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동 연가 (‘옛이야기’로 풀어보는 경희대학교 학생운동사Ⅰ(1978-1980년))

회기동 연가 (‘옛이야기’로 풀어보는 경희대학교 학생운동사Ⅰ(1978-1980년))

$18.00
Description
시대의 벽을 넘어 혁명을 꿈꾼 청춘들의 기록
『회기동 연가』는 1978년부터 1980년까지 경희대학교에서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스무 명의 피 끓는 청춘들의 삶과 꿈을 담은 구술형 르포이자 세대의 증언집이다.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시대의 불의와 맞섰던 스무 명의 청년들이 어떻게 삶의 길 위에서 다시 만났는가에 대한 집단적 서사다. 그들은 ‘운동권’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개인의 고뇌와 연대를 되살려내며, “우리는 왜 싸웠는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정해랑 작가를 비롯한 여러 참여자들은 학생운동의 현장, 회기동의 거리, 교문 앞의 긴 밤들을 다시 불러내며 민주화 이후의 한국 사회 속에서 잊혀진 이상과 책임을 되묻는다. 각자의 인생 궤적을 따라 이어지는 인터뷰와 증언은, 젊은 날의 이상이 결코 과거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회기동 연가』는 회기동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40년 전의 청춘과 오늘의 우리를 잇는 다리다. 그것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민주주의의 연가’이기도 하다.
저자

정해랑

저자:정해랑
서울에서태어나여의도고등학교와경희대국문학과를졸업하였다.
대학시절경희문학회회장을하면서문인의꿈을꾸었으나,유신체제의폭압에분노하여붓을꺾고학생운동,노동운동에투신하였다.특히1979년에있었던박정희정권의YH노동조합신민당사농성에대한폭력적진압과김경숙열사의죽음은그로하여금더이상문학에대한꿈을갖지못하게하는결정적계기가되었다.
긴급조치위반,계엄법위반등으로투옥과수배생활을한뒤,노동정책연구소정책실장,경희총민주동문회및이수병선생기념사업회회장,주권자전국회의상임대표등을역임하였다.
현재경희민주기념사업회이사장,21세기민족주의포럼대표,전국시국회의집행위원장으로활동하고있다.
학창시절의꿈을다시이루기위해시집『공주와도둑들』『멧돼지의일장춘몽』을펴낸바있고,현재인터넷언론‘통일뉴스’에소설‘노동자신돌석씨의하루’를연재하고있다.

목차

머리말4
추천사12

제1부고황에조직운동의싹이트기시작하다
구사일생으로학원에돌아온사나이-이상희(국문72)30
초토화된황무지에도싹이트고있었다-주세영(지리75)41
비공개학생운동조직건설의첨병이되다-오인택(법학77)52

제2부데모세번이면학교가뒤바뀐다!
옳다옳다,아니다아니다하라-하석태(영문76)66
모든불의에맞서싸운다-신명식(사학76)78
온몸으로유신폭압의실체를알리다-신용남(사학77)89


제3부아아,YH노동조합,아아,김경숙
처음먹은마음으로끝까지간다-임우택(국문76)102
유신체제에저항하기위해붓을꺾은문학청년-정해랑(국문77)114
서울의봄의스타탄생-윤종천(토목78)126

제4부짓밟힌서울의봄
돌아온경희학생운동의전설-김봉우(영문71)138
광주학살폭로의선봉에서다-신경준(경영78)150
경희대최대지하서클을만든겁없는1학년-박영철(치대78)161

제5부살인마전두환을민족의이름으로처단하자!
형의뒤를따라고난의길을선택한의대생-정형서(의대78)172
전두환을대통령으로인정할수없다-김경(영교78)185
목사가된경희대운동권의가수-박병식(국문79)197
지사의원칙과상인의현실인식을함께갖다-최낙범(토목79)209
고향으로돌아가시민운동가가된문학청년-김재관(국문79)220

제6부짓밟힌서울의봄뒤에우후죽순처럼돋아나는새싹들
모든것이끝난듯한상황에서움트는새로운시작-이효인(행정78)236
고문으로만신창이가된몸과마음으로유명을달리하다-이길상(사학79)247
끝은마지막이아니라새로운시작이었다-유행철(건축79)264

