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마음 (문태준 산문집)

느림보 마음 (문태준 산문집)

$13.60
Description
시인 문태준이 느림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
너무 빠른 세상에 문태준이 주는 쉴 겨를이 있는 생각!


2009년 『느림보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한국 최고의 서정 시인 문태준이 30여 편의 원고를 추가해 새로워진 『느림보 마음』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메마른 현대인들의 마음에 말랑말랑한 언어를 던지는 그의 글은 주변에 있던 평범한 사물과 풍경들을 새롭게 보는 눈을 일깨워준다.

이 산문집의 바탕에는 고향과 가족이 있다. 그의 몸은 도시에 있지만, 마음과 정신은 고향에 머물러 있다. 그는 추풍령과 황학산이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놀았고, 그러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따뜻한 돌을 귀에 대어 빼내곤 했다. 가을에는 탱자나무 울타리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사과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 사과 서리를 하기도 했다. 자연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고향 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들은 그의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문태준을 만들었다.

또 이 글에는 참깨꽃, 헛배, 도토리 등 그가 사랑하는 작고 사소한 사물과 풍경들이 존재한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시인,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주변을 스치는 말 한마디에 유심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바로 문태준이다.

평범하고 작은 것들에 눈길을 주며, 고향 풍경과 사람을 사랑하는 문태준은 삶에서도 욕심부리지 않는다. 느림보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묵묵히 그의 길을 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덜어 내기”라고 말하는 그의 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렸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음의 속도를 찾자. 삶의 리듬을 회복하고, '느림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자. 마음의 욕심을 덜어 낼 때, 그리하여 느린 마음이 될 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다.
저자

문태준

1970년경북김천에서태어나고려대국문과와동국대대학원국문과를졸업했다.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시「처서處暑」외9편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수런거리는뒤란』,『맨발』,『가재미』,『그늘의발달』,『먼곳』이있다.시해설집으로『포옹』,『어느가슴엔들시가꽃피지않으랴2』,『우리가슴에꽃핀세계의명시1』이있다.산문집으로『느림보마음』이있다.미당문학상,소월시문학상,노작문학상,유심작품상,동서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1.느린마음

아름다운주름생각
자라와고니
오는봄을나누세요
흙길보행
시원하고푸른한바가지우물물같은휴식
뼈아픈후회
여름의근면
무언가를새롭게기다리는손
가을과일이익는속도만큼
물고기가달을읽는소리를듣다
들밥
강아지대신거북
따뜻한마중
뭉클한순간
움직이고흘러가는수레와배와물고기
자유로운영혼의소유자,새여
내아버지의천만당부
가을바람
유별난생각
오늘종일하늘이하는이무일푼의일
진흙덩어리속진흙게
깊은강은소리를내지않는다
삶처럼느리게희망처럼격렬하게
아침에는운명같은건없다

2.느린열애

봄비처럼통통한호기심
참깨꽃가게
앵두
밥상을차리는일
울음이그칠때까지울음을들어라
햇배파는집
파르스름한맨밥냄새
한생각청정한마음이곧도량
새벽에홀로앉아
붙잡아둘수없으니절망하기시작하라
따뜻한화로같은고향
쓰다듬는것이열애이다
주례사
가슴에언덕과골짜기가있다
이별에게
한난을바라보는시간
이제오느냐
편지
바닷가해변과모래집과물울타리와
초동일아침
설날생각
매병과연못
온유
마지막말씀

3.느린닿음

자연을밥벌이시킨타샤튜더
물새의깃털보다부드러운촉감
중국시인마딩
내와강으로나아가는영험한큰물
차츰,조용히,차근차근하게밝은쪽으로
우리를붙들고있는어떤리듬을생각하며
젖니난아가를안고
강보처럼감싸던달빛
입학식풍경
비오시는모양을바라보며
그쵸,라는별명의여덟살
아름다운스승
빛바랜사진
열살아이와나의슬하
매미와포도
들꽃과하얀커피잔과종이카네이션
여름산사
청보리밭에앉아
누나는나를업고나는별을업고
삼년만에돌아온제비
노모
추색
굼뜸과일곱살
다시세모를앞두고
상여가지나가는오전

4장느린걸음

신발
아,24일
밤나무아래서다
걸음의속도
시인신현정선생을기리며
바쁜것이게으른것이다
한해마지막달을살며
새해새날아침에
난타의연등
저들찔레처럼
모든인사는시이다
눈보라가집시의바이올린처럼흐느낄때
대중목욕탕집가족처럼
대화
당일과공일
어머니와시골절
햇빛텃밭
염천과짧은이불
사랑의고백
해녀와함께바닷가로
가을편지
아내라는여인
더듬대고어슬렁거리고깡마르게
나의작은기도

출판사 서평

문태준시의모태가되는산문의언어!
가을날의숲처럼우리마음을사색으로깨닫게해주는이야기!

