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우를 찾아라 (100년 만에 찾은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

이훈우를 찾아라 (100년 만에 찾은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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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훈우, 100년 만에 찾은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
『이훈우를 찾아라』는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로 재조명된 이훈우의 삶과 작품, 그리고 그를 찾아낸 과정에 대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각기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닌 김현경, 딜런 유, 황두진 세 사람은 일본, 미국, 한국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한 건축가의 실체에 접근해나간다.

1920년, 한국 최초로 건축사무소를 개업한 이훈우(1886~1935)는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민족 교육기관, 종교시설, 언론사 등의 건축을 맡았던 인물이다. 별다른 기록이 없어 한 세기 동안 잊혀졌던 그의 존재는 세 사람의 연구를 통해 처음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책은 크게 공동 연구 과정(1장), 이훈우의 행적과 삶(2장)부터 그가 설계한 건축(3~4장)에 이르기까지 건축가 이훈우의 일생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단순한 전기를 넘어선다. 사료 발굴 과정과 당시 시대상을 함께 엮어, 건축가 개인을 통해 한국 근대 건축사의 공백을 메우고자 시도한다. 나아가 한 인물을 매개로 한국 근현대 건축의 초기 서사를 확장하는 과정인 동시에, 당대의 현실 속에서 전문가로서의 자기상을 스스로 만들어간 첫 번째 건축가를 통해 오늘날 우리 건축가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한 권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준다. 하나의 단서가 또 다른 발견으로 이어지고, 뜻밖에 보태진 단서들이 모여 차츰 퍼즐을 맞춰 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건축이나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추천사(39쪽)

“건축가 활동에 대한 인식이 척박했던 식민지 시절 가시밭길을 걸었던 건축 선각자들의 자의식과 정체성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한 생각의 여지를 주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이 책은 건축가 이훈우의 삶에 대한 미완의 연대기이자, 한국 초창기 근대 건축사의 빈약했던 서사를 치밀한 아카이브 탐구를 통해 확장한 독특한 역사 평설이기도 하다.” 노형석(《한겨레》 미술문화재 전문기자) 추천사(42~43쪽)
저자

김현경

1984년 서울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일본 교토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일본 고중세사로, 현재 명지대학교 일어 일문학전공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中世的身分秩序と家格の形成(중세적 신분질서와 가격의 형성)』(思文閣出版, 2025), 『일본사 시민강좌』(연립서가, 2024, 공저) 등, 역서로는 『일본 중세적 세계의 형성』(이시모다 쇼 지음, AK, 2024), 『무의 나라, 일본』(사에키 신이치 지음, 마르코폴로, 2024), 『일본의 고대 국가』(이시모다 쇼 지음, AK, 2026)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감사의 글
추천사

1장 이훈우를 찾아라
우연한 시작
연구팀 결성
논문 투고
이훈우를 찾아서

2장 삶을 추적하다
가족과 고향
일본 유학
조선총독부 근무와 내직
이훈우건축공무소
경성의 건축계
낙향

3장 건축가로 활동하다
시대 배경
이훈우의 주요 작업

4장 이훈우를 기억하다
이훈우에 대한 평가
이훈우의 레거시

부록
이훈우 연보
관련문헌 원본
참고문헌
근대사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출판사 서평

공동 연구로 뭉친 외인부대, ‘이훈우를 찾아라’
경운동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퇴근길 콘서트’. 이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았던 건축가 황두진은 건물에 대한 해설을 진행하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다 이동초 선생의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한 문장을 발견한다. 중앙대교당 옆에 현재 멸실된 건물인 ‘대신사출세백년기념관’(1924년 기공, 1000석 규모)이 있었는데 그 건물의 “설계는 이훈우가 하였고”라고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황두진은 “어떻게 이훈우를 제쳐두고 박길룡이 ‘최초의 한국인 근대 건축가’가 되었는지 의문을 갖게”(본문 51쪽) 된다. 그리고 2018년 5월 10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의문을 담아 글을 남겼다. 그러자 평소 한국 근대사에 관심을 갖고 있던 지인인 딜런 유에게 연락이 왔다.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천도교 잡지 『개벽』의 1921년도 간행본에 ‘李醺雨’라는 이름이 실린 것을 확인했다고 페이스북 댓글로 알린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이 이훈우를 찾는 과정을 꾸준히 페이스북에 게시했고, 2020년 1월 26일에는 김현경이 댓글로 ‘근대기 유학생 연구를 하던 중인데, 역사 연구자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다. 서로 학문적 배경이 다른 세 사람이 외인부대처럼 뭉쳐 이훈우를 찾아나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세 사람은 1월 30일 페이스북 단톡방을 개설해 정식 연구팀을 발족했다. 이 단톡방(연구팀)의 이름이 바로 ‘이훈우를 찾아라’다.

