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욱
저자:이승욱 경북청도에서태어나다.1991년《세계의문학》으로등단,시집『늙은퇴폐』(민음사),『참이상한상형문자』(민음사),『지나가는슬픔』(세계사),『한숨짓는버릇』(황금알),『검은밤새의노래』(세계사)가있고,번역서『혼자있는사람은』(청하),『현대시의변증법』(지식산업사),시화집詩話集『행복한날들의시읽기』(하늘연못),학술연구서『매혹과공포,발라드의매력』(애지)등이있다.현재순천향대학교인문사회대학미디어콘텐츠학과명예교수로재직중이다.
시인의말1부슬픈자장가피에타1슬픈자장가죽었다그리고미쳤다자리아픈벚꽃시절누군가나비야부르네2부게운다재미없게살았지요부질없는옛노래임종나리또와불뚜쟁이게운다피에타2그라는환자곱꾸메꽃청천벽력의허공냄새별의별일도다있다은둔소꼽친구들3부독주흙빛메콩강그래도괜찮겠다느릿느릿삼드락하다독주못된엉겅퀴까막새의노래4부집집심심하면조용한시험이중주알콜중독자벨베데레연가미리크리스마스송5부저혼자논다떠도는몸난시안쓴다빼뿌쟁이죽은개에게먹이를준다저혼자논다아는척한다다나보고아는척한다빈종이책속의상형문자불쌍한비둘기천사소란한개미들의일요일관상쟁이소견6부상형문자추억은당신을사랑하지않는다바람길묵상고독을운명처럼1하릴없는어부상형문자구름짬뽕슬픈수묵화빗속의춤고독을운명처럼2벙어리사랑꽃멍든풍경해설
시인스스로“치벽의독거성獨居性”(『한숨짓는버릇』,시작노트)으로오롯이자신안에홀로있음을추구하는경향을드러내보인바있듯이고독은시인의삶의에토스이자시적세계의근간을이루고있다.시인의고독은소외와고립에의한것이라기보다는오히려적극적으로자신안에머무름을누리려는의지의소산으로이해할수있다.즉이승욱시인은진정한자신과마주하며고유한고독안으로들어가“영혼의울림또는존재의울림”으로직조된시세계를세우며,실존적존재의비의성秘意性을드러내는데몰두하고있다.시적창조성의근원이되는고독에서비롯된외로움의정서는시집전반을짙게채색하며신비로운황홀함의경지로상승하는비경境을이루고있다.추천사불가피한숙명으로주어진절대적인고독안에서“무주고혼無主孤魂”의심정으로생자필멸生者必滅의필연성과실존적가능성을탐색하는시적사유는존재의창발創發을가능하게하는원천적장소로서‘토폴로지Topologie’의지평을열어보인다.이렇듯존재의깊은시원始原에서길어올린고적한언어를경이로운방식으로직조하고있는이승욱시인은“위대한내면의고독”을탁월한기질로가지고있는고아한영혼의방랑자라고부를수있다.-이미나(문학평론가)책속에서집이없다/여기앉았다/저기앉았다한다/여기도내집이고/저기도내집이다/떠나온집은늘그립다/집은늘빈집이다/앉는자리는늘빈자리다/빈자리에나몰래텅빈술잔이앉는다/반갑다,안녕나는인사한다/빈잔을나는가득채운다/한잔들이키면/참많은사람과사람의/표정들이내앞을지나간다-시‘추억은당신을사랑하지않는다’중에서잘자라너미야/잘자라너미야/옛날에너는나하고살았다/옛날에너는나하고살았다//자꾸부르고싶은옛날노래처럼/불러도소용없는그구슬픈노래처럼/잘자라너미야/잘자라너미야-시‘슬픈자장가’중에서외롭다/자꾸외롭다/채워도,채워도자꾸비는/술잔처럼외롭다/쫓아낼수록입에달라붙는/유행가처럼외롭다(…)누군가/안보이는/저먼데서누군가/견딜수없는제외로움에독毒을탄다/그의독은달콤하다그의독은향기롭다/온몸에퍼지는독,고독/고독은스물스물/황혼의노을빛처럼퍼져간다-시‘고독을운명처럼1’중에서(…)혼자서저보고,찾아도없는저보고/고래고래고함친다는것이다/아무리소리쳐도아무도듣지않는다는것이다//마침내고결한쓰레기가된다는것이다/쓰레기통속의아름다운아름다운/너무아름다운쓰레기가된다는것이다/그런다음황홀한,절정의쓰레기로버려진다는것이다-시‘은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