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건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살아있다는 건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16.50
Description
실패할지라도 바람에 몸을 싣는 꽃가루, 사랑을 뽐내는 잠자리
춤을 멈추지 않는 나무, 씩씩한 상모솔새의 날갯짓
과학이 미처 보지 못하는 작은 존재들의 고유함과 살아있음에 관하여

야생 영장류학자 김산하가 자연으로부터 포착한 빛나는 생명의 이야기

인도네시아 야생 밀림에서 긴팔원숭이를 연구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우리 주변의 작은 존재들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이끈다. 인공물 사이를 비집고 한 줌 흙에서 피어난 풀로, 얼굴이 있는 모든 동물에게로, 눈으로 볼 순 없지만, 생명과 생명 사이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랑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몇 걸음 앞서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씩씩한 자세로 살아가는 존재의 모습과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묻고 답하는 글과 그림이 책에 담겼다.

■ 책 내용

그러나 우리에게 지식과 자유를 주는 과학에도 아쉬운 것이 있다. 과학은 개체가 갖는 고유함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과학은 그래프에 흩뿌려진 여러 개의 점을 모아 거둔 결론에 관심을 둔다. 개별 특징 하나하나에 주목하는 것은 과학이 하는 일이 아니다. 또 한 가지. 과학은 생물을 관찰하면서도 ‘살아있음’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다. 살아있다는 건 연구 대상의 기본 조건이요, 보고자 하는 건 그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측량 도구를 다 내려놓은 채 생물을 한없이 바라보고만 싶다. 살아있다는 건 무한히 신기하고 재미있고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옳고 그름의 기준을 홀연히 떠나서 말이다. (pp. 16~17)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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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산하

서울대학교동물자원과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생명과학부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인도네시아구눙할라문국립공원에서자바긴팔원숭이를연구한우리나라최초의야생영장류학자로,예술적감성과인문학적소양을두루갖춘과학자다.생태학자로서자연과동물을관찰하고연구할뿐아니라생태학과예술을융합하는작업에도관심을가져영국크랜필드대학교디자인센터에서박사후연구원을지냈다.
현재이화여자대학교에코과학부연구원이자생명다양성재단의사무국장을맡고있으며,어린이와청소년들이지역사회에서동물과환경을위한보전운동을펼쳐나갈수있도록돕는제인구달연구소의‘뿌리와새싹(Roots&Shoots)’프로그램한국지부장으로도활동하고있다.동생이자일러스트레이션작가인김한민과함께자라나는어린이들에게자연생태계와환경의중요성을알리는그림동화『STOP!』시리즈를출간했으며,저서로『습지주의자』,『김산하의야생학교』,『비숲』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며-코로나19시대에살아있음에대하여
들어가며-살아있다는건

1장변하는계절에녹아들기
[상모솔새의날갯짓]계절과관계없이늘씩씩하기
[갈라지는겨울눈]봄의꿈틀거림에동참하기
[잠]추울땐그저평화롭게잠들고싶을뿐
[지금,여기]비본질주의와작별하기
ㆍ생태계의일원이된다는것의의미

2장존재의고유한부분집합찾기
[꽃가루의가능성]작은기회도묵묵히살리기
[나무의춤]때가되면훌훌털어버리기
[기다림의미학]난관이스르륵지나가게하기
[애착발생]존재의빈자리를남겨두기
[애벌레의속도]각자의보폭으로걷기
ㆍ고유하고다양한삶들의공존

3장사랑을몸속에작동시키기
[잠자리의짝짓기]실패할지라도발걸음을내딛기
[겨울잠과봄]마음이들떠너무일찍깨듯이
[부름과화답]두려워않고반응을기대하고기다리기
[힘과땀]심장에목소리를낼기회를주기
ㆍ사랑은상태가아니라행동이다_전시〈여우기〉로부터


4장살아있음으로채우기
[분더러스트]괜히이곳저곳누비기
[마음의범위]열탕과냉탕을무한반복하기
[휴식과자유]내가하고싶은것은아무것도하지않는일
[놀이와재미]때와장소와재료를가리지않는놀이정신
ㆍ야생동물과인간에관한미학적시선

5장오래바라보고함께존재하기
[계산없는환대]일상적인만남도뛸듯이반갑게
[감응능력]생명에게그냥마음을열수있다면
[우연한만남]별볼일없는사이라도마주치면응시하기
[불청객과의소풍]자연에대한이분법탈피하기
ㆍ동물축제반대축제

나오며-언젠가죽는다는건

출판사 서평

동물의계산없는환대,한줌흙을비집고피어난식물,
세상을되살리는봄의생명력…
-과학이측량할수없는자연의씩씩한태도에서살아있음을배운다

삶은흘러간다.그러나우리는지금,여기에,얼마나살아있을까?우리는종종살아가는일에벅차살아있음을잊곤한다.오늘의삶은다음으로미루고멀리까지계획을세운다.틈날때마다스마트폰을확인하고정신을비워두지않는다.그러므로우리는지금의삶속에완전히존재하기어렵다.다른존재와의관계에서는어떠한가.타인을이해하며,사랑하며,공존하기위해노력하고있을까.혹시모를두려움에나를아끼느라삶또한아끼고있는건아닌가.

