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다는 말

지지 않는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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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연수, ‘애써 이기려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말하다

지금까지 7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을 내면서 이름 석 자만으로 문단과 대중에게 신뢰감을 준 소설가 김연수. 그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들로서는 이런 궁금증을 품어볼 수도 있겠다. ‘그가 만든 다양한 세계의 출처는 어디일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디에서 영감을 받을까? 대체 김연수라는 소설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책은 김연수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체험한 사랑, 구름, 바람, 나무 빗방울, 쓴 소설과 읽은 책, 예술과 사람 등에 관한 이야기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궁극에는 삶의 기쁨과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문학적으로 더 깊고 넓어진 사유의 문장들, 그의 소설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워진 문장을 읽게 된다.

김연수는 ‘지지 않는다는 말’의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희망으로 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절망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은 인생에 대한 은유”라는 표현이 있듯, 그는 인생의 벽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그저 그 순간이 지나가도록 버티고 기다린다.

또한 소설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매 순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있는 만큼 견디며 극복하고, 하고 싶은 일은 지금 하면서 살아간다. 김연수는 이런 삶의 자세 덕분에 인생이 더 소중해졌고 삶은 희망과 맞닿게 되었다고 기록한다.

이 책을 통해 그는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버티어 이겨내는’ 삶을 권하고, 삶의 고난 앞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관용과 무덤덤함을 끄집어내어 다시 한 번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바로 예술”이라는 든든한 말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루저(loser)’라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김연수

경북김천에서태어나성균관대영문과를졸업했다.1993년『작가세계』여름호에시를발표하고,1994년장편소설『가면을가리키며걷기』로제3회작가세계문학상을수상하며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꾿빠이,이상』으로2001년동서문학상을,소설집『내가아직아이였을때』로2003년동인문학상을,소설집『나는유령작가입니다』로2005년대산문학상을,단편소설「달로간코미디언」으로...

목차

작가의말|왜지지않는다는말인가?

1장│여름다운여름,겨울다운겨울

기뻐하고슬퍼하라,울고웃으라
달리기는언제나즐거운일이다
끈기가없는,참으로쿨한귀
막청춘의절정이지나갔다
하늘을힐끔쳐다보는것만으로
그저말할수만있다면,귀를기울일수만있다면
지금이순간,내가아는이여름의전부
말하려다그만두고말하려다그만두고
도시에공급하는고독의가격을낮춰주기를
눈,해산물,운하,맥주,친구
2009년하늘의목록

2장│생맥주,취한마음,호시절의마라톤맨

누구나이미절반은러너인셈
사람이너무좋은게콤플렉스
우린모두영웅호걸절세가인
여름만이라도좀놀면서지내자,이귀신아
이우주를도와주는방법
字宙心을제멋대로작동시키는,말하자면우주의중심
준비성없는여행자들을위한마법의주문
롤러블레이드할아버지,에스프레소할머니
바바리맨이아니라마라톤맨
여름내내달렸으니맥주는얼마든지
한번더읽기를바라며쓰는글

3장│인생을선용하는기술

로자는지금노란까치밥나무아래에
이것이지금네가읽고싶은책이냐?
혼자에겐기억,둘에겐추억
평일오후4시의탁구시합
그리운북쪽
나의가장아름다운천국
외롭다고말하고싶을때우리가하는짓
기회야,인생아,머리길러도괜찮아

4장│그렇지만삶은고급예술이다

어쨌든우주도나를돕겠지
갑의계획,을의인생
이건믿음의문제가아니라사실의문제
여름의첫번째숨결
물렁물렁한고무마음의지옥훈련
호수가얼어붙은날의문장들
대화없이도우리가함께있을수있다면
질문의소년,그리고20년이흐른뒤
내가아닌다른존재가될수있을까

5장│더많은공기를,더많은바람을

오래달리거나깊이잠들거나
그린존으로속도를낮추십시오
자신을비난하지않는일에중독되다
중력을거슬러나를조금위쪽으로
물방울처럼,유리처럼
몸으로이세계를이해한다는것
변덕과변심의달리기
몸으로생각하면그게시인,혹은러너
경계선에서아픔과고통을받아들일때
다시,벽앞에서
심장이뛰는한,시간은무의미
뛰지않는가슴들,모두유죄

출판사 서평

김연수,‘애써이기려하지않아도되는’삶을말하다

지금까지7권의장편소설과4권의소설집을내면서이름석자만으로문단과대중에게신뢰감을준소설가김연수.그의새로운작품을기다리는독자들로서는이런궁금증을품어볼수도있겠다.‘그가만든다양한세계의출처는어디일까?어떤삶을살았을까?어디에서영감을받을까?대체김연수라는소설가는자신의인생을돌아보며무슨생각을할까?’

