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친밀한 폭력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아주 친밀한 폭력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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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페미니즘의 교과서’로 불리는 《페미니즘의 도전》의 저자 정희진은 『아주 친밀한 폭력』에서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사적 공간이자 ‘안식처’로 여겨지는 가정이 실은 가부장제 사회의 뿌리 깊은 성 차별 의식과 성별 권력 관계가 가장 자연스럽게 구현되고 학습되는 사회적, 정치적 공간임을 밝힌다. 이 책은 지금 한국 여성이 처한 현실에 대한 가장 적나라하고 고통스러운 보고서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곧 여성주의의 눈으로 한국 사회와 자신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 책은2001년에 출간된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또하나의문화)의 개정판입니다.
저자가 새로 집필한 ‘머리말’이 실려 있으며 현재 시점에 맞게 여러 정보를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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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희진

저자정희진은평화학ㆍ여성학연구자.학문간경계를넘나드는공부와글쓰기를지향한다.대학졸업후가정폭력피해여성을위한여성단체에서5년간상근자로일했다.이후대학원에서여성학을전공하면서,이여성들의목소리를나의언어로전해야한다는‘사명감’에살았다.
여성의경험과목소리가의심받지않는세상을꿈꾼다.탈식민여성주의시각에서한국사회의통념,기존의논쟁구도를해체하고재구성하는작업에관심을갖고공부하고있다.쓴책에《페미니즘의도전》,《정희진처럼읽기》,편저에《한국여성인권운동사》,《성폭력을다시쓴다》가있으며,30여권의공저가있다.

목차

머리말_모든것의시작-성역할,가족,폭력

1장‘아내폭력’,가부장제의축도
‘아내폭력’은어떻게지속되고재생산되는가
‘아내폭력’은인류공통의경험이다
가정폭력인가,아내폭력인가

2장당사자:연구자,피해자,운동가로서나
증언자의고통,연구자의고통
증언자의고통에동참한다는것
‘객관성’은정치적인문제다
피해여성들을만나면서다시읽는기존연구들

3장여성의눈으로보는‘아내폭력’
아내를때릴수있는권력은어디에서나오는가?
법의보호를받지못하는‘사적’공간,가정
결혼이라는폭력허가증

4장폭력남편이인식하는아내폭력
아내를때려서가르칠‘권리와의무’
아내와남편을묶어주는폭력

5장폭력을수용하는아내의심리
남편의착취에맞서지못하는이유
폭력을사소한문제로만들기
폭력,사랑이거나질병이거나수치

6장아내정체성과가족정치학
아내역할로재생산되는폭력의구조
왜폭력속으로다시돌아가는가
공포와저항의가족정치학

7장가족중심관점에서여성인권관점으로

부록
참고문헌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아내폭력을핵심적인권이슈로세운현대판고전”
ㅡ조효제(성공회대사회과학부교수)

“한국여성과가족의현실을보여주는‘유일무이’한책”
ㅡ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상임대표)

“한국의젠더체계를보는통찰력과사회적약자에대한놀랄만한감수성”
ㅡ김은실(이화여대여성학과교수)

“한국형사사법기관종사자와입법자들의필독서”
ㅡ조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왜‘남편’이‘아내’에게휘두르는폭력은‘사소한’일이되는가?

“마누라와북어는3일에한번씩두드려패야한다”라는폭력적인언사를농담으로소비하고,폭력남편에대한두려움을호소하는여성에게“살다보면그럴수있다”면서“애초에‘맞을짓’을하지말라”고충고하는(?)사회는과연어떤사회인가?스트레스가심해서,분노조절이어려워서‘집사람을좀쳤다’고말하는남편들은왜직장상사나길가는행인에게는분노를터뜨리지않는가?
‘한국페미니즘의교과서’로불리는《페미니즘의도전》의저자정희진은《아주친밀한폭력》에서타인이침범할수없는사적공간이자‘안식처’로여겨지는가정이실은가부장제사회의뿌리깊은성차별의식과성별권력관계가가장자연스럽게구현되고학습되는사회적,정치적공간임을밝힌다.이책은지금한국여성이처한현실에대한가장적나라하고고통스러운보고서이다.이책을읽는것은곧여성주의의눈으로한국사회와자신을새롭게들여다보는계기가될것이다.(이책은2001년에출간된《저는오늘꽃을받았어요》의개정판으로서저자가새로집필한‘머리말’이실려있으며현재시점에맞게여러정보를수정,보완하였다.)