『회기동연가』에부치는시279

출판사 서평

그들의청춘이대한민국민주주의의방향을바꿨다

『회기동연가』가복원하는것은한대학의과거가아니라,한국학생운동의뿌리이자민주주의의원형이다.1978년부터1980년까지경희대학교에서일어난학생운동은단순한교내투쟁을넘어,1980년대전체학생운동의사상적·조직적토대를마련한사건이었다.그격동의시기를살아낸스무명의주인공들은시대의벽을넘어자신들의신념으로새로운세상을열어젖혔다.
정해랑작가는단순한회상에머물지않고,세대와세월을관통하는대화의장을열었다.각장마다등장하는이들의증언은고통과낭만,실패와희망이교차하는인간의목소리다.‘운동권’이라는납작한단어로는담을수없는청춘의복잡한감정들―두려움,연대,사랑,그리고끝내포기하지않은신념―이살아숨쉰다.
이책은또한‘기억의공동체’를복원하는작업이다.민주주의의이름으로함께싸웠던사람들이세월의풍파속에서서로다른길을걸었지만,다시한자리에모여그때의질문을다시던진다.“우리는그날의약속을지켜냈는가?”
『회기동연가』는그물음에대한정답을강요하지않는다.대신,각자의삶속에서민주주의의의미를되새길수있도록독자에게조용히되묻는다.
『회기동연가』는과거의청춘에게는추억의기록이자,오늘의청년에게는새로운연대의초대장이다.그리고우리모두에게는잊히지말아야할목소리,여전히유효한질문을남긴다.
“당신의회기동은어디에있는가?”
이책은과거를노래하는연가이자,지금도이어지고있는민주주의의합창이다.

저자의말

서울의봄을만들었던작은기억들
우리의현대사는안타깝게도야만의역사에서벗어나지못했으나,민주주의의진전과함께비로소빛을보기시작하고있다.그다지머지않은,여전히그당사자가생존하고활동하고있는군사독재시절의이야기들이기록의부재와왜곡등으로묻혀있고사라질지도모른다는것은안타까운일이다.그것을복원하기위한노력의하나로이책을쓰게되었다.
이책에서다루고있는것은1980년‘서울의봄’이오기까지,그순간을위해싸워온사람들의극히일부분의이야기이다.구체적으로는긴급조치9호로얼어붙어있던경희대학교에서조직적인학생운동이싹트면서서울의봄까지치열하게싸우고,그것이짓밟힌뒤,또다른투쟁을위해자신의몸을던져싸운이야기들이다.

이책에서소개한20명의사람들은경희대학생운동전체로볼때‘일부분’에불과하고,시기를그당시로좁혀보아도감히전부라고말할수는없다.또한이들중생존해있지않은사람도있고,워낙탄압이심하던시절이라기록도거의없을뿐만아니라각자의기억도상이할수있다.특히무엇보다조심스러웠던것은이책에서다루는사람들혹은같은시대같은공간에서살았던사람들에게어쩌면이때의기억자체가상처가될수도있다는점이었다.
상처를최소화하기위해최대한노력하였다.이를극복하면서이들의활동과이후의삶을옛이야기라는형식으로복원함으로써역사를기억하고,그속에서보편성을찾아내어오늘에도교훈을삼을수있다면이책을발간한의미가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이상희가구상한비합법비공개조직은학년별조직이었다.서울대언더서클연합조직을어느정도벤치마킹한셈이었다.그러나서울대와달리경희대는이념서클들이활성화되어있지않았고,1975년이후시위가사라진상황에서조직이제대로작동할지알수없었다.그는직접시위를조직하기로했다.
1978년은유신체제가긴급조치9호로안정되면서도느슨해지던시기였다.이에따라저항도거세졌다.특히서울대시위가신림동을거쳐광화문까지진출한것은놀라운일이었다.이시위의영향으로각대학은술렁였다.경희대도예외가아니었다.

허허실실이라고했던가.반정부행동을일절용인하지않는시대상황속에서학교회의실을빌려이런세미나를하고,불온한(?)사람들이이후를기약할수있는관계를맺어갔다는것은어찌보면아이러니라고할수있다.그런데그런조짐을당시정보기관이나학생처에서는전혀눈치채지못했던것같다.철옹성같던자신들의탄압시스템에안주한데서빚어진결과라고나할까?
그해가을에충격적인일이벌어지면서이서클은등록이취속되고더이상의세미나는불가능하게됐다.회장이었던하석태가주동이되어대학주보사의신명식(사학76),신용남(사학77)등과함께시위를한것이었다.보안을철통같이유지해야했기때문에이시위는이들과매우긴밀한관계였던주세영도사전에알지못했다.주세영으로서는쾌재를부르면서도후배들이걱정되었고,자신의진로에대한고민도하지않을수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