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사회학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쓰다)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사회학자,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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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의 저자 기시 마사히코는 통상적인 사회학적 방법론과 시선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그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서술 역시 기존 사회학자들이 흔히 취하던 관찰자적, 학술적 서술이나 판단, 단정적 어투가 아니라 그들의 삶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간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체로 우리 곁에 흔히 존재하지만 눈에 띄지 않았던 평범한 주변인과 소수자(이민자, 조직 폭력배, 거리의 연주자, 방치된 아이들 등)이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사회구조적 차원으로 손쉽게 치환하여 분석하고 재구성하지 않는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삶을 만들어 낸 곡절과 개인의 역사, 사회적 폭력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수상내역
- 2016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수상
저자

기시마사히코

저자기시마사히코(岸政彦)는1967년생으로사회학자이다.오사카시립대학대학원문학연구과를수료하고박사학위를받았다.2006년부터류코쿠(龍谷)대학사회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연구주제는전후오키나와의노동력이동과아이덴티티,도시형피차별부락의구조와변용,생활사방법론등이고,에스니시티(ethnicity),차별,사회조사실습등을가르치고있다.오사카번화가를자주어슬렁거리며재즈와동네산책을좋아한다.『동화와타자화?전후오키나와의본토취직자들(同化と他者化─?後沖?の本土就職者たち)』,『거리의인생(街の人生)』등을썼다.

목차

한국독자에게드리는글
머리말-분석안되는것들

인생은단편적인것이모여이루어진다
누구에게도숨겨놓지않았지만,누구의눈에도보이지않는것
토우(土偶)와화분
이야기의바깥에서
길위의카네기홀
나가는것과돌아오는것
웃음과자유
손바닥의스위치
타인의손
실유카나무에흐르는시간
야간버스의전화
평범하고자하는의지
축제와망설임
자신을내밀다
바다의저편에서
시계를버리고개와약속하다
이야기의조각

맺음말

출판사 서평

단편적인인생의단편적인서사
길위의기타연주자,이민자,조직폭력배…분석할수없는부스러기이야기를담다

이세계도처에굴러다니는무의미한단편에대해
그단편이모여세계가이루어져있다는것에대해
그세계에서다른누군가와이어져있다는것에대해

2016기노쿠니야인문대상수상!


오랜만에독서를끝냈다는것이아쉬운책과만났다._사회학자우에노지즈코

이책은아무것도가르쳐주지않는다.다만풍부하고깊이있는의혹을던질뿐….그리고잠자코옆에있어준다.언제까지나…돌멩이나강아지처럼.내게는이책이필요하다._소설가호시노도모유키

이사회학자,기시마사히코는…타인의삶을팔짱끼고구경하는관찰자가아니다.…인간이낼수있는목소리가모두담긴듯한이책은인생극장과너무나닮아있다._사회학자노명우

◈사회학자,사람의이야기를듣다/쓰다
사회학자는연구대상에대해일정한거리를두고그것을관찰하고분석한다.이를위한주요방법론으로인터뷰나통계자료,사회학이론등을사용하는데,이로인해전문적이고냉정한관찰자로서의시선을띤다는인상을주기도한다.이책의저자기시마사히코는이와같은통상적인사회학적방법론과시선에서벗어나보통사람들의이야기에가만히귀를기울인다.그이야기에대한저자의서술역시기존사회학자들이흔히취하던관찰자적,학술적서술이나판단,단정적어투가아니라그들의이야기속으로조용히걸어들어가그옆에자신의목소리를얹어놓을뿐이다.
이야기의주인공들은저자의관심사이자일본사회의소수자로흔히거론되는오키나와인,재일코리안,피차별부락민,장애인,게이,이주여성등이거나,우리곁에흔히존재하지만눈에띄지않았던주변인(복장도착자,조직폭력배,거리의연주자,방치된아이들,가정폭력의희생자등)이다.저자는이들의삶을사회구조적차원으로손쉽게치환하여분석하거나폭력적으로재구성하지않는다.그들이들려주는이야기와저자의서술을따라가다보면그삶을만들어낸곡절과개인의역사,사회적폭력을자연스럽게깨달을수있게된다.이책은눈에띄지않던보통사람들을그들의이야기를통해가시화하고우리가살고있는세계의이면을곰곰이들여다볼수있게하는에세이이자사회학적저술이다.

◈누구에게도숨겨놓지않았지만,누구의눈에도보이지않는것
이책은모든개인의삶에는의미있고완결적인서사와줄거리가없다고말한다.애초에자기자신이라는것은다양한이야기의집합이며,각자는그것들을조합하여(완결적으로보이는)자기자신을만들어내고있다.또그러한이야기를모아세계를이해하고있기도하다.이책에주요하게등장하는사람들의구술은종종말을더듬고,문장이되지못하며,기억의오류나허장성세로부풀려지기도하지만,이매끄럽지않은이야기들은그대로그들이살아온평탄하지못한삶과세계를보여준다.인터뷰에서저자가드러내는감정의혼란함이나착각과오독은그것을읽고있는우리의대상화된동정심이나편견을고스란히비추어준다.
‘평범한’사람(일본인,남성등)은애초에별도의(주로부정적인)‘딱지(labelling)’나경험,정체성에대한고민없이도존재할수있다.주변인과소수자(오키나와인,재일코리안,여성,장애인,게이등)는사회가붙인‘딱지’를떼어내려고안간힘을쓰고,여러차별반대운동은바로이를목표로한다.저자는여기서한걸음더나아가그딱지가정체성의일부이기도한점에주목한다.딱지가붙여진채,딱지의가치를전도시키고,딱지에대해자부심과긍지를품는것,이로인해또다른의미에서‘평범한’사람이될수있다.차별을뛰어넘는다는것은딱지에대해‘모르는척하는’것이아니라‘딱지와더불어살아가는’것이다.

