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신화와 전설

헤겔의 신화와 전설

$26.00
Description
우리가 아는 헤겔은 진짜 헤겔의 모습일까? ‘페이크 뉴스’로 인해 ‘팩트’마저 의심의 대상이 되는 오늘날, 한 철학자에 대한 오해와 오독이 잘못된 신화와 전설을 만들었다는 폭로는 고루한 항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어느 시대나 철학적 논쟁이나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방대하고 까다로운 한 철학자의 단편들이 핵심적 참고점이 되어 전체 사상을 규정하고 해석하는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에도 꾸준히 소환되는 헤겔과 그의 사상의 처지가 그러하다.
이번에 <헤겔총서>의 일곱 번째 책으로 출간되는 ≪헤겔의 신화와 전설≫은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헤겔은 가장 어려운 저작군을 남긴 철학자 중 한 명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깔끔하게 정리되고 해석되어 소비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아무렇지 않게 헤겔은 “전체주의 이론가”이자 “프로이센 옹호가”이며 심지어 파시즘과 친연성이 있다고 주장되어 왔다. 또 그의 철학에는 “전쟁을 찬양했다”거나 “역사의 종말을 선고했다”거나 “모순율을 부정했다”는 식의 낙인이 찍혀왔다. 이 책의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런 오해와 낙인들이다.
우리가 헤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화와 전설의 뿌리는 헤겔 철학이 가진 난해함과 이를 다루는 개론적인 강의들과 저서들에 대한 제한된 접근에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방대한 철학 체계를 구축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에, 유독 헤겔에게 집중적으로 신화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이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헤겔의 원전에서 추출한 경구들과 도식들이 가진 강렬함이다. 예컨대 정/반/합이란 도식은 자연스럽게 헤겔을 연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작 그는 그것을 고집하지 않았고 불가피하게 칸트와 피히테로부터 인용하는 경우에도 비판적인 사유 때문이었다는 점은 애써 외면되어 왔다.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대표적인 변증법적 사상가라는 점에 있다. 멀게는 플라톤으로부터 가깝게는 니체에 이르기까지, 변증법의 논리는 본래의 의도나 맥락과는 무관하게 손쉽게 편취되어 전혀 다른 의미로 변질되어 기능해온 것이 사실이다. 헤겔이 평등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로도, 불평등주의자이자 전체주의자로도 해석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개념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해 고안된 까다로운 변증법의 전개과정으로부터 극히 일부만을 취하여 작위적으로 혼합한 뒤 이루어지는 인용이 얼마나 큰 오류로 낳는지를 꼼꼼하게 추적한다.
이처럼 ≪헤겔의 신화와 전설≫에 실린 21편의 논문은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 정치철학, 역사철학 등 다양한 영역들에 걸쳐 정형화되고 신비화되었던 헤겔의 고정된 이미지를 재고할 기회를 꼼꼼히 제공하고 있다. 특히 편집자인 스튜어트가 쓴 [서문]은 전체 내용을 개괄하는 안내자의 역할은 물론 헤겔철학의 계승과 비판이 주도적으로 전개되어 온 영미철학과 유럽철학에서 그것이 얼마나 문제적으로 수용되어 왔는지를 계보학적으로 상세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헤겔연구사의 개괄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다.
헤겔은 한때는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다른 한때는 지배계급을 옹호하는 보수철학의 대표자로 평가되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헤겔을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들과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헤겔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보다 정확한 ‘헤겔 입문’을 위한 디딤돌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저자

존스튜어트

키르케고르와헤겔의사유를중심으로19세기대륙철학을전공한철학자이자철학사가.코펜하겐대학의쇠렌키르케고르연구센터부교수로서키르케고르연구총서의편집책임을맡았으며,현재는슬로바키아과학원의철학연구소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는≪헤겔정신현상학의통일성:체계적해석≫,≪키르케고르의재고된헤겔과의관계≫,≪관념론과실존주의:헤겔과19·20세기유럽철학≫,≪철학서들에서내용과형식의통일:정합성의위기≫등이있다.

