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타난 맛있는 그림들 (그림으로 보는 '먹는 것'들의 이야기)

어디선가 나타난 맛있는 그림들 (그림으로 보는 '먹는 것'들의 이야기)

$27.89
Description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어느 날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인간의 역사에 끼어든 ‘맛있는 것’들. 인간에 대해 알고 싶다면 먼저 인간이 무엇을 먹는지 알아야 한다. 20년간 미술사의 세계에 살고 있는 저자 이정아가 인류와 역사를 함께한 맛있는 것들의 여정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책은 감자, 육두구, 사과, 굴을 비롯한 식재료들이 어떻게 인간사에 개입했는지, 그동안 인류의 부엌과 식탁 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빵과 설탕, 커피와 같은 유혹적인 것들은 어떤 길을 지나왔는지 시대를 증명하는 그림들로 설명했다. 명화들 속에 숨어있는 섬세한 알레고리와 매혹적인 은유가 그림과 음식이 어떻게 하나로 녹아들어 문화적 요소를 이루었는지 알려준다.

주의해야 할 점은 단 하나, 공복에 이 책을 보다간 배고파질 수 있다는 것.
저자

이정아

그림과글을한곳에담는다.위대한그림은예민하지만매혹적이고날카로우면서도우리를위로하고인간의품위에대해생각하게만든다고믿는다.러시아어를전공하고모스크바에서수학하다그림과그안에숨겨진세계에매료됐다.동아일보프라임기자,한국콘텐츠진흥원문화산업제작팀장으로일했으며현재미국에서그림의창조적소통방식에대해고민하며다양한저술활동을펼치고있다.지은책으로는〈명화들이말해주는그림속드레스이야기〉,〈그림속여자가말하다〉,〈내마음다독다독그림한점〉,〈경제다반사〉가있다.

목차

PROLOGUE

Chapter1.재료의향연
감자,악마의식물이만든장대한드라마
육두구,나른한향기에깃든욕망의역사
사과,유혹은언제나탐스럽다
굴,부드럽고나태하고전설적인맛
옥수수,역사를바꾼학살자의전리품
동물의살,누가어떤고기를먹는가
물고기,세계사를뒤바꾼위대한비린내

Chapter2.맛의제국
로마제국의연회,인간이누린가장배부른사치
죄의식탁,쾌락과의기나긴전쟁
비잔티움황녀의포크,유럽식탁을바꾸다
두개의부엌,화려함뒤에감춰진야만적인세계
왁자지껄한시장,풍요롭거나진실하거나
낙원상상과카니발,배부름을허락받은시간
미식의전성시대,파리레스토랑에서

Chapter3.달콤하고쾌락적인것들
빵,음식이상의음식
설탕,달콤한폭력의역사
파스타,견딜수없는맛에부여된영광스러운이름
커피,유럽을뒤흔든악마의음료
포도주,1만년역사에담긴신의물방울
치즈,인류가가로챈가축의젖
압생트,모든것을파괴한녹색악마

출판사 서평

음식이나오면사진을찍고쉴때는‘먹방’을보는우리.
우리는여전히음식을보고,기록하고,욕망한다.

역사적인명화들이고스란히목격한‘먹는것’의이야기를만나다.

인류의역사는곧‘먹는것’의역사다.인간이라는동물의최대관심사중하나는언제나무엇을어떻게먹느냐에있었다.그러므로음식에관한이야기없이인간사를다루는것은가장중요한축하나를빼놓는것과다름없다.우리의문화사를기록하는수많은그림에도음식의역사가고스란히담겨있다.이책은음식을통해살펴보는인류사와그것을증명하는그림으로만들어졌다.

저자이정아는블리싱겐의푹푹찌는습하고더운날씨에서바다냄새가달려드는염장청어를맛보고이책을쓰게됐다고말한다.저자의말처럼이책은음식과사람냄새로가득하다.책을읽고있으면육즙이흘러내리는고깃덩어리와비릿한냄새를풍기는청어들,왁자지껄하게떠들썩한시장과풍미가가득한소스를머금은파스타,갓구운고소한빵,달짝지근한포도주와깊은커피향기가읽는이의오감을사로잡는강렬한경험을하게된다.

어느날인간을장악한맛있는것들

이미우리에게너무나익숙한음식들도처음부터모두환영받았던것은아니다.감자와옥수수가그랬다.그러나이불온한식물들은척박한땅에서도잘자라는경이로운생명력과지옥보다끔찍한시대를견뎌낸인간의의지를발판삼아당당히오늘날의위치에올랐다.사과와굴은유혹과사랑의알레고리를드러내며무수한그림의소재가됐다.신화처럼오래이어져온욕망의상징은변화하는시대에따라캔버스안에서도끊임없이변신하며등장한다.육두구에는향신료를얻기위해서라면잔인한살육을서슴지않던인간의잔혹함이,동물의살에서얻어지는고기는끝없는탐식과권력에대한과시가,예수그리스도의성은을입은물고기에는바다정복에대한인간의욕망이담겨있다.맛있는것들은그렇게슬그머니,그러나강력하게인간의역사에개입했다.

인간은결국포크를사용하기시작했다

음식에대한탐식은어느시대에는관용과풍요를상징하는미덕으로어느시대에는인간의원죄를상징하는가장큰죄악으로취급됐다.그리고탐식을죄로부터해방시킨르네상스시기에이르러,음식에대한관용은미식의허용하는동시에식사예절이라는개념을만들어냈다.식사예절은야만과문명사이의경계에서문화화,혹은문명화를가늠하는척도가됐다.계집애들이나쓰는물건으로여겨지던포크는유럽궁정으로퍼져나갔고야만적인공간이던부엌은현대에이르러불을때고연기를피우던과거를모두잊어버린채일상적인공간이됐다.그렇게인간은결국야만의시대를끝내고포크로식사하며주방용레인지를사용하기시작했다.

포기할수없는유혹적인달콤함

달콤한것에대한인류의집착은역사가길다.희고부드럽고달콤한빵은계급사회에서막강한권력을상징하며혁명의씨앗이됐다.설탕은한때만병통치약으로여겨지며훗날잔혹한전쟁과끔찍하고악명높은삼각무역이탄생에기여했고파스타는서민들의사랑을듬뿍받으며유럽을넘어미국땅까지점령했다.달콤한포도주와치즈는수도원에서자랐다.수도사와수녀들의정성으로발달한포도주와치즈는시간이흐르자쾌락과여유,탐식의상징이됐다.커피는그동안술에취해있던유럽을깨웠다.커피하우스는지식인들이담론을나누는장소로철학,정치,상업,민주주의의꽃을피우며근대의문을열었다.초록색악마라불린압생트는파리를광기로집어삼켰지만아이러니하게도현대에가장사랑받는인상주의화가들의작품이이시기쏟아져나왔다.

음식에대한인류의게걸스럽고끈질긴열정

책은장마다내용이구분되어있어읽는사람이마음에드는장부터먼저읽어도내용을이해하는데에전혀문제가없다.이책을통해긴역사내내게걸스럽게먹는것에열정을쏟고때로는그로인해역사를바꿔버린인류의흔적들을그림으로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