이책은김연수가어린아이였을때부터중년이될때까지체험한사랑,구름,바람,나무빗방울,쓴소설과읽은책,예술과사람등에관한이야기의집합체이기도하다.궁극에는삶의기쁨과희망을찾아가는이야기들이담겨있다.문학적으로더깊고넓어진사유의문장들,그의소설속에서는찾아볼수없는새로워진문장을읽게된다.

김연수는‘지지않는다는말’의여러가지의미를생각하고이에대한구체적인모습을발견한다.그러면서깨달은것이있다.바로“희망으로가기위해서는필연적으로절망을받아들여야만한다”는것이다.“마라톤은인생에대한은유”라는표현이있듯,그는인생의벽을대하는데있어서도회피하거나도망가지않는다.그저그순간이지나가도록버티고기다린다.

또한소설가이자한인간으로서매순간좋아하는것을마음껏좋아하고,피할수없는것은할수있는만큼견디며극복하고,하고싶은일은지금하면서살아간다.김연수는이런삶의자세덕분에인생이더소중해졌고삶은희망과맞닿게되었다고기록한다.

이책을통해그는‘받아들일수있는만큼의고통을반복적으로버티어이겨내는’삶을권하고,삶의고난앞에서“인간만이가질수있는관용과무덤덤함을끄집어내어다시한번더앞으로나아가는삶이바로예술”이라는든든한말도잊지않는다.그래서스스로‘루저(loser)’라느끼는이들에게이책을권한다.

김연수,‘애써이기려하지않아도되는’삶을말하다

지금까지7권의장편소설과4권의소설집을내면서이름석자만으로문단과대중에게신뢰감을준소설가김연수.그의새로운작품을기다리는독자들로서는이런궁금증을품어볼수도있겠다.‘그가만든다양한세계의출처는어디일까?어떤삶을살았을까?어디에서영감을받을까?대체김연수라는소설가는자신의인생을돌아보며무슨생각을할까?’

어느덧중진소설가가된그가그동안써왔던문장과는다른,한층성숙되고새로운산문집을들고우리곁으로돌아왔다.화두는‘지지않는다는말’이다.

우리아버지는전쟁시기에소년기와청년기를보낸분이다.해방뒤귀국한뒤에도아버지에게는이런저런고생스러운일들이많았다.한국전쟁은새삼말할것도없고,그뒤로도오랫동안이겨야만살아남는세상을사셨다.(중략)경기에서지는날이면모든중대원이기합을받았다.소위말하는‘연대기합’이다.(중략)다른누군가를이기지않는다면,결국패배자가된다는것,그리고이패배자는누구에게도환영받지못한다는것.내게스포츠란그런의미였다.하지만나는이상하기만했다.과연이기지않는것은패배를뜻하는것일까?지지않는다는말이반드시이긴다는것을뜻하는것일까?
―작가의말중에서

《지지않는다는말》은“졌다,졌어.”라고중얼거리며축구경기를보던아버지에대한유년시절의기억,‘고통의연대’를맛보여주던군대에서의경험에서이야기가시작된다.
그래서이책은김연수가어린아이였을때부터중년이될때까지체험한사랑,구름,바람,나무빗방울,쓴소설과읽은책,예술과사람등에관한이야기의집합체이기도하다.궁극에는삶의기쁨과희망을찾아가는이야기들이담겨있다.문학적으로더깊고넓어진사유의문장들,그의소설속에서는찾아볼수없는새로워진문장을읽게된다.

희망으로가기위해필연적으로받아들이는절망에대해

김연수는달리기에대한애정으로《달리기와존재하기》라는서적을번역했을정도로소문난달리기광이다.스물여섯살에백수의서글픔을달래고자시작했던달리기가어느덧삶의큰부분을차지하면서김연수의세계에도영향을주었다.

처음대회에참가해결승점에들어갔을때의일이었다.참으로부끄러운기록으로뛰는둥마는둥고개를푹숙인채경기장초입으로접어드니길양옆으로우리가들어오기만을손꼽아기다리던가족들이늘어서있었다.이렇게많은사람들이내꼴을보고있구나,그런생각이드는순간정말놀라운일이벌어졌다.얼굴도모르는그사람들이내게박수를치면서이제조금만가면된다고격려해주는것이었다.그환호를대하자마자내등이쭉퍼지면서얼굴에화색이도는게느껴졌다.누가봤다면곧세계신기록으로결승점을통과하려는선수라고생각했을지도모른다.
―작가의말중에서

김연수는‘지지않는다는말’의여러가지의미를생각하고이에대한구체적인모습을발견한다.그러면서깨달은것이있다.바로“희망으로가기위해서는필연적으로절망을받아들여야만한다”는것이다.“마라톤은인생에대한은유”라는표현이있듯,그는인생의벽을대하는데있어서도회피하거나도망가지않는다.그저그순간이지나가도록버티고기다린다.

또한소설가이자한인간으로서매순간좋아하는것을마음껏좋아하고,피할수없는것은할수있는만큼견디며극복하고,하고싶은일은지금하면서살아간다.김연수는이런삶의자세덕분에인생이더소중해졌고삶은희망과맞닿게되었다고기록한다.