여성주의글쓰기의전형,
더할나위없이생생한페미니즘입문서


한국여성대부분은일생에적어도한두번이상애인이나남편에게폭력피해를당한다.2009년에서2015년까지남편혹은애인에게살해당하거나살해당할위기에놓여기사화된여성은모두1,051명.보도된것만쳐도평균2.4일에한명씩생사의기로에놓였다.그러나친밀한관계의남성에게폭력을당하는여성중실제로얼마나많은수가사망하는지는아무도모른다.통계자료도없고,자살,사고사,실종으로처리되는죽음이많기때문이다.언론에보도될정도로‘끔찍하게’죽거나,맞아서죽기전에남편을죽여야비로소‘보이게’된다.
《아주친밀한폭력》은이렇게누구나알지만아무도제대로보려고하지않는거대한폭력,‘아내폭력’이라불리는아주친밀하고도낯선폭력의실상과그것을가능케하는우리사회의성차별적인식을낱낱이드러낸다.이책은‘아내폭력’이개인의문제가아니라보편적사회구조의문제이며,여성과남성의관계가계급관계보다더근본적인권력의문제임을입증한독보적인연구서이다.

저자정희진은10여년에걸친상담경험과사례연구,수백편에이르는국내외문헌연구,가해남성과피해여성에대한심층면접(전체50가구)을바탕으로하여,가족집단에서부터공권력에이르기까지‘아내폭력’을공공연히은폐하고재생산하는가부장제사회의멘탈리티를속속들이해부한다.가해남성들과피해여성들의생생한증언을통해,운명공동체이자평화로운안식처로서가족의허상은산산이부서지고한국사회에만연한여성혐오와성차별의식이압축적으로구현되는공간으로서가정의민낯이적나라하게드러난다.
‘여성주의글쓰기’의전형을보여주는이책에서저자는남성중심사회가결혼제도를통해어떻게여성의정체성을시민ㆍ개인ㆍ인간이아니라아내ㆍ며느리ㆍ어머니라는역할로이전시키고남성의기득권을유지하는지를보여준다.이책은매순간인간으로서‘권리’와아내ㆍ며느리ㆍ어머니로서‘도리’사이에서갈등하는여성들을위한가장현실적인페미니즘입문서가될것이다.

얼마나많은여성이‘남편’에게폭력을당하는가?
-통계로보는가정폭력


‘아내(에대한)폭력’은1997년가정폭력방지법이제정된이후에야가해자가처벌을받는범죄가되었다.그러나지금도여전히우리사회에는‘아내폭력’을여성의인권을침해하는범죄라기보다타인이끼어들어서는안되는사적인문제,남의‘집안일’로보는인식이널리퍼져있다.폭력당하는아내들에관한제대로된통계가없는현실도이런인식에따른결과라할수있다.하지만‘한국여성의전화’를비롯한여성단체와정부가주도하는가정폭력실태조사에서드러나는내용만으로도현실의심각성은충분히인지할수있다.통계에따르면한국가정의부부폭력경험률은50퍼센트에이른다.(여성가족부의가정폭력실태조사에따르면,2010년도에‘지난1년간부부폭력발생률’은53.8퍼센트였으며2013년도실태조사에서는45.5퍼센트로나타났다.)다음은아내폭력의현실을보여주는최근자료들이다.

가정폭력사범5년새6.5배급증…피해자70%가아내
2014년기준으로가정폭력사범이4만7549명에달하는것으로나타났다.하루평균130명이상이가정폭력으로검거된셈인데,5년전보다6.5배나늘었다.같은해가정폭력피해자의70%는아내였다.(9월)14일더불어민주당박남춘의원이경찰청으로부터제출받은자료에따르면,최근5년(2011~2015)간가정폭력을저질러검거된인원은10만832명에달한다.특히아내에대한폭력이가장심각한문제로드러났다.2014년가정폭력사범1만7557명중1만2307명(70%)이아내를상대로폭력을휘둘렀다.
-〈여성신문〉1407호(2016년9월15일)

이틀에한번살해,살인미수…친밀한관계의남성에게목숨을잃는여성들
강력범죄(흉악-살인,강도,방화,성폭력)피해자의약90%가여성(대검찰청2015범죄분석)이라는통계외에여성살해사건에대한국가의공식적분석이부재한상황에서한국여성의전화는언론에보도된사건만을집계해2009년부터여성살해실태를보고하고있다.이에따르면,2009년부터2015년까지7년간남편이나애인등친밀한관계에있던자에게살해당한여성은최소657명,미수포함1051명이다.최소2.4일에여성한명이살해됐거나살인미수범죄를경험한셈이다.
-〈월간참여사회〉2016년7월호‘여성이사는세상’(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사무처장)에서

제대로처벌되지않는‘아내폭력’…가해자구속비율1%대
경찰청에따르면가정폭력검거인원은2011년7272명에서2015명4만7549명으로5년간6.5배급증했다.올해들어서도6월말현재2만6130명이검거되며전년보다증가세를나타내고있다.하지만가정폭력가해자는제대로처벌받고있지않은실정이다.지난해(2015년)8월법무부의국정감사제출자료에따르면,가정폭력범죄기소율은2011년18%에서2014년엔13%로줄어들었고지난해엔(7월말기준)9%에불과했다.가정폭력범죄자를구속한경우는2012년0.78%에서2015년1.27%로0.49%p늘었지만여전히1%대에불과하다.-〈내일신문〉2016년7월26일게재

가정폭력을범죄가아닌‘집안일’로보는공권력
2013년5월,경찰청이전국경찰관8932명과가정폭력담당수사관933명을대상으로실시한가정폭력인식조사결과를보면,‘가정폭력사건은가정안에서해결하는게우선’이라고응답한비율이57.9%,‘경찰이할수있는게많지않다’고답한비율은35%에달한다.

