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씀을알고참말씀을많이하고싶어하는사람은
가슴에불꽃이피어오르는사람입니다.
자꾸일어나는불꽃이있습니다.자꾸이것이보입니다.
그래서정말참을아는사람은말을뱉고싶어합니다.”(류영모)
일평생진리를좇아큰깨달음에이른대석학류영모,
동서회통,일원다교의사상을생생한육성으로듣는다!
함석헌과김흥호등20세기한국기독교사상계를이끈거인들의스승이자,동서고금의종교와철학에두루능통했던대석학다석(多夕)류영모(柳永模,1890~1981).35년동안이어진종로YMCA연경반(硏經班)강의에서다석은스스로지은시조와한시,유교경전,성경,불경의경구를직접모조지에써서칠판에붙여놓고강의를하였다.다석의강의는예수와붓다와공자,삶과죽음,절대세계와상대세계,민주주의와인권을넘나들었다.방대한지식과독창적인생각이어우러지는지혜의향연이었다.영감이샘솟아신명이나면자작한시조나한시에가락을붙여서노래처럼읊었고,때로는덩실덩실어깨춤을추기도하였다.《다석강의》는제자들이속기록으로남긴43편의강의를다듬어엮은책이다.여기에는다석의철학과사상의정수가고스란히담겨있다.
다석류영모는월남(月南)이상재(李商在)의뒤를이어종로YMCA에서35년(1928년~1963년)동안연경반강의를맡았다.다석은연경반강의에서《성경》과《논어》를비롯한사서삼경,《법화경》같은동서양의고전과자신이쓴시조나한시등을풀이하며삶과죽음,인간존재의본질,세계의원리같은철학적인주제부터교육,민주주의,인권같은현실의삶까지두루다루었다.
다석은매일기록한《다석일지》외에다른저서를남기지않았다.《다석강의》가출간되기전까지다석에관한책은다석의강의를직접들은제자들이남긴기록이나다석사상해설서가전부였다.다석의제자들이연경반강의기록을간추려소개한적은있었지만속기록을그대로옮긴책은없었다.그러다2005년2월25일에‘다석학회’가만들어졌고,다석학회가주도하여연경반강의일년치속기록(1956년10월17일~1957년9월13일)전문을다듬어2006년에《다석강의》로출간하게되었다.
이번에10년만에출간되는《다석강의》개정판은초판과속기록원문을처음부터끝까지다시대조하고확인하여속기하는과정에서잘못기록된한자와오·탈자를비롯해오류를바로잡았다.다석의육성으로펼쳐지는43편의강의를통해,동서고금의많은사상과철학에능통한석학이자독특한종교철학을세운다석의사상적깊이와넓이를가늠할수있다.다석의육성을생생하게기록한이책은다석사상을연구하는데더없이귀중한자료이다.
류영모선생의말숨은빛과힘과숨의구현이다.눈을뜨고일어서고날아가는통일ㆍ독립ㆍ자유의세계이다.또한선생의세계는형이상(形而上)의세계이다.이세계는너무도신비하고오묘하여하나로같이통하는세계이지분석하고따지는세계가아니다.그것은이성으로만알수있는세계가아니고실천이성으로알수있는세계이다.그것은분석하는세계가아니라같이기뻐하고같이즐거워하는생명의세계이다._김흥호,‘나의스승류영모’중에서
류영모선생의말숨은빛과힘과숨의구현이다.눈을뜨고일어서고날아가는통일ㆍ독립ㆍ자유의세계이다.또한선생의세계는형이상(形而上)의세계이다.이세계는너무도신비하고오묘하여하나로같이통하는세계이지분석하고따지는세계가아니다.그것은이성으로만알수있는세계가아니고실천이성으로알수있는세계이다.그것은분석하는세계가아니라같이기뻐하고같이즐거워하는생명의세계이다._김흥호,‘나의스승류영모’중에서
류영모선생이연경반강의실로쓴건물은넓이가서른평남짓하였는데,일자로된긴책상과의자가놓여있었다.맨바닥에앉지않는것만도다행이었다.앞에는교탁이있었고중형칠판도걸려있었다.물론마이크장치는없었다.그러나공간이작고선생의음성이힘차서강의를듣는데는지장이없었다.
