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17.00
Description
“주름이 늘어날수록 나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페미니스트의 눈으로 본 노년의 시간

성 차별과 연령 차별,
교차하는 차별의 한가운데서 외치는 해방의 젠더 정치학
대중매체에 보이는 노년은 말 그대로 극과 극이다. 마당 있는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미소 짓는 고령의 부부, 생애 처음으로 패션모델이나 유튜버 같은 일에 도전하는 멋진 노년의 모습은 은퇴 후 삶의 희망 편이다. 비쩍 마른 몸으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년, 치매나 병에 걸려 요양시설이나 골방에서 고독사 하는 노년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절망 편일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사회적으로 이런저런 노후 대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계획으로도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고립감과 소외감을 막을 수는 없다. 노년기를 위한 마음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노인복지나 심리학의 차원이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노년을 더 섬세하게, 깊이 들여다본다. 저자에게 노년기는 삶을 정리하고 소멸을 기다리는 차가운 어둠의 시간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따뜻한 빛의 시간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직접 체험과 시, 소설, 영화, 사진, 무용 공연, 실존 인물 등 다양한 텍스트를 소재로 삼아 우리 시대 노년의 삶을 성찰하는 특별한 사회문화 비평이다. 이 과정에서 ‘완경’이라는 말로는 온전히 드러낼 수 없는 갱년기의 의미, 노년에도 계속되는 에로스적 사랑, 배우자나 가족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 ‘치매’를 대하는 새로운 시각까지 나이 듦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유쾌하게 펼쳐진다. 예를 들어, 무대 위에서 때로는 아래에서 흥겹게 춤추는 나이 든 여성들의 모습에서 젊음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젠더 관습을 깨부수는 해방의 기운을 느낀다. 어머니를 여읜 상실의 고통을 겪으면서 애도를 통한 연대의 가능성을 깨닫고, 가정과 노인요양시설에서 여성에게 전가되는 돌봄 노동의 문제를 가차 없이 드러낸다. 노년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이 그 여정을 준비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나의 인생 이해나 자기 정체성 이해는 2016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렇지 않아도 또래보다 일찍 ‘기우는 몸’을 경험하기 시작한 내게 당시 4개월 정도 세 군데 병원의 상이한 병동에서 보낸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이 되었다. 몸으로,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질병과 함께 ‘장애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통증에 대해서도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갖게 되었다. ”- ‘머리말’에서
저자

김영옥

저자:김영옥
60대중반에들어선페미니스트연구활동가.철학과미학을공부했고,페미니즘과인권을수련했다.공부와수련과정내내언어의표현할수없는마력과표현되어야만하는정치력에매혹되었다.최근몇년간몸-마음으로늙어가는일에몰두하고있다.
50대가다끝나도록‘인생’이라는단어가싫었고,‘삶’이라는단어가좋았다.삶에서는‘살다’라는동사의움직임이느껴졌고,살면서만들어내는변화가그려졌다.반면에인생은책장에꽂혀있는,닫힌책같았다.그안에서는망설임도,앞으로나아갔다가뒷걸음치는시행착오도미리예견된운명의일렬배치일것만같았다.‘여자의일생’이라는말이연상되는것도싫었다.그러다가60대에들어서며인생이라는단어가열리기시작했다.이번엔오히려삶이건조하게느껴진반면,인생에서는물기가느껴지기시작했다.고비가아닌굽이에서,알듯모를듯묘한표정을띤채숨어있는비밀스런인생의사금파리들을다시만나고싶다.
지은책으로《노년은아름다워:새로운미의탄생》,《이미지페미니즘》,《새벽세시의몸들에게》(공저)《코로나시대의페미니즘》(공저)가있다.

목차

머리말

1부변화하는몸,욕망하는자아
웰컴투갱년기―갱년기와‘더불어’살다
죽여주는‘여자’가필요합니까?―젠더-계급-연령의정치학
철들지않는남자들―김훈과임권택의<화장>
모두에게쾌락을허하라―노년의에로스
마음껏춤추는몸―모든몸은리듬이다
치매라는공포―치매환자에게도‘언어’와‘삶’이있다
그곳에노년이‘살고’있다―누구를위한노인요양시설인가

2부나이듦에대한다른상상
사모곡―딸이어머니에게바칩니다
사랑하는사람이죽어갈때―영화<아무르>가묻는것들
노년의목소리를듣는다―‘안티에이징’이라는잔혹한낙관너머‘늙은이’의현명한비관
내안의할머니―야나기미와의<우리할머니들>
100세시대‘늙은이’들―‘노라노’와‘김형석’을바라보는시선
‘어머니의이름’으로―정치하는할매들
시간의춤―‘죽어가는’사람의존엄

에필로그_시간과노니는몸들의이야기
주석

출판사 서평

성차별과연령차별,
교차하는차별의한가운데서외치는해방의젠더정치학
이책은저자자신의직접체험과시,소설,영화,사진,무용공연,실존인물등다양한텍스트를소재로삼아우리시대노년의삶을성찰하는특별한사회문화비평이다.이과정에서‘완경’이라는말로는온전히드러낼수없는갱년기의의미,노년에도계속되는에로스적사랑,배우자나가족의죽음을대하는태도,‘치매’를대하는새로운시각까지나이듦을둘러싼온갖이야기가때로는아프게때로는유쾌하게펼쳐진다.예를들어,무대위에서때로는아래에서흥겹게춤추는나이든여성들의모습에서젊음과아름다움을강조하는젠더관습을깨부수는해방의기운을느낀다.어머니를여읜상실의고통을겪으면서애도를통한연대의가능성을깨닫고,가정과노인요양시설에서여성에게전가되는돌봄노동의문제를가차없이드러낸다.노년에도‘어떻게살것인가?’라는고민은계속될수밖에없다.이책이그여정을준비하는데좋은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

“나의인생이해나자기정체성이해는2016년이전과이후로나뉜다.그렇지않아도또래보다일찍‘기우는몸’을경험하기시작한내게당시4개월정도세군데병원의상이한병동에서보낸시간은돌이킬수없는전환점이되었다.몸으로,아니더정확히말해서아픈몸으로산다는것에대해조금더깊이이해하게되었고,나이가들면서질병과함께‘장애인’이된다는것을알게되었고,통증에대해서도이전과는다른감각을갖게되었다.”-‘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