목차

감사의말 11
서론/존스튜어트 15

1부이성적인것과현실적인것에대한신화

1.헤겔:현실적인것과이성적인것/M.W.잭슨 43
2.이성적인것은현실적이고현실적인것은이성적이라는헤겔의격언:그존재론적내용과담론에서의기능/이르미야후요벨 53
3.이성적인것의현실성과현실적인것의이성성에대하여/에밀L.파켄하임 76

2부헤겔이전체주의이론가혹은프로이센옹호가라는신화

4.헤겔과정치적추세:정치적헤겔전설들에대한비판/헤닝오트만(존스튜어트번역) 91
5.헤겔과프로이센주의/T.M.녹스 123
6.헤겔신화와그방법/월터A.카우프만 141
7.헤겔의국가는전체주의적인가?/프란츠그레구아(존스튜어트번역) 180
8.헤겔과민족주의/쉴로모아비네리 192

3부헤겔이전쟁을찬양했다는신화

9.헤겔사상에서전쟁에대한문제/쉴로모아비네리 225
10.헤겔의전쟁에대한설명/D.P.베렌 244
11.헤겔의주권,국제관계그리고전쟁에대한이론/에롤해리스 264
12.헤겔의전쟁관:또다른시각/스티븐월트 284

4부역사의종말이라는신화

13.역사의종말과역사의귀환/필립T.그리어 309
14.헤겔과역사의종말/라인하르트클레멘스마우러(존스튜어트번역) 336
15.헤겔에서의역사의종말/H.S.해리스 378

5부헤겔이모순율을부정했다는신화

16.헤겔의형이상학과모순의문제/로버트피핀 403
17.존재론적관점에서본일반논리학에대한헤겔의비판/로베르트한나 427

6부그밖의잡다한신화

18.헤겔과일곱행성들/버트런드버몬트 473
19.절반의전설:국가에대한헤겔의“신성”화/프란츠그레구아(존스튜어트번역) 479
20.‘테제-안티테제-진테제’라는헤겔의전설/구스타프E.뮐러 496
21.헤겔과이성의신화/존스튜어트 504

참고문헌 531
옮긴이후기 537

출판사 서평

[옮긴이의말]
존스튜어트가편집책임을맡아헤겔철학의각분야별전문가들의논문들을모아출간한『헤겔의신화와전설』은실타래같이얽힌헤겔철학의난맥상을풀어내는데적지않은학문적기여를하리라고기대되는책이다.총19명의분야별전문가들이참여한본논문집은헤겔철학과관련하여인식론,형이상학,정치철학,역사철학등각각의영역에서쟁점이되어온주제들을묶어헤겔과관련된각종신화와전설이어떻게탄생했고어떻게확대되었으며또어떻게견고화되었는지를설득력있게제시해주고있다.따라서저자들이기대하고자하는이책의의도는또다른헤겔,새로운헤겔,진정한헤겔등헤겔철학의진면목을드러냄으로써논쟁의종지부를찍는데있지않다.
오히려이책의장점은우선그간의신화와전설을걷어내어가급적있는그대로의헤겔과그의사상을선보임으로써제대로된논쟁의토대를확보하려는저자들의노력이라고할수있다.우리는종종헤겔의형이상학은이제낡은것이되었지만그의정치철학은아직도유효하다든가,헤겔의철학체계는다분히반동적이지만그의방법으로서의변증법은여전히적실하다는식의이야기를듣곤한다.하지만부분과전체,내용과형식을이분법적으로나누는것에대해가장경계했던사상가가헤겔이지않았던가!따라서저자들의접근방식은철학적,분석적,역사적,비교학적,문헌학적,어원학적방식등으로다양하지만그기저에는학적체계에따른맥락적이해라는기본적자세가전제되어있음을알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