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 (김현진 장편소설)

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 (김현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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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95 소년소녀 펜팔 로맨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인터넷과 SNS로 수많은 타자를 들여다보며 살아간다. 스스로를 한껏 포장하면서 열등과 과시와 부러움과 자괴감 사이를 허덕일 때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 편의 이야기가 주는 영향력이 얼마큼일진 모르겠지만 에세이스트 김현진 작가는 또 한 번 뜨겁게, 진심을 나누리라 마음먹는다. 열일곱 살에 데뷔해 어느덧 삼십대 중반을 넘어선 어느 날, 십대 시절의 한 모퉁이에서 빼꼼히 얼굴 내미는 소년소녀를 마주한 것이다. 작가는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응하기로 한다. 조금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그러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감싸 안을 수 있다면, 까짓것, 인생에 희망 한번 걸어도 좋겠다 싶어서다. 우리 모두 ‘지금의 나’를 꽉 끌어안는 용기를 키워 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써 내려간 김현진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XX 같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는 1990년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생생한 묘사와 변사 투의 능청스러운 서술로, 이른바 ‘X세대’라 불렸던 이들의 십대 시절을 담아낸다. 때는 1995년, 열여덟 병선과 열일곱 수미는 펜팔을 통해 얼굴 모르는 서로를 상상하며 애틋한 감정을 주고받는다. 약간의 ‘포장’은 기본. 키 작은 병선은 백팔십 센티미터의 엄친아 ‘민준’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우람한 체격의 수미는 사십팔 킬로그램의 가녀린 ‘초희’로 탈바꿈한다. 진짜 자신이 아닌, 평소 꿈꾸던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신한 두 사람은 달콤한 펜팔 로맨스를 시작한다. 그러나 악의 없는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져 가고, 결국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데…! 민준과 초희, 아니 병선과 수미의 사랑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저자

김현진

저자김현진은10대에쓴공교육탈퇴기『네멋대로해라』를시작으로여러책을써냈으며,30대가된지금까지돈없고집없고빽없는사람들이야기를다양한매체에쓰고있다.페미니즘에세이『불량소녀백서』『당신의스무살을사랑하라』,MB시대를살아낸치열한삶의기록『그래도언니는간다』,서울살이의비망록『뜨겁게안녕』등여러책을냈으며지은소설로『말해봐,나한테왜그랬어』(공저)가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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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뜨거운심장과날카로운시선으로세상을향해‘쏘는’
에세이스트김현진의첫청소년소설!

에세이스트김현진은이름만으로적지않은존재감을뿜어내는몇되지않은작가중한사람이다.학교를박차고나온거침없는자기고백서『네멋대로해라』로열일곱나이에(얼결에,그것도엄청핫하게!)‘데뷔’하게된김현진작가는이후핫한이슈와화제의중심에늘자리했다.
김현진작가는돈없고집없고빽없는,즉대다수평범한사람들이살아가는일상의이모저모를면밀히들여다보면서그들의‘대변인’역할을기꺼이도맡아왔다.사실이것은반은맞고반은틀린표현이다.지금까지도작가는치열하고고단한삶의기록을멈추지않고있지만결코대변인으로만머물지않는다.그모든것은바로‘작가자신’의삶이기때문이다.이른나이에‘작가’라는직업(과약간의명예)을얻었을뿐,오히려그것은때로독이되어더욱고통스럽게스스로에게돌아왔다고한다.하루하루살아내야했기에,힘겹게숨쉬듯글을토해냈을뿐이라고.돈없고집없고빽없는인생을살아가면서자신과닮은일상의여러풍경을좀더가까이보고,느끼고,연대하고싶었다고.그렇게생각하면서,김현진작가는어느덧삼십대중반을넘어선자신의‘세월’을체감하게된다.
훌쩍흘러간지난날을되돌아보던어느날문득,작가는십대시절의한모퉁이에서얼굴을내미는열여덟병선과열일곱수미를마주한다.뛰어난재주도없고,거창한계획따위도없고,미래를향한‘꿈’조차막막한나날을살아가는평범한소년소녀…그럼에도날마다웃음지을일이생기고,소소한즐거움과행복을느끼며,이대로도괜찮다숨크게내쉬는하루하루…작가는그시절병선과수미가들려주는이야기에기꺼이응하기로한다.조금부족하고서툴더라도그러한자기자신을감싸안게된다면,그러한용기를서로주고받는다면,까짓것,인생에희망한번걸어봐도좋겠다싶어서다.
『XX같지만,이건사랑이야기』는그렇게시작되었다.XX에들어갈수많은수식을뛰어넘어결국엔‘사랑하며’하루하루살아가기를바라는뜨거운마음으로부터말이다.자,그럼책속으로들어가볼까?

