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17.40
Description
전 세계 미술관들을 순례하며 의학과 인문학이 담긴
명화들을 모아 미술관을 열었다. 이름하여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진료실과 미술관을 오가며 그림에 숨겨진 의학 이야기를 글과 강의로 풀어내는 의사 박광혁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그림 한 점에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밤새 쏟아낼 만큼 해박한 미술 지식으로 정평이 나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미술 이야기가 ‘아라비아 나이트’를 비유해 ‘갤러리아 나이트(galleria night)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러시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미술관을 순례하며 그림에 담긴 의학과 인문학적 코드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 결과물이 이 책 〈히포크라테스 미술관〉으로 묶였다.
책의 표지에 적힌, “의학의 시선으로 미술을 보면 (신화에서 문학, 예술, 역사, 인류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문학이 읽힌다”는 말이 결코 과장된 수사가 아님을, 〈히포크라테스 미술관〉은 열다섯 가지 이야기보따리에 담아 풀어놓는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만난 〈영원의 문〉 앞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마지막 교향곡 〈비창〉과 그의 죽음을 의학적으로 규명했고, 레이크스 미술관에 걸린 17세기 플랑드르 화가들의 그림에서 ‘머릿니의 진화생물학’ 이야기를 나눴다.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그린 아내의 초상화에서 죽음을 앞둔 자의 표정을 뜻하는 ‘히포크라테스의 얼굴’을 의학사적으로 살펴보는 등 의사인 저자만의 유니크한 해석으로 미술 감상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밖에 카인과 아벨, 악녀 릴리트, 착한 사마리아인 등에서 의학과 미술이 신화와 종교를 만나 어떤 서사를 탄생시켰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저자의 첫 책 〈미술관에 간 의학자〉가 의학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 〈히포크라테스 미술관〉은 명화들 속에서 문학과 역사, 예술, 신화, 종교,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의학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기존 서양미술사나 명화 관련 책에서 접할 수 없었던 화가들의 걸작을 만나는 즐거움은 덤이다.

저자

박광혁

진료실과미술관을오가며의학과미술의경이로운만남을글과강의로풀어내는내과전문의다.그는청진기를대고환자몸이내는소리뿐아니라캔버스속인물의생로병사에귀기울인다.미술과만난의학은생명을다루는본령에걸맞게차가운이성과뜨거운감성이교류하는학문이된다.의학자의시선에서그림은새롭게해석되고,그림을통해의학의높은문턱은허물어진다.저자는지난20여년동안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러시아,스위스,오스트리아,미국,일본등전세계미술관을순례하며그림에담긴의학과인문학적코드를찾아관찰하고기록했다.그결과물이이책『히포크라테스미술관』으로묶였다.
한양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한림대학교성심병원소화기내과전임의를거쳐,내과전문의및소화기내과분과전문의로환자와만나고있다.네이버지식인소화기내과자문의사로활동했고,현재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간행이사를맡고있다.지은책으로『미술관에간의학자』와『퍼펙트내과(1-7권)』,『소화기내시경검사테크닉』등이있다.

목차

머리말:명화의‘진면모’를읽는즐거움
Gallery01‘비통’과‘절망’이라는불치의병에관하여
Gallery02‘이(蝨)’가들려주는진화생물학이야기
Gallery03시대의우울을그리다-감성을잃은어느시인의초상
Gallery04‘굿닥터’의조건
Gallery05그녀의가는허리가슬픈이유
Gallery06살아낸다는건눈물겹도록힘겨운일이지요
Gallery07삶에서동문서답이필요할때
Gallery08‘형제의난(亂)’의기원
Gallery09지적이며우아했던어느프랑스여인에관한기억
Gallery10왜살려내야만하는가?
Gallery11‘닥터러브’라불린남자
Gallery12일산화탄소에산화한어느지식인의초상
Gallery13‘악녀의탄생’에관한인문학적고찰
Gallery141904년7월2일오전3시,그가운명하셨습니다
Gallery15히포크라테스의방
작품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그림읽어주는의사’박광혁의미술이야기가
‘갤러리아나이트(gallerianight)’로불리는이유
‘그림읽어주는의사’,‘미술관에간의학자’란닉네임으로유명한내과전문의박광혁의두번째책이출간됐다.저자의첫책<미술관에간의학자>가의학에초점을맞췄다면,이책<히포크라테스미술관>은명화들속에서문학과역사,예술,신화,종교,인류학등다양한분야를넘나들며의학의외연을확장시켰다.기존서양미술사나명화관련책에서접할수없었던화가들의걸작을만나는즐거움은덤이다.저자는그림한점에서기상천외한이야기들을밤새쏟아낼만큼해박한미술지식으로정평이나있다.저자가들려주는미술이야기가‘아라비아나이트’를비유해‘갤러리아나이트(gallerianight)’로불리는이유다.
저자의전방위적미술지식은인터넷이나미술교양서의탐독만으로얻어진게아니다.그는지난20여년간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덴마크,러시아,스위스,오스트리아,미국,일본등전세계곳곳에있는크고작은미술관을순례하며그림에담긴의학과인문학적코드를찾아관찰하고기록했다.현업의사로서는결코쉽지않은일이다.그는해외학술세미나출장길에오르면어김없이그곳에있는미술관이나박물관,혹은(그림을소장하고있는)성당등을순례했다.그는해외미술관현지에서‘직접’관찰하고기록한작품들을통해원고를쓰고강연을해왔다.이책을쓰기위해빈센트반고흐의그림들을보려고네덜란드의암스테르담으로,다시오테를로(크뢸러뮐러미술관)로향했던대목이이를방증한다.