이책에등장하는많은야생동식물들은이처럼삶을우회하는모습을보이지않는다.야생에서살아가는그들에게는오로지지금이있을뿐이다.늘현재를사는그들은계산하지않고자신을있는그대로드러내고,실패할지라도발걸음을내디뎌사랑을찾는다.저자는빗속에서잠자리한쌍이기하학적모양으로함께날며짝짓기를하는모습,여우가눈이눈속에점프하며얼굴을파묻고놀이하는모습,우리나라에서가장작은새인상모솔새가추운계절에도그작은입에서입김을보이며씩씩하게살아가는모습등을묘사하며살아있음을몸소실천하고있는이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

이책은저자가다양한야생동·식물과자연을관찰하며그들의삶속에녹아있는철학을31묶음의글과그림으로담아낸것이다.이를통해저자가전하고자하는메시지는명확하다.당신이살아있다는특별한사실을잊지않기를.숨쉬듯당연하여생각해보지않았던우리의생명이언젠가죽음으로영원히끝날것이며,그러므로소중하고빛나는시간으로채워야한다는것을기억하기를.이토록소중한삶이니부디아끼지말고살기를.혼자가아닌함께,제각기고유한모습을존중하며같이살아갈길을모색하기를.그리하여우리모두가장본성에가까운존재로사는길을알게되기를.

존재의고유함과다양성에관하여
-생물다양성,고유하고다양한삶의공존이중요한이유

“지금으로부터약5억4,000만년전,생물의어마어마한다양성이시작되었다.이전까지는존재하지않던,셀수없이많은생물들의화석기록이이때부터등장한다.다양한생명의삼라만상이전개되었던이시기를사람들은캄브리아대폭발이라명명했다.”(71쪽)

이책의세가지키워드를꼽으라면‘살아있음’,‘고유함’그리고‘다양성’이다.그러나삶과죽음이동전의양면처럼함께존재하듯이,고유성과다양성또한그렇다.다양함이있어야고유함도있을수있기때문이다.이책은너무당연하여간과하고있던‘살아있다는사실’을독자가마주하게하고,더불어자연의다양성과그안에존재하는무수한고유성을이야기하며획일화된우리사회의생태계의위험성을일깨운다.그리고건강한생태계를구성하며공존할수있는길은무엇인지이야기한다.

다양성이라는개념이추상적으로들릴수도있지만,사실은아주익숙한개념이다.오래전부터우리는다종다양한생물과함께살아왔기때문이다.지구상에왜이토록다양한생물이존재하는지그이유는명확히알수없지만,5억4,000년전,캄브리아폭발이일어났고우리의세계는이렇게존재하게되었다.자연에서다양성은거의무조건나타나며,생태계의작동원리,진화의전개방식모두다양성을핵심으로발휘된다.그렇다면다양성은자연의본질이라고할수있다.

자연은제멋대로살아가는이들인모인‘개성의세계’다.자연에는셀수없이다양한생물이존재하며,그수만큼이나개성강한생활방식이존재한다.이를테면남극해에사는어떤물고기들은혈액에추운수온을견딜수있는일종의‘부동액’성분이들어있고,건조한사막에사는도깨비도마뱀은피부로물을빨아들이는진귀한능력을지녔다.대머리독수리는시체를헤집고썩은고기를뜯어먹어야하기에벗어진머리를갖고있다.자연에서는자기만의고유한삶의방식을갖지못하는생물은살아남지못한다.

그러나인간이라는단일종은어떤방식으로살아가고있는지,저자는묻는다.다수가만들어낸획일적인기준을나의기준으로삼고조금이라도나와다른누군가는배제하고있지않은지.혹은모두가그렇게살기때문에나도그전형성을따르며살고있지는않은지.
저자는‘한존재가다른존재와같아지는것은어색한일이며,생명의본질에배치되는것’이라고설명한다.생태계는제각기고유한삶의방식이있는생물들이존재하고,그들이여러다른삶과잘맞물려돌아갈때건강히유지된다는것이다.우리사회의생태계는얼마나건강한지,나와내주변사람들과의관계생태계는어떠한지되묻게된다.

그러니까우리는자연으로부터배울것들이많다.더는미루지말고,과제하듯해치우던삶의속도를낮추고,자연이우리에게들려주는이야기를들으며삶을되살려야한다.살아있음을몸소실천하고있는존재를가만히바라보며이야기를풀어내는이책으로그쉼의시작이가능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