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코다입니다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서)

우리는 코다입니다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서)

$18.00
Description
부모의 손말을 세상의 입말로 전하며 농세계와 청세계를 연결하는 코다를 말하다!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의 경계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가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전하는 삶의 이야기 『우리는 코다입니다』. 코다는 농인(聾人)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聽人) 자녀로, 수어(手語)로 옹알이를 하고 소리보다 먼저 손과 표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며 온통 소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부모의 귀가 되고 입이 되는 통역사가 되어준다.

우리나라 유일의 코다 단체인 코다 코리아(CODA Korea)에서 만난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이길보라, 수어 통역사이자 언어학 연구자인 이현화, 장애인 인권 활동가이자 여성학 연구자인 황지성은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낯선 존재인 코다를 드러내기 위해 책을 기획했고, 코다 이야기에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고자 한국계 미국인 코다 수경 이삭슨(Su Kyung Isakson)에게 글을 요청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성 있는 코다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부모에게서 수어를 배운 코다,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부모 아래서 자란 코다, 퀴어한 코다, 한국계 미국인 코다까지 저자들은 코다의 시선으로 코다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하면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더 나아가 그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농세계와 청세계를 넘나들며 경계인으로서 살아온 그들은 자신의 언어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낯선 세상을 밝히고 우리 안의 편견을 보여주며 우리와 대화를 시도하고, 코다, 더 나아가 다양성과 고유성, 교차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농문화와 청문화, 수화언어와 음성언어 사이에 서 있는 존재인 코다는 두 세계에서 살며 두 세계를 넘나들었지만, 두 세계는 언어도 문화도 너무 달랐다. 더구나 다수의 청인은 소수의 농인을 그저 결함이자 비정상으로 여겼기에 두 세계를 가로지르는 일은 편견의 턱마저 넘어야 했다. 경계에서 어디에도 완전히 동화될 수 없었음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 코다들은 경계를 허물고 공감을 나누며 장애인, 여성, 퀴어, 이민자를 비롯한 사회적·언어적 소수자들에게 다가갔다. 농인을 위한 새로운 《한국수어사전》 편찬의 여정, 장애 여성의 성적 권리를 지지하는 운동, 소수자의 시선을 담은 영화 제작기, 이민 가정의 소수 언어에 대한 이해까지,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뿌리와 결을 지닌 자들을 긍정하며 그들과 연결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이길보라

영화감독이자작가.농인부모에게서태어난것이이야기꾼의선천적인자질이라고믿고,글을쓰고다큐멘터리영화를찍는다.영화대표작으로〈반짝이는박수소리〉(2014),〈기억의전쟁〉(2018)이있으며,특히코다의시선으로농부모의이야기를담은〈반짝이는박수소리〉는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뉴커런츠부문에서심사위원특별언급상을받았다.지은책으로《길은학교다》(2009),동명의영화를책으로펴낸《반짝이는박수소리》(2015)가있다.

목차

추천의글_정희진
프롤로그소리의세계와침묵의세계사이에서서

너의이야기를
우리가듣고있다고_이현화

기억의조각을줍다
보호받는보호자
통역이라는짐
또다른시작
그곳에코다가있었다
우리의이야기가부서지지않기위해
새로운세상을만나다
보이는언어,수어

침묵의세계를
읽어내는_이길보라

코다라는언어를갖다
시선들
우리부모님은농인이고우리는그게좋아
장애인의자녀대코다
같음과다름
경계를넘나드는여성들
코다월드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침묵의세계를읽어내는
나는지워진이들의
유물이자흔적입니다_황지성

들을수없는몸,걸을수없는몸
수치심,열등감,그리고해방감
완전한이방인
〈도가니〉의법정에서
흩어진파편을모아,잃어버린흔적을모아
수많은차이가엮여우리가된다
어떤의존,어떤돌봄
돌아가야할집
깨닫게된것들을온전히보존하기위해

사이의세계에서
완전한‘나’_수경이삭슨

조각보같은나의삶
집으로가는길
우리의공간을만들어내기위해

에필로그여전히우리는코다입니다

출판사 서평

“정상성이라는허구의안팎을멋지게횡단하고돌파해낸다.
자신을세상의중심에놓고당당하게!”
_정희진(여성주의·평화연구자)
소리의세계와침묵의세계의경계인,
‘코다’의언어로전하는낯선삶의이야기