‘사브레’처럼보드랍고‘치즈샌드’처럼달콤짭짤한
1995소년소녀펜팔로맨스

#1.병선이야기
열여덟살전병선은또래보다마르고작은체격을지닌남자아이다.엄마,아빠,형,여동생과함께사는데형은얼마전군대에갔고여동생은친구들과어울리느라늘바쁘다.병선은지금껏사고한번일으킨적없는조용한성격의소유자.그러나청소년기남자아이라면누구나그러하듯,병선역시순수하고뜨거운첫사랑을꿈꾼다.하지만남고에다니는데다주변에여자라고는억센엄마와여동생뿐이라마음한구석이적적할뿐이다.
종종사보는영화잡지『스크린』을보던어느날,병선은중대한결심을하기에이른다.아직만나지못한운명의상대를직접찾겠노라마음먹고펜팔을구해보기로한것.“절대로여기에내이름을전병선이라고쓰지않을테야.”다짐한병선은꽃다운여학생들이좋아할법한이름을고민하다가‘김민준’이라는가명을쓰기로한다.
가명뿐인가,이미병선의머릿속에는완벽에가까울법한김민준의모습이펼쳐진다.백팔십센티미터에가까운키,두말할것도없이잘생긴외모,뛰어난성적을지닌와중에가장자신있는과목은수학,축구를좋아하며,주변에서천재니수재니이런말을많이하지만어딘지쑥스러워손을내젓는겸손한김민준.바로병선이꿈꾸는자기자신의모습이다.이렇듯간절한바람과희망을듬뿍담아병선은스크린펜팔코너에사연을보낸다.

펜팔구함
서울에사는고등학생입니다.
지적이고진실한대화를나눌수있는친구를찾습니다.
김민준,강서구등촌3동172-31

#2.수미이야기
ampm편의점집둘째딸수미가『스크린』을펼친것은우연이라면우연,운명이라면운명이었다.명문의대재학생형철이평소편의점에들러“카메라베리떼”를읊조리며들춰보던잡지가스크린이었다.물론형철은가녀리고순수한여대생의상징처럼보일법한수미의친언니혜정이있을때유독자신의지적이미지를뽐냈지만수미의눈에도그모습은충분히매력적이었다.
지구어딘가에있을,형철처럼똑똑하고멋진남자를염원해오던수미는‘김민준’의펜팔사연을보고무릎을치고만다.오직‘지적이고진실한대화를나눌친구’를찾는다는김민준의진정성을느끼며수미는한순간마음이스르르녹는것만같다.이런게운명일까,생각하며밤잠을설친수미는다음날,가방에넣어온고운편지지한장을조심스레꺼내든다.
평소교과서는커녕공책도제대로살피지않고,수업시간이든쉬는시간이든그저시간만나면유통기한에다다른온갖과자를입에쑤셔넣느라바쁜수미가책상에코라도박을듯고개를숙인채김민준에게보낼편지를한자한자정성껏적어내려간다.키가백육십팔센티미터인것말고는다뻥이다.아니아니,뻥은아니다.앞으로수미는반드시편지에쓰고있는‘김초희’같은여자가되고말거다.칠십킬로그램에간당간당하지만반드시다이어트에성공해서사십팔킬로그램으로만들거고,공부도열심히할거고,엄마아빠의사랑도많이받을거고,혜정언니보다예뻐질거다.수미역시이렇듯간절한바람과희망을듬뿍담아병선아니,민준에게펜팔을보낸다.

