것이아니라파종된것이다.청각과후각을키우고저밑바닥으로뿌리를내려계절이되었을때꽃을피우고삶에열릴수있도록.세상이자신을매장시킨다고생각할수있지만,그것을파종으로바꾸는것은우리자신이다.매장이아닌파종을받아들인다면불행은이야기의끝이아니다.
-「매장과파종」중에서

좋은글은마음을맑게한다.그래서마음을치유한다.시인의글답지않게형용사와부사를자제한문장들,눈앞에그림을그리는듯한생생한묘사가독자를‘몰입’시킨다.재치와웃음이담긴문장들,가슴뭉클한이야기들이한편한편완결된메시지를담고있어서책을덮은후에도여운이오래남는다.때로는깊은숨을내쉬느라,살아온날을뒤돌아보고살아갈날을내다보느라페이지넘기는손이드문드문멈출때도있다.어둠속에서노래하는새처럼책갈피에서숨쉬는떨림과울림이있다.저자의인생여정이담긴글인데도,읽는이는자신의숨소리가들린다.작가의상속자는독자라는말은옳다.빙하기가와도삶을사랑하는심장은뜨겁다.

책을읽어내려가다보면세상과인생을보는저자의시각에공감하고그세계에끌린다.분명하게자신의길을걷는작가류시화,기대를저버리지않으며변함없이좋은글을발표하는힘은어디서오는것일까?저자는그것을‘분투노력’이라고말한다.

“나는타고난재능을지닌작가나번역가가전혀아니기때문에매일노력을쏟지않으면안된다.첫문장이마음에들지않거나한단락도끝내지못하고오전을다보낼때도있다.영감이떠오르기를기다렸다면한편의글도완성할수없었을것이다.나에게영감은그저매일계속쓰는것이다.멋진소재가그냥굴러들어오는행운은매번나를비켜간다.집필의신이내집필실에는안오고다른작가들의집필실만편애한다는생각을지울수없다.당신과나,우리는어차피천재가아니다.따라서하고또하고끝까지해서마법을일으키는수밖에없다.”
-「마법을일으키는비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