엄마는스스로를농문화에속한농인이라고자랑스럽게말했지만,세상사람들은그것을‘장애’라고불렀고때로는‘병신’,‘귀머거리’라고부르며비웃었다.나는그사이에서정체성의혼란을겪었다.내가바라본엄마,아빠의세상은너무나반짝였지만그것을설명해내기에는두세상의언어가확연히달랐다.시각을기반으로한수화언어와청각을기반으로한음성언어사이에는언어와문화의차이뿐만아니라,차별과편견의벽이존재했다.그래서그둘을오가는일은고단했고종종외로웠다.-‘코다라는언어를갖다’(이길보라),122쪽

여기‘코다(CODA,ChildrenofDeafAdults)’가있다.농인(聾人)부모에게서태어난청인(聽人)자녀.수어(手語)로옹알이를하고소리보다먼저손과표정을통해세상을보는법을배우는사람.온통소리로가득한세상에서부모의귀가되고입이되는통역사.
식당에서음식을시킬때도,부동산에서집을계약할때도,부모님이아파서병원에갈때도,학교에서학부모면담을할때도,코다는부모의손말을세상의입말로전하며농세계와청세계를연결했다.그렇게두세계에서살며두세계를넘나들었지만,두세계는언어도문화도너무달랐다.더구나‘다수’의청인은‘소수’의농인을그저‘결함’이자‘비정상’으로여겼기에두세계를가로지르는일은편견의턱마저넘어야했다.농세계와청세계,그경계에서어디에도완전히동화될수없던코다는물었다.나는어느세계에속할까?나는누구일까?
이책은소리의세계와침묵의세계의경계인코다가자신을발견함으로써전하는삶의이야기다.네명의필자들은코다의시선으로코다의다양한삶을이야기하면서장애인과장애인가족의삶을솔직하게드러내고,더나아가그들을향한우리사회의모습을담담하게그려낸다.‘경계인’으로서살아온그들은자신의언어와이야기를통해우리가미처몰랐던낯선세상을밝히고우리안의편견을보여주며우리와대화를시도한다.

《우리는코다입니다》는한국사회,젊은여성,코다의역사를다룬다.농인부모사이에서청인으로태어난코다의삶을전하는필자들은정상성이라는허구의안팎을멋지게횡단하고돌파해낸다.이는‘농과청을다아는양날의검’을쥔이들이,기존의세계를상대화함으로써칼날대신칼자루를잡을수있었기때문이다.자신을세상의중심에놓고당당하게!보편의반대는특수가아니라차이이며,차이를둘러싼논쟁은현대철학의핵심이다.이들의삶은차이(差異)를차이(差移/차연差延)로이동시킨다.엄청난실천과이론의장이아닐수없다.나는이책의이야기에몸을맡기면서함께여행하며행복했다.
-정희진(여성주의·평화연구자)

‘코다’의이야기를넘어‘우리’의이야기로
경계를허물고공감을나누는특별한에세이

영화감독이자작가인이길보라,수어통역사이자언어학연구자인이현화,장애인인권활동가이자여성학연구자인황지성은우리나라유일의코다단체인‘코다코리아(CODAKorea)’에서만났다.세사람은한국사회에서는아직낯선존재인‘코다’를드러내기위해책을기획했고,코다이야기에다양성과깊이를더하고자한국계미국인코다수경이삭슨(SuKyungIsakson)에게글을요청했다.그결과비슷하면서도다른,개성있는코다들의이야기가모였다.
필자들은이책에서‘코다’의정체성을말하면서도그안의다양성을드러낸다.부모에게서수어를배운코다,수어를사용하지않는부모아래서자란코다,퀴어한코다,한국계미국인코다…….그리고자신들의경험을확장해코다와같은우리사회의소수자들을발견하는이야기를그린다.코다들은경계를허물고공감을나누며장애인,여성,퀴어,이민자를비롯한사회적·언어적소수자들에게다가간다.농인을위한새로운《한국수어사전》편찬의여정,장애여성의성적권리를지지하는운동,소수자의시선을담은영화제작기,이민가정의소수언어에대한이해까지.이들의이야기는자신을드러냄으로써타인과연결된다.코다를말함으로써코다처럼다른뿌리와결을지닌자들을긍정한다.

