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깨우는 지혜 수업 (수피, 사막 교부, 선사, 랍비들이 주는 삶의 나침반)

영혼을 깨우는 지혜 수업 (수피, 사막 교부, 선사, 랍비들이 주는 삶의 나침반)

$12.15
Description
자기 안에서 신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이슬람 신비주의자 수피, 불모의 땅 사막에 자신을 가두고 오로지 신을 향한 순수한 종교적 열정으로 모든 것을 비워낸 가톨릭의 사막 교부, 모든 집착과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불교의 선사, 세상 곳곳으로 흩어진 유대인들에게 진리의 가르침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수로 역할을 한 유대교의 스승 랍비……. 『영혼을 깨우는 지혜 수업』은 우리 영혼을 얽매고 있는 매듭을 풀어줄 지혜의 스승들의 이야기 82편을 소개한다.
저자

이현경

목차

■들어가며

■수피,익살속에감춰진지혜
도둑과주정뱅이와수피
당나귀의짐
왕과무례한수피
불빛은어디에서오는가
누가먼저먹을까
개가준가르침
인생의반은헛살았군요
아무것도생각하지말라
미친사람의황소울음
발등을찍힌수피
‘제일큰존재’를아는사람
시비를피하고,존경을피하고
세번설교단에오른나스루딘
가장나쁜사람들의성품
진정으로느끼는사람
부자의보물과땅
사람의길과진리의길
진짜를알아보는눈
내주머니에든것
사막을건너는법
어떻게배울것인가

■사막교부,청빈으로섬긴하늘
사막의수도자가사는법
은둔하고침묵하고기도하라
무엇이선행인가
수도자가된세친구
갈대처럼흔들리는마음
쉴새없이나눈이야기
빵을훔쳐먹은수사
유혹에넘어가지않은은수자
한채의무너진집
그깟오이하나
고통속의절실함
금화한닢
70년수도복을입고도
고난이주는보상
불모지를다시일구는용기
황금이든바구니
일곱개의관을쓸자격
명성을피해달아난교부
잎새와열매
마음에드는어른
구멍이숭숭뚫린바구니
바람을붙잡아둘수없듯이
돌과모욕

■선사,허공을짚는손가락
태워야할것은태우지않고
금이무슨필요가있나
그대의마음을가져오라
새들은어디로날아갔지
누가그대를더럽히던가
세상에서가장큰떡
어느쪽에우산을두었나
날마다좋은날
입으로는경을읽지만
남이나를험담할때
있다없다
경계넘어서기
무하나를뽑아먹다가
내가먹으면누님도배부른가
뜨거운물에데고나서야
경전을못외우는스님
불법이눈앞에있는데
천국과지옥
된장국스님
비질을할때는

■랍비,하늘을듣는마음
흐르는강물과대화하기
가난한학자의물항아리
언제죽을지알수없지만
곰을똑바로응시한랍비
소리내어책읽기
단식과성자되기
비를내리게한사람
병을낫게한스승과제자
가장맛있는것,가장값싼것
화내지않는랍비
쥐들이작물을망가뜨린까닭
황야에서만난물
베이글을높이던져라
낙원은어디에있는가
다가오는재앙을물리치다
빈말로가득찬예배당
잃어버리고얻은것
하잘것없는그릇

■지혜의스승,그들은누구인가?

출판사 서평

수피,사막교부,선사,랍비가들려주는지혜의목소리

자기안에서신을발견하도록이끄는이슬람신비주의자수피,불모의땅사막에자신을가두고오로지신을향한순수한종교적열정으로모든것을비워낸가톨릭의사막교부,모든집착과일체의속박에서벗어나깨달음의경지에이른불교의선사,세상곳곳으로흩어진유대인들에게진리의가르침을끊임없이공급하는수로역할을한유대교의스승랍비…….우리영혼을얽매고있는매듭을풀어줄지혜의스승들의이야기82편을소개한다.