“살아오면서내가사랑했던시간은
누군가의말을가만히들을때였다.뒤로물러설때였다.
이세상이너무신속하다.
쉴겨를과,나란히가는옆과,늦게뒤따라온뒤를살려냈으면한다.
세상의마음이한없이가난해지지않도록.―작가의말중에서”

2009년〈느림보마음〉으로독자들에게큰사랑을받았던한국최고의서정시인문태준!그가한껏풍부해진감성과깊어진사유로더아름다워진산문을들고3년만에우리곁에돌아왔다.그의글은서정시의음률을품고있다.그래서문장을곱씹어읽다보면메마른마음이말랑말랑해지는것을느낄수있다.갈수록독해지는세상에서문태준의존재와그의글은더없이소중하고값지게다가온다.

30여편의원고를추가해새로워진〈느림보마음〉에서문태준은서정미학의정수를보여준다.그는참깨꽃,햇배,도토리등일상에서놓치기쉬운작고평범한것들의가치에대해이야기한다.그가사랑하는사물과풍경은하나같이작고사소하다.볼품없어보인다.그러나그는일상의소소한풍경들을세밀하게관찰하며생각의실타래를풀어낸다.5천원짜리왕순댓국집에서밥을먹으면서도주변을스치는말한마디에유심히귀를기울이는사람,그리고그말하는이의심정을헤아릴줄아는사람이바로문태준이다.

이렇듯그의시선은평범하고사소한것들에느릿느릿가닿는다.“자세히보아야예쁘다/오래보아야사랑스럽다”는시구절처럼그는작은것에도애정어린시선을가지고천천히,그리고오래본다.일상에치여우리주변에있었으나보지못했던혹은보고도무심히넘겼던사물과풍경들은문태준의따뜻한시선아래다시태어난다.

이책을통해독자들은그의시선을좇아주변에있던평범한사물과풍경들을새롭게보게될것이다.낮은자리에있는것에눈길이머무는그의글은독자들의마음에고요한파장을불러일으키며깊은울림을남길것이다.

나는가끔이발관이나세탁소,그도아니면우리집마당에널린빨래들이바람과햇살에보송보송말라가는모습을떠올린다.이런풍경을떠올리면가슴한모퉁이가밝아진다.이풍경에내마음을슬쩍얹어보고비추어본다.그러면서내마음이저처럼되었으면좋겠다는기도를올려본다.―본문중에서


고향그리고가족,
시인문태준만이그릴수있는눈물나는풍경들

이산문집의바탕에는고향과가족이있다.그의몸은도시에있지만,마음과정신은고향에머물러있다.그는추풍령과황학산이있는작은시골마을에서자랐다.여름이면냇가에서멱을감으며놀았고,그러다귀에물이들어가면따뜻한돌을귀에대어빼내곤했다.가을에는탱자나무울타리에난작은구멍을통해사과과수원에몰래들어가사과서리를하기도했다.자연이가장친한친구였던고향마을에서보낸유년시절의기억들은그의몸안에차곡차곡쌓여지금의문태준을만들었다.

그런점에서그의글은“들밥풍경”같다.일상에너무떠밀려살지않기위해,제삶의주인이되기위해그는마음의여유가없을때마다들밥풍경을떠올린다고한다.들밥을이고가는여인,그밥을나눠먹는농부들,빈들밥을집으로가져가는여인등아주느릿느릿하게흘러가는고향의모습을연상케하는들밥풍경.그의글역시이들밥풍경처럼서정적인풍경화한폭을떠올리게한다.이풍경화에는느릿느릿길게우는황소의울음소리가들린다.조리로쓰륵쓰륵쌀을이는소리와밥익는냄새가난다.애틋한고향의흙냄새,풀냄새,나무냄새가느껴진다.이소리와냄새들은향수를느끼게하는향기가되어우리주변에퍼져흐르며은연중에입은내상을치유해준다.
그리고이고향에는한평생을전답과함께살아온농사꾼아버지와어머니가계신다.힘들때묵묵히자식의손을잡아주는아버지와“밥먹자”는한마디말로가슴을뭉클하게만드는어머니의모습에서우리는고향을느낄수있다.

