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 (왜 여성들은 산부인과가 불편한가?)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 (왜 여성들은 산부인과가 불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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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성을 ‘위한’ 병원은 왜 여성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여성의 몸과 의학, 사회가 맺을 새로운 관계를 위해 넘어서야 할 유산
미국 남부 노예 오두막에서 시작된 현대 산부인과의 기원과 역사!
산부인과는 여성을 ‘위한’ 병원인데, 왜 여성들은 왜 산부인과에 가는 일이 불편할까? 산부인과 검진에서 지금까지도 흔히 쓰이는 검진 도구에는 왜 미국인 백인 남성 외과 의사 이름이 붙어 있을까? 여성건강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 되었을까? 진정 여성을 ‘위한’ 여성의학을 위해 필요한 상상력은 무얼까? 『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은 현대 여성의학의 기원을 살피며 이런 질문에 답한다. ‘산부인과의 아버지’로 불려 온 백인 남성 외과의들은 흑인 여성과 가난한 아일랜드 이주민 여성의 몸을 백인 ‘숙녀들’보다 고통을 잘 견디는, ‘의학적 초신체’로 평가하고, 그를 기반으로 현대 부인과학을 발전시켜 왔다. 흑인 여성이자 의료인문학자인 저자는 그 역사를 추적하고, 인종, 계급, 젠더라는 경계들을 더듬어 여성의학 발전사에서 지워졌던 여성들의 존재를 능동적인 역사적 주체로 다시 조명하고 복원한다. 그로써 낙태죄 폐지 이후 여성의 몸과 사회, 그리고 의학이 맺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2021년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과 답을 제안한다.
저자

디어드러쿠퍼오언스

DeirdreCooperOwens
의학,노예제,여성의역사를연구하는의학사학자로현재네브래스카링컨대학역사학과에서의학사를가르치며의료인문학프로그램을주관하고있다.아프리카계미국인여성으로서의경험을글과강연으로발표하고있으며대중과학계에서두루지지를얻고있다.첫책인『치유와억압의집,여성병원의탄생』은2018년미국사연구자협회OrganizationofAmericanHistorians가꼽은아프리카계미국인여성과젠더의역사를다룬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현재는미국노예제시기정신질환에대한글과노예해방운동을주도한인권운동가해리엇터브먼의생애를장애라는렌즈로들여다본전기를집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미국부인과의학과흑인의삶

1장미국부인과의학의탄생
2장노예제와의학에서흑인여성의경험
3장상충적관계-노예제,성,의학
4장아일랜드여성이민자와부인과의학
5장“의학적초신체”의역사와의학적시선

나가며

감사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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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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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여성을‘위한’병원은왜여성을불편하게만드는가?
여성의몸과의학,사회의새로운관계를위해넘어서야할유산은무엇인가?