코다는경계에서있는존재다.농문화와청문화,수화언어와음성언어사이에서있는존재.그래서이책은코다를대표하지않는다.그러나이책이코다,더나아가다양성과고유성,교차성에대해질문을던지는도구가되기를바란다.나의경험은이것과달라,하고말하는코다들이더많이등장하기를기대한다.다양성은코다가지닌가장아름다운유산이다.
또한이책의부제에쓰인‘소리의세계’와‘침묵의세계’가단순히소리가있고없고로만읽히지않기를바란다.내게있어엄마,아빠의세계는그무엇보다시끄럽고활발하고활기찬곳이고동시에‘침묵’이기도하다.나는그드넓은침묵속에서그누구보다반짝이는이들을만났다.이책이침묵의세계와소리의세계사이에서있는이들을발견하고명명하고잇고확장하기를바란다.-‘프롤로그’(이길보라),16쪽

내용구성

너의이야기를우리가듣고있다고_이현화
이현화는어린시절부터농부모와청인들을연결해야했다.사소하게는음식을시켜먹는일부터크게는법원에서진술하는일까지.성실했지만안정적이지못했던부모님을대신해돈을빌려달라고부탁하는일도,밀린정수기점검비탓에모욕적인소리를듣는일도언제나그의몫이었다.수어가싫었고‘보통’의청인이되길간절히바랐지만,그러면그럴수록거짓된가면뒤에숨는것같아괴로웠다.그러던어느날숙명같은수어통역을직업으로삼기로결심했고그결심덕에‘코다’를만나게되었다.자신이‘코다’임을깨닫자그의가슴깊숙이묵혀있던이야기들이펼쳐지기시작했다.그의이야기들은다른코다들과이어졌고그렇게‘코다코리아’가시작되었다.

나는많이우는아이였는데,울음소리를들을수없는엄마는친구에게보청기를빌려왔다.부모님은그보청기를서로번갈아끼고나를돌보았다.보청기의출력음을가장크게해놓아도잠이들면소용이없어엄마는나의작은발과자신의손을실로묶고잠에들었다.내가움직이면실을통해그움직임이엄마에게전해져나를한번살펴보고다시잠들었다.행여나알지못할이유로아이가죽지는않을까엄마는나를보고또보며길렀다.-‘기억의조각을줍다’,23~24쪽

부모님이가정통신문을읽고적절한준비를해주는것은쉽지않았다.농인에게한국어는외국어와같다.한번도들어본적이없고제대로써볼기회조차없는언어를학교교육만으로자유자재로사용한다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다……때로는가정통신문의내용이너무어려워부모님도나도무슨내용인지전혀모르는채로답변을써보내야했지만별수없었다.이때내게는준비된몇가지답변이있었다.‘현화가공부를더열심히하도록하겠습니다.’‘네,그렇게해주세요.’‘감사합니다.’어디에갖다써도어색하지않을저답변들중에하나를선택하면될일이었다.-‘보호받는보호자’,31,32쪽

어느새‘코다’는나와분리할수없는말이되어있었다.자연스럽게내입과손은더자주코다를말하고있었다.‘한국농아인협회’관계자와이야기를나누면서도여느때처럼코다를이야기하고있었다.나는그에게코다가모일수있는자리가필요하다고말하며그기회를만들어달라고부탁했다.……그리고그곳에서코다들을만났다.
우리는서로를지지하고있었다.너의이야기를우리가듣고있다고,네가말하고있는그언어를,지금까지존재하지않던우리의언어를내가이해하고있다고,나는너를그자체로사랑한다고.……그렇게‘코다코리아’가시작됐다.-‘그곳에코다가있었다’,69~70,71쪽