내어릴적풍경에는‘어머니의혀’가하나있다.나는오글오글몰려다니며놀다눈에검불이들어간적이한두번이아니었다.그때어머니는바가지물로입을헹궈내시고당신의가장부드러운살인혀로내눈을핥아주셨다.나는‘보은’을생각하는데격절한것이있지만,내어머니를생각하면당신의그혀를생각하지않을수없다.
어머니를보면한채의앉은뱅이집을보는것같다.아귀같은세월을살아오면서벼락도맞고늦눈보라도맞아이제어머니는별로성성한곳이없다.층층시하자식을두었지만어머니의품은갈대의품처럼거칠고삭막하기그지없다.다리는사슴보다여위었고,살갗은옻처럼검어졌다.어머니는어느새조백했다.한꿰미의북어를사들고기뻐돌아오던어머니의환한미소는어디로갔을까.
물고기가물을떠날수없듯이나는내어머니의품을떠날수없다는것을안다.감꽃져내리던날,텅빈마루에홀로넋을놓고계시던내어머니의젊은시절도떠나보낼수가없다.흰떡을좋아하시는내어머니,한시루의흰떡을쪄젊은내어머니에게그리고이제는조백한내어머니에게나는돌아가야겠다.세상어디에도없을그나무그늘에게로더늦기전에돌아가야겠다.―본문중에서

소설가김훈의추천사처럼고향의늙은아버지를말할때문태준의글은아름답고강력하다.그러나혀로검불이들어간시인의눈을핥아주시던노모를그리는글은절절하고아파서아름다움을넘어눈물이난다.

가족이라는말보다함께밥상에둘러앉아밥을나눠먹는존재를뜻하는‘식구’라는단어를더좋아한다는문태준.해질녘일을마치고돌아오는아버지를마중나갔다가저녁밥상에다같이모여국수를말아먹었던그에게가족보다식구라는단어가더가깝게느껴지는것은당연한일일것이다.그의산문은식구들과함께먹는밥한그릇이다.그의글을읽고나면마음을훈훈하게해주는온기를느낄수있을것이다.


덜어내기와삶의리듬회복하기는
느림보마음을위해해야할첫번째일

평범하고작은것들에눈길을주며,고향풍경과사람을사랑하는문태준은삶에서도욕심부리지않는다.느림보시인이라는별명답게묵묵히그의길을갈뿐이다.그래서우리에게가장필요한것이“덜어내기”라고말하는그의말은허투루들리지않는다.그가이야기하는덜어내기의모습은다양하다.소찬(少饌)으로먹기,말줄이기,욕심부리지않기,헐거운하루보내기,마음속의혼란과혼돈몰아내기.

덜어내는것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덜어내다보면자신만손해보는것같고,뒤처지는것같기때문이다.그러나그는비우는것이곧채우는것이며자신을비우고느린마음으로살때,서로에게상처주는일도없을것이라고말한다.우리는자신의욕심때문에다른사람을얼마나아프게했는가.마음의욕심을덜어낼때,그리하여느린마음이될때,우리는조금더행복해진다.

문태준의말대로우리는어디로향하는지도모르고무작정달렸던발걸음을잠시멈추고한숨크게내쉴필요가있다.남이빨리간다고해서그사람의뒤꽁무니만쫓아가다간넘어지기십상이다.자신에게어울리는걸음의속도를찾는것,삶의리듬을회복하는것.이것이야말로느림보마음을위해해야할첫번째일이다.바쁜일상에서오는삶의피로에지친이들에게〈느림보마음〉을권한다.그런이들에게이책은“시원하고푸른한바가지우물물같은휴식”이될것이다.

오늘한낮에는덩굴을물끄러미바라보았다.입이뾰족한들쥐가마른덩굴아래를지나가는것을보았다.갈잎들은지는일로하루를살았다.오늘은일기(日記)에기록할것이없다.만족한다.헐거워지는일로하루를살았다.(…)조용해지니더욱행복하다.밤이깊어흐르는달을보니행복하다.달의서책을읽을만하다.가을이라는방에빈책상을하나놓아둘만하다.―본문중에서펼처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