강의교재는류영모선생이일기장에적어놓은자작시조나한시가주를이루었다.아니면동양고전의원문을다루었다.강의방식은가르칠내용을모조지에손수붓글씨로써와서칠판에붙여놓고읽으며설명하는식이었다.강의에서는선생의해박한지식과독창적인생각,그리고오랫동안쌓은경험이조화를이루어폭포수처럼쏟아졌다.영감이샘솟아신명이나면자작한시조나한시에가락을붙여서노래처럼읊었다.때로는맹자(孟子)의말처럼수지무지족지도지(手之舞之足之蹈之)하여덩실덩실어깨춤을추기도하였다.……어떤어려움에놓여도하느님생각만하면기쁨이샘솟아야참믿음이라고할수있다.예수가보여준믿음이바로그런믿음이었다.삶은기쁨이라고한선생의말은고달픈인생을사는우리에게기쁨의눈물을흘리게하였다._박영호,‘다석류영모의YMCA연경반35년’중에서
주요내용
“말씀을알자는것이인생이고,
말씀을듣고끝내자는것이인생입니다.”
-동서사상의대통합을이룬큰사상가
다석류영모는일생동안하루도빠짐없이《성경》을읽었으며,예수를스승이자삶의모범으로삼아본받으며좇으려했다.그러나그는성경자체를진리로떠받들며예수를절대시하는생각에서벗어나예수,석가,공자,노자등여러성인을두루좋아하였다.다석은“그리스도교나불교나유교가길은죄다다를지모르나진리는‘하나’밖에없다”고말하였다.그에따르면,“하느님이보내주시는하느님의생명”인얼(성령)을공자는덕(德)이라하고석가는법(法)이라하고예수는얼(靈)이라고한것이다를뿐이다.이름만다를뿐실체는같다는것이다.
류영모가예수이야기를하는것은예수얘기를하자는것이아닙니다.공자를얘기한다고해서공자를이야기하자는것은아닙니다.우리의정신이사는것은하느님의말씀을먹고사는것입니다.간디나톨스토이처럼하느님말씀의국물을먹고사는것이좋다고해서그들과비슷하게하려는것이공자,석가,예수,간디,톨스토이를추앙하는것입니다.간디가누구인지,예수의살을먹고피를마신다는게무슨소리인지알고지내야합니다.현대사람은간디의살을먹고피를마셔야합니다.예수나부처를말할때도그러해야합니다.(제21강간디의가르침:진리파지·458쪽)
어떻게할수없는것이‘하나’입니다.어쩔수없이드는생각은,종단은절대인‘하나’에서비롯하여‘하나’로돌아가야한다는긴박한요구가우리에게있다는점입니다.무슨신경쇠약에걸려서강박감이드는것이아니라,건전한사람일수록이강박감을먼저갖게됩니다.모든것은절대인‘하나’에서나와서,마침내‘하나’를찾아하나로돌아갑니다.대사상가나대종교가가믿는다는것이나말한다는것은다‘하나’를구한다는말이요,믿는다는것입니다.신선(神仙),부처,도의(道義)를얻는다는것은다‘하나’를구한다는뜻입니다.(제32강‘하나’를알기전에는전부가까막눈이다·763,764쪽)
“대한민국은민주주의국가입니다.
이름이‘대한나라’입니다.”
-다석류영모가말하는민주주의와지도자의조건
이책에는1950년대후반이승만정권의실정과동서냉전같은국내외혼란한상황에대한다석의생각이가감없이담겨있다.연경반강의에서다석은사회병폐를비판하곤했으며,특히민주주의와지도자의조건에관해여러차례강의했다.그는민주주의를‘참귀한것’이라고표현했다.또“대중이옳은의(義)를분별하는데민주의무게가있으며,그렇게되어야참으로무게있는민주국가가될것”이라고말하면서대중의역할을강조했다.국가의지도자와관련해서는“(지도자가)밑을밝혀줄능력이없으면올라가있을필요가없”으며,거짓된지도자밑에서는민주주의가되더라도잘살게해줄수는없다고단언하였다.