산부인과는여성을‘위한’병원인데도왜여성들은왜산부인과에가는일이불편할까?산부인과검진에서지금까지도흔히쓰이는검진도구에는왜미국인백인남성외과의사이름이붙어있을까?여성건강은언제부터,누구에의해과학과의학의영역이되었을까?진정여성을‘위한’여성의학을위해필요한상상력은무얼까?『치유와억압의집,여성병원의탄생』은현대여성의학의기원을살피며이런질문에답한다.
이책은‘산부인과의아버지’로불려온외과의들이여성병원을세우고여성의학을정립하는과정에서‘유색인’여성들을백인“숙녀”들보다고통을잘견디고성욕이과도한,예외적인존재로평가하고이런잘못된환상을어떻게과학으로둔갑시켜전파했는지를살핀다.1장미국부인과의학의탄생에서는여성건강이부인과의학이라는공식적분과로자리잡기까지노예제와노예여성의역할을조명하고,이시기인종적편견들과의학이어떻게맞물려성장했는지를다룬다.2장에서는나이든여성노예의역할이었던여성건강관리와산파일이백인남성들의영역으로편입되는동안흑인여성들이어떤방식으로위치를찾아갔는지를탐구한다.3장에서는노예제와부인과의학이란틀안에서‘여성성’이다뤄진방식을규명한다.4장에서는대기근이후미국북부로이주해온가난한아일랜드여성이민자들의사회경제적상황과의료경험을들여다보고,흑인여성의경험과비교한다.마지막장에서는19세기당시의‘흑인성’과‘여성성’이라는관념을파헤치고,인종,성별,계급과같은범주가얼마나유동적으로활용되었는지를밝힌다.
이책이드러내는주요한문제는산부인과라는의학분과가만들어진당시사회에내재한모순과억압,폭력들이어떻게가치중립적인것으로간주되는,또그래야만하는의학분과내에차별과편견을깊이심게되는가이다.여성의학이만들어진배경이노예제와인종차별의시대라는사실은오늘날여성들이겪는불편함의실마리를제공한다.나아가이책이미국에서출간된후,많은독자가“슬프게도,바뀐것이많지않다”는서평들을남긴것역시시사하는바가크다.노동력이자자산이될인구를문제없이생산하게하고,그생산을위한몸을효과적으로관리하는데쓰인노예제시기여성의학은,여전히오늘날사회가여성의몸을바라보는시각에그림자를드리운다.직업이나경제적상황,성에대한편견으로인한‘도덕적’평가,결혼과출산여부등에따라치료와처치에서여성이받는차별역시오늘날까지끊이지않는다.이책이다루는이야기와우리사이에존재하는시공간적거리는우리에게드리운이런그림자들을더선명하게하고,오늘날여성의몸과사회,의학을낯설고새롭게바라보게할것이다.


여성건강은언제,어떻게,누구에의해‘의학’이되었는가?
미국남부노예오두막에서시작된현대산부인과의기원과역사!

‘부인과의학의아버지’이자1855년뉴욕에공식적인미국최초의여성병원을설립한매리언심즈는그보다10년앞서앨라배마에비공식적인미국최초의여성병원을설립했다.단,이병원은흑인여성노예들만을위한병원이었다.이곳에서이루어진도전적인실험과혁신적인수술로인해여성생식기에관한수많은의학저널논문이쏟아지기시작했고,부인과를포함한미국의의료기술은변방을벗어나세계적중심에위치하게됐다.지금까지도널리쓰이는도구인“심스질경”을만들고,이런성장의주역이됐던심스는유럽으로초청을받아부인과시술을할정도로국내외적인명성이높아졌다.
19세기당시미국인들에게는성공률이높지않은외과적치료자체가낯선경험이었다.심스의아버지가의사가되겠다는아들에게그직업으로는어떤명예도성취할수없다며화를냈던일화에서보이듯당시미국에서의사라는직업과의학계는신뢰를받지못하는형편이었다.더군다나당시미국인들의사고안에서여성이란유약하고신경과민인하위집단일뿐이었고그런이들의생식건강을다루는일은백인남성외과의에게마땅한일이아니었다.그중에도노예신분인흑인여성들의생식기를치료하는일은고귀한일과는거리가멀었다.그렇기에심스를비롯한‘부인과의아버지’들이있기이전에미국여성의생식건강과출산은나이든흑인노예여성의소관이었다.하지만노예주이기도했던백인외과의들은노예라는자산의증식,평가와거래에서중요했던여성의학의가능성을알아봤다.
당시의학계안에서부인과가공식적인의학분과로인정받기위해서는혁신적인실험을발표하는것만한방법이없었다.유럽의‘과학적인종차별주의’영향아래서의학수련을받았던이외과의들은생식력이강하고고통에무감하다고알려진흑인여성의몸을통해실험적부인과실험을수행했고,왕성하게발표했다.노예들을위해지어진최초의여성병원‘환자의집’은실험체와수술간호사등의노동력을끊임없이공급하는장이되었다.미국남부외과의들은이‘환자의집’들을경유해방광질루치료,제왕절개출산,난소절제술등혁신적인부인과수술들을성공시키게된다.이렇게미국남부백인외과의들의계속되는실험과논문발표는여성의학을공식적인의학분과로자리잡게했고,그과정에서흑인여성에대한인종적,성적편견을점점더강화하며노예제,의학,자본주의의결속을더욱단단하게했다.