스님에게서영혼의등불이켜진사람의눈을처음보았습니다.남루한회색옷을입었을뿐인그스님에게서진리를위해모든것을버린사람의모습을보았습니다.……
그런분들은아주오래전에도있었고어느종교에나있었습니다.그분들은어느시대에나진실을깨닫고자기영혼의정수를회복하고자하는사람들에게영감의원천이되었습니다.이책에는그렇게진리와하나를이루어간,인류의오랜영적스승들의놀랍도록헌신적인삶의이야기들이담겨있습니다.이이야기들에서그분들의따뜻하고재치넘치는,지극히인간적인면모와동시에천상의소리를듣기도하고기적같은일들을일으키는초인간적인모습도만날수있습니다.―<들어가며>에서

“가득채워진그릇에음식을더담을수없듯이
‘나’로가득채워진마음에는아무것도담을수없다.”


신과합일을이루기위해구도의길로나아간‘수피’의이야기에는익살속에감춰진지혜와역설,허를찌르는재치가느껴진다.사람들의뒤엉킨관념,이상,편견을순간적으로무너뜨려정신이퍼뜩들게한다.인간의이중성과변덕을꼬집고본질을놓치고헤매는마음에강렬한자각의빛을비추어준다.
사막의은둔자,‘사막교부’는사막의토굴에서홀로머물며깊은고요와침묵속에자기자신을가두었다.신과자신사이에아무것도끼어들지못하도록모든것을비워낸그들은사람들속에서는영혼의길을잃기쉬우니“사람들을피하고,침묵하며,항상기도하라.”고이른다.기도와노동,고독과금욕의삶속에서들끓던욕망은시들고가슴은맑게정화된다.
“매순간깨어있으라.”라는부처의가르침에따라‘선사’들은호흡을관찰하고자신을들여다보며현재에오롯이집중하고자했다.그리하여지나간과거도,오지않은미래도다만흘러가는것일뿐실상이아님을깨닫는다.선사들의이야기는“일체의사물이무상하고,무아이며,덧없는괴로움”이니현상에얽매어본질을놓치지말라고일깨워준다.
‘랍비’는예루살렘이파괴되고세상곳곳으로흩어진유대인들에게구약성서의가르침을전하고율법을지켜나가도록가르친유대인사회의교사이자정신적지도자였다.그들은신을찾아헤매는이들에게평범한일상에서도언제어디서나신에게이르는길을발견할수있으며,만물이신안에있고신이만물안에있다고일러준다.

수피,익살속에감춰진지혜

이슬람의영적신비가를가리키는‘수피(sufi)’라는말은‘양털’을뜻하는아랍어‘수프(suf)에서유래했다.7세기경이슬람수도자들중일부가흰양털로만든외투를입고금욕적태도로수행을하며신과합일을추구했는데,8세기부터이런수도자들을‘양털옷을입은자’라는의미로‘수피’라부르기시작한것이다.수피들은세속에서성직자,정치가,상인,농부,뱃사공같은직업을가지고사람들과어울려살면서도금욕과고행,청빈한생활을중시하고신과의합일에이르는이상을추구했다.이들은주로재치넘치는우화나재미있는비유를통해신의가르침을전했다.

한수피에게누군가가물었다.
“당신은누구의가르침을받았습니까?”
수피가말했다.
“개입니다.어느날물가에있는데도갈증에허덕이는개를한마리보았습니다.그개는몹시목이타는듯했지만물위에자기모습이비치면화들짝놀라내빼곤했지요.그놈은물위에비친자기모습이딴개라생각해서두려웠던것입니다.그러다마침내그개는두려움을물리치고물속으로뛰어들었습니다.그순간‘딴개’는어디론가사라져버렸지요.”-<개가준가르침>(27쪽)

