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16.00
Description
“우리는 지속하는 동시에 변화한다.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던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를 갱신하는 존재다.”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은 가수 조PD(본명 조중훈)의 첫 에세이집이다. 유년 시절과 데뷔 에피소드, 사업 이야기 같은 자전적 내용과 함께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담았다. 창작 노하우와 음악 이야기도 수록했다. 때로는 인터뷰이가 되었고 난생처음 인터뷰어가 되기도 했다. 일상에서 찍은 사진도 담았다. 조PD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나의 삶과 음악, 내가 경험한 사람과 사건이라는 종유석의 종단면”이다.

책 제목은 요즘 조PD가 천착하고 있는 생각에서 가져왔다. 조PD는 “나는 내가 보낸 시간의 총합”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음악을 예로 든다. 청각 기관은 음표 단위로 분절된 소리 자극을 순서대로 감지하지만 앞선 음과의 조화, 지속이 곡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 지속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20년 전의 나, 어제의 나, 오늘의 나는 모두 내 안에서 나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하찮은 경험이란 있을 수 없다. 이 책은 그 경험의 내밀한 기록이다.

래퍼, 프로듀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 그리고 남편이자 아버지인 조PD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본다.
저자

조중훈

저자조중훈은래퍼,프로듀서,엔터테인먼트사업가,그리고남편이자아버지다.1976년부산에서태어났다.15세때미국으로건너가파슨스디자인스쿨과버클리음악대학을다녔다.학창시절록밴드에서활동하다가기숙사옆방에흑인친구가들어오면서힙합을접했다.1998년10월PC통신에음원을올리며데뷔했다.사회비판적인가사로화제를모았다.정규앨범7장,비정규앨범5장,프로젝트앨범8장을발표했다.프로듀서로활동하며다수의앨범을제작했다.1999년서울가요대상신인상,2002년서울가요대상본상,SBS가요대전본상,2004년서울가요대상본상,MKMF힙합부문상,2005년한국대중음악상올해의노래,2006년DigitalMusicAwards,2010년골든디스크디지털음원부문본상,2011년서울가요대상본상을수상했다.

목차

서문
순간의지속

1장직관은이성보다합리적이다
매직모멘트
미래전망과오랜경험
사람을보는눈,직관
불확실성의시대,직관의부상
내인생의A/B테스트
진짜경험과가짜경험
AI의연산vs인간의직관

2장세상에버릴경험은없다
자극과반응사이
북스마트와스트리트스마트
여행의발견
나의사업이야기
두가지장애물
아버지가된다는것

3장창조는권위를부수고탄생한다
PC통신으로데뷔하다
4차산업시대,제조업사고방식
창조에서파괴까지
음반업계의민주화와뮤지션의내공
현실에안주하는순간다음은없다
권위를부숴라
프로의창작법

4장실행이최상의계획이다
린스타트업의시대
음악도린스타트업
Betterlatethannever
싸이의들이대기
그렇다고무작정덤비는건금물
위험하지만안전한계획,쇼비즈

5장본래의나를찾아서
내면과대화하는시간
스마트한디지털라이프
Likeit
자발적고립의즐거움
본래의나를찾아서
1996년뉴욕

6장살며사랑하며배우며
살며사랑하며
콜라보레이션은곱하기다
함께하며배운다
대학이사라진다
철든아이,철없는사회
탄핵이후

7장일상이예술이되는순간
성공이란무엇인가
밴드같은인생
유년시절의밴드
오늘이어제를만든다
점을잇는마음
Themoments

출판사 서평

“직관은발현되지않은재능과축적된경험,숙련된기량이같은시간,같은장소에서만났을때발생하는화학작용이다.”
조PD는직관의힘을믿는다.뮤지션으로서조PD의작업은,그가‘매직모멘트(magicmoment)’라고부르는찰나의순간들이음악으로구현된결과물이다.예고없이찾아와오로지자신의감각만으로느낄수있는순간을놓치지않고기록하고구현하는것은사실고독하고고통스러운과정일것이다.조PD는육체적으로가장왕성한20대시기의대부분을작업실에서보냈다.순간의신세계를놓치는괴로움보다는,직관을이용하고컨트롤하기위해공간에자신을가두는가혹함이나았다고털어놨다.
하지만그는모든작업을직관에만의지하진않는다.“경험은직관을담는그릇”이라는그의말처럼축적된경험(기량)과확고한미래전망이있어야제대로된직관을통해관객들에게새로운차원을열어주는결과물을창조할수있다고믿는다.“세상에버릴경험은없다”는것이조PD의신념이다.

“세상에불변하는것은없다.시간의흐름에따라고유하다여겼던역할이달라진다.”
조PD는질문하는사람이다.그는음악이라는도구를통해자신의생각이맞는지,우리사회의통념이합당한지,권위자의결정이정말옳은지늘물어왔다.권위를부수고탄생한음악이라는힙합을자신의도구로삼았기에가능한일일것이다.
조PD에게있어질문은창조를위한과정이다.전에없던것을만드는일,기존질서를파괴하는일은도전의식을가지고,묻는과정이없이는불가능하다.그는역사라는것이의심하고,묻고,도전하는과정속에서발전하는것이라고믿는다.