한편,이책에서저자는‘아내폭력’에대한정확한실태조사가어려운더중요한이유를말한다.여성에게자신의경험을여성의시각으로해석하고표현할언어가없기때문이라는것이다.

모든사회현상이그렇지만특히여성에대한폭력은정확한통계가불가능하다.이문제가숨겨진범죄이기때문에암수(暗數)발생이많고피해자,가해자,질문자모두여성폭력에대한개념을남성중심적으로수용하는경우가많기때문에사례가누락되거나왜곡된다.여성폭력에대한여성과남성의경험은현저히다르다.일례로성기노출의심각성에대한양적조사에서여성들은쉽게응답했지만,대부분의남성응답자들은‘세상에이런일이있느냐,성기노출하는남자들이있다는얘기는처음들어본다’며현상자체를모르고있었다.……여성폭력에대한사회적보고(report)는담론에의해선택적이다.-79쪽(2장당사자:연구자,피해자,운동가로서나)

‘아내폭력’,성차별적한국사회의축도

한국사회에서여성이남편에게(신체적ㆍ정서적ㆍ언어적ㆍ경제적ㆍ성적)폭력을당했다고토로하면“부부싸움은칼로물베기”라거나‘사랑싸움’이라는말을흔히듣게된다.텔레비전드라마나영화에서폭력을남편의‘열렬한’사랑을보여주는증거로묘사하기도한다.남편에게구타를당하던여성이이웃이나경찰에도움을요청했다가거절당하는경우도여전히많다.이모든상황에는‘아내폭력’을개인들간에벌어지는‘사소한’문제,‘남의집안일’로여기는시각이깔려있다.《아주친밀한폭력》에서저자는‘아내폭력’이문제있는개별남성이저지르는일탈적이고사소한일이아니라,가부장제사회의성차별적가족제도에서비롯된보편적인사회문제임을입증한다.

가정폭력,한국남성의성역할
“개인인남성과여성은가족제도를통해‘남편’과‘아내’라는지위를얻게되고,그지위는남성과여성에게서로다른내용의노동과규범을요구한다.결혼생활을구성하는부부간의성(性),여성의보살핌노동과가사노동,남성의임금노동,가정의대표자로서남성가장등가족생활에서남성과여성의역할은사회에확산되어(‘가정은사회의기본단위’)사회적성별관계전반을규정한다.”(103쪽ㆍ4장폭력남편이인식하는아내폭력)
그런데실제로‘생계부양자남성-의존자여성’의신화는깨진지오래다.통계청이발표한‘2015년하반기지역별고용조사’에따르면전국의맞벌이가구는43.9퍼센트였다.임금노동에종사해홀로가정경제를책임지는기혼여성들도많다.하지만달라진현실과상관없이여성들은아내의역할에충실할것을요구받는다.가사노동도맡고아이양육과교육도책임지고돈도벌어야하는것이다.이러한아내의역할에충실하지못했을때,그것은곧규범위반으로여겨져폭력의빌미가된다.

오랜세월동안가정폭력은남성의성역할이었다.한국의여성운동은이역할을불법행위로만들었다.이책은아내와남편이가정내성역할규범을위반했을때받는처벌의극단적불평등성,성별에따라정반대로적용되는현실을분석한다.남성의가치는성별로규정되지않는다.남성의성역할은여성에비해간소할뿐더러,남성이성역할을제대로수행하지못했을때(실직을했거나섹스를못할때)남편을‘패는’아내는드물다.오히려전국민적인남성기살리기운동이펼쳐진다.다시한번강조하면,가정폭력은아내가가족내성역할을제대로수행하지못했다고남편이판단할때,남편이임의로수행하는개인적이고사회적인처벌이다.-9쪽(머리말)

왜개인의문제가아니라사회적,정치적문제인가?
가정폭력을극소수일탈가정의문제혹은개인심리의결과로보는관점은상당히뿌리가깊다.가정폭력이가부장적가족구조의문제라고생각하는사람들조차‘모든아내들이다맞고사는것은아니지않는가’하는의문을품는다.안때리는남편도많고안맞는아내도있으므로,가정폭력은결국개인의문제라는것이다.그러나저자에따르면,“이것은가부장제사회에서여성과관련된이슈는언제나사적인문제로취급되는편견의결과일뿐이다.”

전국민의1퍼센트정도가절도피해를입었다면그누구도이문제를개인적인문제,절도범의스트레스와분노로인한문제로보지않을것이다.그것은당연히사회구조적인문제로분석되고국가사회적대책이세워질것이다.그러나‘아내폭력’은거의모든통계에서50퍼센트이상이경험하는데도여전히개인적인일로간주된다.성폭력등여성이범죄의피해자일경우언제나이와비슷한논리가적용된다.-25쪽(1장‘아내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