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은 사랑 : 김기석의 시편 산책

하늘에 닿은 사랑 : 김기석의 시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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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거의 평생을 목회자로 살아오는 동안 길이 막힐 때마다 시편을 붙들고 살았다는 저자는 시편의 구절들이 거친 바다를 비추는 등대 구실을 해줄 때가 많았다고 고백한다. 시편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보지 못했던 삶의 다른 층위를 바라보는 일이다. 인간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과 욕망 사이에서 바장인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확신과 회의,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추함, 정의와 불의, 사랑과 미움이 시도 때도 없이 갈마들며 삶의 무늬를 만든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삶이 빚어낸 다채로운 무늬로 가득 차 있는 시편의 세계를 보여준다. 기쁨의 찬가가 있는가 하면 깊은 탄식이 있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대한 감사가 넘치는가 하면 아무리 불러도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도 있다. 가없는 용서의 마음을 드러내는 시도 있지만 악인이나 원수들의 불행을 기원하는 시도 있다. 시편을 읽다가 가끔 그 적나라한 감정 표현에 놀라는 당혹스러운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시편 속에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온갖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마음을 다해 시편을 읽거나 낭송하는 일은 우리 속에 들끓고 있는 소리를 잠재우는 일이고, 다른 차원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

김기석

저자:김기석
일상의세계속에담겨있는하늘빛을보여주는저자의글에서우리는수도자의마음과시선,그리고문학의향기를접한다.목회자이자평론가인저자의글은잔잔하면서도풍요롭다.그건참묘한경험이다.침착함속에넘치는열정과그저무심한듯지나치는것같으면서도깊숙이응시하는성찰의힘을느끼게된다.시,문학,동서고전을자유로이넘나드는진지한글쓰기와빼어난문장력으로신앙의새로운층들을열어보이되화려한문학적수사에머물지않고질펀한삶의현실에단단하게발을딛고서있다.그래서그의글과설교에는‘한시대의온도계’라할수있는가난한사람들,소외된사람들,병든사람들에대한따듯한시선과하나님이창조한피조세계의표면이아닌이면,그너머를꿰뚫어보는통찰력이번득인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1997년부터청파교회담임목사로사역하고2024년4월은퇴했다.지은책으로12편의대화와11편의편지글로엮은『그대는한송이꽃』,창세기부터요한계시록에이르는성경66권설교가운데각기한편씩을뽑아엮은『말씀등불밝히고』,365일묵상집『하나님의숨을기다리며』,『사랑의레가토』,『깨어나라너잠자는자여』와『끙끙앓는하나님』(예레미야산책),『광야에서길을묻다』(출애굽기산책),『말씀의빛속을거닐다』(요한복음산책),『아!욥』(욥기산책),『세상에희망이있느냐고묻는이들에게』,『아슬아슬한희만』(이상꽃자리),『욕망의페르소나』,『일상순례자』,『흔들리며걷는길』외에다수의책을지었다.

목차

개정판서문_삶의다른층위를바라보는일
초판서문_시편의세계에잠기다

영혼의발신음

미래는있는가?
지혜있는사람이누구냐?
헛된희망,참된희망
주님의환한얼굴
고통,생의동반자
우리의피난처
하나님은늘이기신다
갈길멀고,밤깊어도
명랑하게싸워이기기
죽음의잠에빠지지않게
어찌하여침묵하십니까?
이제일어나소서
그물은찢어지고
주님의다스리심은영원하다
구원의잔을들고

영혼의파열음

좋은날보기를원하면
깊이생각하라
사람이무엇이기에
내입에파수꾼을세우소서
나는기적이다
하나님은내가받을몫의전부
조화로운세상의꿈
나는흔들리지않는다
단하나의소원
마땅히가야할길
주님,일어나십시오
그들은나를이겨내지못했다
깊은물속에서
실천적무신론자들
영광이깃든땅
악인의입을다물게하고