“열시간넘게비행기를타고네덜란드암스테르담에가는이유는빈센트반고흐를만나기위해서입니다.그도시에반고흐미술관이있습니다.고흐는의사인제가틈만나면진료실을나와전세계미술관을기웃거리게만든장본인이지요.저는여권에수많은스탬프가찍히는부담을기꺼이감수하면서,전세계미술관곳곳에전시된수백점이넘는고흐의그림들을만나기위해비행기에오릅니다.비록아무도알아주지않는일이긴합니다만,‘고흐의전작주의자’가되기위한통과의례같은것이지요.시차탓에호텔방에서뜬눈으로밤을지세고쓴에스프레소한잔으로정신을차린뒤미술관으로향합니다.아침부터저녁까지하루종일고흐의작품들속을헤매다보면두발은아무감각을느끼지못할정도로절여오고,눈은벌겋게충열됩니다.미술관을방황하는제모습은사뭇고단한순례자같아보입니다.”_본문015쪽

저자가시간과경제적부담을감수하면서미술관순례를멈추지않는이유는,그의글을읽는독자들에게좀더새로운화가와작품들을소개하고싶은열망때문이다.저자는국내에서좀처럼보기힘든걸작들을찾아관찰하고기록하는것에그치지않고그림에담긴의학적이야기들을풍성하게풀어놓는다.그가모스크바트레차코프미술관에서만난화가미하일브루벨과그의대표작‘데몬’시리즈는결코쉽게접할수있는작품들이아니다.그림속악마데몬이사랑하는여인을쟁취하려고저지른안타까운기행은화가미하일브루벨의삶에그대로투영된다.브루벨이왜악마처럼죽어갈수밖에없었는지를의학자의시선으로밝힌해석은저자만이할수있는이책의진면모(眞面貌)다(116쪽이하).

▣진화생물학에서유전학에이르기까지,
한컷의그림으로지식의경계를허문다!
머릿니를잡아주는어머니의일상이담긴풍속화에서모티브를얻어쓴‘이(蝨)가들려주는진화생물학이야기’에서도저자만의유니크한해석을읽을수있다.암스테르담레이크스미술관에서만난피테르데호흐의그림중아이의머릿니를잡는어머니의모습이담긴회화의제목은뜻밖에도‘어머니의의무’다.아이의머릿니를잡는게엄마가해야할일인건맞지만‘어머니의의무’라는제목이붙기에는뭔가좀과해보인다.하지만이책에소개된인문학자에라스무스의저서를보면수긍이간다.저자는그림의생활사적해석에그치지않고,‘이’의진화생물학이야기로확장시킨다.다듬이벌레목에속하는미미한해충때문에인류가엄청난재앙에직면할수밖에없었던이야기를듣다보면,‘이’를박멸하는일이어떻게‘어머니의의무’에서‘국가의의무’그리고‘인류전체의숙제’가되었는지고개가끄덕여진다.저자가헤이그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에서페르메이르의<진주귀걸이를한소녀>보다도헤라르트테르보르흐의<딸의머리를빗겨주는어머니>가유독눈에들어왔던이유다.

“루브르에선<모나리자>앞이항상사람들로붐비듯헤이그의마우리츠하위스는<진주귀걸이를한소녀>가전시된방이가장혼잡합니다.그런데제가꼭보고싶었던보르흐의회화는뜻밖에도이셀러브리티(!)왼쪽에전시되어있습니다.셀러브리티의주변은외면받거나소외되기마련입니다.하지만이글에서만큼은<진주귀걸이를한소녀>가아니라보르흐의작품이주인공입니다.”_본문039쪽

저자가런던에서쏟아지는비를피해들어간건물(서머셋하우스)안에있는자그마한갤러리‘코톨드’에서만난루벤스의그림<아벨을내리치는카인>을보고쓴‘형제의난의기원’도매우흥미롭다.구약성경‘카인과아벨’에관한유대교성경주석‘미드라시(Midrash)’와수메르신화이난나설화를거쳐이슬람경전<코란>으로이어지다보면,‘인류최초의전쟁’및‘인류최초의슬픔’의순간과마주하게된다.저자는여기서한걸음더들어가‘형제간경쟁(SiblingRivalry)’이라는유전학이론과‘부모투자이론(parentalInvestmentTheory)’을통해신화와경전의해석을한층풍요롭게전개한다.이와함께윌리앙아돌프부그로의걸작<전쟁>과<최초의슬픔>을감상하는것은이책의미덕이아닐수없다(157쪽이하).