저는랭보와프레베르를좋아하는열일곱살의여고생이랍니다.
진실한대화라는말에마음이끌려서편지를보냈어요.
앞으로서로좋은대화주고받길바라요.
김초희

#3.두사람이야기
병선과수미,아니민준과초희의펜팔이오가며무미건조했던두사람의일상에조금씩감칠맛이더해져간다.‘영화감독이꿈’이라고했던까닭에병선은수미에게펜팔을쓰게되면서예술영화나유명한영화감독들을하나둘섭렵한다.또한수미는병선의격려와도움에힘입어수학을배우는즐거움을조금씩느끼기도한다.둘은가족이나친구에게도쉽게꺼내지못한일상의여러고민과시시한생각을털어놓기도하면서지친마음을서로보듬고위로한다.
무엇보다도두사람은너무나이상적이고완벽한서로를상상하며더할나위없는즐거움에빠져있다.“내게도이런운명같은사랑이찾아오다니!할렐루야!”하루열번이라도하늘에감사기도를드릴수있을만큼행복해하는사이,병선과수미가오가는악의없는거짓말은눈덩이처럼커져만간다.첫눈내리면만나기로한약속이점점현실에가까워지면서두사람은돌이킬수없는선택을하게되는데…!병선과수미,아니민준과초희의펜팔로맨스는과연성공적으로마무리될수있을까?

“우리에게도로맨스가필요해!”
소년소녀,먹고꿈꾸고사랑하라

지금여기대한민국의우리는,잘살아가는걸까.어른아이할것없이바쁘게몰아치는일상을무기력하게살아간다.십대들은어디로향해가고있을까.인서울대학?아이비리그대학?대기업?공무원?인기아이돌?미래를향한이러저러한계획때문에현재의일상을저당잡힌지는이미오래다.청소년들은우정을쌓기전에살벌한경쟁부터시작한다.뭔가를함께하고서로나누는마음을배우기전에,쟁취해야할목표를방해하는요소로친구를받아들인까닭이다.하지만어른들은“괜찮아,지금은그런게중요하지않아.”하고말한다.
그렇게충고하는어른들의일상은어떠한가.‘먹방’이나‘여행’프로그램같은예능을보기도하고,‘맛집’을찾아다니고,때로경치좋은곳으로‘여행’도떠나보지만,하루하루삶은크게달라지지않는다.아침에눈을떠밤에잠들때까지스마트폰에‘묶여있다’고봐도무방하다.딱히재미있는일도없고,별다른취미도없다면서인터넷에떠도는소문과악플과온갖혐오와조롱을무의식적으로탐닉한다.이역시어른이나아이나비슷할지모르겠다.SNS를통해수많은타자를들여다보고,나자신을시시때때로검열하면서,열등과과시와부러움과자괴감사이를허덕이곤한다.때로는내가바라는모습으로나자신을한껏포장하고,때로는익명성에기대목적없는비난과욕설을퍼붓는다.이모든행위에,특별한이유는없다.그냥,사는게심심하니까.남들도다그러고사니까.
이러한현실에서한편의이야기가주는영향력이얼마큼일진모르겠지만『XX같지만,이건사랑이야기』를읽고나면작가가우리에게건네는진심어린응원과위로를느끼게된다.이작품은‘그시절’에머물지않고현재진행형으로나아가며‘지금여기’에단단히살아숨쉰다.두주인공병선과수미의이야기를통해작가는세상모든존재의가치는소중하다고,그러니살아있는모든순간을힘껏끌어안자고전한다.보잘것없어보일지라도저마다나름의빛을지니고있고,언젠가반짝하고빛나는사랑의순간이찾아온다고말이다.
오늘은멀찍이던져두었던지난날을새록새록떠올려보자.혹시아는가?추억저편에서똑똑,반가운인사를건네는누군가를만나게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