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21.08
저자

이재호

2007년계명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해부학박사학위를마쳤으며,연세대학교의과대학에서연구강사를지냈다.2015년부터계명대학교의과대학에서해부학조교수로임용되어학생들을가르치면서해부학교실주임교수,의료인문학교실겸임교수,학생지원센터장을겸하고있다.지금까지총110편의논문을게재하였으며,한국연구재단대통령포스트닥(Post-Doc)에선정되었다.대한의사협회에서‘기초의학학술상’,대한해부학회에서‘빛날상’,계명대학교동산의료원연구엑스포에서‘올해의연구자상’등을수상했다.많은연구성과를바탕으로대한해부학회학술위원회간사,국제전문학술지(SCI)「Medicine」과「TranslationalCancerResearch」의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알고나면쉬워지는해부학이야기』,『미술관에간해부학자』가있다.

목차

머리말_해부학발전의숨은공로자는예술가들이다!

Chapter1.해부학으로푸는그림속미스터리
01.미켈란젤로가그림속에숨겨놓은뇌해부도를찾아서
02.부패한시체옆에서펜을든남자
03.메멘토모리(MementoMori)
04.개같은철학자와송곳니
05.우리몸을수호하는물의정령‘림프’
06.방패에서배꼽으로옮겨온메두사의머리
07.폐에사무친보티첼리의사랑
08.인상을좌우하는얼굴의마름모
09.죽음을불사한전사들의다부진근육
10.척추에스며든환희와비애

Chapter2.명화에서찾은인체지도
11.생과사를가르는크로노스의낫
12.아버지를부정하고발전한해부학
13.가슴없는여성,아마존
14.오스트리아황후살해사건의숨겨진공범
15.당신의눈동자에건배를!
16.볼수없음을그리다
17.몸의균형을좌우하는사과한알
18.‘스타초상화가’가잘못들어올린근육
19.가장보통존재의빛나는아름다움

Chapter3.인체에이름으로남은이야기들
20.몸속에새겨진수도사의상징
21.불을훔친대가로받은형벌과선물
22.아틀라스가짊어진‘생의무게’
23.운명의소용돌이에휩쓸려비틀거린남자의발
24.전쟁과조화를모두품은손
25.절대빠져나올수없는귓속의미궁
26.어미의배를가르고태어난불세출의제왕
27.직립보행의일등공신,아킬레스건
28.아라크네가뇌속에친거미줄
29.세계를경악하게한라오콘의근육

작품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다빈치,미켈란젤로,다비드부터칼로,바스키아에이르기까지
예술가의손끝을따라가면서
명화에담긴해부학코드를해석하다!
미술관에걸린작품은한구의카데바(해부용시신,cadaver)와같다.예술가들은해부학자만큼인체에천착했으며,그들의탐구결과는작품에오롯이스며들어있다.미국화가헨리(RobertHenri,1865~1929)는“해부학지식은예술가에게좋은붓과같다”고말했다.수많은예술가들이좋은붓을얻기위해인체를탐구했으며,때로는직접메스를들기도했다.
다빈치는글자와말로얻는배움보다경험으로습득한지식을더가치있게여겼던경험주의자였다.그는30구넘는시체를직접해부하며인체를탐구했다.의사도과학자도아닌다빈치가사람의몸을직접해부한이유는,인체를보다정확하게그리기위해서였다.인체해부는당시교회법을어기는일이었기에,다빈치는조심스럽게메스를들었다.그는부패해가는시체가내뿜는악취속에서한구의시체를일주일씩들여다보았다.그결과그는관상동맥을최초로정확하게담았을뿐만아니라시신경이뇌와연결된다는것도가장먼저확인했다.그가남긴1800여점의해부도는인체구석구석을세세하게알려주며,현대해부학자들을놀라게한다(47쪽).
미켈란젤로의<피에타>는같은주제를표현한작품중최고로꼽힌다.그의<피에타>는‘이상과자연주의의조화로운균형’이라는르네상스정신을올곧이반영하고있기때문이다.예수의근육과축처진팔의혈관까지조각했을정도로그는인체를사실적으로묘사했다.메디치가의후원아래해부학을배운그는직접신원미상의시체를구해해부하기도했다(24쪽).미켈란젤로는해부를금지했던교회의눈을피해작품속에해부도를숨겨두었다.바티칸시스티나성당천장화<아담의창조>에는뇌단면도가들어있다(25쪽).
르네상스와함께고전으로의회귀를주장했던‘신고전주의’의대표화가다비드는작품속에완벽한인체를그리고자노력했다.그는<테니스코트선서>속어깨를얼싸안은세남자의몸을정확히묘사하기위해,근육하나하나를정밀하게습작했다.옷으로가려질근육까지세세하게묘사한스케치에서,다비드가인체를사실적으로표현하기위해얼마나애썼는지느낄수있다(140쪽).
인체를해부하는것은동서고금을막론하고오랫동안금기였다.예술가들은작품안에완벽한인체를구현하기위해금기를깨가며사람의몸을연구했다.때로는과학자보다더과학적인시선으로인체를탐구했다.