“매순간점을찍는일,오랜세월에걸쳐점을선으로잇는일.그것이인생이다.나는그렇게살아왔고그렇게살아갈것이다.”
《낭만적인간과순수지속》은조PD의자서전이아니다.그는자신의이야기를직관,경험,창조등의키워드를통해개념적으로풀어냈다.그의삶의큰분기점이나,가족들과의소소한추억과같은소중한순간들에대한기록도담았지만,그것은이야기의주제를드러내는도구였을뿐이다.
조PD는“나는내가보낸시간의총합”이라고말했다.우리인생의모양이,마치동굴깊은곳에서오랜시간동안쌓인종유석과닮았다고했다.마치점을찍듯,수억개의물방울이오랜시간동안한자리에모여축적된존재가되는것.조PD가믿고꿈꾸는인생이다.

[저자서문-순간의지속]
프랑스철학자베르그송(HenriBergson,1859~1941)은‘공간화를모면한참된시간의존재방식’을‘순수지속(純粹持續)’이라명했다.철학과사유의폭이좁고얕은나로서는그의사상을온전히이해할수없지만,허술한지식에약간의경험을보태나름의해석을내려보려한다.
요약하자면,어제는없다.분과초는실재하지않는다.분절된시간은인간이만든관념이자규격화된삶의지침이다.인간은하루를24시간,한달을30일,1년을365일로나누면서과거와현재,미래라는개념을창안했다.단순하고명료한사고를사랑하는인류는눈에보이지않고손에잡히지않는시간을수량화하고계측하기편리하게만들었다.시간을지배하면서─엄밀히말하자면지배한다고착각하면서─생산성과보편성을얻었지만대가는컸다.나와나를둘러싼세상의왜곡이었다.
베르그송은기억의역원뿔모형을제시했다.원뿔의꼭짓점은현재의지각이고,평평한부분으로올라갈수록오래된기억이자리한다.몸이외부세계를지각하면원뿔밑바닥에고인기억이피어올라지각과뒤섞인다.현재의지각과과거의기억은풍선처럼수축,이완하면서서로에게영향을끼친다.예컨대똑같은불꽃놀이를봐도저마다다른기억을불러와다르게지각한다.헤어진연인을떠올리는사람이있는가하면,부산광안리앞바다를추억하는사람도있다.더러는영화<퐁네프의연인들>의한장면을회상할지모른다.
베르그송의뒤집어진원뿔을보면서나는내가보낸시간의총합이라는생각이들었다.20년전의나와오늘의나는다르다거나,어제의나와오늘의나는같다는말은성립하지않는다.20년전의나,어제의나,오늘의나는모두내안에서나를이룬다.
언뜻복잡해보이지만종유석을떠올리면간단히이해되는문제다.우리는동굴천장에매달린광물의뾰족한부분만을따로떼어종유석이라부르지않는다.수십만년전에흘러내린물방울하나까지,그러니까원추형의두툼한밑동까지종유석이라지칭한다.음악도그러하다.청각기관은음표단위로분절된소리자극을순서대로감지하지만앞선음과의조화,지속이곡의전체분위기를결정한다.우리는지속하는동시에변화한다.단한번도같은적이없었던우리는,매순간스스로를갱신하는존재다.
2집앨범수록곡중에이런가사가있다.
“오늘이다가기도전에내일할일생각에볼일하나볼엄두도없는건참별일이란말이야.이랴이랴말몰고쫓듯세월을보내니말이야.(…중략…)순간이모인거란다,인생이란.”
돌아보면나는늘지금을살았다.미래를크게염려하지않았고과거에연연하지않았다.삶이라는미완의교향곡에음표하나를찍는마음으로순간에전력했다.퍽낭만적인삶이었다.나라고거창한삶의목표가없을까만오늘이모여생을이룸을잊지않으려애썼다.운이좋다면훗날내가찍은점들을이었을때그럴듯한곡이하나나올지도모른다.계통없는음조의집합이나타나도슬퍼할일은아니다.바라지않았기에애석할까닭이없다.
지난겨울부터올가을까지계절이몇번바뀌도록원고를만졌다.유년시절과데뷔에피소드,사업이야기같은자전적내용을일부실었지만,행적을기록하기위함이아니라주제를드러내기위한도구였기에자서전과는거리가멀다.그렇다고소소한일상을담은에세이라기엔주워들은얘기에다편협한생각을버무린논평형식의글도많다.때로는인터뷰이가되었고난생처음인터뷰어가되기도했다.일상에서찍은사진도담았다.종합하자면이책은나의삶과음악,내가경험한사람과사건이라는종유석의종단면이다.
베르그송이말한‘생의약동’에의한‘창조적진화’가지금이순간에도우리내면에서일어나고있음을나는믿는다.독자여러분이날마다약동하는삶을사는데나의글이작은보탬이되기를소망한다.음악처럼종유석처럼,순간의지속이모여삶이된다.

2017년겨울
조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