어떤(수어)사전을만들어야할까고민하던그때,무거운국어대사전을뒤져가며단어를찾아보던엄마의모습이떠올랐다.셈이빨라똑똑하다는말도제법들은엄마에게한국어문장은떨쳐버릴수없는콤플렉스였다.
한국수어를배우고싶지만그의미를찾을방법이없어답답해하던많은수어학습자들의모습도떠올랐다.그들이사전에서본수어단어를농인앞에서사용해도그단어자체가존재하지않거나사용이적절하지않아농인들과통하지않는경우가빈번했다.결국수어학습자들도수어사전과멀어지고있었다.두세계를오가며이런현상을오래지켜봐온나는수어를제1언어로사용하는사람들은한국어를,수어를제2언어로사용하는사람들은한국수어를찾아볼수있는사전을만들면좋겠다는생각을하게됐다.나는한국수어-한국어사전,한국어-한국수어사전편찬을꿈꾸고있다.-‘보이는언어,수어’,110,111쪽

침묵의세계를읽어내는_이길보라
이길보라는농부모에게서물려받은타고난이야기꾼기질을발휘해자신이살아온삶의순간순간을풀어간다.그는영화〈반짝이는박수소리〉와〈기억의전쟁〉을제작한계기,‘코다코리아’의활동과정,결혼과유학문제등을이야기하며자신의솔직한생각과감정을가감없이드러낸다.특히농부모의침묵의세계가지닌왁자지껄함과활기를생생하게그려냄으로써,‘침묵’이단순히소리없음이아니라는사실을,반짝이는농세계의환대의메시지를전달한다.

미국에서놀라운농세계의가능성을확인한나는그경험을바탕으로삼아찬란하게반짝이는부모와나의세상을영화를통해보여주고자했다.그세계를만나보지못한청인들을초대하고환영하고싶었다.내가보아온엄마,아빠의세계는결여의의미가담긴‘장애’가아니라또다른언어로소통하는,그저또다른형태의세상이었기때문이다.나는부모와나,동생이어떻게살아왔는지,또현재는어떻게살아가고있는지를에세이다큐멘터리영화로담았다.-‘코다라는언어를갖다’,130~131쪽

나는그와함께지내고살면서그를점점더좋아하게되었는데혹시그의가족이나를싫어하면어쩌나,하는생각이불현듯들었다.떨리는마음으로그와함께어머니를만나러갔다.그의어머니는나를보자마자두팔을올려손을움직였다.
“같다.”
한국수어이자일본수어였다.어머니는요새한국수어를배우고있는데일본수어와비슷한것이많아참신기하다고했다.그러고보니학교선생인당신이가르친학생들중에도코다가있었는데,그때는‘코다’라는단어를몰랐다며이제는더주의깊게보게된다고했다.
고마웠다.그의어머니가손을움직여수어를한순간,새로운방식의관계맺음이어쩌면가능하겠다는생각에가슴이벅차올랐다.생각해보면이게‘기본’인데.상대방을이해하고문화를받아들이는것.이것이관계맺음의가장기본적태도인데왜그렇게힘들고어려웠던걸까.--‘같음과다름’,171~172쪽

‘소수’와‘다수’로경계를만드는것이아닌,침묵의세계를새롭게읽어내고재해석함으로써경계를지우는일.모든이에게는자신만의언어가있음을발견하고명명하는일.그것이여태까지내가해왔고,또앞으로해나갈일일것이다.농부모가물려준그큰유산으로말이다.-‘침묵의세계를읽어내는’,222~223쪽

나는지워진이들의유물이자흔적입니다_황지성
황지성은농인아버지와지체장애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난코다다.수어를배우지못해‘홈사인(homesign,주로가족이나가까운사람들사이에서사용하는비공식적기호)’을사용하는아버지와오랫동안의사소통이단절된채살아왔다.어린시절아버지는기분좋게술을마시고온날이면행복한‘데프보이스(deafvocie,농인들의발성)’를내며회사에서받은‘우수근로자표창장’을자식들에게자랑하곤했다.자신의존재가치를증명하는징표였을까?그러나아버지의소리는언어가되지못했고가족안에서도소외되었다.그러다황지성은장애인인권운동을접하고코다를만나면서사회가규정한‘정상성’너머에‘드넓은침묵’의세계가있음을발견한다.그리고결심한다.더는아버지를자식에게까지하찮은존재가되게하지는말자고.그리고아버지처럼언어가없는자들을발견하고그들의이야기에귀기울이겠다고.

(‘도가니’재판장에서)농인증인들은통역과보조를맞추어질문에따라차분히수어로증언을하다가도,어느순간데프보이스를내뱉으며질문내용이나통역에아랑곳없이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