◎전세계미술관에걸린작품한점한점이카데바다!
해부학자의시선으로예술작품을바라보면,근육·뼈·혈관·장기등사람의몸구석구석이보인다.네덜란드장르화가베르메르가그린<우유따르는여인>에는반복된가사노동의흔적이담겨있다.여인의왼팔은무거운주전자를받치고있다.꽤도드라진그녀의왼팔근육은‘위팔노근’이다.작품속여인처럼무언가를들때,팔꿈치관절을굽힐때사용된다.위팔노근은위팔뼈바깥쪽에서시작되어아래팔바깥쪽뼈인노뼈에붙는다.이근육은맥주잔을들어올릴때사용되어‘beerraising’이라는별칭이있다(285쪽).
아프로디테의탄생을그린작품중가장유명한것은보티첼리의<비너스의탄생>이다.이작품에서해부학적으로주목할점은바로왼쪽어깨다.보티첼리의아프로디테는유난히왼쪽어깨가처져있다.그이유는보티첼리의아프로디테가‘폐결핵’으로일찍세상을떠난첫사랑여인을모델로했기때문이다(109쪽).결핵은기관지의특성때문에왼허파에더잘생긴다.결핵균에의해망가진왼허파때문에왼쪽어깨가보티첼리의아프로디테처럼주저앉기도한다(118쪽).평생첫사랑을잊지못한보티첼리는<봄>에서아프로디테뒤쪽에기관지를그려넣기도했다(113쪽).
뱀에물려고통으로몸부림치는라오콘부자를생동감있게표현한<라오콘군상>에서는‘앞톱니근’을찾아볼수있다.앞톱니근은어깨뼈와갈비뼈를연결하며갈비뼈에붙은쪽이톱니처럼생긴근육이다.어깨와위팔을들어올리며,갈비뼈를들어올려공기를들이마실수있게돕는다.또팔을앞으로뻗을수있게어깨뼈를앞으로보내고어깨회전을돕는다.앞톱니근은손을내뻗는동작을많이하는복서들에게잘발달하여‘복서의근육’이라고도불린다(419쪽).
림프,승모관등몸속기관중에는신화속인물혹은닮은꼴대상에게이름을빌려온것이많다.신화,종교,역사등다양한이야기를품고있는미술작품은해부학을쉽고재미있게설명할수있는훌륭한교재다.
눈을마주치는이들을모두돌로만드는괴물‘메두사’는우리몸안에도있다.간이딱딱해져제역할을못하면간을거쳐심장으로돌아가야할혈액이대체혈관을모색하는데,그결과배꼽근처정맥이피부밖으로보일정도로부풀어오른다.이모습이마치괴물로변한메두사와같다하여,이질환을‘메두사의머리(caputmedusa)’라고부른다.배꼽주변에발현하는메두사의머리는카라바조가그린<메두사의머리>와닮았다(96쪽).
퇴근무렵이면유난히뻐근한근육이있다.어깨위로볼록튀어나온‘승모근’이다.이근육은프란체스코회수도복‘카푸친(capuchin)’모자와닮아승모라는이름으로불리게되었다.승모근은카푸친에달린모자를벗었을때어깨에닿는부위와납작한세모꼴모양이똑같다.‘수도사의화가’수르바란이그린<성프란체스코>에이모습이잘묘사되어있다(307쪽).
다윈이주장한진화론의논리적귀결은‘모든생물은공통의조상이있다’이다.인간이든개이든,지구상에존재하는모든생물은같은조상에게서나왔다는것이다.그의주장을뒷받침할증거가입속에있다.음식을잘게쪼개는‘송곳니’다.송곳니는개와같은육식동물에게서더잘발달하여다른말로‘견치(犬齒)’,영어로는‘cannietooth’라고부른다.바로이송곳니가인간과개의연결고리다(75쪽).

◎인류최초의캔버스는인체다!
인류최초의캔버스는인체다.인간은누구나생로병사의과정을거친다.인체에는그흔적이그림처럼남는다.해부학은인체라는캔버스를연구하는학문이다.사람의몸을해부하는궁극적목적은‘인간’을제대로알기위해서다.‘나’를아는것은세상을이해하는출발점이다.해부학은비단의사라는특정전문직뿐만아니라,모든인간에게필요한학문이다.미술과해부학의만남은,우리가평소에주목하지않았던인체를탐구할수있도록돕는다.전세계미술관은포르말린냄새에눈시울붉힐필요없이인체곳곳을탐험할수있는해부학교실이다.사람의몸을과학적으로탐구한예술가들이남긴작품한점한점은우리의인체탐험을돕는카데바가되어줄것이다.

|추천사|
모든의사의첫환자는본과생때만나는카데바(해부용시신)다.해부학실습을지도했던교수님은카데바가그어떤책보다많은지식을알려줄것이라고말씀하셨다.그말은사실이었다.이책은해부학을처음접하는이들에게한구의카데바가되어줄것이다.세계유수의미술관에서듣는해부학수업은독자들에게잊지못할경험을선물할것이다._한승호(대한해부학회이사장)

종교가세상을지배한중세시대는해부학의암흑기였다.수많은사람을죽음으로몰아넣은‘페스트’는신에서인간중심으로사고의방향을트는전환점이되었다.인본주의라는사상의전환을통해비로소해부학은발전할수있었다.해부학은인간을탐구하는학문이다.이재호교수는‘인체’를치열하게탐구한예술가들의작품을전면에배치함으로써,해부학대중화의걸림돌을말끔히치워냈다.의학과예술을통섭한저자의시도에박수를보낸다._윤식(대한해부학회회장)