영혼의발돋움

내님의사랑은
하늘에닿은사랑
아침을기다리며
무엇으로감사할까
늘푸른나무처럼
주님의길을가르쳐주십시오
행복하십니까?아니오,감사합니다
우리의노래
소원의항구
주님을찬양하여라
네겝땅시냇물처럼
의인들아,주님을기뻐하여라
용기를내라
주님은거룩하시다
내마음을정했습니다

영혼의디딤돌

젖뗀아이처럼
평화가깃들기를!
우리를회복시켜주소서
기름과이슬
괜찮습니다
평화의집에머물라
순례길에오른사람들
주님께서다스리신다
놀라운그이름
어두운후에빛이오며
주님이놓으신기초
주님께서나와함께계시니

영혼의새로봄

봄빛으로오는말씀
말씀등불밝히고
말씀을길로삼아
말씀에맛들이라
땅의모습을새롭게하소서
그명을땅에보내시니
말씀이비추는길을따라
주님이하나님이심을알라
내마음은고요하고평안합니다

영혼의돌봄

사람을찾으시는하나님
북돋우어주시는하나님
내발을지키시는하나님
눈여겨보시는하나님
응답하시는하나님
기초가흔들릴때
족쇄와사슬
내가선자리가든든합니다
하나님과같은이가어디있으랴?
내속을새롭게하여주십시오

시편으로드리는기도

삶에대한경외감과감사함을회복하게해주십시오
고통받는이들의곁에서게해주십시오
주님의선한능력으로우리를이끌어주십시오
슬픔의강물에떠밀리고있는모든이들을긍휼히여겨주십시오
진리가주는자유속에서살게해주십시오

출판사 서평

추천사

나는시편을감상하거나공부할때마다,일차적으로주석가들의작업을먼저살피기는하지만,해설가들의시편본문해설,특히설교자들의시편응용과해석,기독교시인들의작품에반영된시편살피기를또한게을리하지않는다.설교자들은주석을보고인용도하지만,주석가들이설교자들의시편해석을살피거나설교를인용하는일은흔하지않다.주석가들은늘학문의세계에갇혀있어서그들의학술적논의는일반독자와시편본문과의거리를멀어지게하는경향이있다.하지만,주석을충분히활용하는설교자들은늘청중과독자가까이에있어서그러한설교자들의시편조명은한국어독자와히브리시인의거리를가깝게하고,시편본문과독자사이의소통도역동적으로만든다.김기석의『하늘에닿은사랑-김기석의시편산책』을가지고,그를따라,그와더불어시편의세계를산책하다보면,히브리시에익숙해질뿐아니라,시인과의소통으로,하나님을향한우리의찬양과감사와탄식과예배와기도도함께성숙해질것을믿어의심치않는다.
시편산책은우리에게서멀리떨어진시편의세계를탐구하는것이아니다.이책의독자들은우리가발딛고있는이땅을거닐고,거기에살면서시편을만난다.그러기에저자는독자가처한현실을예리하게관찰한다.저자의그러한작업이저자자신의주관적편견이아님을밝히는여러증인이함께등장한다.그증인들은동서고금의시인들과학자들,비평가들,사상가들이다.독자들은이책에서의외로많은인물을저자에게서소개받는호강을누린다.저자의폭넓은독서의결실을독자가함께나누는것은,독자로서는기대하지않았던수확이다.더나아가저자는증인들의글을그대로인용하여독자를설득하는것으로그치지않고,그것을새롭게해석하여우리문제해결에능숙하게적용하기때문에그의글을읽는독자는성경의신비한세계에깊이빠지는감동을체험한다.