“인류최초의슬픔은자식아벨을잃은어미이브의슬픔입니다.이브의슬픔이더욱가혹한건그녀가피해자의어미이자동시에가해자의어미이기때문입니다.프랑스출신신고전주의화가부그로가그린그림의제목도<최초의슬픔>입니다.창백한시신이아비아담의무릎에활처럼휘어져누워있습니다.바닥의붉은피는조금전참혹했던순간을환기시킵니다.불행한가족의뒤로멀리연기가피어오르는제단이보입니다.연기는폭풍구름과합쳐져하늘과땅의경계를무너트립니다.그광경은,어디가하늘이고어디부터가땅인지가늠할수없을만큼처절한눈물로가득한이브의시선입니다.부그로는,이루헤아릴수없을만큼비통한어미의마음을피라미드구도로그렸습니다.그것은마치죽은예수를안고있는마리아를조각한미켈란젤로의피에타를연상시킵니다.”_본문170쪽
▣의학의시선으로미술을보면,신화에서문학,예술,역사,
인류학에이르기까지거의모든인문학이읽힌다!
저자가프랑스파리오르세미술관에서만난클로드모네의<임종을맞이한카미유>에서히포크라테스를떠올렸던기억도이채롭다.

“온통검푸른물감으로덧칠한배경에여인의얼굴이희미하게드러납니다.모네는죽음의문턱에선아내카미유의모습을화폭에담았습니다.정지한사물이매순간달리보이는건빛때문이라며,시시각각변하는들녘의건초더미를그리며황홀해했던‘빛의화가’모네가,죽어가는아내의얼굴에서가장슬픈빛을보게될줄은꿈에도몰랐을것입니다.모네는걸작<인상,해돋이>에서‘찬란한빛’을그렸다면,<임종을맞이한카미유>에서는‘죽음의빛’을그렸습니다.”
_머리말006쪽

맨처음‘죽음의빛’을의학적으로관찰해기록한이는히포크라테스다.2000여년전그는,죽음을앞둔이들의‘낯빛’을사려깊게관찰한기록을후대에남겼다.혈색이극도로창백하고안모가매우야위었으며,협골은돌출하고안광이무뎌져의식을거의소실한상태에서히포크라테스는죽음의징후를간파한것이다.의학이란개념조차없었던그옛날,죽음에임박한사람을이처럼세세하게관찰해기록했다는것부터가놀라운일이아닐수없다.의학에서는그의뜻을기려임종을맞은사람의얼굴을‘히포크라테스안모(顔貌:facieshippocratica)’라고부른다.저자가모네의<임종을맞이한카미유>에서히포크라테스이야기를꺼낸건의학에서죽음은끝이아니라시작이기때문이다.‘그는왜죽었는가?’란질문에서의학은출발하기때문이다.2000년도훨씬전에히포크라테스가죽음을맞이한인간의얼굴을세세하게관찰해기록한이유다(300쪽).

책의표지에적힌,“의학의시선으로미술을보면(신화에서문학,예술,역사,인류학에이르기까지거의모든)인문학이읽힌다”는말이결코과장된수사가아님을,저자는열다섯가지이야기보따리에담아풀어놓는다.암스테르담반고흐미술관에서만난<영원의문>앞에서차이코프스키의마지막교향곡<비창>과그의죽음을의학적으로규명했고,파리피카소미술관에걸린마리로랑생의단체초상화<아폴리네르와그의친구들>의주인공인시인기욤아폴리네르가시적영감을잃게된까닭을듣다보면‘아폴리네르증후군’이라는현대신경외과학의유니크한연구주제와만나는경험도하게된다.스페인의거장프란시스코고야의<의사아리에타와함께한자화상>을통해지난했던의학의수난사를만나는가하면,로코코미술을연마담퐁파두르의초상화들을감상하면서왕실의여인들이감내해야했던가슴아픈질병이야기도들을수있다.또그림에담긴체호프와세르반테스,레르몬토프,에밀졸라등대문호들의삶과문학속의학이야기를듣다보면,미술과문학,의학이한데어우러지는지적향연을만끽하게된다.카인과아벨,악녀릴리트,착한사마리아인이야기에서의학과미술이신화와종교를만나어떤서사를탄생시켰는지를살펴보는것도꽤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