한젊은이가자애로운수피스승을찾아와,수피들은나쁘다는둥잘못되었다는둥여러가지평판을늘어놓았다.그러자수피스승이손가락의반지하나를빼어젊은이에게주면서말했다.
“장터의노점상들에게이걸가지고가서,금화한냥이라도얻어와보아라.”
젊은이가장터에가보니어떤노점상도그반지값으로금화한냥은커녕은전한닢주려고하지않았다.하는수없이젊은이는반지를그냥가지고돌아왔다.
수피스승이다시말했다.
“이번에는진짜보석상을찾아가서이반지값을얼마나쳐주는지알아보아라.”
젊은이가보석상을찾아가자,보석상은두말없이반지값으로금화오백냥도넘게쳐주는것이었다.젊은이는어리둥절해져서돌아왔다.수피스승이말했다.
“보석의가치를정말알고싶다면진짜보석상이되어라.”
-<진짜를알아보는눈>(54~55쪽)

사막교부,청빈으로섬긴하늘

4세기경이집트,팔레스티나,페르시아의사막에는하느님과더깊은일치를이루고자세속을떠나사막으로간은둔수도자들이있었다.그수도자들을‘사막교부’라고불렀다.사막교부들은홀로토굴이나독방에서머물며깊은고요와침묵을유지하고오로지기도와노동으로이루어진삶에헌신했다.사막교부들은겸손하고말을거의하지않았지만,가르침을구하는사람들이계속찾아왔기때문에간단하게라도물음에답을주어야했다.이들은성경에나오는이야기나비유를통해가르침을주었는데,6세기경펠라기우스와요한이그이야기들을엮어《사막교부들의금언집》을펴냈다.사막교부들의일화는“모든것을신께내맡기고한순간의거짓과허영도용납하지않으며순수한영혼으로자신을정화해가는지극한구도의모습”이인상적이다.

한수사가교부에게물었다.
“만일수도자가유혹에넘어간다면,그는진보의길에서벗어나추락한셈이니고뇌가무척클것입니다.웬만큼애써서는다시일어서기어렵겠지요?그와반대로막세속에서온사람은처음부터출발하는것이니줄곧진보할것같습니다.”
교부는고개를저으며그에게대답했다.
“유혹에넘어간수도자는말하자면무너진집과같다네.잘생각해보면그무너진집을재건할수있지않겠나?땅과석재,목재같은많은재료를거기서발견할수있으니말일세.게다가집짓기를위해터를파거나기초공사를해본경험이있으니더빨리진보할수있다네.필요한재료하나없이언젠가완성되기를희망하며처음작업을시작하는사람보다는말일세.”-<한채의무너진집>(83쪽)

스케티스에사는어느수도자가잘못을저질렀다.이때문에교부들이원로모임을열기로하고존경받는교부한사람도불렀으나그는참석하려하지않았다.교부들이사람을보내그에게전했다.“오십시오.모두가당신을기다리고있습니다.”
존경받는교부는가지않을수없었다.길을떠나면서그는구멍이숭숭뚫린낡은바구니에모래를채워서지고갔다.모임의교부들이그를맞으러나와물었다.
“스승님,이것은무엇입니까?”
존경받는교부가대답했다.
“내죄들이이렇게뒤로빠져나가고있는데,그것은보지못하면서오늘나는다른사람의잘못을심판하러왔습니다.”
이말을들은다른교부들은잘못을저지른형제에게더는아무말도하지않고그를용서해주었다.-<구멍이숭숭뚫린바구니>(112쪽)

선사,허공을짚는손가락

본래‘선사(禪師)’는선종의법리에통달한승려를가리키지만,이책에서는부처의가르침을따라서로다른여러수행법을통해높은깨달음의경지에이른승려를모두아우르는넓은의미로쓴다.그동안여러책에서소개된선사들의수행담과일화는특히중국과한국고승들의이야기가많았다.그에비해이책에는중국명나라운서주굉스님이나일제강점기때우리나라의수월스님같은,중국과한국에서도많이알려지지않은선사들의일화를비롯해티베트,일본,남방불교스님들의일화를두루담았다.