◈보통사람들이들려주는보통생활의기록
개인의생활사를구술채록하는가운데떨어진,분석할수없는부스러기이야기를담은이책에는저자의‘무의미함’에대한애착이일관되게드러나있다.“애당초우리가각자‘바로나자신’이라는것에도아무런의미가없다.우리는단지무의미한우연으로이시대,이나라,이동네,나자신으로태어나고말았다.이렇게된이상,이대로죽는수밖에없다”는저자의말은단지허무주의에그치는것이아니다.나자신과타인,세계의결여와불완전함을받아들이고‘평범함’에서벗어난무의미한단편을곱씹을수록세계를좀더새롭고풍성하게바라볼수있을것이다.

책속으로추가

인터넷속세상을바라보고있으면,정말로우리는‘타자’를무서워하는구나싶다.거기에는까닭도없고근거도없는공포가충만해있다.동시에그반동으로음습하고병적인증오가가득차있다.
언제나떠올리는것은오가와사야카가그려낸것같은,타자와함께즐기는‘축제적’이라고할만한행복한만남이다.물론오랜기간에걸친필드워크의과정에서끔찍하게싫은일이나신변의위험을느낀적도많았을것이다.그렇지만그녀가(실로즐거운듯)묘사해낸것은축제처럼흥청거리는길위의세계에서벌어지는,다양하게오고가는사람들과의만남이다.
그러나다른한편으로는아내로부터들은에피소드를떠올린다.그것은단지불행한만남의형식이라는점뿐만아니라뚜렷한공포를동반한폭력적인체험이었다.세상에는그런일이있는법이다.
만남은폭력적일수도있다.
_176쪽「축제와망설임」

벽을넘는다는것이여러가지의미에서폭력이될수있다는것을나는더욱진지하게생각해야했다.그러나벽을넘지않는다면,그여학생을비롯해우리는우리를지켜주는벽바깥쪽에사는사람들과영원히만나지않은채살아가게될것이다.지금도진정으로어떻게해야좋을지갈피를잡을수없다.
우리다수자들은‘국가’를비롯한다양한방벽에의해보호를받고있다.그때문에벽에대해생각할필요가없다.벽이눈에보이지않을만큼,벽에의해비호를받고있다.이를테면우리는국가에의해가정이나동료로부터찢겨나가는일이없기때문에그것들을국가와떼어내어생각하는일이허용된다.다양한‘특권’에의해가장개인적이고내밀한생활을할수있는것이다.물론그런생활에도개인적인고민이나고통은한없이존재하지만,다수자는어디까지나개인적인문제로서그것을고민하고괴로워하는일이‘가능하다.’
그렇게벽에의해보호받으며‘개인’으로서살아가는것이가능한우리의마음은벽바깥의타자에대한까닭없는공포에지배당하고있다.확실하게우리의마음깊숙한곳에는타자에대한두려움이있다.그리고불안과공포와두려움은지극히쉽사리타자에대한공격으로변한다.
_180~181쪽「축제와망설임」

자기안에무엇이들어있을까?이런생각을품고들여다본다한들,자기안에는대단한것은아무것도들어있지않다.단지거기에는지금까지살아온인생에서긁어모은단편적인허드레가각각연관성도없고필연성도없이,또는의미조차없이,소리없이굴러다닐뿐이다.
나자신의성격이나타인을대하는방식도본래부터내안에있었던것은아니다.그것은주변에있는많은사람의버릇이나어법을모방하여조합한것에지나지않는다.…누구라도비슷하다고생각하지만,내인격도타인의몇몇인격을모방해서합성한것이다.
그것에는‘무엇과도바꿀수없는것’이나‘세계에단하나밖에없는것’따위는어디에도없다.단지정말로작은조각같은단편적인것이,단지맥락도없이흩어져있을따름이다.
이것도또많은사람이생각하고있을테지만,‘무엇과도바꿀수없는나자신’같은듣기좋은말을들었을때반사적으로혐오감을느낀다.왜그러냐하면,원래자기자신이라는것이참으로별볼일없고,대단치않고,아무특별한가치가없다는것을,이미지나간인생속에서진절머리날만큼깨달았기때문일지도모른다.
우리는아무런특별한가치가없는자기자신이라는것과지속적으로씨름하며살아가야한다.
무엇과도바꿀수없는자신이라는아름다운말을노래하는노래는됐고,‘시시한자신과어떻게든맞붙어타협해야하지,그것이인생이야’하는노래가있다면,꼭듣고싶다.
_187~188쪽「자신을내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