“건축·역사·학술 세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서로의 분야에서는 아마추어인 세 연구자가 이룬 성과라는 점도 특별하다. 각자의 전문 영역을 나누어 맡고 나중에 합치는 통상적인 공동 연구와 달리, 이들은 영역의 분담 없이 SNS라는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생각을 이어나가는 새로운 융합 연구의 방법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들의 작업에선 전문 연구의 정연함과 함께, 스스로 좋아서 하는 아마추어적 연구의 즐거움과 힘이 느껴진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공자님 말씀 그대로다.”_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추천사(39쪽)

이훈우는 누구인가
이훈우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 한국인 최초로 건축설계사무소를 개소하고 보성고등보통학교(현 고려대학교), 동덕여학교(현 동덕여자고등학교), 천도교 및 조선일보 관련 건물을 설계한 역사적 인물이다. 연구팀은 2020년 「건축가 이훈우에 대한 연구」, 2021년 「건축가 이훈우에 대한 추가 연구 및 관련 자료」라는 제목의 논문을 한국건축역사학회지에 발표하며 그가 한국 최초의 근대 건축가일 가능성을 학계에 제시했다. 또한 『서울신문』 기고(2018), 영추포럼(2021), 『한겨레신문』 인터뷰(2022)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그 이름을 알려 나갔다.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삶이 던지는 메시지
책은 크게 내용의 성격에 따라 크게 4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1장 이훈우를 찾아라’는 세 사람이 연구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에서 시작해 신문기사, 개업광고, 고등공업학교 일람 등 다양한 사료를 하나둘씩 찾아내며 논문을 투고하고 출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연구기’다. 이 과정에서 이훈우의 후손인 이재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그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일화 또한 소개한다.
‘2장 삶을 추적하다’는 이훈우의 일생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정리한 ‘전기’ 형식의 글이다. 그의 출생과 가족관계부터, 일본 유학, 조선총독부 근무와 내직, 건축공무소 개소, 경성에서의 활동, 이후 낙향과 사망까지 연대기 순으로 이훈우의 삶을 복원한다. 그가 개소한 최초의 사무실이 종로구 수은동 오쿠다 사진관 3층이었음을 밝혀내고, 출퇴근의 경로, 경성과 하동(고향)을 오가며 활동한 이력까지 폭넓게 추적한다. 특히 건축의 특징과 변화를 사회적, 인적 네트워크의 관계망 안에서 추론하면서 조선인 일본 유학생 네트워크를 비롯해, 안톤 마르틴 펠러, 나카무라 요시헤이, 박길룡 등 동시대에 활약했던 건축가들의 면면과 관련성을 함께 소개한다.
한편 ‘3장 건축가로 활동하다’는 이훈우의 나고야고등공업학교 졸업작품을 시작으로 그가 건축가로 성장한 과정, 주요 활동 및 작업을 구체적으로 살핀다. 한편 이훈우의 건축적 토대가 되었을 건축교육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당대 조선과 일본의 교육제도와 건축교육의 커리큘럼을 상세하게 비교한다.
이어지는 ‘4장 이훈우를 기억하다’는 일제강점기 근대 지식인으로 건축가의 길을 개척해나간 이훈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건축적 성향, 친일 여부 등을 살피고 현재적 평가를 덧붙인다. 연구팀은 이훈우가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인 최초의 근대 건축가’로서 물꼬를 텄기 때문에 이후 박길룡, 박동진, 강윤 등 한국 건축가들이 속속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건축가의 유령화’와 같이 현재 한국 건축가들이 겪는 고질적 문제들을 가장 먼저 맞닥뜨린 ‘징후적 존재’로서 정체성을 짚으며, 우리 시대 건축가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숙고하게 한다.

“저술에서 가장 도드라진 성과는 식민지 조선의 속민으로서 처음 건축사무소를 개설하고 근대적 건축가 활동을 시작한 선구자의 존재를 찾아냈다는 점이겠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집요한 탐구로 한국 건축문화사 초창기 단면들을 발굴한 내용 또한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다른 문화계 인사들과의 관계가 엿보이는 희귀 사료들을 캐내어 당대 건축을 중심으로 한 식민지 사회 문화상의 미시적 단면들을 일부나마 드러낸 것이기에 또 다른 문화사의 비경들을 찾는 연쇄 고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노형석(《한겨레》 미술문화재 전문기자) 추천사(41~42쪽)

연구 관련 문헌과 사료, 데이터베이스 수록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과 구성에 여러 요소를 적용하고, 향후 연구를 위해 관련 문헌과 사료,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해 부록으로 담았다. 먼저 연구의 엄밀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저자들이 추정한 내용은 글자색을 달리해 구분했다. 1장 끝에는 공조 수사처럼 전개된 ‘이훈우를 찾아라’ 팀의 연구 과정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타임라인’도 수록했다. 또한 당대 시대상이나 역사적 사건, 주변인들의 행적 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들이 덧붙인 다양한 해제를 소제목별로 원고 뒷부분에 삽입했다. 마지막 ‘부록’에는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관련문헌과 이훈우가 직접 작성한 신문기사 글 등을 현대어로 옮겨 보다 생생하게 이훈우 관련 자료를 독해하도록 했다. 이 책을 계기로 이훈우나 한국 근대 건축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될 미래 연구자들을 위해 ‘이훈우 연보’를 비롯해 근대사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성격에 따라 구분해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