‘탄압받는자들’모두를위한치유의공간은어떻게가능한가?
노예제,인종차별,성차별이란폭력에맞서서로를치유하고저항한,
현대여성의학발전사에서지워진여성들을조명하다

여성의학이란장안에서여성과여성의몸은복잡한층위로존재감을드러낸다.가난한아일랜드이주민여성의의료경험은이런복잡한층위를잘보여준다.대기근으로인해도미한아일랜드여성들은대체로나이가많고,비혼이며,가난했다.이들은피부색과무관하게흑인여성과마찬가지로고통에무감하고,과다성욕이며,튼튼한생식기관을가진존재로인식됐다.다만자산증식에기여한다는이유로환영받던흑인여성의출산과달리아일랜드인여성들의출산은환영받지못했다.자유민이었지만사회경제적여건으로인해직업선택의폭이좁았던이여성들은육체노동과성노동에주로종사했고,이들은‘자제력없이’아이만많이낳는사회의짐취급을받았다.이들은가톨릭교회의지원으로점차‘보호받는’백인여성의범주에포괄되지만‘여성이라는병’을치료하기위해음핵절제를받는백인여성들역시억압에서완전히자유롭지는못했다.
하지만백인가부장주의에입각한여성의학안에서도백인/남성/노예주/치유자와유색인/여성/노예/환자라는이분법적관계로설명되지않는다양한관계들이존재했다.특히여성병원안에서수동적인환자이자실험체였던여성들은치료와수술에서회복되기도전에다른여성들을능동적으로치유하고돌보는수술보조원이자간호사로교육받고능숙하게그일을행했다.열다섯살때부터노예산파이자간호사로일했던레나클라크는탁월한실력으로노예여성뿐아니라백인여성들까지치료했으며,자기일에큰자부심을표현했다.노예였던밀드레드그레이브스는백인남성산과의들의조소와경멸에도굴하지않고,노예생활에서벗어난뒤까지백인과유색인여성-환자들의신뢰를받으며숙련된간호사이자산파로일했다.
여성의학의역사는의학과같이가치중립적인것으로여겨지는분야에인종,계급,성별과같은정체성과그와연관된고정관념,관행들이어떻게영향을미쳤는지를보여주는증거가된다.병을설명하고다루는일은사회적으로,또정서적으로큰중요성을가지며,의학이가치중립적이어야한다는것은권위있는사람의말을빌리지않아도마땅한말이다.하지만최초의여성병원만큼이나오늘날여성들이건강을위해찾는공간들은가치중립적인공간과는거리가있다.과거로부터이어진여성건강에대한인식과태도는여성들이여전히여성병원을치유의공간인동시의억압의공간으로만든다.
하지만이책에서먼과거의이야기를소환하는뜻은때로는보기힘들정도로고통스럽고차별적인역사속에빚어진현대여성의학을부정하는데있지않다.저자는한세기도더지난과거의유산이오늘날여성들의삶에서도아직지워지지않고있음을직시하고,그유산을변화의출발점으로삼고자했다.그런변화를위한상상력을저자는지금까지역사속에의도적으로지워지거나잊혔던여성들에게서찾았다.그리고그발견을통해저자는현대여성의학을가능하게한것이그저노예제,인종차별,성차별과같은폭력만이아니며그같은폭력적인환경속에서서로를치유하고함께저항했던여성들의힘과회복력,자기생과몸에대한애정과긍지임을확인했다.또한저자는다양한여성의의료경험을통해‘다름’이얼마나임의적이고유동적으로정의되며,그정의가또얼마나간단하게폭력의동력이되는지를보여준다.환자인동시에치유자,“노동하는여성”이자보호가필요한‘숙녀’로지칭되는이여성들의정체성은이들이피해자나저항자로만함축할수없는복잡한존재임을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