원칙이틀어지면허명민주(虛名民主)가됩니다.이름만민주주의가됩니다.그러면마귀가참여하여세상을더럽힙니다.……이렇게되면높은자리에있는사람은자만이심해집니다.자기생각을누구에게물어볼필요가없고,남의것은보잘것없으며,이정도면되었지부끄러울게뭔가하게됩니다.내위에누가있으랴하게됩니다.자만하고시위(尸位)합니다.혼자잔뜩부풀어가지고그자리에앉아있습니다.그야말로세기말(世紀末)의마귀들입니다.이것을가로되세기말현상,곧말세(末世)라고합니다.억울하지않습니까?좋은세상에그따위마귀때문에귀하고중한것을놓치다니말입니다.그냥장난(作亂)으로망(亡)하다니말이됩니까?(제29강성령과악령·707쪽)
인류의역사는밤낮서로싸움질하고내려온것에지나지않습니다.이놈을물리치면저놈이들어옵니다.소론(少論)이승하면노론(老論)은기회만보는형국입니다.악(惡)의본(本)으로서로다투니그중간에서백성만부대끼고못살게됩니다.소위혁명이일어나면좋은세상이온다고떠들어댑니다만,혁명이오면무엇합니까?
희생자는오쟁이가되고맙니다.그중에는개죽음을당하는수도있습니다.거짓된지도자밑에서희생하는것은개죽음입니다.앞문의호랑이를쫓으니뒷문에서이리가들어온다는말이있습니다.우리가당장보는현실입니다.봉건제도가없어지고민주주의가되면잘살게될것이라고하였습니다.지금잘살고있습니까?품앗이입니다.‘그놈이그놈’이라는말이있습니다.세상의흘러가는그짓이전부서로하는품앗이입니다.(제24강인생관이다르면시비도다르다·547쪽)
“우리말에는하늘의계시가있는것같습니다.”
-우리말과우리글로생각을펼친철학자
한학(漢學)의대가였던다석은한자한글자에철학개론한권이들어있다고말했다.그리고‘파자(破字)’를하여한자의생성원리를밝히고거기서철학을캐냈다.그러나나이가들수록우리말과우리글을아끼게되었다.다석은자신이궁구한이세계와존재의의미를서양에서만들어진철학용어나중국의한자가아닌순우리말,우리글자에담아내고자했다.다석은훈민정음28자에만족하지않고전혀새로운글자를만들어내기도했고,소리글자인한글이마치뜻글자인양글자하나하나의뜻을곰곰이새기기도했다.예를들어‘오늘’은‘오!늘’이라고풀이했다.오늘하루가늘상,곧영원이라는뜻이다.‘글(文)’은‘영원을그리워하는’것이라는뜻으로풀이했다.
여기서이렇게말하지만후에우리나라철학이있게되면이말역시죄다쓰일것입니다.이말그대로쓰인다는것은아닙니다.이말보다더좋은말이나오면그말을쓰고,그러지못하면이말을그대로쓸수밖에없을겁니다.우리민족에게철학이필요하면,누가되었건우리말로철학용어를정하지않으면안될것입니다.우리조상이있어서우리몸이있는것같이,우리가쓰는말도꼭필요한자식처럼필요한말이마침내나와야할것입니다.(제29강성령과악령·687쪽)
‘이이ㅣ수ㅣ’……,예수의‘예’는ㅣㅓㅣ로,‘여기’라는뜻입니다.‘수’,살수있는능력을말합니다.예수가말하는구원의힘입니다.히브리어로‘예수’는‘구원한다’는뜻입니다.‘예수’라는한글과뜻이우연히도같습니다.우리말이웬일인지하느님의계시를필름처럼나타내보여주는것만같습니다.진리가‘예’에,다시말하면‘지금여기’에퍼졌는데,우리가사는‘수’가정신에있다는그림이보이는것같습니다.잘못하다가는이런글을궤변이니불경(不敬)이니하겠지만,이사람은그리스도의정신을우리말로이보다더적절하게나타낸것은없을거라고생각합니다.(제41강영靈을알려면먼저못난‘나’를깨달아야한다·943쪽)
“죽음공부는공부중에서
마지막공부인동시에참공부입니다.”
-다석의죽음철학
다석은종교의핵심을죽음이라고보았다.“죽는연습이철학이요죽음을이기자는것이종교”였다.또다석은‘오늘하루살이(일일일생,一日一生)’의철학으로잠자는것과죽음을똑같이보고영원을하루속에서살고,하루를평생으로여기며매일죽는연습을했다.다석에게목숨이란“영혼이잠깐동안이흙덩어리(몸)에들어와서피게하여주는것”이었다.
사랑은믿음이고,생명을내버리는것은다시목숨을얻기위한것이라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