열심히수행하는데도마음의불안이가시지않아답답해진제자가어느날스승께여쭈었다.
“스승님,저는마음의평화를얻지못했습니다.스승님께서보살펴주시기를청합니다.”
그러자스승이말했다.
“그대의마음을가져오라.마음에평화를주리라.”
불안한마음을가져오라는말에제자는자신을살펴보았으나마음을찾을길이없었다.제자가답했다.
“마음을찾아도찾을수가없습니다.”
“찾아진다면어찌그것이그대의마음이겠는가?나는벌써그대에게마음의평화를주었느니라.”
이말씀에제자는그자리에서크게깨달았다.-<그대의마음을가져오라>(127쪽)

제법불법을공부했다고자부하는나그네가도력이높은고승을만나물었다.
“스님,도대체해탈이무엇입니까?”
돌아앉은스님은지나는말로대꾸했다.
“누가그대를속박하던가?”
나그네는이정도는받아넘길수있다고생각하며말했다.
“저같은속인이속박을당하는건당연한이치아니겠습니까?”
스님은여전히돌아앉은채로되받았다.
“이치를다아는사람이어찌해탈은모르시나?”
나그네는오기를부리며또물었다.
“스님,그러면열반은무엇입니까?”
그말에스님은갑자기고개를돌리며고함을질렀다.
“이놈,누가널죽이려고하더냐?”
그제서야풀이죽어스님앞에머리를조아리는나그네를보고스님은조용히말했다.
“더할말이남았는가?여보게,다음부터는나에게묻지말고자네에게묻게나.그래도모르겠거든자네를버리게나.”-<누가그대를더럽히던가>(131~132쪽)

랍비,하늘을듣는마음

유대교의현인을가리키는‘랍비(rabbi)’의어원은‘나의선생님,나의주인님’이라는뜻의히브리어이다.어원에서도드러나듯이랍비는성직자가아니라종교지도자에가까웠다.랍비들은오랫동안나라없이떠돌던유대인들에게성서의가르침을전하고율법을지켜나가도록이끈유대교의영적구심점이었다.랍비의일화는《탈무드》를중심으로알려진것이대부분인데,주로세상의분쟁과갈등,인간관계와처세에관한지혜를다룬것이었다.이책에서는그보다영혼의스승으로서랍비의면모를볼수있는일화들을중심으로소개한다.

랍비의제자하나가물도밥도먹지않고며칠째동굴안에틀어박혀있었다.그소식을들은스승랍비가곧장동굴로달려가야위고쇠약해진젊은제자에게말했다.
“너의방법은틀렸다.단식하는것으로는성자가될수없어.”
그러자제자가대답했다.
“하지만스승님은당신의스승이야기를많이들려주셨습니다.그가먹지도마시지도않고몇주일동안을지내기적을일으킬정도로위대한현자가되었다고요.”
스승랍비가말했다.
“사랑하는제자야,나의스승은분명산속에서먹지도마시지도않고며칠을보냈다.그런데그분은늘먹을거리를지니고나갔지만먹기를잊었던게야.”
-<단식과성자되기>(185쪽)

어느랍비가심부름하는사람에게시장에가서가장맛있는것을사오라고일렀다.심부름하는사람은혀를사서돌아왔다.이틀후에랍비는그심부름하는사람을불러오늘은값싼것을사오라고시켰다.이번에도심부름하는사람은혀를사서돌아왔다.
랍비가말하였다.
“저번에는맛있는것을사오라니까혀를사왔고,이번에는값싼것을사오라고했더니또혀를사왔군?도대체어떻게된일이냐?”
심부름하는사람이대답했다.
“혀가좋으면이보다좋은것이없고,나쁘면이보다나쁜것이없습지요.”
-<가장맛있는것,가장값싼것>(1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