이책을통해그는‘받아들일수있는만큼의고통을반복적으로버티어이겨내는’삶을권하고,삶의고난앞에서“인간만이가질수있는관용과무덤덤함을끄집어내어다시한번더앞으로나아가는삶이바로예술”이라는든든한말도잊지않는다.그래서스스로‘루저(loser)’라느끼는이들에게이책을권한다.

말하자면이것은그가사랑한삶에대한기록

이책에는명절이나공휴일이나방학이대목이라는것을아는빵집아들김연수의국민학생시절이있고,위로받고싶어서,울컥터지는울음을누르려고서점에간고등학생김연수가있다.친밀한사람들끼리서로대화를나누지않고도서로각자의생각에잠긴채로도함께할수있는아름다움을찬양하는김연수가있으며,도라에몽에목을매는딸애의환희를조용히부러워하는아버지김연수가있다.
이렇게그가기록한삶의매순간은언뜻평범해보이는것같지만,아주조금만더집중해서글을읽어보면그가지나온삶을얼마나소중하게기억하고있는지느낄수있다.

특히지난가을,나는잠시도하늘에서눈을뗄수없었다.놀라운정도로구름은아름다웠다.정말이상한일이었다고생각하는데,그렇게구름을바라봤는데,그래서참아름답다고생각했는데,그구름들이아름답다고생각한바로그순간에이우주에나혼자존재하는듯한느낌이들었다.(중략)시시각각으로하늘은변했다.바라보면아름다움은이내사라졌다.오래지속되지못하는아름다움을반복적으로경험하면서나는시간의흐름에대해서이해했다.아름다움과시간은상호보완적이었다.곧사라질것이아니라면아름답지않다.한편으로아름답다고느끼지못한다면시간의흐름을감지할수없다.그런점에서삶이결국아름다워질수밖에없는건결국우리는모두죽기때문이라는생각에이른다.
―본문중에서

그는이책을통해살아갈날은무수히많지만언젠가는끝이있다는것,앞으로여러우연과마주하고다양한경험을하겠지만오늘은단한번뿐이라는것을꾸준하게이야기한다.
또한많은사람들이원하고바라는행복이나기쁨이따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내가감각을열고생각을바꾸면즉각적으로찾아오는것임을뭉근하게알려준다.그리하여자신의진짜삶에좀더가까이다가갈수있도록길을열어주는것이다.
글곳곳에는유쾌한무관심과들끓지는않지만절대로식지않을것같은애정이있다.삶에관한대단한감정일수록더욱담백하게담아내는그의섬세함은이책을읽는모든사람으로하여금‘지금나는어떤세계에살고있는가?나는이삶에서무엇을느끼고있는가?’라는질문을갖게만든다.
나아가그들모두자신의삶을관찰하고느끼고사랑하도록이끈다.이한권의책이세상을읽고,듣는누군가의출발점이되는것이다.

삶에서가장중요한것은계속살아가는것임을기억하기

김연수에게사십대라는것은생에전환을맞는시기다.그는중년에접어들면서연민,공감,동정등과같은감정들과는조금멀어졌다고고백한다.조금씩꾸준히변화하면서살아가고있는것이다.똑같은예술작품을보아도예전과지금의느낌이다르다는어느전환점에서.

이전환점은천천히가도되고너무힘들면잠시멈춰쉬어가도되는곳이다.해서좀더빠르게살지못한다는이유로타인을인생의낙오자로내몰지않는다.다만,여기서한가지중요한점은그냥‘달리기’를하느냐,아니면‘후달리기’를하느냐는것이다.말하자면자의로달리느냐타의로달리느냐를묻는것이다.김연수는스스로달리고싶어서달리는것은달리기이지만,달리고싶지않은데다른사람들때문에억지로달리는것은‘후달리기’라고말한다.하고싶은일만하면서살기는어렵지만후달리지않기는어렵지않다고이야기한다.그리고자신의의지로후달리지않는삶을이뤘다면‘인생을한번더살게되었다’고여겨볼것을권한다.

삶에서가장중요한것은안정이아니라계속살아가는것이기때문이다.이렇게그는모든사람이더많은일을경험하고우연앞에서불안해하지않으며진정으로삶을보고듣고달리기를응원한다.‘지지않는다는것’은바로그런것이기때문이다.
이외에도이책에는시간을달리는이야기들이잔재해있다.어린시절온가족이함께떠났던,김천의유일한테마파크였던‘찌끼사’(혹은직지사)에서있었던일들을비롯한유년의추억들,혼란속에서보냈던청년기,그리고소설가가된이후,40대에들어선이후겪은일들에대한자전적이야기들이담겨있다.

맥주를마시다가,도서관에다녀오다가,바뀌는계절의변화를보다가든생각등일상에서읽고듣고보고쓰고깨달은김연수의만가지생각들을쫓아가다보면어느새우리내면의생각들이깊어져감을느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