민영진/전대한성서공회총무,구약학자,성서번역가,시인

책속에서

현실이어둡다고탄식만하고있을수는없다.피조물들의신음소리가높아가고있는이때에하나님의꿈을품고사는이들은세상의흐름을거스를용기를내야한다.아직도경제논리가생명의논리를압도하는게우리현실이다.야훼하나님을믿는다고하면서도바알과아스다롯을섬겼던이스라엘사람들처럼,우리또한우상숭배자가되어살고있는것은아닌가?믿음의사람들은육체의욕망,눈의욕망,세상살림에대한자랑(요한일서2:16)에서자꾸멀어져야한다.그래야자유로워진다.문제는사람들이그런욕망에저항할생각조차품지않는다는데있다.싸움을포기하는순간우리는세상에길들여진사람이될수밖에없다.
---「영혼의발신음」중에서

“군대가나를치려고에워싸도,나는무섭지않네.용사들이나를공격하려고일어날지라도,나는하나님만의지하려네”(시편27:3).하나님의은총에자기를온전히맡긴사람의고백이다.하나님의부력을경험해본사람의고백이다.길들인독수리와함께패러글라이딩(paragliding)을하는사람을보았다.날개를편채유영하는독수리와패러글라이딩을하는사람이똑같은바람을타고날았다.그모습이경이로웠다.신앙인이란어쩌면하나님의바람에몸을맡기고살아가는사람들을뜻하는것인지도모르겠다.그렇다고하여세상일을도외시하고산다는것은아니다.그바람은때로는지친나그네들의마음을어루만지는산들바람일때도있지만,앞에있는장애물을다날려버리는회오리바람이기도하다.하나님의영은사람들의가슴속에새로운희망의싹을일깨우는봄바람일때도있지만,불의한세상과권력을날려버리는태풍일때도있다.가깝게느끼는몇분의목사님들은평소에는너무나부드럽고따뜻하고겸손하다.하지만사회적약자의편에서서불의를질타할때는사자로변한다.두모습다하나님의사람다운모습이다.
---「영혼의파열음」중에서

주님께서나에게베푸신모든은혜를,내가무엇으로다갚을수있겠습니까?(시편116:12).이것이야말로우리가물어야할참된물음이다.이물음을제대로던지며살면우리삶이새로워진다.사람이된다는것은하나님의은혜를감사히여기고보답할줄안다는것이다.사람의마음이언제자라는가?누군가를도와주려고불편을감수할때이다.신비가들이세상에있는어려운사람들은우리의스승이라고말하는것은그때문이다.우리가그들을돕기위해몸을낮출때우리는성장하는것이다.놀랍지않은가?믿음이란이런것이다.신앙은밑도끝도없는욕망을채우기위한방편이아니다.
---「영혼의발돋움」중에서

미워하고탄식하는것은누구나할수있다.하지만용서하고,일으켜세우는것은영적으로해방된사람만이할수있다.평화의일꾼들은‘아니오’라고만말하는사람이아니다.세상을새롭게하시려는하나님의꿈에대해‘예’라고말해야한다.우리눈에잘보이지는않아도세상에는참좋은사람들이많다.어려운사람들에게다가가그들을일으켜세우고,지지하고,북돋고,벗이되어주는사람들이많다.그들이있어세상은여전히살만하다.우리는모두그런아름다운생명의축제에초대받은사람들이다.
---「영혼의디딤돌」중에서

하나님이창조하신세상을보고도감탄할줄모르는사람들은‘돈세상’의좋은먹잇감이된다.그들은행복의신기루를좇지만,행복은다가갈수록저만치멀어지곤한다.하지만희망은다른곳에있다.사람들속에는아름다움에대한목마름이깃들어있다고확신한다.동해나설악산정상에서일출을기다리는사람들,노을빛으로물든하늘을하염없이바라보는사람들,사막의고요에몸을맡기고있는사람들,초원에지천으로피어난꽃을보며감탄사를발하는사람들은아름답다.그순간만큼은누구나순수하고착하다.
---「영혼의새로봄」중에서

죄와타협하지않은자의기쁨,악인들의자리에서벗어난자가누리는기쁨,주님이주시는참된자유를누리는자의감사가넘친다.주님께서해주신놀라운일들이어떤것일까?그를괴롭히던문제가일순간에해결되었다는말일까?바라고꿈꾸던일이생각지도못한방식으로이루어졌다는말일까?그럴수도있겠다.하지만세상에서가장큰기적은일상적인것들속에서영원을보는눈이열리는것이다.
---「영혼의돌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